Game of Sword Castle RAW novel - Chapter 117
117화.
“다 잡았다!”
“얼른 돌아가죠. 후우~”
“쿠룩……!”
분노의 힘으로 모든 스킬을 다 투자해서 병사와 기사 몬스터를 쓰러뜨린 찬성 일행.
그들은 마치 부끄러움으로부터 도망치듯 후다닥 그 자리를 떠났다.
“설마 내가 게임 못한다는 굴욕을 받을 줄이야.”
“…쿠룩! 굴욕!”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지지직… 중요하죠. 누가 찬성 님에게 ‘검술 허접’ 하면 기분 좋겠어요?”
살덩이는나약하다가 일전의 아바타 건만큼이나 흥분해서 말했다.
좀처럼 잘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찰진 비유였다.
“…아, 무슨 말인지 확 와닿네요.”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서 처음엔 이해를 못했지만 검술로 비교하자 금방 이해를 하는 찬성이었다.
아무튼 작은 해프닝을 겪고 빠져나오자 NPC인 치와와가 폴짝 뛰면서 말했다.
“정말 큰일이었어! 앱솔 공작의 부하들이 우리 비밀 장소를 찾아낼 줄이야. 이제 저 건물은 못 쓰겠네. 어쩔 수 없지! 그럼 나는 거점으로 돌아가서 연락 돌릴 테니까 너희는 백작님 저택으로 돌아가서 다음 임무를 받고 오도록 해! 자! 그럼 바이바이~”
[시스템-‘NPC 치와와’가 파티를 나갔습니다.]“바이바이~ 헤헤, 또 봐.”
“쿠룩, 또 볼 일은 없을 거다. 쿠룩. 다음엔 5거점으로 갈 거니까……!”
“지지직…….”
“…….”
“이렇게 다음 스토리로 이어지는 거군요.”
찬성 일행은 NPC 치와와를 보내고 자르엔 백작가로 이동했다.
깔끔한 과정들을 통해서 이제 완벽하게 앱솔 공작에 대한 공략 의지가 샘솟은 상태로 다들 자르엔 백작가에 돌아왔고, 자동으로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암부의 법칙(4)]난이도:보통
우리가 돌아오자 먼저 연락을 받은 것인지 백작의 집사는 우리에게 설명을 시작한다.
조건:백작의 집사에게서 이야기 듣기
“그곳이 들켰다니, 역시 앱솔 공작 쪽도 가만히 있지 않는군요. 그 저택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앱솔 공작가는 왕국의 명문 중의 명문으로 오랫동안 왕국을 수호해 온 가문이지만, 이번 대의 앱솔 공작이 문제입니다.”
“이번 대의 앱솔 공작?”
“예. 작년쯤 가주의 자리에 오른 젊은 귀족으로 이름은 라이온 앱솔. 올해 나이 23세로 화려한 외모에 놀기 좋아하는 방탕한 청년이지요. 제국의 중신이자 거대한 영지를 지닌 공작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현재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수도에서 연일 향락과 사치만 부리고 있습니다.”
“오…….”
“이 위급한 시국에, 그러면서 이렇게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방해하는 자들은 오늘 만나셨던 자들처럼 사람을 동원해서 처리하는 아주 악독한 정치를 행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마치 클리셰처럼 익숙한 스토리라서 그런지 다른 파티원들은 조용했다.
반면 찬성은 역시 게임 뉴비면서 산에서 오래 있었던 탓인지 반응이 살아 있었다.
‘아, 전형적 스토리 라인인데 저렇게 감탄하니, 우리도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나중에 스토리 보면 또 반응이 어떨지 기대되는걸요.’
‘찬성 님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사실 이게 메인이지. 크…….’
그래, 찬성이 게임을 엄청 잘하는 것도 있지만, 저런 찐 뉴비 모멘트를 여과 없이 보여 주는 이유도 있었다.
그것 때문에 그와 파티하고 따라다니는 것임을 다시 깨닫는 파티원들이었다.
“아무튼 이걸로 진짜 왕국의 적이 누군지 아셨을 테니… 그걸로 충분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일일 퀘스트… 아, 여기도 평판 올리면 뭔가 있나 보네요?”
“대부분의 세력들이 다 그렇습니다. 아무튼 자르엔 백작가의 경우 평판과 우호도가 오르면 나중엔 ‘거점’을 하나 받을 수 있습니다. 거기를 개인 건물로 사용해서 하우징으로 꾸며 줄 수 있죠.”
“쿠룩, 개인용 ‘거점’을 주는 것 때문에 이 소속 하는 사람도 꽤 있죠. 쿠룩. 그 거점이 규모가 작은 원룸급이지만 그래도 수도의 비싼 땅에 하우징하려면 비싸니… 여기 의견들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쿠룩.”
[어나더 월드 아카이브 갤러리]자르엔 백작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꽤나 폭발적이었다.
찬성 역시 솔깃한 눈치였다.
하지만 이내 아쉽다는 듯 입을 열었다.
“소속 보너스가 정말 잘 만든 시스템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역시 ‘검의 사원’을 포기할 순 없어서 그냥 이대로 유지해야겠네요.”
“쿠룩, 솔직히 검성 딜량의 핵심은 소속 보너스도 있는 거니… 쿠룩. 이해합니다. 아, 물론 메리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자르엔 백작가 소속이면 앱솔 공작가 소속을 택한 유저에게 ‘버프 및 스킬 시너지 제공 불가’ 디메리트가 붙거든. 아예 두 소속끼리는 파티하지 말라는 수준이지.”
“헤에에…….”
알고 알아도 계속 무언가 나오는 것에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찬성이었다.
아무튼 계속해서 자르엔 백작가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다음 퀘스트를 받기로 한다.
“호오? 곧바로 이 임무를 수행하실 겁니까? 제법 겁이 없으시군요. 뭐, 저희로서도 신뢰가 좀 쌓였고, 블랙 드레이크까지 잡으신 모험가분들이라면 믿을 수 있을 테니 드리도록 하지요.”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권력은 제거에서 나온다(1)]난이도:높음
자르엔 백작가는 작은 임무들을 통해서 당신의 의지와 상태를 확인했고, 이 임무를 맡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여 임무를 알려 주기로 한다.
조건:임무 브리핑을 들으시오.
“아시다시피 여러분은 어둠 속에서의 싸움을 위해 고용되었습니다. 어둠에 사는 여러분이 하실 것은 ‘제거’. 왕국의 번영을 방해하는 자, 백성의 안위를 위협하는 자를 모두 제거하는 일입니다. 여기 타깃과 목표가 있는 쪽지를 드리겠습니다. 저택을 나가셔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권력은 제거에서 나온다(2)]난이도:높음
본격적인 ‘제거’ 임무가 나왔다. 집사가 주는 쪽지를 들고 저택 밖으로 나가서 읽자.
조건:저택 밖으로 나가서 집사가 준 쪽지 읽기
*반드시 저택 밖으로 나가서 읽을 것!
[시스템-‘밀봉된 편지 봉투’를 입수했습니다.]“오… 다음 퀘스트네요. 근데 왜 이거 굳이 안에서 읽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런 클리셰입니다. 아, 참고로 그거 진짜로 무슨 일이 있어나나 열어 보지 마십시오. 그대로 죽습니다. 찬성 님 부활 포인트가 어디에…….”
퍽!
“크르르르릉! 열어 보지 말라고!”
“…캑!”
열어 보지 말랬는데도 호기심에 열어 보려는 찬성을 미니멈실버가 말렸다(?).
일행이 안전하게 저택 밖으로 나와서 인벤토리에 있는 쪽지를 열자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시스템-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권력은 제거에서 나온다(3)]난이도:높음
암부끼리의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정보의 싸움이다. 그 정보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온갖 수단을 통해 전해지고 들어오고 있다. 그 흐름을 끊어야 한다. 앱솔 공작의 정보원들이 오고 가는 길을 지도에 표시해 두었다. 그곳에서 오가는 정보원들을 없애라.
조건:지도에 나온 앱솔 공작의 정보 전달책 혹은 앱솔 공작 소속의 정보원들을 처치하라. 0/5
*주의:이 퀘스트 중에는 ‘앱솔 공작 소속’ 혹은 ‘앱솔 공작 퀘스트 및 우호적인 플레이어블 유저’와 분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분쟁?”
“예. 소속이 단순히 몰입감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 플레이어 정보 비공개 설정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죠.”
“쿠룩, 아마 그거 없었으면 비공개 정보 폐지론이 더 많았을 겁니다. 쿠룩쿠룩. 하지만 저 분쟁 퀘스트 덕에 유지되는 거죠. 보다 리얼하고 몰입감 있는 RPG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같은 퀘스트를 해도 몬스터가 아닌 유저끼리는 소속과 역할에 따라 서로 분쟁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라는 건 당하면 분노하게 되고 그것을 갚아 주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
그 때문에 정보 비공개를 통해 자신을 감추고 역할극을 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사실 이거 없었으면 그냥 평범한 MMORPG였을 테니까요.”
“쿠룩, 동감합니다. 오늘은 적이지만 내일은 레이드 같이 갈 유저일 수 있으니 신경 쓸 수밖에 없고…….”
“크르릉~ 게다가 D.E사의 디렉터가 죽어도 해제 안 합니다, 못 박아서 안심이지.”
아무튼 덕분에 지금 역할극이라는 롤플레잉의 몰입감과 현실감을 더 높여 주어서 즐겁게 게임할 수 있게 된 찬성 일행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찬성 님, 이번에도 그 ‘비검’은 봉인입니다. 쿠룩.”
물론 정보 비공개로 감춘다고 해도 너무 화려하거나 특징이 강한 것은 눈치채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찬성의 ‘비검’은 유저 상대로는 당분간 봉인해야만 했다.
정보가 알려지면 금방 찬성의 레벨대와 퀘스트 동선이 예측돼서 귀신같이 추격자들이 붙을 것이다.
“예~ 새로운 방식의 수련을 한다고 생각하고 할게요.”
“지지직… 긍정적이어서 좋네요.”
“하나의 수단에만 의지하면 인간은 단순해진다고 스승님에게 들었거든요.”
“그거 맞는 이야기네요.”
찬성도 ‘비검’을 쓰지 않고 하는 것도 수련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납득했다.
곧바로 파티원들 모두 각자 탈것을 타고 퀘스트 지역으로 향했다.
지도에 찍혀 있는 위치는 꽤 먼 곳으로 수도에서 서북쪽으로 약 15분간 열심히 달려가야 하는 곳이었다.
“어, 꽤 머네요?”
“쿠룩,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깊게 연계될 겁니다. 넓은 대륙을 모험하게 해야 하니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는 거죠. 쿠룩.”
“대신 그만큼 경험치 보상이 커서 좋습니다. 물론 나중엔 그 경험치 테이블도 엄청 커지지만요. 하하.”
“지지직… 그래도 이 게임은 가면서 UI로 이거저거 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옛날 가상현실 게임들은 죄다 몰입해야 한다고 막혀 있어 가지고 머리 아팠죠.”
“으르릉… 뭐, 게임도 결국 발전해 나가는 거니 말이죠. 아, 영상 댓글이나 볼까?”
가는 동안 잠시 남는 시간에 너튜브 홈페이지를 열어서 댓글이나 반응을 확인하는 미니멈실버였다.
찬성의 채널은 신규 너튜버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대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