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290
289화 결승(1)
1세트, 천상의 갈림길.
사고가 터졌다.
-으악!
-으아악!
한 차례 위협을 가하기 위해 진출했던 이신의 병력이 쐐기충 부대와 바퀴 떼에게 싸 먹혀 버린 것.
-박영호 선수의 멋진 플레이! 이신 선수의 병력을 한 차례 잘라냈습니다.
-이신 선수가 박영호 선수의 바퀴 숫자를 제대로 파악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박영호 선수가 정말 철저하게 정찰을 커트시키며 보안을 유지했거든요.
-이렇게 되면 박영호 선수가 3광산을 수월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죠.
-출발이 좋지 않은 이신 선수였습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영호는 여세를 몰아 그대로 이신의 진영으로 쳐들어갔다.
이신에게 병력이 얼마 안 남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영호 선수가 덤벼듭니다!
-이신 선수 위기! 남은 병력이 얼마 없는데, 와! 이신 선수도 판단은 빨라요.
이신은 진출 병력을 잃자마자, 앞마당에 참호 2개를 짓고 있었다.
순식간에 내린 판단!
하지만 박영호의 결단도 빨랐기 때문에 괴물의 병력이 참호가 완공되기 전에 앞마당에 들이닥쳤다.
-참호가 완성될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요?!
-이신 선수, 앞마당의 건설로봇을 총동원합니다!
일하던 건설로봇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싸움에 동원됐다.
신속하게 뛰쳐나와 블로킹!
밀려드는 바퀴 떼와 전투를 치렀다.
뒤에서는 보병들이 총을 난사했다.
박영호도 지지 않고 컨트롤을 해줬는데, 쐐기충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건설로봇들을 1기 1기 처치했다.
-퍼엉! 펑! 퍼엉!
계속 죽어나가는 건설로봇들.
하지만 블로킹은 예술적이었다.
참호를 짓던 건설로봇이 쐐기충의 쐐기에 맞고 사살되자, 다른 건설로봇으로 즉각 건설을 재개시킨다.
그러면서 서로를 수리하며 계속 버티기.
-투타타타타타타!
-키엑!
-키에엑!
뒤에서 각성제를 흡입하고 미친 듯이 총을 쏘는 보병들에 의해 바퀴들이 죽어나갔다.
처절한 사투!
마침내 참호 2개가 완성되었다.
-완공됐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완성된 참호 안으로 보병들이 들어갑니다!
-박영호 선수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데요, 과연! 과연?!
건설로봇 블로킹은 끝까지 절묘했다.
참호를 빙 둘러싸 바퀴 떼에게 공격 받지 않게 블로킹!
그러면서 수리를 하며 참호가 부서지지 않게 했다.
-콰르릉!
참호 하나가 터졌다.
다른 참호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박영호 선수가 물러납니다!
-못 뚫었어요!
바퀴 떼가 전멸하고 쐐기충도 몇 마리 희생되었음에도 끝끝내 디펜스를 뚫지 못한 것이다!
“와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악!”
“카이저! 카이저!”
경기장이 관객들의 열광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신의 경지에 이른 블로킹! 건설로봇들이 말도 못하게 잘 싸워주었습니다!
-저게 사람의 컨트롤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누가 봐도 박영호 선수가 이길 그림이었거든요!
-어떻게 저걸 막나요?!
초일류의 공방전이었다.
상대 정찰을 철저하게 막아내며 바퀴를 비밀리에 모은 박영호.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병력 규모를 속였다가, 적군이 밖으로 나왔을 때 삽시간에 덮쳐 버린 공격력.
그 즉시 상대의 본진으로 총공세를 택한 결단!
한편, 병력을 잃자마자 적의 역습을 알고 참호 2개를 건설한 이신의 판단력도 수준급.
게다가 건설로봇 블로킹으로 다수의 적을 물리친 미친 방어력까지!
그것만으로도 이 1세트는 명경기로 꼽히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직 여전히 이신 선수가 불리한 상황이죠.
-예, 물론 박영호 선수가 바퀴 생산에 돈을 많이 썼습니다. 그 바퀴를 전부 잃었고요. 하지만 쐐기충은 많이 잃지 않았고, 그보다는 방어에 동원되었다가 희생된 이신 선수의 일꾼 숫자가 더 심각한 피해입니다.
-이신 선수가 피해 복구하고 병력을 다시 모으는 동안, 박영호 선수는 2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갈 텐데요.
-이런 식으로 괴물이 4광산까지 무사히 가져가 버리면, 인류가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
불리한 상황 속에서, 이신의 두뇌가 최고조로 회전했다.
‘이번 판은 거의 졌다.’
‘빨리 기갑 체제로 전환해서 장기전으로 갈까?’
‘아냐. 그래봤자 자원을 충분히 먹은 괴물의 공세를 버티지 못해.’
‘그래도 한 가지는 노려볼 수 있다.’
‘확률은 낮지만, 그걸로 가자.’
자신의 자원 상황과 상대의 자원 상황.
그걸 전부 계산에 넣고, 박영호의 플레이 성향에 대입하여 답을 도출했다.
이신이 노리는 것은 괴물의 습성.
‘최소의 비용으로 방어를 하려 한다.’
괴물은 원채 병력을 빨리 생산하고 빨리 소모하니, 그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원이 소모된다.
때문에 괴물 플레이어들은 늘 자원을 아끼려 한다.
자원 최적화된 디펜스.
그걸 가장 잘하는 괴물 플레이어가 바로
그렇다면 이 불리한 상황에서 이신이 노려볼 수 있는 것은 한 가지였다.
‘박영호의 견적을 넘어선 한 타 공격.’
이신은 판단을 내린 즉시 실행에 옮겼다.
건설로봇은 잃은 만큼 충당해 자원을 채집케 했다.
그리고는 건설로봇 생산을 중단.
병영을 5채까지 늘려 짓고서 보병·의무병·화염방사병을 집중적으로 뽑았다.
많이 가난한 상황.
이신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병력을 모았다.
탁월한 운영에 의하여, 한 방을 위한 병력이 꾸역꾸역 모였다.
-이신 선수, 타이밍 러시를 준비합니다.
-기동포탑이 2기와 전술위성 1기가 생산되는 대로 공격에 나서겠죠.
-박영호 선수는 이제 3광산을 가져갔습니다.
본진과 앞마당과 2번째 확장 기지, 이 3군데서 광산을 확보해 광물자원을 먹기 시작한 박영호.
이신의 예상대로 박영호는 방어에 자원 투자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신이 공격을 시도하면 그때 상황에 맞춰 디펜스를 하면 된다고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계산은 정확했다.
이신은 그 계산을 넘어선 공격력을 발휘해야만 했다.
-이신 선수 갑니다!
-박영호 선수의 하늘군주가 그걸 확인했습니다.
총공격에 나서는 이신.
박영호는 미리 생산해 둔 독침충들을 촉수충으로 변태(變態)시켰다.
알이 된 독침충들.
알에서 깨어나게 되면, 땅속에 숨어 촉수를 뻗어 공격하는 촉수충으로 탈바꿈된다.
또한, 박영호는 앞마당에 방어타워인 촉수탑을 4채까지 지었다.
2번째 확장 기지도, 앞마당도 모두 방어태세가 완료되었다.
-이신 선수 갑니다!
-이신 선수, 이번 공격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더 힘들어집니다.
-아니, 이걸로 끝내야 해요! 철벽괴물이라 불리는 박영호 선수이지만, 언제까지 방어만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그렇습니다! 박영호의 철벽이 빛나는 이유는 후에 몰아치는 역습이 아주 무섭기 때문입니다!
이신의 전 병력이 박영호의 앞마당에 당도했다.
촉수탑 4채.
뒤에는 아직 변태 중인 촉수충 8마리.
공중에는 쐐기충 8마리.
앞마당을 지키는 박영호의 철벽!
우선 기동포탑 2기가 촉수탑을 포격할 것이다.
포격으로 촉수탑이 부서질 때쯤, 대기하던 보병·의무병 부대가 돌격을 감행.
하지만 그때쯤 변태가 완료된 촉수충들이 땅속에 숨어 대항한다.
그렇게 시간이 끌리는 사이, 괴물주술사가 나타난다.
흑안개와 피의 저주 등의 마법을 발휘하는 괴물주술사가 나타나면, 판도가 완전히 뒤집힌다.
박영호의 역습이 시작되고, 이신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이상 없는 것이었다.
그것이 박영호의 디펜스 시나리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어어어?!
-이신 선수가 그대로 달려듭니다!!
중계진이 비명과 같은 소리를 질렀다.
기동포탑 2기가 포격모드로 전환함과 동시에, 보병·의무병 부대가 그대로 돌격 개시한 것!
촉수탑이 촉수를 뻗어 반격했지만, 이신은 병력 희생을 감수하며 돌격했다.
계산을 넘어선 공격력.
그것은 적이 예상치 못한 개전(開戰) 타이밍에 달렸다.
놀란 박영호가 즉시 쐐기충으로 반격했다.
촉수탑과 쐐기충의 합격!
하지만,
-투타타타타타타-!!
-퍼펑!
엄청난 총성과 기동포탑의 포성(砲聲).
쐐기충이 모조리 녹아 버리고, 촉수탑 4채도 모두 파괴됐다.
물론 이신의 병력 역시 많이 줄었지만 말이다.
-우와아! 뚫렸습니다!!
-아직 촉수충 남았어요! 촉수충! 촉수충!
촉수충 8마리가 변태가 완료됐다.
그 순간 보병들이 집중 사격을 가해 그중 3마리를 죽였다.
하지만 5마리가 땅속에 숨는 데 성공했다.
그 순간, 이신은 반사적으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보병을 시계 방향으로 이동시켰다.
-촤촤촤촤?!
촉수충들이 일제히 촉수를 뻗어 공격했다.
하지만 이신이 시계 방향으로 이동시킨 보병 1명을 잡는 데 그쳤다.
“오오!!”
“꺄아악!”
“우와! 컨트롤 봐!”
타기팅 된 보병을 다른 곳에 움직이는 바람에 촉수충 5마리의 범위공격으로 고작 보병 1명을 잡은 것!
그동안 다른 보병들이 총을 미친 듯이 난사, 기동포탑 2기도 합류해 촉수충 2마리를 더 잡았다.
-꾸엉!
-꾸어엉!
그것은 이신의 필생의 컨트롤이었다.
촉수가 뻗어 오는 타이밍에 맞춰, 보병들이 일제히 산개!
-으악!
-아악!
촉수충 3마리가 또 보병 2명밖에 못 잡았다.
-꾸어엉!
또 한 마리의 촉수충이 죽었다.
박영호는 다급히 일벌레도 싸움에 동원했다.
신의 가호를 받은 보병들은 계속 촉수를 피해 다니며 사격, 촉수충을 모조리 잡아냈다.
“꺄아아아악!”
“와아아아아아!!”
경기장은 열광과 전율의 도가니가 되었다.
하지만 박영호의 일벌레들이 맞서 싸우는 바람에 보병이 고작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의무병 4명.
기동포탑 2기.
전술위성 1기.
그리고 박영호의 본진에서 부랴부랴 생산된 바퀴들이 밀려왔다.
-아! 막아 내나요!
-박영호의 철벽!!
-어? 아직! 아직입니다!!
놀랍게도 상황은 다시 한 번 반전되었다.
이신 측에서도 추가 생산된 보병들이 합류한 것이었다.
-투타타타타!
-키에엑! 키엑!
-키엑!
바퀴들만 가지고는 보병과 의무병의 조합을 막아낼 수가 없었다.
결국 앞마당의 부화실과 광산이 모두 파괴되었다.
일벌레도 다수 사살됐다.
-역전입니다! 말도 안 되는 역전극이 벌어졌습니다! 어떻게 그걸 뚫어버리는 판단을 내리나요?!
-이게 신입니다! 우리가 신이라 불리는 사람은 바로 이런 선수입니다!
-Runner : GG.
-박영호 선수, GG-!
패배 선언과 함께 이곳에 모인 모든 팬들이 흥분하여 소리를 질렀다.
피 끓게 요동치는 경기장.
대형 화면에는 박영호가 상처 입은 맹수처럼 사납게 이를 드러냈다. 그의 입모양은 욕설을 발음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신이 비춰졌다.
“꺄아아악!”
“오빠아아아!!”
이신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나온 사람처럼 십년감수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본인도 믿겨지지 않는 역전승이라는 것이 그의 얼굴에 드러났다.
조각 같은 외모로 인하여, 그 장면은 더없이 화려한 승리의 피날레가 되었다.
폭풍 같았던 1세트.
이신은 1-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국내 해설진뿐만이 아니라, 파견을 나오거나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는 해외의 해설진들도 흥분하여 찬사의 말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경기장 현장도, 인터넷도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