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46
546화 정상(3)
이신이 석궁병을 모았을 때, 알렉산드로스가 마룡을 이끌고 나타났다.
서쪽에서 나타난 마룡은 총 9마리.
이신도 예상하고 석궁병을 모으고 있었으므로 수비하러 달려갔다.
석궁병들이 달려들자 마룡들은 선회하여 물러섰다.
하지만 완전히 물러나지는 않고 계속 이신의 본진을 선회했다.
석궁병들도 열심히 쫓아다니며 마크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마룡들이 불시에 석궁병들에게 달려들었다. 공방을 교환하겠다는 의사였다.
석궁병을 이끄는 로흐샨이 재빨리 지휘 사격을 펼쳤다.
“발사!”
로흐샨의 공격이 반 박자 더 빨랐다.
12대의 볼트가 로흐샨이 쏜 볼트를 따라 똑같은 마룡을 적중시켰다.
슈콰콰콰콱!
“키엑!”
마룡 1마리가 그대로 즉사해버렸다.
이런 식의 타이밍 싸움에 로흐샨이 얼마나 능한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로 공격 사거리를 넘나들며 벌이는 신경전을 로흐샨은 이신의 밑에서 실컷 겪어본 것이다.
하지만 마룡들도 1마리가 즉사했으나 나머지 8마리가 공격을 펼쳤다.
그리고 그 공격은 이신이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에케루가 능력 맹독 숨결을 뿜습니다.] [주변의 모든 적·아군이 3분간 독에 중독됩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르완델이 능력 초열을 사용합니다.] [통상 마룡보다 1.5배 더 뜨거운 화염을 내뿜습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케륵이 능력 할퀴기를 사용합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지켈이 능력 몸통박치기를 사용합니다.]놀랍게도 마룡 8마리 중 4마리가 알렉산드로스의 사도였다.
한 번의 공격에 그 사도 넷이 일제히 능력을 발휘한 것이었다.
한 마리는 독 숨결을 뿜었고, 다른 한 마리는 일반 마룡보다 훨씬 뜨거운 화염을 뿜었다.
다른 2마리는 일반 마룡과 달리 직접 달려들어서 육탄공격을 펼쳤다. 발톱으로 할퀴고, 몸통박치기로 들이받았다.
사도 넷이 일제히 능력을 사용하여서 공격하니, 석궁병들은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크아악!”
“커헉! 숨이 안 쉬어져……!”
“뜨거워! 아악!”
“으악!”
화염에 불타 재가 되어 버리거나 발톱에 할퀴어져 중상을 당하고, 혹은 독에 중독된 채로 몸통박치기까지 당해 쓰러진 석궁병도 있었다.
네 가지 능력의 연계로 인해 삽시간에 5명이나 되는 석궁병이 죽었다.
다른 석궁병들도 맹독 숨결에 중독되어서 움직임이 굼떠졌다. 죽을 정도의 독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체력과 정신을 갉아먹었다.
“큭! 발사!”
그 와중에 살아남은 로흐샨이 다시 소리치며 지휘 사격을 펼쳤다. 딱 5초가 지나자마자 반격을 펼친 것.
몸통박치기 능력을 가지고 있던 지켈이라는 이름의 마룡 사도가 집중 사격을 받았다.
“키에에엑!”
석궁병들이 지리멸렬해 있던 차에 펼친 반격이라 이번에는 즉사시킬 만한 공격력은 없었다.
하지만 지켈은 거의 반쯤 빈사상태가 되어서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됐다, 물러나!”
로흐샨은 한 발을 더 쏴서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다른 마룡들이 일제히 덤벼들자 급히 후퇴해야 했다.
마룡들은 빈사상태인 지켈만 도망 보내고, 나머지 7마리가 계속 석궁병들을 쫓아왔다.
기선 제압을 했을 때 완전히 짓밟아버릴 태세였다.
그런데 물러서던 석궁병들이 돌연 뒤돌아 달려들었다.
이신의 명령 탓이었다.
그와 동시에,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콜럼버스가 능력 블링크를 사용합니다.] [10미터 범위 내에서 순간이동을 합니다. 3초 이내에 다시 사용하면 원래의 위치로 돌아갑니다.]콜럼버스가 블링크로 나타나 마룡들에게 마비침을 퍼붓고, 다시 블링크로 원래 위치로 되돌아갔다.
마비침 때문에 1초간 멎어버린 마룡들에게 석궁병들이 일제히 사격했다. 이번에도 로흐샨의 지휘 사격이었다.
쉬쉬쉬쉬쉬쉬쉬쉭―!!
콰콰콰콰콰콱!!
“키에에엑!!”
이번에 지휘 사격에 집중 받은 것은 맹독 숨결을 뿜었던 에케루라는 마룡 사도.
이신의 컨트롤이었다.
이신은 알렉산드로스의 사도들 중 가장 위협적인 능력을 쓰는 에케루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컨트롤로 조종했던 것이었다.
이번에는 1초의 마비를 틈타 제대로 노리고 쏜 덕에 마룡 사도 에케루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다시 물러서.’
석궁병들이 재빨리 물러났다.
마룡들이 쫓아와서 화염을 뿜었다.
석궁병들은 이신의 빠른 판단 덕에 잘 도망쳤지만 2명이 화염에 휩싸여 죽고 말았다. 독에 중독된 탓에 행동이 굼떠진 탓이었다.
사도 둘이 죽거나 당했으므로 마룡들도 일단 후퇴했다.
석궁병들은 새로 소환된 석궁병과 합류하여서 계속 대공 방어에 임했다.
‘좋지 않다.’
이신은 상황을 매우 안 좋게 바라보았다.
방금 전투로 마룡 둘을 죽이고 하나를 빈사상태로 만들었지만, 석궁병은 7명을 잃었다.
초반 상황에서 석궁병 7명이나 잃은 것은 막대한 피해였다.
계속 알렉산드로스가 마룡 편대로 공격하는 대로 휘둘릴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었다.
이신은 즉각 본진과 앞마당에 화살탑을 1채씩 건설했다.
하지만 완공되기도 전에 마룡들이 앞마당에 나타났다.
화르르르륵!
“크아악!”
화살탑을 건설 중이던 노예가 불타 죽고 말았다.
마룡들은 화살탑도 불태워서 무너뜨려버린 뒤에 물러섰다.
뒤늦게 본진에서 석궁병들이 달려 나왔지만 이미 마룡들은 떠난 뒤였다.
‘다시 본진!’
석궁병들은 쉴 틈이 없었다.
이신의 지시에 이번에는 본진을 지키러 달려가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룡들이 나타나 마력석을 채집하던 노예 1명을 죽인 뒤, 석궁병들과 공방을 주고받았다.
[계약자 이신의 사도 상급 악마 로흐샨이 능력 유도 사격을 사용합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르완델이 능력 초열을 사용합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케륵이 능력 할퀴기를 사용합니다.]세 사도의 능력이 일제히 펼쳐진 공방!
마룡 1마리가 죽었고, 석궁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그때, 뒤쳐져 있던 반사상태의 마룡 사도 지켈이 로흐샨을 향해 달려들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지켈이 능력 몸통박치기를 사용합니다.]빈사상태였던 지켈이 로흐샨을 목숨을 노리고 과감하게 달려든 것.
석궁병들이 사격을 마치고 재장전 중인 틈을 노린 시간차 공격이었다.
지켈의 목숨을 버리더라도, 로흐샨을 죽인다면 이득이라고 알렉산드로스는 판단했던 것이다.
뻐어어억!
“크헉!”
급히 몸을 던져 피하려 했지만, 지켈의 몸통박치기에 들이받아진 로흐샨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날아갔다.
“안 죽었어! 보호해!”
콜럼버스가 소리 질렀다.
아니, 어느새 콜럼버스 안에 빙의된 이신의 명령이었다.
그 짧은 순간에 빙의하여서 로흐샨에게 치유 능력을 펼친 것이다! 실로 이신이기에 가능했던 초인적인 반사 신경이었다.
석궁병들이 일제히 로흐샨을 보호하러 달려갔다.
마룡들도 로흐샨을 끝장내기 위해 달려갔다.
다시 볼트와 화염이 빗발쳤다.
이신은 다시 치유 능력을 광역(廣域)으로 펼쳤다.
[계약자 이신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1초에 5마력씩 소모됩니다.] [주변의 모든 아군의 체력이 회복됩니다.]이신이 치유를 퍼부은 덕에 결국 마룡들은 로흐샨을 죽이지 못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석궁병의 숫자는 더 줄어 있었다.
다행히 본진에 건설하던 화살탑이 완공되었다.
이신은 본진 화살탑에 석궁병 4명을 넣고, 나머지는 전부 앞마당 수비에 배치했다.
앞마당도 다시 화살탑을 짓기 시작했는데, 무려 2채였다.
석궁병을 많이 잃은 것도 모자라, 방어에 마력을 더 투자한 것. 거기에 치유 능력을 펼치느라 1초마다 5마력씩 소진한 것도 피해였다.
덕분에 이신은 극도로 가난해진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마룡들의 공격을 막으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다섯 사도 중 넷이나 마룡이라니? 준비한 게 이거구나.’
이신이 기억하기로 본래 알렉산드로스의 사도들은 헬하운드 하나, 독포자꽃 둘, 마룡 둘이었다.
그런데 알렉산드로스는 나폴레옹과 이신을 꺾기 위해 사도를 재편했다. 마룡에 사도 넷을 둔다는 초강수였다.
‘마룡에 힘을 실은 건 유효한 전략이다.’
다른 종족을 상대로는 모를까, 최소한 휴먼을 상대로는 매우 효과적인 결정이었다.
지금도 마룡들이 계속 본진과 앞마당을 드나드는 바람에, 이신의 병력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수비하기에도 벅찬 상황이었다.
이 틈에 알렉산드로스는 여기저기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며 세력을 뻗치고 있을 터였다.
‘거의 졌군.’
이신은 현실적으로 판단했다. 이번 1차전은 이기기 어려웠다.
‘승산은 한 20퍼센트 정도인가.’
이신은 포기하지 않고 작은 승산에 걸어보기로 하였다. 필사의 각오는 아니었다. 이것도 안 통하면 패배 선언 해버린다는 냉정한 마인드였다.
이신은 마력을 쥐어짜서 병력을 끌어 모았다.
석궁병을 주력으로 소환하고, 방패병 2명, 장창병 3명을 섞어 조합했다.
투석기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대신 기사를 3명 소환했다. 투석기는 너무 느려서 지금 상황에서는 쓸모가 없었다.
‘아마 본진, 앞마당, 8시, 9시에서 마력을 먹고 있겠지.’
이신은 보지 않아도 알렉산드로스의 확장 상태를 대략 유추했다.
아마 총 4군데에서 마력석을 채집하며 부를 축적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순회공연으로 2군데를 밀어버려야 해볼 만한 싸움이 되는군.’
이신은 강렬한 일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한 번의 공격으로 9시와 8시를 쓸어버리지 않으면 이길 수 없었다.
알렉산드로스가 무능한 계약자도 아닌데, 그 두 군데가 전부 밀리는 동안 계속 막지 못하고 패퇴할까?
그래서 승산이 20퍼센트였다.
오히려 알렉산드로스는 전투에 강했다. 병력 규모가 큰 전투일수록 더 강하다.
이신은 자신의 컨트롤과 행운을 총동원할 생각이었다.
알렉산드로스의 병력과 맞붙어서 대승을 거두고 2곳을 쓸어버린다는 터무니없는 계획!
하지만 일단은 그게 그나마 가장 승산이 높은 시나리오였으므로, 이신은 병력이 다 갖춰지자 즉각 출진했다.
* * *
‘호오.’
알렉산드로스는 이신이 병력을 이끌고 제 발로 먼저 나오자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감히 날 상대로 그런 결정을 내렸다 이거지?’
저 애송이 놈의 오만한 판단에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게 냉정하게 내린 판단이었을 거라는 점이 더 웃긴 녀석이었다.
‘그럼 그 기대를 무참히 깨주실까. 지고 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되는군.’
알렉산드로스도 맞아 싸우러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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