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50
550화 정상(7)
‘석궁병이 언제 저기에!’
소수의 기사가 난입할 거라는 건 예상하고 헬하운드들을 보냈다.
그런데 석궁병 5명을 대동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길목 곳곳에 헬하운드가 1마리씩 배치되어 경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기사로 정찰을 제거하고 석궁병이 은밀히 지나갈 길을 열었구나.’
정말 치밀하기 짝이 없는 움직임이었다.
기사 3기와 석궁병 5명은 무시할 수가 없는 전력이었다.
가만 놔뒀다간 치명타를 당할 수 있으므로, 알렉산드로스는 이신의 진영을 습격하러 날아가던 마룡들을 회군시켜야 했다.
‘이러면 아까의 재판이 될 뿐이지.’
총 12마리의 마룡 중 4마리만 수비를 위해 회군시켰다.
나머지 8마리는 계속 이신의 진영으로 향했다.
수비와 공격을 동시에 하겠다는 뜻.
마룡에 힘을 준 알렉산드로스의 체제는 중후반에 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진다.
석궁병의 숫자가 늘어나고 거기에 다양한 휴먼의 병과가 조합되면 강력한 한 방이 나오는데 그걸 막기가 어려워진다.
그 전에 이신에게 피해를 입혀서 그 강력한 전력을 내지 못하게 약화시키는 것이 핵심.
그걸 성공하면 1차전처럼 이기는 거고, 실패하면 3차전처럼 지고 만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기고 말겠노라고 결심하며, 알렉산드로스는 전투에 임했다.
일단 급한 것은 마력석 채집장을 습격한 적군이었다.
석궁병들이 마력석 채집장을 번개같이 습격해 클로 3마리를 사살했다.
기사 3기를 쫓던 헬하운드들이 급히 되돌아가려 했지만, 도망치던 기사들이 반전해서 오히려 덤벼들었다.
“이때다, 돌격!”
서영의 외침에 기사들이 돌격을 감행했다.
일직선상의 적에게 돌격으로 큰 피해를 주는 기사의 돌격이 헬하운드들을 덮쳤다.
퍼억! 콰지지직!!
“깨앵!”
“커엉!”
순식간에 헬하운드 3마리가 사살. 또한 2마리도 큰 부상을 당했다.
그때, 뒤편에서 알렉산드로스가 수비하러 보낸 마룡 4마리가 날아들었다.
“됐다, 후퇴!”
재빨리 달아나는 기사들.
그러는 동안에도 석궁병들은 계속 마력석 채집장을 점거했다. 석궁병들을 피해 대피한 클로들은 석궁병 때문에 일을 하지 못했다. 그것 자체도 손해였다.
더 이상 피해가 누적되면 안 되므로, 마룡들은 헬하운드 무리와 함께 마력석 채집장으로 향했다.
이에 이신은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둔 석궁병들을 후퇴시켰다.
마룡들과 헬하운드들이 도망치는 석궁병들을 뒤쫓았다. 저 석궁병들을 다 죽여야 손해가 만회되니까.
화르르르!
“으아악!”
바짝 추격한 마룡들이 달아나는 석궁병들을 1명씩 죽여 나갔다.
헬하운드들도 함께 추격하여서 석궁병들을 물어 죽였다.
그렇게 석궁병 5명이 모두 죽었다.
적이 물러난 마력석 채집장에 대피했던 클로들이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바로 그때,
“덮쳐라!”
잠시 사라져 있던 기사 3기가 나타났다.
바로 대피했던 클로들이 돌아오는 길목에 말이다.
석궁병 5명을 미끼로 던져놓고서는 기사들로 하여금 클로를 다시 노린 것!
콰지직!
기사들이 클로들을 짓밟았다.
그렇게 이신은 신출귀몰하게 알렉산드로스를 계속 괴롭혔다.
그러는 동안 알렉산드로스는 마룡 8마리로 이신의 본진을 습격하려 했다.
이쪽도 똑같이 괴롭혀서 피해를 입힐 작정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또 발생했다.
[적이 출현했습니다.]마룡 8마리가 이신의 본진으로 향하던 중 진군하는 적을 발견했다.
석궁병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병력이었다.
이신이 전 병력을 끌고 진격에 나선 것!
‘바로 승부를 보겠다고?’
알렉산드로스는 깜짝 놀랐다.
이신의 주력 부대는 벌써 알렉산드로스의 본진까지 중간 정도 접근한 상태였다.
이러면 마룡 8마리도 접근 중인 이신의 주력 부대를 막기 위해 써야 했다.
알렉산드로스는 이신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동시다발적인 전투를 벌일 생각이군.’
아직 기사 3기가 붙잡히지 않고 계속 도망 다니는 상황.
그 상태에서 이신의 주력 병력과도 전투를 벌여야 했다.
전투가 동시에 2군데서 벌어지고 있는 셈.
뿐만이 아니라 병력도 계속 소환하는 등 운영도 해야 하니, 동시에 3가지 일을 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하는 정신력 승부를 건 셈이었다.
‘오냐, 어디 한 번 붙어보자!’
마룡들이 이신의 주력 부대에 달려들었다.
8마리의 마룡에 포함되어 있는 사도 넷이 일제히 능력을 펼쳤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에케루가 능력 맹독 숨결을 뿜습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르완델이 능력 초열을 사용합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케륵이 능력 할퀴기를 사용합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의 사도 상급 악마 지켈이 능력 몸통박치기를 사용합니다.]“으악!”
“독이다!”
“크헉!”
일시에 펼쳐진 대대적인 습격에 석궁병 4명이 사살됐다.
이에 질세라 이신 측도 반격했다.
“쏴라!”
로흐샨이 지휘 사격을 펼쳤다.
정확히 맹독 숨결을 뿜는 능력이 있는 마룡 사도 에케루에게 10대의 볼트가 집중되었다.
사도 에케루가 단번에 추락하였다.
이어서 지휘 사격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석궁병들도 마룡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 * *
전투가 시작되자 이신은 부대를 넓은 지형으로 이동시켰다.
알렉산드로스는 마룡들을 쓰기 좋은 지형에서 싸우고 싶을 테지만, 이신은상대가 원하는 대로 싸워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결국 쫓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넓은 지형으로 나온 이신의 주력 병력.
알렉산드로스가 넓은 지형으로 쫓아오지 않는다면 결국 대치상태가 되는데,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이신이 유리했다.
이신은 현재 마탑을 건설 중이었다.
더 시간이 흐르면 마법사가 소환된다.
마법사의 파이어 볼트면 마룡들을 삽시간에 통구이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결국 알렉산드로스는 지금 싸워야 했다.
전투로 적 병력을 죽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신의 진영을 습격해 피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면,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낼 뿐이니까.
이신도 나름대로 벼르고 있었다.
‘넓은 곳에서 싸우면 그렇게 당해주지 않는다.’
좁은 지형에서 싸우면 3점사를 펼치는 마룡 전술에 석궁병들이 먹잇감이 된다.
하지만 넓은 지형이라면 이신이 컨트롤을 하기 쉬웠다.
알렉산드로스가 전투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 한 번 정면 대결을 펼쳐볼 심산이었다.
적 진영을 헤집으며 활약한 기사 3기가 결국 전사했다.
기사 3기를 쫓던 마룡 4마리와 헬하운드들도 곧 전투에 합류할 터.
이신도 추가로 소환되는 석궁병을 주력 부대에 합류시켰다.
기사 2기도 소환됐는데, 이번에도 우회루트로 적진에 침투시키기로 했다.
전투가 시작되면 기사 2기가 또 적의 후방을 교란시킬 터였다.
그렇게 양측 모두 만반의 준비가 끝난 뒤, 전투가 벌어졌다.
마룡들이 달려들자, 이신은 번개 같이 석궁병들을 사방으로 산개시켰다.
마룡의 화염은 범위 공격이라 뭉쳐 있으면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신의 집중력이 고조되었다.
그리고 마룡 편대가 타깃으로 삼은 석궁병들을 일일이 지목해 뒤로 도망시켰다.
그러자 마룡들의 움직임에 혼란이 찾아왔다.
타깃으로 삼아 공격하려던 석궁병들이 뒤로 물러나니, 순간적으로 타깃을 잃고 우왕좌왕하게 된 것이다.
그 틈에 산개해 있던 석궁병들이 사방에서 볼트를 발사해 마룡들을 공격했다.
쉬쉬쉬쉭!!
콰콰콰콱!
“케엑!”
그것은 고도의 컨트롤이었다.
적의 타깃을 미리 알아내어서 뒤로 물리는 것.
순간적으로 타깃을 잃으면 다른 타깃을 정할 때까지 미세한 딜레이가 발생한다.
그 딜레이를 계속 유발시켜서 마룡 편대가 원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측면에서 헬하운드들도 달려들었다.
[계약자 알렉산드로스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사용자가 선두에 섰을 때 휘하 병력의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그 헬하운드 중에는 빙의한 알렉산드로스가 선두에 있었다.
하지만 그때, 콜럼버스가 블링크를 써서 뛰어들었다.
퓨퓨퓨퓻!
마비침이 선두에서 달리던 헬하운드들에게 집중되었다.
그리고 연이어 석궁병들의 집중사격!
[공격력 상승효과가 사라졌습니다.]안내음이 떴다.
알렉산드로스를 처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었다.
‘됐다!’
이신은 전투에서 이겼음을 확신했다.
그의 컨트롤 중 무엇 하나 삐끗했다면 이길 수 없었을 터였다.
모든 게 완벽하게 이루어진 까닭에 승기는 이신에게로 기울었다.
한편, 기사 2기도 이신의 지시에 따라 알렉산드로스의 마력석 채집장을 기습했다.
알렉산드로스가 전투에 몰두하고 있는 틈에 이루어진 날카로운 기습!
하필이면 알렉산드로스가 빙의하여서 고유 능력을 펼치고 있어서 다른 곳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틈을 노린 일격이었다.
“키엑!”
“켁!”
클로들이 기사에게 죽임을 당했다.
뒤늦게 알렉산드로스가 알아차렸는지 클로들이 일제히 대피했다.
하지만 이미 7마리나 잡혔다.
전투의 가장 큰 전과가 2기의 기사에 의해 거두어진 셈이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깨달은 알렉산드로스는 전투를 중단하고 병력을 후퇴시켰다.
치열한 그 전투의 결과는 이신의 판정승.
알렉산드로스가 더 피해가 커지기 전에 후퇴한 덕에 양측의 손실 교환은 이신이 약간 이득 본 정도였다.
하지만 척후에서 활약한 기사 2기의 전과에 의하여 승기는 확실하게 이신에게로 기울어졌다.
알렉산드로스는 좁은 길목에 마룡 편대를 재배치했다. 유리한 지형에서 한 번 더 싸워서 만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신은 진군을 중단했다.
‘급할 게 없으니까.’
이신은 마력석 채집장을 새로 가져가고, 병력을 계속 모았다.
여유를 가지고 전력을 키운 이신은 마법사가 소환되자 마침내 다시 총공세를 펼쳤다.
알렉산드로스도 마력을 쥐어짜서 모은 마룡들로 결전에 임했다.
승패는 한 순간에 엇갈렸다.
“파이어 스톰!”
화르르르르르!!!
“키엑!”
“키에에엑!”
마룡들이 화염에 휩싸여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마룡들도 마법사를 가장 먼저 처치하려 했지만, 이신의 치유 능력이 마법사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파이어 스톰에 구워져 너덜너덜해진 마룡들은 석궁병들의 사격에 몰살되었다.
[악마군주 바알님의 계약자 알렉산드로스 메가스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승리입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께서 마력 4만을 획득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님의 마력 총량이 3,460,426이 되셨습니다.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 [악마군주 바알님의 마력 총량이 3,475,089가 되셨습니다. 서열의 변동은 없습니다.]“빌어먹을!”
알렉산드로스가 분통을 터뜨렸다.
차라리 전투에서 대패해 병력을 말아먹었으면 패배를 인정하겠다.
하지만 전투 자체는 불리해지자 즉각 후퇴했으므로 피해가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투가 벌어진 와중에 쥐새끼처럼 나타난 기사 2기에 의해 승부가 나버렸다.
고작 기사 2기에 의해 치명타를 입다니?
또다시 신경을 못 쓰는 틈을 타 허를 찌르는 이신의 얄미운 수법에 당했다는 게 화가 났다.
‘안 되겠다. 이런 식의 대결은 내가 불리해.’
알렉산드로스도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는 능력에서는 이신을 따를 수 없음을.
사실 멀티태스킹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마계의 계약자들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난 저 녀석처럼 여기저기 모두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다. 그냥 화염진을 건설해 완전하게 방어해뒀어야 했어. 괜히 헬하운드로 수비하려 했다가 신경 쓸 곳이 많아져서 정신을 못 차렸지.’
알렉산드로스는 이신의 페이스에 말려서 괜한 객기를 부렸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워낙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성향이라 방어시설을 지으며 수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자존심 상했던 알렉산드로스였다.
이제야 그런 고집을 내려놓고 제대로 싸워보기로 마음을 잡은 것.
물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한 번만 더 지면 서열이 역전되어 버리니까.
처음으로 서열 3위로 내려앉는 참사를 면하려면 최선을 다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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