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9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99화
결국 리프틴 신곡 챌린지 영상은 고경윤과 찍게 되었다.
고경윤이 온갖 이유를 들어 다른 리프틴 멤버를 불러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우 형 불러줘.”
“그 형 지금 명수 형이랑 같이 폰게임 하느라 바빠요.”
무슨 게임인지 알 것 같았다.
요즘 같이 하자고 엄청 꼬시던데.
“그럼 샤오랑 할래.”
“샤오도 안 돼요. 둘이 같이 하면 선배랑 비교하면서 춤 실력 조롱하는 글 무조건 올라올 거라.”
“……무슨 얘기인지는 알겠는데 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사실인걸요.”
고경윤의 말대로 여전히 얼굴만 잘하고 있는 애한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줄 것 같아서 징샤오도 포기.
옥도윤이나 나가세 리츠도 각자 일이 있었고, 끝내는 한 번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본 적 없는 리프틴의 비 픽하트 출신 멤버 바인까지 들먹여 봤지만.
“아, 걔랑 친하게 지내는 건 별로 추천 안 드려요.”
“왜?”
“…아무리 그래도 다른 그룹 사람한테 멤버의 안 좋은 점을 낱낱이 얘기해 주는 건 조금 그렇죠?”
그렇게 말하며 조금 날카로워 보이는 있는 미소를 지어 보인 고경윤은 이유를 설명하는 대신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같이 MC 보시는 이세준 님이랑도 너무 친해지지는 않는 게 좋을걸요. 물론 받아들이는 건 선배 자유지만요.”
견하람한테 감정 있는 거 말고 무슨 문제가 또 있나.
말하는 사람이 인성과는 별개로 사람 보는 눈 하나는 빠삭한 고경윤이라 그런지 괜히 더 신경 쓰이는 말이었다.
어쨌든 슬슬 방송 시간이라 부탁한 일에 대한 대가로 얼른 고경윤 말대로 해 주고 끝내기로 했다.
챌린지 영상을 찍어 줄 사람이 필요해 리프틴 대기실로 갔는데 안 된다고 했던 옥도윤이 아주 한가하게 늘어져 있는 게 가장 먼저 보였다.
“……그렇게까지 나랑 하고 싶었냐?”
“당연하죠. 요즘 제일 잘나가는 사람이랑 할 기회 놓치는 건 진짜 바보 아니에요?”
자기는 바보가 아니다는 거다.
거기에 은근슬쩍 나를 띄워주는 말을 섞는 것도 재주였다.
아무래도 고경윤은 나를 알고 지내면 좋은 사람 카테고리에 확실히 집어넣은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아마 최근 치솟은 내 인지도에 있을 테고.
음, 역시 짜증 나는 녀석이다.
* * *
“스탠바이 하겠습니다.”
“네.”
견하람은 최근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스트레스는 전적으로 제게 연애 감정이 있는 게 분명한 이세준과 쉴 새 없이 장작을 넣어 주는 뮤직팡팡 작가 때문이었다.
맡은 배역에 따라 최선을 다해 연기했을 뿐인데 마음도 없는 이성과 엮이는 것은 개인적으로 치를 떨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어쩌다 보니 초등학생 때부터 작품을 4번 정도 같이 한 동갑내기 남배우와 진짜 둘이 사귀는 게 아니냐는 질문만 살면서 수백 번은 듣고 상대 배우의 팬들에게 꾸준히 이유 없는 욕을 먹었더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작년 말에 상대 배우의 열애설이 거하게 나면서 좋은 동종업계인에 불과한 두 사람을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한결 줄어들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벌어진 일련의 일들 자체가 견하람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MC를 아이돌 두 명이랑 본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조금 불안한 기분이 들기는 했어도, 이제까지 당한 것들보다 심하겠냐는 생각에 한 번쯤 해보고 싶어서 오케이한 건데.
‘아, 이세준 진짜 싫어…….’
다행히 이세준도 프로라는 최소한의 자각은 있는지 자신의 팬들이 방청을 와서 지켜보는 생방송 중에는 자신의 감정이 표출되는 걸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었지만.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썩 조심성 없게 행동하는 게 문제였다.
벌써 스태프들 사이에 이세준이 견하람 좋아하나 보다, 와 같은 불유쾌한 소문이 어느 정도 퍼진 것이다.
얼마 전에는 매니저에게 주의하라는 말까지 따로 들었다.
이때, 뮤직팡팡 작가의 사정은 또 달랐다.
두 남자 MC 사이에 끼어 있는 여자 MC에 자신을 이입하는 성향이 있는 뮤직팡팡 작가는 이세준과 견하람보다는 온라온과 견하람을 메인 커플로 밀고 있었다.
이세준이 실제로 견하람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걸 알았을 때는 노선을 바꿀까 잠깐 혹하기는 했지만, 온라온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는 순간 그런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원래 상대적으로 볼품없는 현실보다는 완벽해 보이는 가상이 끌리는 법이다.
둘이 마침 동갑이겠다, 멤버 중에 형제가 있다는 접점도 있겠다, 제 눈에 보이는 케미도 나쁘지 않겠다.
한때 드라마 작가가 꿈이었던 뮤직팡팡 작가는 제대로 신이 나서 매주 토요일마다 핑크빛 기류 가득한 대본을 뽑아냈다.
이성끼리 서로 너무 친밀하게 보이지 않게 하면서도, 대중에게 진행이 별로라는 평은 듣지 않을 정도로는 멘트를 자연스럽게 소화해야 하는 MC들로서는 그런 대본이 참 고역이었다.
일부러 못 하는 건 견하람 개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아 평소 하던 대로 잘했더니 연예인끼리, 특히 아이돌을 커플로서 엮으려는 성향이 덜한 국내보다는 해외 쪽에서 더 난리가 났다.
평소 SNS를 즐겨 하는 견하람은 뮤직팡팡 MC를 계기로 대거 유입된 해외 팬들의 망상 글이나 합성 사진 등을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었고, 이제는 영어를 배운 것을 후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온라온과 견하람을 엮으려는 상황이 펼쳐졌다.
“하람 씨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대본대로라면, 온라온의 특징을 묘사한 말들이 이어져야 했고 이세준은 그거 자기 아니냐며 김칫국을 마셔야 했다.
“어…….”
그러나 세 사람 중 가장 침착한 태도로 여태 실수 한번 없던 견하람이 MC로 발탁된 이후 처음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는 동안 견하람의 눈은 다음으로 말할 내용을 대본에서 놓친 듯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었다.
“이상형이요……. 우선 저보다 나이가 어리면 좋겠어요. 키는 190㎝가 넘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대본에 나와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말에 온라온은 순간 동그래진 눈으로 견하람을 바라보았다가, 생방송이라는 걸 자각하고 곧바로 태연한 척 표정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온라온은 어쩐지 견하람이 진짜 실수를 한 게 아니라, 작정하고 실수를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온의 짐작이 맞았다.
온라온이 보기에 견하람이 견성하처럼 톡 치면 파스스 부서지는 유리멘탈은 아닌데, 본인이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 되면 의외로 한 번에 확 폭발하는 기질이 있는 것 같았다.
비록 실제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더라도 속이 시원해지는 한편.
저래도 되나 싶었지만, 어차피 뮤직팡팡 같은 음악 방송은 연기자가 본업인 견하람의 주 무대가 아니었으니까 큰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 판단한 것 같았다.
간단하기는 해도 실수인 척 위장도 해놓았고.
그 이후로 아무리 봐도 온라온이나 이세준은 아닌 가상의 남성에 대한 묘사가 빠르게 이어졌다.
근육이 어느 정도 있었으면 좋겠고, 피부가 조금 어두웠으면 좋겠고.
견하람은 실수해서 당황한 와중에 나온 말이 저렇게까지 구체적이라면 따로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 거 아니냐는 쓸데없는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생긋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저희 큰오빠처럼요.”
가족, 그중에서 친오빠까지 팔다니.
견하람이 지금 시답잖은 커플 놀이를 떨쳐내는 것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원래는 이세준이 뒷말을 받는 건데, 저쪽도 조금 당황한 것 같아 온라온이 얼른 이세준을 대신해 말을 받았다.
바로 앞에는 방청객들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방송이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티를 내서는 안 된다.
“견유성 선수 말씀이시죠? 태어날 때부터 그런 분을 보셨으면 저랑 세준 씨는 남자로 보이지도 않으시겠어요. 저 다음 주부터 운동이라도 해 올까요?”
“아니에요. 라온 씨처럼 잘생긴 사람은 꼭 이상형이 아니더라도 매일 매일 보고 싶죠. 그렇죠, 세준 씨?”
“네? 아. 맞아요, 하람 씨.”
“그럼 바로 모두의 이상형이 될 준비가 끝난 라이콘의 Ideal, 들으러 가 볼까요?”
다행히 이제 이세준의 정신도 어느 정도는 돌아온 것 같았다.
“뮤직-”
“팡팡!”
그 이후 견하람은 카메라가 꺼지자마자 긴말하지 않고 허리를 깊이 숙였다.
“아까 실수해서 죄송합니다.”
“아니야. 라온 씨가 잘 받아줘서 괜찮았어. 오빠랑 사이좋은가 봐요.”
“사실 처음부터 너무 MC를 잘해서 난 놀랐었는데, 이런 거 보니까 하람 씨도 사람이었네.”
몇몇 눈치 빠른 제작진은 견하람의 행동이 고의라는 걸 알아채기도 했지만.
방송 사고로 이어지지도 않았고 작가가 견하람의 발언 뒤에 이어진 온라온의 발언에 나름대로 만족해 큰 트러블로 번지지는 않았다.
‘저런 게 리얼이지.’
온라온이 이 생각을 읽었다면 여러 의미로 대단한 작자라고 욕했을 것이다.
* * *
[오늘 뮤직팡팡 실수다 vs 고의다로 말 나오는 장면](동영상)
너네는 어느쪽?
참고로 견하람 큰오빠는 이분
(사진)
– 대본 놓친거는 실수인데 그 뒤에 굳이 남엠씨들 특징이랑 정반대로 말한 건 일부러일듯
┗ 2222 이거가틈
┗ 333 옛날 인터뷰들 같은 거 보면 하람이 엄청 똑부러져ㅋㅋㅋ
– 견하람 스타텔 최근 글 들어가보면 망붕댓으로 ㅈㄴ도배돼있던데 젭알 자제 좀 했으면
┗ 그거 대부분 외퀴들이라 쩔수없..ㅠㅠ
– (사진) 하람씨 큰오빠 봤으니 작은오빠도 보고가
┗ 아니 이남매는 대체 유전자가 어떻게 된거임
– 원래 대본이랑 달라진 것 같은데 온라온 잘 받네 첨에도 잘했는데 갈수록 느는듯
– 온라온 눈빛 궁예 아무 소용 없는 이유
(움짤)
천 년 만에 만난 첫사랑 보듯 아련.. 다정.. 스윗..
(사진)
응 지갈새 얘기 듣는 중~
┗ 아ㅅㅂ 아무생각없이 내렸다가 지갈새랑 아이컨택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냐고 ㅠㅠㅠㅠㅠㅠㅠ
┗ 우리애는 지갈새도 세상 로맨틱하고 아련한 눈으로 봐준다고요ㅠㅠㅠㅠㅠ 아련촉촉 눈빛이 패시브라고요ㅠㅠㅠㅠ 망붕충들 젭알 꺼져ㅠㅠㅠㅠ
그러나 훗날 ‘임기중 역대급으로 사건사고 많았던 음방 엠씨들’이라고 회자될 현 뮤직팡팡 MC들의 고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