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88)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88화
가족들을 마주하는 건 여전히 어색한 일이었지만, 내 입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한 번씩 안는 걸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우리는 별일 없었다.]”
“[스케줄 많다고 들었는데. 몸은 괜찮니?]”
“[비행기 오래 타서 좀 피곤하기는 한데, 괜찮아요.]”
“[무대랑 방송 잘 보고 있어. 우리 안무 잘 썼더라.]”
“[고마워.]”
그동안 서툴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가족의 메시지를 몇 번 받았기에 빈말이 아닌 걸 알았다.
“[이쪽은 우리 매니저. 영민이 형.]”
“[안녕하십니까. 저번에 뵀었죠. 이영민입니다.]”
“[아, 영민 씨. 함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익숙해져도 안 놀라기 쉽지 않은 비주얼인데, 한두 번 봤다고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는 사람들이 내 가족이라는 게 약간 자랑스럽군.
* * *
그 시각 한국.
개인 스케줄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한 오르카는 거실로 뛰어가 TV부터 켰다.
오늘은 헥사곤 스테이지의 첫 방송 날이었다.
“아, 방송 다 끝났겠네!”
“아냐. 앞부분은 위튜브에서 봤으니까 좀 놓쳐도 괜찮아.”
“LTBC 몇 번이었지?”
“15번.”
강지우가 LTBC 채널을 틀자 마침 위튜브에서 사전 공개된 분량이 끝나고 출연자들이 곡 카피 과제를 시작하고 있었다.
[제나: 그럼 지금부터, 첫 번째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01:00:00] [00:59:59]“아, 광고한다.”
“얘들아, 손부터 씻고. 딸기 씻어둔 거 가져와서 먹어.”
얄궂은 광고가 끝난 뒤 이어진 방송은 헤매는 출연자들을 먼저 보여주었다.
[호연: 카피는 너무 오랜만이라 어렵다.] [엔리: 일단 몇 번 더 들어봐요. 필요한 악기 먼저 골라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려워하는 모습…>] [예헌: 아니,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제리: 일단 여길 조금 더 낮추고….] [[미묘>] [주현: 악! 이걸 어떻게 한 시간 만에 해!] [[극대노>]그런 다음 상대적으로 잘하는 팀의 모습을 비추었다.
“우리 애들 나온다.”
열심히 딸기를 집어 먹던 멤버들의 눈길이 일제히 화면으로 향했다.
[[한편 오르카>] [[무한집중>]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생동감 있게 움직이던 평소 모습과는 달리 의자에 엉덩이를 끈질기게 붙이고 앉은 채 이따금 의견만 짧게 주고받으며 작업에 집중하는 온라온과 서문결의 모습이 2배속, 3배속으로 재생되었다.
– 온라온 방송에서 이렇게 조용한 거 처음 봄
– 악 우리 애 진짜 작곡 천재구나 발린다ㅠㅠㅠㅠㅠㅠㅠ
– 여기는 뭔가 안정적이다 허둥대지도 않고
– 결이랑구 본업 존잘 모먼트 개조음ㅠㅠㅠ
“막내 진짜 멋있네”
“응.”
“결이도 프로다, 프로.”
“형 최고예요.”
“고마워.”
[[30분 경과>] [라온: 다 했다.] [결: 이제 다듬자.]– 와 삼십분만에? 개빨라
– 아니 어떻게 벌써 다해 다한거맞는지 걱정될지경
– 결과물 궁금하다 얼마나 잘했을까
[결: 이 곡 전에도 카피해 본 적 있어?] [라온: 아니. 처음인데, 많이 들은 노래라.]다른 팀의 모습까지 모두 보여준 뒤, 주어진 시간이 모두 종료됐다.
[[시간 종료>] [제나: 몸풀기 과제는 출연자 자체 평가 점수 500점과 전문 심사위원 점수 500점, 도합 1,000점으로 점수를 매깁니다.] [주안: 전문 심사위원?] [[그 시각 ‘ㅇ’ 스튜디오>]다른 장소에 모인 심사위원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상: 안녕하세요. 과제 곡 ‘Love Good’을 작곡한 이상이라고 합니다. 불러주셔서 영광이고요, 블라인드 평가인 만큼 냉정하고 공정하게 심사해 보겠습니다.]과제 곡의 작곡가까지 포함된 호화 심사위원단이 신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을 다짐했다.
물론 어느 팀이 몇 번째 곡을 카피했는지는 심사위원들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제나: 그럼 첫 번째 곡, 들려주세요.] [첫 번째 곡: ♪♩♬] [라온: 괜찮다.] [결: 깔끔하게 잘하셨네.] [이상: 급하게 했다고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은데. 빠진 것도 있고.] [[85점>]방송은 현장에 있는 출연자들의 평가와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이어지도록 편집되어 나왔다.
[네 번째 곡: ♪♩♬] [서원: 약간 급하게 마무리하신 느낌이 있긴 있다.] [호연: 솔직히 한 시간은 너무 짧았어.] [레이지: 이번 건 솔직히 좀 듣기 힘들었어요. 이제 막 작곡 배우기 시작한 초심자 같은 느낌?] [차은: 제가 듣기에도 그랬어요. 평가하기가 어렵네요.]블라인드 평가라는 이름 아래 호평과 혹평이 냉정하게 교차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6번 곡이 공개되었다.
[여섯 번째 곡: ♪♩♬] [도윤: 원곡 느낌이랑 똑같으면서 뭔가 좀 더 풍성한 느낌인데. 좋다.] [율: 이걸 한 시간 만에 했다고? 그냥 천재 아니셔?] [이상: 저는 백 점 만점에 백이십 점 드리고 싶습니다.] [레이지: 이 형이 이렇게 후한 형이 아닌데.] [이상: 완벽하게 카피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곡을 은근슬쩍 자기 색으로 보완까지 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좋게 들립니다. 기본기가 굉장히 탄탄하고 감각까지 갖추신 분 같습니다. 어느 분이 한 건지 궁금하네요.]– 막귄데도 6번이 뭔가 다른 건 느껴짐
– 아니 이 정도면 미리 준비해 온 거 아님?? 어떻게 이걸 한시간만에……??
– 누구지 진짜
– 오르카인가?
곧이어 순위와 카피 곡 주인이 공개되었다.
– 오르카 1위!!!!!!
– 예상은 했는데 진짜 너무 잘했다 우리애가 천재라고
– 개멋있다 ㅋㅋ
[주현: 역시, 마지막이 오르카였구나.] [예헌: 아니 그럼 1등 하셔야지.] [주안: 귀여웠던 제자들이 무서운 후배가 돼서 돌아왔네.]심사위원들의 반응도 드러났다.
[차은: 역시 오르카.] [이상: 요새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아이돌 1위입니다. 여기는 작곡하는 멤버들이 너무 잘해.] [레이지: 이분들은 진짜 천재 맞는 것 같아요.]– 좋게 봐주셔서 무한 감사
– 서문결은 뭐 한 것도 없는데 같이 올려쳐지네
– 아 초반부터 이러면 솔직히 좀 부담돼야 하는데 오르카 앞으로 개잘할거 알아서 걱정도 안 됨
“온라온 재수 없는 자식…. 이 복 받은 자식…….”
“성하야….”
첫 과제를 마치고, 전 출연자에게 가장 견제되는 팀을 묻는 인터뷰 장면이 쭉 나왔다.
[주안: 오르카. 아끼는 후배고 뭐고, 견제되던데요?] [엔리: 견제까지는 아닌데 오르카분들이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율: 오르카? 아까 카피하신 거 보고 딱 느꼈죠. 아, 범상치 않은 분들이다.] [[현재까지 모든 팀이 오르카를 경쟁자로 지목>] [결: 저희를 경쟁자로 봐주시는 모든 팀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라온: 맞습니다. It’s competition.]– ㅋㅋㅋㅋㅋㅋㅋ 오르카 다 경계하려면 바쁘겠다
– 서문결 진지한 와중에 온라온 촐랑거리다
– 이 조합 볼수록 기분 좋다..
– 사기캐+사기캐=ㅈㄴ사기조합
이어진 방송 후반부는 1차 경연 분량으로 채워졌다.
다만 분량상 앞 순서였던 세 팀만 방송에 나와, 에어리들은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했다.
– (영상) 예고편에 4초 나온 오르카 걸그룹 매시업 무대만 오십번 돌려보는 중
– 으아아ㅏㅇㄱ 누가 인생에서 일주일만 삭제해줘 어떻게 기다림
– 오르카가 무대를 찢었다는데 왜 우리는 못 보냐ㅠㅠㅠ
* * *
한편, 가족과의 재회를 마친 온라온은 로르시 본사를 찾았다.
건물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직원 한 명이 온라온의 얼굴을 알아보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멀리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로르시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곳에 계시는 동안 안내를 맡을 데이먼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라온이라고 불러주세요.]”
매니저 이영민을 비롯한 스태프와도 서로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는 시간이 있었다.
“[이쪽으로 오시죠. 보스가 기다리고 계세요.]”
일행은 별도로 마련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 어서 와요. 그레이스예요.]”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주는 중년의 여성이 온라온을 정중하게 맞이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온라온도 활발하게 분위기를 띄우는 대신 차분한 태도로 응했다.
“[안녕하세요. 라온입니다.]”
“[역시 실제로 보는 편이 훨씬 인상적이네요. 이런 영감을 주는 분과 로르시가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어 더없는 행운입니다.]”
“[제가 드릴 말씀인데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당신을 위해 가장 좋은 카메라를 준비했어요.]”
미팅 분위기는 부드럽고 호의적이었다.
로르시 측은 ‘Action’ 앨범 활동 중 온라온이 자사 정장을 입고 촬영한 컨셉 포토를 보고 한눈에 반한 모양이었다.
“[그럼 내일 촬영 잘 부탁해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미팅을 마친 일행은 로르시의 데이먼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제가 아는 사람만 아는 로컬 맛집을 안내해 드리죠. 겉보기에는 허름한데 티본스테이크 맛이 끝내줍니다.]”
“[오. 기대할게요.]”
“[이쪽입니다. 타세요.]”
20분 뒤, 데이먼이 운전하는 차에서 내린 일행은 길거리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에 인상을 찡그렸다.
“어우. 냄새.”
“이게 대체 무슨 냄새야?”
인상을 찡그리던 스태프가 유난히 당황한 반응을 보이는 온라온을 발견했다.
“라온아,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아니, 이거…….”
무언가를 잘못 태운 것처럼 비리고 퀴퀴한 냄새가 뉴욕 도심에서도 역겹게 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바인의 작업실에서 맡았던 것과 비슷했다.
‘이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