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21
드레이는 홀로그램을 한바퀴 쭉 돌려서 모두의 눈에 잘 뜨이게 보여준 뒤 설명을 시작했다.
“현재 스캐빈저가 점거하고 발전시설의 전력을 빼돌리는 장소는 3층 옥상이다. 그리고 그 위로 가는 두가지 루트, 엘리베이터와 계단은 스캐빈저 3개 지부에서 모인 무장병력이 합심해서 지키고 있지.”
보통 구역 하나당 스캐빈저 지부 하나 정도가 분포되어있는것을 생각하면, 무려 3개 구역의 스캐빈저들이 이 작전에 참여한 셈이다.
“스캐빈저들 중에서도 어느정도 전투능력을 보유한 마력사용자들을 모아놓은 부대다. 상대하기 어렵지는 않더라도, 방심할 상대는 결코 아니야.”
드레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빠르게 홀로그램 위에 숫자를 띄우고 설명을 이어갔다.
“이 쥐새끼들이 무슨 의도로 전력을 빼돌리고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사전에 논의한대로 3분대가 1층을 뚫고, 1분대가 2층 창문으로 진입하는 사이 2분대가 옥상으로 직접 침투한다.”
레녹은 옆에서 팔짱을 낀 채로 드레이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은 빨랐지만 발음이 명확했고 안정적이라 듣는사람도 절로 침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야전사령관의 재목이 있다면 그와 같은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겠지.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니 문득 안타레스라는 용병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딜런같은 강자를 부릴정도라면 안타레스 역시 굉장히 뛰어난 지휘관이자 용병일테지.
생각에 빠진 사이 드레이의 설명은 계속되고 있었다.
“2분대가 발전시설을 점유한 병력을 처치하고 서버가 무사하다는걸 확인하면 3분대와 1분대가 위아래에서 동시에 스캐빈저 놈들을 계단쪽으로 몰아서 소탕한다. 그 후엔 옥상에서 내려오는 2분대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1, 3분대가 같은 작업을 반복. 모두 확인했나?”
“““알겠습니다!!!”””
용병들의 우렁찬 확답을 들은 드레이가 레녹을 보면서 설명을 끝맺었다.
“마법사님은 첫 돌입때 가능한 한 최대한의 화력을 투사해주신 뒤, 3분대를 따라서 아래서부터 쭉 후방지원을 도와주시면 되겠습니다.”
레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하게 말해서 그냥 뒤에서 머무르면서 상황이 될때마다 마법을 사용해달라는 말이 아닌가.
제조공장에 침투해서 지하실을 터트려달라는 의뢰에 비하면 훨씬 수월한 일이다.
역시나 제니의 말대로 그리 어려운 일을 시키지는 않는것 같았다.
‘아니, 사실 발리츠의 의뢰가 너무 어려웠던게 아닐까?’
딜런이 굉장히 수준급의 실력자인데다 혼자서도 적절하게 시선을 잘 끌어줘서 그렇지, 그게 아니었다면 크로켄의 개입이 없었어도 공장을 터트리는 일 자체는 어려운 의뢰가 분명했다.
물론 제니는 딜런의 실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레녹이 기업의 의뢰를 경험해보기를 원했던것이었지만, 레녹이 거기까지 그녀의 호의를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좋아. 그럼 곧바로 시작하자. 각자 위치로!”
드레이의 말을 들은 용병들이 제각기 장비를 집어들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계적인 디자인의 해머, 혹은 톤파처럼 특이한 장비를 든 사람도 있지만 가장 종류가 많은것은 도검류와 총기류다.
마력으로 육체를 강화할 수 있는 세상에서 위력이 극대화되는 근접무기와, 적은 육체능력으로도 효율적인 위력을 낼 수 있는 원거리 무기가 공존한다는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단지 그런 모든 수단보다 마법이라는 기적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기에, 이 바닥을 구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마법사를 애타게 원하고 바라는 것이겠지.
용병단을 따라서 쭉 길을 걷다보니 급격하게 거리가 풍화되기 시작했다.
골목의 끝자락에 위치한 3층짜리 건물. 창문 밖으로 난잡한 배선이 이리저리 튀어나와있는 혼잡한 모습에, 각 창문과 입구에는 무장한것이 분명해보이는 이들이 서성이고 있다.
각종 총기류를 비롯한 장비와 통일된 복색.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마력까지.
무력부대라더니 확실히 레녹이 알고 있던 기존의 스캐빈저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50번대구역부터는 발칸의 경찰들도 완전히 손을 놓은 무법지대. 그렇기 때문에 스캐빈저같은 놈들도 다른 기업의 사무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고는 대놓고 뻗댈 수 있는것이다.
사무실을 빼앗긴 컨설팅 회사로서는 억울하겠지만, 낮은 임대료와 없다시피한 세금에 혹해서 이곳에 사무실을 차린것도 그들이 아닌가.
이런 골치아픈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경찰이 아니라 다른 무력수단이 필요할때가 있다. 지금 이 자리에 온 크림갈 용병 사무소 처럼.
창밖으로 튀어나온 배선들은 일제히 건물의 옥상으로 머리를 튼 모습을 보면서 레녹은 태평하게 생각에 잠겼다.
‘시작부터 썬더 콜링 한발 떨어뜨리고 나면 훨씬 편할텐데.’
옥상에 위치해 있다는 발전시설에 낙뢰를 떨궈버리면 스캐빈저의 모든 수작을 한번에 먼지로 만들어버릴 수 있겠지만, 그 여파로 서버가 다운될수도 있으니 피해야 한다.
금융컨설팅 회사에서 넣은 의뢰의 조건 중에서는 절대로 서버의 데이터가 날아갈만한 피해는 없게 해달라는 말이 있었다.
까다로운 조건이지만, 보수가 보수인만큼 해내야 하는 일이다.
용병단은 제각기 엄폐물을 골라잡고 몸을 숨긴 뒤 천천히 드레이의 손짓에 맞춰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뒤에 따라붙는 레녹을 향해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낮은 확률이지만 놈들 역시 마법사를 고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시 낌새가 느껴진다면 바로 제게 말해주세요.”
가뜩이나 빈곤한 놈들이 모인 스캐빈저에서 그렇게까지 공을 들인다는건 이번 일이 저들에게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일 터.
“알겠….음?”
드레이의 말에 대답하려던 레녹은 마력으로 찌르듯이 파고드는 시선을 느끼고 멈칫했다.
처음 느끼는 생경한 감각. 그러나 레녹의 강력한 마력지각력은 대번에 이것이 마법을 사용해서 만들어낸 시각적 대체재라는것을 파악했다.
누군가 저 위쪽에서 그들을 훤히 내려다보고 있는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레녹이 자기도 모르게 마력을 뻗어 그 시선의 갈래를 붙잡았다.
[헉…!!]마력의 공명 너머로 들려오는 누군가의 경악한 목소리. 레녹의 예민한 마력이 순식간에 그 감각을 타고 위치를 특정한다.
…찾았다.
파지직..!!
건물 3층 안쪽의 어느 외진 방안에 무릎을 꿇고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어떤 남자.
어떻게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레녹은 자신이 이 이상의 일을 해낼 수 있다는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
마법사가 탐색마법으로 뻗어낸 시선을 자신의 의념으로 붙잡고 그대로 뚝 꺾어버린다.
우두두둑!!
들리지 않는 소음과 함께, 마법사의 내면에서 뻗어나오던 마력이 레녹의 마력에 그대로 붙잡혀 절단났다.
시전되고 있던 마법이 통채로 박살나는 반동.
코와 귀 사이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쓰러지는 마법사의 모습을 확인한 레녹이 드레이에게 말했다.
“상대편 마법사가 방금 탐색마법을 사용했더군.”
“….예?”
“마법을 감지한 직후 역으로 갈래를 파고들어가 제압했다. 지금 당장 돌입하면 될것 같은데.”
귀로 듣고도 쉽게 믿기 힘들만큼 허무맹랑한 단언.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드레이가 무심코 3층으로 시선을 돌리자, 삼엄한 경비를 유지하던 무장병력들이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것이 보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빈 틈. 지금이 기회라는것을 직감한 드레이가 곧바로 용병들에게 손짓했다.
“가자…!!”
콰앙!!
지령을 받은 용병들이 곧바로 품안에서 무언가를 던지고 앞으로 달려나간다.
푸쉬이이이…!!
섬광탄으로 먼저 시야를 제압하고 연막을 뿌려서 길을 만든다.
그와 함께 크림갈 사무소의 용병들이 소리없이 아스팔트를 넘어 질주하기 시작했다.
뭔가 일이 터졌다는 것을 직감한 스캐빈저의 무장병력들이 총구를 이쪽으로 겨누며 대응한다.
그 모습을 본 레녹도 곧바로 마력을 끌어올렸다.
진압
‘초반 진입시에 가능한 강력한 화력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었지.’
지금 당장 창구에서 총구를 내미는 스캐빈저들을 제압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마법.
레녹은 빠르게 정답을 찾아서 흘러넘치는 마력에 그대로 의지를 투사했다.
파지지지직!!
새파란 전류가 모아내민 양 손가락 사이로 튀겨나오면서 발광한다.
당장이라도 손안에서 뛰쳐나갈것같은 전격의 뭉치에 마력으로 방향성을 걸고, 연쇄작용이 가능하도록 원리를 왜곡시켰다.
츠파파파파팟!!
레녹의 손에서 쏘아진 전류가 허공에서 수십개의 사슬처럼 쩍쩍 갈라지며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간다.
[체인 라이트닝]일정한 중계점을 두고 이동하면서 분화하는 수십발의 전류가 창문 너머로 몸을 내민 스캐빈저들을 파도처럼 쓸어덮치고ㅡ
“아그그그극…!!”
“크아아악!!”
전격마법에 직격당한 스캐빈저들이 눈을 까뒤집고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한번의 마법으로 건물 벽면을 싹 훑어버리면서 창가쪽에 나와있던 무장병력들을 대번에 무력화시키는 압도적인 화력.
“이런 미친!!”
달려가는 도중에 레녹이 만들어낸 이적을 확인한 웨이안이 환호하고, 다른 용병들 역시 감탄하면서 속도를 끌어올렸다.
레녹이 지금까지 그들이 고용했던 이들보다 몇배는 더 뛰어난 실력의 마법사라는것을 깨달은 것이다.
마법사의 성공적인 화력지원을 바탕으로 곧바로 용병단이 사전에 약속했던대로 건물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단단한 근접전력으로 이뤄진 3분대가 정면을 뚫고, 가벼운 무기를 쥔 1분대가 곧장 2층으로 뛰어오른다.
몸이 날렵한 2분대가 벽을 타고 오르는 1분대의 도움을 받아 순식간에 옥상으로 날아오르는 모습까지 확인한 드레이 역시 3분대에 합세해서 그대로 입구를 뚫어내는데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기세를 탔을때 결코 주저하면 안된다.
레녹의 전격마법으로 상대의 방비가 열린것을 직감한 용병단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력으로 스캐빈저의 대형을 파고들었다.
두두두두두두!!
아이크와 또 다른 거한 둘이서 거대한 방패를 들고 정면에서 총격을 받아내면, 뒤에서 달려나온 대검을 든 남자가 적진을 휘젓고 혼란을 가중시킨다.
드레이 역시 한손에는 총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검을 든 채 스캐빈저들을 썰어넘겼다.
“크아아악!!”
“자리를 지켜 병신새끼들아!”
“옥상이 뚫리면 작전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진다고!”
스캐빈저들의 수가 월등하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정작 그들 사이로 돌진하는 용병단을 어쩌지 못하고 패닉에 빠진다.
레녹이 돌입하기 직전 흩뿌렸던 [체인 라이트닝]의 여파에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그나마 몇몇 놈들은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은 그 말을 귓등으로 듣고 무기력하게 뒤로 물러나고만 있을 뿐이었다.
“…..이익!”
그나마 1층에서 스캐빈저들을 이끌고 있던 남자가 이를 악물고 용병단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단 한번의 시도로 용병단에게 큰 타격을 입혀야한다.
지금 이 공세의 핵심은 맹렬하게 건물 안으로 몸을 밀고 들어오는 전위가 아니라, 바로 그 시작점이자 중심으로 작용하는 저 비쩍마른 전격마법사.
저 무방비해보이는 목덜미를 베어내 피를 흩뿌리면 전황을 바꿀 수 있다.
빠르게 계산을 마친 남자가 용병단의 시선을 피해서 은밀하게 움직였다.
남자는 마력을 어느정도 다룰 줄 알았고, 그만큼 작정하고 뛰었을때 용병단이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단 한순간의 빈틈. 용병단이 무차별적인 공세에 취해서 스스로 진형을 무너뜨리고 마법사가 드러나는 순간이면 충분하다.
‘지금!’
거대한 방패를 든 아이크의 몸이 슬쩍 열리고, 드레이 역시 앞으로 나서면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남자가 전력을 다해 몸을 앞으로 던졌다.
날카로운 감각으로 용병단의 진형을 꿰뚫은 남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공간을 좁힌다. 드레이마저도 깜짝 놀라서 뒤로 몸을 날렸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왼손에 들린 보위나이프가 빠르게 번뜩이면서 마법사의 목을 정확하게 노리고 휘어져 들어가고.
따아앙!!
별안간 들려온 굉음과 함께 달려오던 남자가 그대로 뒤로 엎어졌다.
비명조차 없었다. 상반신이 꿰뚫리는 충격과 함께 뒤로 넘어진 남자는 제대로 눈도 감지 못한채 부들부들 경련했다.
한창 레녹을 향해 돌아오던 드레이가 멍한 표정으로 그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쇼크사했군.”
레녹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에는 언제 꺼냈는지 모를 리볼버 한자루가 들려있었다.
남자가 레녹을 향해 달려든 순간, 번개같은 속도로 리볼버를 꺼내든 레녹이 그대로 남자의 어깨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버렸던것이다.
레녹의 시선이 처참하게 널브러진 시체에 잠시 머물렀지만, 마법사의 이성은 레녹이 그것에 동요하지 않도록 감정의 동요를 철저하게 억눌렀다.
평소에도 레녹의 사고를 지극히 이성적으로 만드는 마법사의 정신력은 지금같은 전투상황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었다.
총구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를 흘려보낸 레녹이 리볼버를 돌려 장전하면서 드레이를 힐끗 쳐다보았다.
“가봐.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지킬테니까.”
“그, 그러죠.”
드레이는 순순히 대답하고 뒤로 돌아서 무기를 고쳐잡았지만, 짧은 순간 레녹이 보여준 사격솜씨가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았다.
사격 자체는 평범했지만, 품안에서 리볼버를 꺼내서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는 몸놀림은 드레이도 쉽게 따라하기 힘들만큼 재빠르고 정확했기 때문이다.
‘요즘 잘나가는 마법사들은 저런 총기류도 잘 다룰 줄 아는건가…’
레녹이 사격보조마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하는 드레이는 마법사들의 몸값이 훨씬 높아지겠다는 걱정에 한숨을 내쉬면서 빠르게 1층을 정리했다.
무리의 리더격이었던 남자가 레녹을 죽이려다 반격을 맞고 즉사한 이후로 스캐빈저는 순식간에 와해되어서 용병단의 공세에 휩쓸렸다.
“키델, 나야. 1층은 정리가 끝났다. 위층 상황은 어떻지?”
한번 손을 대기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한다.
드레이와 용병단은 2층에 올라간 1분대와 연락을 취하는것과 동시에 널브러진 스캐빈저들을 상대로 확인사살을 가했다.
[대치상태예요. 대장이 와서 도와주면 2층은 금방 정리될 것 같아요.]“지금 올라갈테니 적당히 타이밍 맞춰줘.”
드레이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 곧바로 3분대와 함께 몸을 숙이고 계단으로 접근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건 자살행위다. 높이의 고저차 때문에 다소 불리하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계단쪽을 뚫어내는게 현명했다.
레녹은 탐색마법을 사용해야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다른 용병들은 그의 도움없이도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서고 있었다.
이 정도 거리라면 마력사용자들은 강화된 기감만으로 주변의 기척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다.
소음이 끊기질 않았던 1층과는 달리 2층에서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사무실의 황량한 풍경. 책상과 칸막이같은 엄폐물이 가득한 장소.
2층으로 침투한 1분대와 스캐빈저들이 뒤섞인 채 여전히 서로 대치하고 있는 듯 했다.
간간히 바닥이 쓸리는 듯한 소음과, 깨진 창문 너머로 부는 느슨한 바람이 책상을 훑고 지나가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푸슉!
총성을 억지로 억누른듯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털썩 쓰러진다. 그 직후 칸막이 너머에서 누군가가 몸을 일으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