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Demons, and Humans - Lars RAW novel - Chapter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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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소제목…바꾸는 것을 잊고 있었군요…
다시 하루의 해가 밝아오자 남자 노예들은 천막을 걷고 짐말과 전투마에게 충분한 사료와 곡식을 먹였다. 그 사이에서 여자 노예들은 서둘러 음식을 마련해 가져왔다. 사람들 모두 대단찮은 음식이지만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녹였다.
가야 할 길이 멀었기 때문에 다들 음식을 먹은 후 서둘러 짐말에게는 마구를 씌워 마차를 끌 준비를 하고, 다시 힘차게 내딛을 준비를 하고 있는 전투마에게는 안장을 얹었고 기병들은 개인적인 짐을 잘 포장해 말 잔등에 얹었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은 나이젤은 가죽 주머니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왕녀가 먹기에 너무 초라하고 거친 음식이지만 투정 한번 없이 마다하지 않고 맛있게 먹은 리보니아 왕녀를 보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변치 않은 것을 드시게 하여 송구합니다.”
“괜찮습니다. 나이젤 경.”
리보니아 왕녀가 타고 있는 갈색 말에 마구를 씌워 직접 끌고 온 나이젤은 준비를 마친 왕녀가 말에 오르기 쉽게 도와준 후 자신도 개인적인 짐을 잘 포장해 잔등에 싣고 있는 검은색 전투마에 올랐다.
사람들을 재촉해 길을 떠날 준비를 서두른 나이젤은 모든 준비가 끝나자 얼른 일행을 출발시켰다. 조금 더 껄끄러워진 리보니아 왕녀가 함께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서둘러 가족들을 만나러 솔로몬 그리즈 성으로 올라가는 길은 즐겁기만 했다.
의외로 많은 수의 유랑민들이 솔로몬 그리즈 성 쪽으로 올라가는 듯, 끊임없는 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유랑민 대부분은 완전 무장한 기병을 갖고 있는 나이젤 일행에게 함부로 다가서지 못하고 모두 길 옆에서 엎드리거나 정중히 좌우로 벌려 서서 고개를 숙였다.
나이젤 일행은 유랑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수차례 노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없이 솔로몬 그리즈 성의 남쪽 성벽에 도착했다. 앞장서서 말을 타고 가던 나이젤은 솔로몬 그리즈 성의 거대한 성벽이 눈에 들어오자 갑자기 말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어? 어? 웬 놈이냐! 거기 서라!!”
“짐! 너는 빨리 대장님께 알려라!”
갑자기 나이젤이 말을 타고 달려오자 성문 근처를 지키고 있던 수비병들이 당황하며 그를 저지하려 했다. 미처 서지도 않은 말에서 뛰어내린 나이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수비병 중 한 사람에게 말고삐를 던져주었다.
얼결에 나이젤의 말고삐를 잡은 수비병은 눈만 크게 뜨며 어찌 해야 할 줄 모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를 성큼성큼 지나쳐 성벽 쪽으로 다가가 양손으로 성벽을 짚고는 크게 웃었다.
“와하하하하하! 드디어 돌아왔다!!”
“자, 잡아라!”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대놓고 무시해 버리고 있는 나이젤을 행해 수비병들은 어리둥절해 하다가 무기를 들어 나이젤을 제지하려 했다. 그런데 이 순간 수비병들의 등 뒤로 우렁찬 큰 호통 소리가 들렸다.
“모두들 뭐하는 거냐! 도련님께 무례를 범하지 마라!!”
우렁찬 고함 소리 때문에 수비병들이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갑옷을 갖춰 입은 거구의 남자가 서 있었다. 수비병들은 황급히 거구의 남자에게 군례를 올렸다. 나이젤 또한 뒤돌아 선 후 거구의 남자를 보며 반가움에 가득 찬 얼굴로 인사를 올렸다.
“스펜서 히르슈 남작님! 2년 만에 뵙는군요! 오래간만입니다! 하하하하!”
“무사하신 모습을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막 마중을 나가려 했는데 도련님께서 먼저 도착하셨군요. 핫핫핫~!”
나이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니 나이젤이 너무 빨리 도착했다며 미리 마중 나가지 못한 일에 대해 용서를 구했다. 나이젤은 서둘러 고향에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서둘러 오게 되었다면서 무안해 하는 스펜서와 악수를 나누었다.
“2년 만인데 굉장히 의젓해 지셨군요. 들어가시죠. 성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 잠시요. 그 전에······.”
스펜서가 나이젤을 안으로 인도하려 하니 나이젤은 곧 진정을 한 후 스펜서에게 리보니아 테빌라 후작 부인도 함께 있음을 알렸다. 국왕의 사자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스펜서는 깜짝 놀랐다.
곧 특유의 언변으로 리보니아 왕녀 앞으로 나선 후 오래간만에 나이젤을 만나 먼저 인사를 올리는 것을 잊었다며 서둘러 어정쩡하게 서 있는 리보니아 왕녀를 찾아가 정중히 인사를 건넸다.
“소인은 솔로몬 그리즈 성의 히르슈 남작 스펜서라고 합니다. 왕녀님을 모시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이곳부터는 미천하지만 이곳을 잘 알고 있는 소인이 왕녀님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고맙군요. 헌데 실수를 할지 몰라서 그러는데 말고삐를 잡아 주시겠습니까?”
스펜서가 인사를 건네니 리보니아 왕녀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을 걷어낸 후 고맙다는 말과 함께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말을 타본 적이 없어 실수할지 모르니 말고삐를 잡아 줄 수 있겠는지를 물었다.
리보니아의 이 제안은 듣기에 따라서는 솔로몬 그리즈 성의 이름난 기사인 히르슈 남작 스펜서에게는 자칫 하찮은 말잡이나 하는 일을 부탁하는 것으로 보여, 굴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스펜서는 흔쾌히 리보니아 왕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하핫~! 오히려 제가 청하고 싶었는데 고귀하신 왕녀님께서 이런 영광을 주시다니요. 기꺼이 말고삐를 잡아 안전히 모셔 드리겠습니다.”
억센 손으로 리보니아 왕녀의 말고삐를 잡은 스펜서는 사람들을 재촉해 나이젤 일행을 솔로몬 그리즈 성 안으로 안내했다. 성안을 가로지르며 나이젤은 자신의 일행과 더불어 2년 만에 돌아오는 고향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잠깐 동안 감회에 사로잡혔다.
남문 쪽으로 들어온 나이젤 일행은 잘 정비된 대로를 가로지르고 내부에 둘러쳐져 있는 몇 군데의 성벽을 지나 드디어 솔로몬 그리즈 성의 성주관에 도착했다. 성주관에 도착하니 바예지드와 암할로브를 비롯한 많은 부친의 사람들이 마중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하하핫! 오래간만입니다.”
검은색 전투마에서 내린 나이젤이 마중 나온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리보니아 왕녀를 모두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사람들 모두 엎드려 리보니아 왕녀에게 예를 올리니 리보니아 왕녀는 서둘러 모두를 일으킨 후 스펜서의 도움으로 우아하게 말에서 내렸다.
“우선 성주님부터 만나보시지요.”
나이젤이 먼저 리보니아 왕녀에게 차례를 양보하니 리보니아 왕녀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곧 굳이 따로 들어가 시간을 낭비할 것 없이 함께 안으로 들어가 성주를 만날 것을 권했다.
“제가 예법에 많이 부족합니다. 차라리 위드 자작과 함께 만나보는 것이 좋겠군요. 괜찮으신지요?”
본디 신분이 높은 이가 먼저 용건을 보는 것이 상식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차례를 양보한 나이젤이라서 리보니아 왕녀의 제안은 조금 당황하게 만들었다. 곧 자신이 왕녀와 같은 반열에 설 수 없다면서 한걸음 물러섰다.
“왕녀님께서 먼저 들어가서 성주님을 뵈시지요. 소관은 가족들에게 가져온 선물도 함께 가지고 가야 하니 시간이 걸립니다.”
나이젤이 사양하니 주변에 있던 바예지드가 상황을 이해한 후 즉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나이젤 도련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미천한 소관이 안내하겠사오니 왕녀님께서 소관을 따라 먼저 성주님을 만나 뵙도록 하시지요.”
순간 약간 떨떠름한 표정이 된 리보니아 왕녀는 잠시 생각을 해 보는 듯 했다. 자신이 거절할 수 없음을 알게 된 리보니아 왕녀는 바예지드의 안내를 받아 이끌고 온 사람들과 더불어 성주관 안으로 들어섰다.
약간의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왕녀 일행이 성주관 안으로 들어서자 나이젤은 곧 그 자리에 나와 있는 스펜서와 암할로브에게 마차 속에 몰래 숨겨 가지고 온 금화와 은화를 잘 수습해 두고 개인 짐마차 속에 넣어둔 고가의 무구들도 보물 창고로 옮겨 줄 것을 부탁했다.
“아, 알겠습니다. 잘 보관해 놓도록 하지요.”
“부탁드립니다.”
스펜서와 암할로브 모두 단번에 나이젤의 뜻이 어떤 것인지 알아듣고는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하면서 나이젤이 가지고 온 루비아에게 줄 선물 같은 것을 서둘러 마차에서 내려놓고 나머지에 대한 수습을 시작했다.
곧 두 사람은 역할을 나누어 스펜서는 나이젤이 이끌고 온 마부와 노예, 기병들을 근처 군영으로 안내해 쉬게 하고, 짐을 내리지 않은 마차는 직접 암할로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 보물 창고로 옮기기 위해 다른 곳으로 끌고 갔다.
“그럼 우리는 여기서 조금 기다리도록 하자.”
“예!!”
나이젤은 드미트리 매니하드와 루이스 스틸, 마커스 자마와 더불어 잠시 리보니아 왕녀가 용무를 마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일부러 그렇게 시간을 끈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급한 것 때문인지 몰라도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겨우 리보니아의 용무가 끝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나이젤은 성주관에 소속된 노예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온 예물들을 짊어지게 한 후, 심복 세 사람과 함께 드디어 성주관 안으로 들어섰다.
어렸을 적부터 자라 솔로몬 그리즈 성의 성주관 안은 눈 감고도 찾아다닐 수 있으니 따로 안내를 받을 필요 없이 익숙한 발걸음으로 나이젤은 성주관 안쪽으로 찾아가 완전 무장한 두 명의 기사가 지키고 있는 무거워 보이는 검은색 목재 출입문 앞에 섰다.
-착!!!-
“어서 오십시오!!”
“수고한다.”
두 사람이 군례를 올리자 수고한다는 말과 함께 기사들의 어깨를 두드려 준 나이젤은 직접 문에 걸린 쇠고리를 두들겨 노크를 한 후 안으로 들어섰다. 의외로 자연스럽게 문이 열리며 회의장으로 쓰이고 있는 널찍한 장소가 나왔다.
이 장소는 솔로몬 그리즈 성에 소속된 여러 귀족들이 모여 중요한 회의를 하는 곳이었다. 그렇기는 해도 실내는 가운데 ‘ㄷ’가 모양의 기다란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을 뿐 별다른 장식 같은 것은 없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익숙한 풍경에 빙긋 웃음을 지었던 나이젤은 주인석에 부친 카비 백작 라스 리즈번이 앉아 있고, 그 왼쪽 옆자리에 모친 바레 백작 부인 발레리아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녀왔습니다.”
부모님을 뵙자 기쁘게 한 마디를 던졌다.
“핫핫핫~ 어서 오너라!”
라스와 발레리아도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이젤은 기뻐하며 선물을 짊어지고 온 노예들에게 짐을 내려놓게 했다. 곧 은근히 주눅 들어 있는 자신의 기사들을 돌아본 후 부모님께 엎드려 인사를 올렸다.
“아버님, 어머님. 2년 전 이곳에서 기사가 되기 위해 두 분께 인사를 올리고 떠난 후 다시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그간 일이 너무 바빠서 자주 찾아뵙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별것 아니지만 이번에 루비아의 결혼식 때 쓸 예물과 어머니께 드릴 예물이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리오 브랑크라고 하는 단검입니다. 대단찮은 것은 아니지만 아버님께 선물로 드리려 합니다.”
“하하하~ 이 녀석 그간 말재주가 많이 늘었구나. 어서 일어서거라.”
마치 타인을 대하듯 하면서도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어 단검을 받쳐 올리는 나이젤을 보고 라스는 엄숙하게 일어서라며, 2년 동안 세상에서 들려온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했다면서 많이 의젓해 졌음을 칭찬해 주었다.
“어서 앉도록 해라. 네 뒤에 있는 기사들도 좀 소개해 주고.”
약간 분위기가 어색해 지려는 찰나 발레리아가 얼른 나이젤에게 자리를 권하니 나이젤은 환하게 웃으며 황급히 어정쩡한 모습으로 서 있는 드미트리 매니하드와 루이스 스틸, 마커스 자마를 라스와 발레리아에게 정식으로 소개해 주었다.
“이 세 사람 모두 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몸을 돌보지 않았을 만큼 충성스럽고 용맹함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아버님께 소개해 드리려고 데리고 왔습니다.”
“오! 그러고 보니 몇 번 이야기를 들은 듯하구나. 어서 모두 앉도록 하게.”
라스는 세 사람에게 나이젤을 위해 싸워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시종을 불러 지갑을 가져오게 했다. 서로 신분이 다르기 때문에 세 사람은 함께 자리에 앉는 것을 몇 번 사양했지만 나이젤이 약간 화를 내며 앉을 것을 지시하니 결국은 자리에 앉았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 발레리아는 다시 노예들을 불러와 나이젤이 가져온 선물을 가지고 나가게 했다. 곧 남자들끼리 말씀을 나누라면서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발레리아가 노예들과 더불어 밖에 나가자 나이젤은 루비아의 결혼에 대해 다시 물어 보았다.
“음. 이제 루비아도 나이가 찾으니 때가 되지 않았느냐. 때마침 적당한 혼처가 생겨 이번에 일을 치르게 되었다.”
라스는 루시우스 루아스라는 남자에게 루비아를 시집보내 가정을 꾸리게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나이젤에게 매부가 될 루시우스 루아스를 만나 보도록 권했다. 나이젤은 웃으면서 루비아가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매부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건 네가 직접 만나보는 것이 좋겠구나.”
루아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라스는 약간 얼굴이 어두워지며 살짝 화제를 다른 것으로 돌렸다. 부친의 태도가 의아해 나이젤이 궁금해 다시 질문을 건네려 했을 때 라스의 시종이 은으로 만든 쟁반 위에 두둑하게 금전이 들어가 있는 가죽 주머니 세 개를 가져왔다.
라스는 그 자리에서 드미트리 매니하드, 루이스 스틸, 마커스 자마에게 시종이 가져온 가죽 주머니를 내려 주었다. 세 사람 모두 얼결에 라스가 내린 가죽 주머니를 받아 들었다. 나이젤은 피식 웃었다.
“약소하지만 금화 50개씩이네. 경들이 나이젤을 위해 더욱 애써 달라는 뜻에서 내려주는 것이네. 사양하지 말고 받아두게.”
세 사람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엎드려 라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라스는 직접 일어서서 세 사람을 일으킨 후 나이젤을 위해 충성을 다해 줄 것을 부탁했다. 곧 시종에게 지시를 내려 세 사람에게 편하게 지낼 숙소를 마련해 주도록 지시했다.
“감사합니다!”
갑자기 엄청난 재물을 받게 된 세 사람은 거듭 감사하며 시종을 따라 물러섰다. 잠시 뒤 문이 닫히게 되자 나이젤은 라스와 단 둘이 남게 되었다. 자신의 자리에 앉은 라스는 곧 심각한 얼굴이 되더니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인지 물었다.
“예! 저들 세 사람은 믿을 수 있습니다.”
나이젤은 확신을 가지고 대답했다.
“······듣기로는 저 셋이 너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런 이들은 많지가 않다. 너도 익히 알고 있겠지만 사람을 구하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말거라.”
라스는 수천 오크 사이에 고립된 나이젤을 구하기 위해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 다시 뛰어들 정도면 그 용맹과 충성을 알 수 있다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사람에게 돈을 쓸 때는 재물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아버지의 충고를 받아들이니 라스는 이내 표정이 밝아지면서 그 동안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사용하던 방은 깨끗이 치워 두었으니 루비아와 매부가 될 사람을 만나보고, 편히 지내라며 격려해 주었다.
“예······. 그렇게 하겠어요. 아참! 예비로 끌고 온 전투마 중에서 다섯 필은 다코 컨퓨즈 성에까지 사람을 보내 구입해 온 베르트 산으로 품종이 좋은 것이에요.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보세요.”
“고맙구나. 먼 길 왔으니 이만 가서 쉬도록 해라.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많이 보인다.”
빙긋 웃은 나이젤이 자리에서 일어서니 갑자기 라스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곧 억센 팔 힘으로 나이젤의 몸을 끌어안았다. 억센 팔 힘이 전해지도록 나이젤의 몸을 꼭 끌어안아 준 라스는 양손으로 나이젤의 양 볼을 잡고 그윽한 눈길로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기쁘다.”
아주 짧은 한마디뿐이었지만 나이젤은 부친의 마음을 느꼈다.
“······아버님······.”
밖으로 나온 나이젤은 능숙한 솜씨로 성주관 후원 쪽에 있는 루비아의 방을 찾아갔다. 미리 나이젤이 찾아올 것을 들어 알고 있는 루비아는 자신의 방 앞에서 왠지 모를 뚱뚱하고 평범한 남자와 서성이고 있었다.
“오라버님!!”
나이젤이 다가오니 루비아는 반색을 하며 반겼다. 나이젤은 귀여운 얼굴의 루비아를 보자 반가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루비아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옆에 서 있는 뚱뚱하고 평범한 남자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아! 이 사람이 루시우스 루아스에요.”
루비아는 금새 눈치를 채고는 자신의 남편이 될 남자를 소개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루시우스 루아스라고 합니다.”
루비아는 사실 처음 보는 사이였기 때문에 많이 어색했지만 나이젤은 얼결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하면서 은근히 루비아의 남편감으로 루시우스 루아스가 너무 볼품없게 느껴져 적잖게 실망했다.
일단 루비아의 일단 자리에 앉으며 정식으로 결혼을 축하해 주었지만 은근히 기분이 이상했다.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치를 보아서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으며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그나저나 둘이 어떻게 만난 사이니? 2년 동안 집을 떠나 전쟁터를 돌아 다녀서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으니 루비아 네가 직접 들려주겠니?”
연속적으로 질문을 쏟아낸 것은 젊고 아리따운 루비아에 비해 남편 루시우스 루아스는 너무 볼품없는 상대라서 중간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몹시 궁금했다.
“에~ 그것이······.”
루비아는 어렵지 않게 두 사람이 서로 만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루비아가 루시우스 루아스와 만나게 된 것은 루시우스의 동생 테오도시우스 루아스 때문이었다.
테오도시우스 루아스는 라스의 친위 기사로 잘생기고 유능한데다 장래를 촉망 받았다. 우연찮게 루비아가 테오도시우스를 보게 된 순간 루비아는 의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소녀처럼 첫 눈에 테오도시우스를 마음에 담았다.
이러는 도중 자연스럽게 그의 친형 루시우스와 알게 되었다. 헌데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알 수 없는 것이 루시우스는 루비아를 마음에 품었다. 그렇기는 해도 친동생에 비해 잘난 것이 없는 루시우스는 동생과 두 사람이 이어지기를 원했다.
이러던 어느날 우연찮게 테오도시우스가 루비아를 연모하는 루시우스의 마음을 알게 되었고, 이 때문에 두 형제는 많이 서먹해 졌었다고 한다. 사실 그때 테오도시우스는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루비아가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테오도시우스가 페스터 자작 마크의 휘하에서 오크와 싸우다 크게 다쳐 중태에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 루시우스는 동생을 위해 페스터 호수의 카비 마을로 올라가 동생을 돌보았다.
헌신적으로 간호해 주었지만 결국 테오도시우스는 회복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이때 테오도시우스는 친형에게 유언을 남겼다. 그 유언은 다름이 아니라 루시우스에게 루비아에게 마음을 한 번 고백해 볼 것을 부탁한 것이다.
“한번 해봐······. 나쁠 것은 없잖아?”
동생의 유언에 오랜 고민하던 끝에 테오도시우스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루시우스는 루비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뜻밖의 고백을 듣게 된 루비아는 몹시 당황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던 테오도시우스를 향한 마음은 단순히 자신만의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곧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줄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루시우스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 좋은 만남을 가져 결국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 과정을 듣게 된 나이젤은 갑자기 크게 웃었다.
“······두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구나. 하하하~ 그럼 되었다.”
흡족해 하며 웃고 있을 때 발레리아가 나이젤이 준비해온 진귀한 예물들을 가지고 들어왔다. 루비아는 선물을 보자 무척이나 좋아했다. 나이젤은 피식 웃으며 다시 루시우스 루아스에게 한 가족이 됨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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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사실…루비아의 처리 문제로 작가넘과 저 사이에 상당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저는 루비아를 발레리아의 후계로 키워 엄청난 여기사로 만들자고 주장하였고…작가넘은 반대의 의사를 피력했지요…
결국…펜, 아니 키보드를 잡고 있는 작가넘이 승리…결국 루비아는 평범한 귀족 아가씨가 되었답니다…
헌데…작가넘의 말이 일리도 있더만요…어머니 발레리아는 집안 사정상 무예를 익힐 수밖에 없어 전장을 떠돌며 여자답지 못한(…이렇게 쓰면 여성부에서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지랄할라나…-ㅅ-;;) 인생을 살았으니…자신의 사랑스런 딸에게 그런 인생을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그리고 그런 발레리아를 깊이 사랑하는 라스도 그것을 이해해 주었을 것이라고…
…한참 ‘발레리아 Mk.II’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저는…그만 설득되어 버렸답니다…^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2…
음흠흠…^_^;;
●‘i우천i’님…으헷헷…드디어 라스 녀석…출현했습니다…무려 2부 시작한지 141편 만에 첫 출현한 것이죠…ㅠ_ㅠ;
●‘zeple’님…변태 중년은요…그냥 평범(?)하다면 평범하게 살지만…엄청난 야심가로 변해 있죠…^_^;
●‘네로카오스’님…라스의 출현…2부 시작 141편만입니다…물론 3부에서는 나름 자주 나옵니다…더욱이 3부 후반에서는 엄청 큰일도 또 벌이고요…^_^;
●‘창공의수호자’님…으음…라스…중년의 변태는 아닙니다…어쨌든 간에 상당히 소탈하다면 소탈하게 나온답니다…뭐…141편 만의 출현이지만…그렇다는 겁니다…^_^;
●‘ytk’님…으허허헛…어쨌든 간에 루비아…좀 어색하게 결혼한답니다…잇힝…
●‘대칭’님…그렇습니다…2부 시작 141편 만의 출현이죠…다만 3부에서는 라스가 더 자주 언급되고 더 자주 나온답니다…^_^;
●‘러딘’님…으음…리보니아 왕녀…좋은 사람이기는 하죠…물론 왕족만 아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겠지만요…ㅠ_ㅠ;
●‘高忍突’님…으음…리보니아 왕녀를 통해 나이젤을 사위로 삼고…라스를 인척으로 묶어 두려는 국왕의 술책이지요…^_^;
●‘underworld’님…라스 일가의 힘은 살짝 맛뵈기로 나온답니다…^_^; 글쿠…루비아…의외로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죠…^_^;
●‘yajin’님…으허헛…그렇게 정확하게 콕 집어서 말씀하시면 좀…긁적…나이젤은…똘추 놈 맞습니다…이 넘의 똘추끼 때문에…4부가 시작되죠…^_^;; 으헷헷헷…어쨌든 간에 라스 일족의 야심…슬슬 고개를 내밀게 된답니다…^_^;
●‘타에’님…뭐…솔직히 나이젤 이 넘도 리보니아 왕녀를 마음에 두지만…스스로 라스 넘의 야심을 알고 있어 차마 손을 뻗지 못하는 것이랍니다…^_^; 한마디로 양심(?)과 현실 사이에서…스트레스 받는 녀석이지요…
●‘*얀짱*’님…핫핫핫…다 죽여 버리고 솔로천국…맞습니다…말씀대로 다 죽여 버리고 솔로천국을 실천해야 하는데…어쨌거나 2부 말에 대량 캐릭터 학살을 자행할 것이랍니다…^_^; 다 죽이고 솔로천국을 만드는 거죠…
●‘연랑님’님…나이젤에게 상당히 어필하기는 하지만…그 의도가 불순(?)하다고 의심을 받고 있고 나이젤 이 넘은 라스의 야심을 알고 있어…양심 때문에…계속해서 서로 엇갈릴 뿐이죠…뭐 인생이 뭐 있겠습니까? 핫핫…
●‘에크리스’님…루벤의 대륙 통일요? 핫핫핫…^_^; 뭐…그나저나 라스의 출현 무려 141편 만이고요…리보니아 왕녀를 2가지 목적입니다…나이젤이 좋은 것도 있고요…국왕의 지시도 있죠…^_^;
●‘이가엘’님…으음…나이젤 이 녀석…선수는 아닙니다…뭐…원한다면 돈 주고 맨날 처녀로 갈아탈 수 있는데 뭐…어떻겠습니까? 핫핫핫…
●‘작가아님’님…ㅠ_ㅠ; 어째 8번이나 열심히 수정을 하면…기운이 빠진다고 밤참을 푸짐하게 챙겨 주셨네요…ㅠ0ㅠ; 작가넘 음식 먹다가 볼때기 며 터지겠시유~ 겨우 먹었습니다…꺼억…글쿠…왕녀…뭐…안타깝죠…왕녀가 아니었고 나이젤도 라스의 아들이 아니었다면…뭐…벌써 서로 떡매질을 했을 텐데 말이죠…^_^;
으흠…
(3차 수정함-작가아님님…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