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43)
243화
“제 입으로 말하기 창피한 일입니다만, 저희가 직접 건조하기엔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저희가 건조해도 1조 5천억은 들어갈 겁니다.”
“그래서 GBL 조선에 맡기려는 겁니다. 저희가 건조하면 3조 원이 넘게 들어가는 데다 이미 핵잠수함이 있는데 반융합로 잠수함이 왜 필요하냐고 시비를 걸겠죠.”
“그건 GBL 조선에서 건조해도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한국에서 미국 잠수함을 건조하려면 법도 개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쿡스 국장이 직접 온 걸 보면 전력 비교 차원에서라도 반융합로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방증이었다.
“비교하려고 그 많은 돈을 쓰겠다는 겁니까?”
“가볍게 생각할 문제는 아닙니다. 한국이 미국보다 우수한 잠수함을 보유하게 될 것이란 예측만으로도 충격에 휩싸여 있으니까요.”
“핵잠수함보다 우수하단 보장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비교해보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입니까?”
“완공이 얼마 안 남은 우리 잠수함으로 테스트하는 겁니다.”
“그건 한국 정부가 허락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가능하게 만드시면 되잖아요. 대신 영국과 캐나다 해군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영국은 그렇다고 쳐도 캐나다는 왜 그래야 합니까?”
흔히 북미라고 표현하는데 미국과 캐나다를 하나의 묶음으로 본다.
나라는 달라도 맹방이라 캐나다 안보를 미국이 지켜주는 것이다.
덕분에 미국은 국방비가 더 들어가는데 2020년 이후에 캐나다도 자주국방 하겠다고 군비를 확장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반융합로 잠수함이라면 그보다 일찍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캐나다도 이젠 자주 국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곧 미국 국방비를 절약하는 길이기도 하구요. 특히 해군력에 있어서는 더더욱 말입니다.”
“테스트를 빙자해서 영국과 캐나다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생각이군요.”
“저희도 이익되는 일이 있어야죠. 안 그렇습니까?”
“일본이 엄청난 자금을 들여서 로비 중인 건 아십니까?”
“제가 신경 써야 할 정도입니까?”
“아직은 아닙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거세지긴 할 겁니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넘어갈지도 모르구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걱정이 되기는 하네요.”
일본이 아무리 발악해도 미국이 기술을 넘겨주진 않을 것이다.
이미 다른 나라로 기술 이전은 절대 안 된다는 협약을 맺었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정보를 빼내려고 로비를 하는 것인데 그거 역시 지금 단계에선 하나마나였다.
그리고 중국 역시 틈만 나면 해킹해서 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하는 중이라 항상 보안에 신경 써야 한다.
“제가 아는 척하기 좀 그렇습니다만, 최근에 하시는 일은 진척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공유하길 바라십니까?”
“글쎄요. 뭘 내줘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 있긴 합니다.”
“하나라면 어떤?”
“항공모함입니다.”
당장은 기술이 있어도 보유하기 곤란한 것이 바로 항공모함이다.
어마어마한 유지 비용은 둘째치고라도 항공모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든 영국이든 노하우를 교육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역에 있는 항공모함을 매각하라는 거군요.”
“솔직히 그렇게 해도 저희가 손해 보는 느낌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도대체 그게 뭐길래…….”
“비밀은 지켜주실 거죠?”
“그야 물론입니다. 어떤 기술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온 플라즈마 엔진입니다. 출력이 6만 파운드쯤 되더군요.”
“…….”
전략무기 개발국 국장인 만큼 내가 하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쿡스 국장은 입을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놀란 가슴을 추스를 수 있게 시간을 준 다음 말을 이었다.
“항속 거리 무제한입니다. 여기에 개발 중인 핵심 기술을 탑재하면 F―22를 능가하는 전투기가 개발되는 것도 시간문제죠.”
“그… 그게 가능하긴 한 겁니까?”
“지상 테스트는 마친 상태니까 틀림없이 검증된 기술입니다.”
“맙소사!”
실전 배치되기까지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쿡스 국장은 향후 5년 후엔 군사력에 있어서 한국을 미국 아래에 둘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당장 뭘 어떻게 하자는 거 아닙니다. 우리도 시간이 필요하니까. 내부적으로는 제가 분위기를 만들 테니까 5년 정도 생각하고 미국은 국장님이 맡아주세요.”
“그때까지 비밀로 하라는 겁니까?”
“가능하면요.”
“솔직히 조바심이 나서 참기 힘들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참으셔야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잊으셨어요?”
“샤먼이라는 거 말입니까?”
“제가 복권이라도 당첨하게 해드려야 믿으시겠어요?”
“복권이요?”
“…음! 좋습니다. 국장님에게 증거를 보여드리죠.”
내가 복권 얘기를 꺼낸 것도 쿡스 국장이 매주 파워볼 복권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한 번도 당첨된 적은 없지만 일주일 기다리는 낙으로 사는 거다.
보통 사람처럼 말이다.
그래서 1등은 아니고 2등에 당첨되는 번호를 알려주었다.
“이게 뭡니까?”
“파워볼 복권 번호니까 다음 주에 확인해 보세요.”
“어떤 번호가 1등이 될지 안다는 겁니까?”
“참고로 이건 1등 번호는 아니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마세요.”
“그럼?”
“미리 알려드리면 재미없잖아요.”
“짓궂네요.”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죠.”
“아! 네. 뭐.”
“추첨일이 며칠 남았으니까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부탁해서 구입하세요.”
“진짜 사란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이런 일로 옥신각신하고 싶진 않은데 쿡스 국장을 끌어들이는 일이니 기꺼이 참아보기로 했다.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결과가 나와야 대화가 될 테니 다음 주에 뵙죠.”
“그, 그러죠.”
복권하니까 1, 2등 로또 복권을 잔뜩 사 놓고 지급 기한 내에 미처 다 나눠주지 못해서 버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며칠 뒤 쿡스 국장은 2등에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말 2등에 당첨됐다고?”
―그렇다니까요. 당첨금이 자그마치 50만 달러에요.
“맙소사!”
―좋은 꿈이라도 꿨던 거예요?
“나중에 집에 가서 얘기해줄게.”
―알았어요. 또 연락해요. 허니!
“그래. 허니!”
세금 내고 나면 20만 달러 정도밖에 받을 수 없겠지만 그것만 해도 적은 돈은 아니었다.
평생 군인으로 살아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쿡스 국장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돈이기도 했고 말이다.
“샤먼이라 해도 파워볼 번호까지 알 수 있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만 보여드린 겁니다. 부족합니까?”
“아, 아닙니다. 충분히 놀랐고, 대표님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알 것 같습니다.”
“제 편에 서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리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재미도 있을 거구요.”
“재미요?”
“기술이 부족해서 실현되지 못했던 여러 군사 기술들이 속속 개발될 겁니다.”
“이온 플라즈마 엔진이 탑재된 전투기라면 모를까, 뭐가 새로울지 모르겠습니다만?”
“에너지 때문에 10분에 한 발 쏘는 레일건을 분당 10발 이상 발사가 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레일건은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계획이다.
호위함이나 이지스함에 빼곡하게 채워놓을 미사일 대신에 레일건을 장착한다면 가성비 측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게 가능… 아!”
현존하는 시스템으로는 어려울 거라고 말하려다가 반융합로가 탑재된 전함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을 흐렸다.
“저도 반융합로 때문에 파생되는 일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근데 새로운 기술 하나가 한 나라를 바꿔 놓을 수도 있겠더군요. 특히 한국과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나라는 더욱더 말입니다.”
“이 대표님이 있는 한국이 부럽습니다.”
“부럽기는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과도 나오고 하는 거죠.”
“이온 플라즈마 엔진은 언제 선을 보이는 겁니까?”
“아직은 비밀로 할 생각입니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과 때를 맞춰서 진행할 생각이니까요.”
“제가 비밀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지금 밝혀봤자 혼선만 빚을 뿐입니다. 그리고 미국엔 F―22가 있잖아요. 너무 욕심내지 마세요.”
“하지만 F―22를 뛰어넘는 물건이 나올 것 같은데… 아닙니까?”
“동맹국이잖아요. 우선은 맡은 일에 열중해 주세요. 종전선언을 얻어내는 것도 꽤나 중요한 일이니까요.”
종전선언은 미국으로서도 중요한 이슈였다.
특히 현재 중국이 서서히 러시아를 넘어서고 있는 중이고 세계는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쿡스 국장과도 중국의 성장에 관련해서 대화를 나눠봤지만, 잠재력은 대단하지만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면서 일축했다.
내가 이러는 것도 일본을 찍어누르는 것도 있겠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너무 멀고 중국과 한국은 너무 가까우니까.
무엇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면서 대만을 침공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닐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되면 한국과 일본은 자동 참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해지는데 이게 다 미국이 대만을 옹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들이야 전쟁이 일어나도 미국 본토가 전쟁의 화마에 휘말릴 일이 없으니 강하게 나가지만 우리는 다르다.
중국이 북한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르고 최악의 경우엔 중국이 한국에 미사일을 날릴지도 모를 일이다.
재미로 시작한 일이지만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육해공군을 모두 망라해서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역사적으로 속국이니 뭐니 하는 말을 절대 못 하게 만들 생각이다.
그래서 정치를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정치는 어재영 의원에게 맡겨두기로 했다.
그 양반이라면 내가 든든히 받쳐주기만 하면 얼마든지 강단 있게 중국과 일본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 ? ? * ? ? *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대화가 잦아지자 괜히 옆 나라가 역할론에 시달리면서 불안해하고 있었다.
“도대체 뭘 잘못 처먹었길래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거야?”
“한국 정부가 조건을 내걸었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그 반융합로인가 뭔가 하는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총리님!”
“이게 다 GBL그룹의 이무혁인가 뭔가 하는 그 인간 때문이라면서?”
“핵심 기술이 그 사람에게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확인된 거야?”
“확실한 루트로 알아낸 사실입니다.”
“무라타 실장은 뭐 하고 있는 거야? 그런 자식 하나 없애지 못하고.”
한국에서 무슨 엄청난 물건을 개발했는지보다 북한이랑 대화한답시고 미국이랑 설치고 다니는 것이 더 신경 쓰였다.
그것도 자기를 끼워주면 모양새가 좀 나은데 어째 돌아가는 꼴이 자기랑은 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동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당연히 일본이 한자리를 차지해야 하는데 이번엔 그럴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제가 따로 만나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건 됐고, 국무장관은 뭐래?”
“당장은 딱히 할 말이 없답니다.”
“빌어먹을… 뭐 좋은 생각 없어?”
“죄송합니다.”
에구치 장관은 45도 각도로 허리를 숙였다.
그렇게라도 해야 총리 기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인데 요즘 같으면 사표를 던지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내가 워싱턴을 방문하는 건 어떨까?”
“그보단 한일 정상회담이 먼저가 아니겠습니까?”
“뭐야! 나보고 한국 대통령 만나서 사정이라도 하라는 거야?!”
“헉!”
버럭 소리를 지르니 에구치 장관이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총리랑 거리가 2미터 정도밖에 안 돼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 누구라도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