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65)
065화
“다 좋은데 전 아직 뭘 개발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뭘 보고 그런 조건에 스카웃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양 대리님은 여러 건의 특허 기술을 개발해서 매년 수백억을 챙길 수 있는 신화적인 엔지니어가 될 겁니다.”
“하하하! 농담이라도 기분은 좋네요.”
“농담이 아니라 사실을 알려드리는 겁니다. 제가 뭘 좀 볼 줄 알거든요. 아무튼 계약서 작성하면 바로 20억 쏩니다. 세금도 저희가 해결하구요.”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합니까?”
“고민한다고 답이 나올까요? 오성전자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제가 아는 오성전자는 그런 일로 절대 선례를 남기지 않는 기업이니까요.”
“그건 그렇습니다만…….”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겁니다.”
양 대리와 대화를 나누면서 난 이미 그가 어떤 특허 기술을 개발할지 힌트를 얻었고, 다른 엔지니어에게 그 힌트를 제공해서 기술을 인터셉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본인이 하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라 끝까지 그를 포섭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양 대리님이 거절하시면 전 다른 분을 찾을 겁니다. 찾을 자신도 있구요.”
“압박이 심하시네요.”
“무슨 일이든 허투루 하면 안 되죠.”
“좋습니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네요.”
“잘 생각하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물 한 가지 드리죠.”
“선물이요?”
“정확하게는 선물이라기보단 알아야 할 사실이지만요.”
“그게 뭡니까?”
“내일은 월차를 내시고 아버님 모시고 큰 병원에 가서 머리 MRI 사진을 찍으세요. 빨리 조치해야 뇌경색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네?”
“최근에 두통이 심하다거나 어지럽다거나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그걸 어떻게?”
“이미 전조 증상이 시작된 겁니다.”
양희권 대리가 내 제안을 거절했어도 이 사실은 알려주려고 했었다.
반대로 내 제안을 수용했으니 선물 삼아 말해주게 된 거였다.
“설마 제 뒷조사를 하신 겁니까?”
“전혀요. 전 양 대리님 아버님이 어떻게 생기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알 수가 있는 겁니까?”
“그건 다음에 말씀드리죠. 일단 아버님부터 챙기세요. 내일이 아니면 늦게 될 겁니다. 바로 병원으로 가면 검사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119를 불러서 구급차로 모셔 가세요. 그럼 바로 MRI를 찍고 늦지 않게 치료가 가능할 겁니다. 이해하시겠습니까?”
“그런 소리를 들은 이상 찝찝해서 그냥은 못 넘기죠.”
“전 계약서를 준비할 테니 토요일에 뵙죠.”
“알겠습니다.”
양희권은 다음 날 월차를 내고 인천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어쩐 일이야?”
“엄마! 아버지는요.”
“강아지랑 산책 나갔어. 왜? 무슨 일 있어?”
“얼른 오시라고 하세요.”
“조금만 기다려. 얼추 오실 때 됐으니까.”
양희권은 초조했다.
설마 하는 마음도 있어서 마음이 복잡했지만 만에 하나 그 사람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났다.
1분이 한 시간쯤 되는 듯한 초조함을 느끼고 있는데 양희권의 아버지가 들어왔다.
“응? 희권이 아니냐. 회사에 있어야 할 시간에 어쩐 일이야?”
“아버지! 아직도 어지럽고 그러세요?”
“나이 들면 다 그래. 걱정할 거 없어.”
“엄마! 119 좀 불러요. 아버지. 지금 위험해요.”
“무슨 소리야?”
“그거 뇌경색 징조라잖아요. 119 구급차 타고 응급실로 가야 바로 검사가 가능하니까 얼른요.”
희권의 말에 진숙은 남편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본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은 멀쩡하니까 아들 말대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거다.
“진짜 부르라고?”
“네. 그럼 진짜지. 가짜겠어요? 아, 아니에요. 제가 부를게요.”
주저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아들이 119에 전화를 걸었고, 아버지가 뇌경색일지도 몰라서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5분 정도 걸린 구급차가 도착하고 세 가족은 얼떨결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출발했고, 도착해서는 바로 MRI 촬영을 부탁했다.
“그렇게 불안하니?”
앉아서 다리를 떨고 있는 아들을 보고 면박을 줬다.
“큰일 아니길 빌어야죠.”
“멀쩡하기만 한데 왜 그래?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그게 어떤 분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그러잖아요. 아버지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에 빨리 응급실에 데려가라고.”
“정말 그랬어?”
“네. 진짜 일어날 것처럼 말하니까 괜히 불안해져서 월차 내고 온 거예요.”
“우리 같은 노인들이야 어지럽기도 하고 그러는 건데 유난을 떠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검사해서 이상 없다고 하면 더 좋잖아요. 안 그래요?”
“그건 그렇다만…….”
30분쯤 기다리니 응급실 당직 의사가 와서 검사 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의사가 하는 말을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며칠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하셨어요. 아드님! 정말 잘하신 겁니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하셨어요. 혈관이 거의 다 막혀 있어서 쓰러지기 직전이었습니다.”
“정말입니까?”
“119구급차 타고 오셨던데, 전조 증상을 어떻게 아신 거예요?”
“그, 그게 자꾸 어지럽다고 하셔서요.”
“그냥 지나치기 마련인데 효자시네요. 어머니! 좋으시겠어요.”
“우리 집 양반은 괜찮은 겁니까?”
“곧 오실 거예요. 일단 며칠 입원하셔서 시술받으셔야 하니까 수속부터 밟으세요.”
“네, 선생님! 엄마!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입원실 수속하고 올게요.”
“그래. 알았다.”
진숙은 아찔함을 느껴서 그런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걷는 것도 버거웠다.
의사가 하는 말에 적잖이 놀라기도 했고, 아들이 기적처럼 귀인을 만났다는 생각도 들어서다.
“엄마! 저 집에 가서 챙길 거 좀 가져올게요.”
“네가 가면 뭘 알아?”
“엄마는 아버지랑 계세요. 502호요.”
“그럼 어여 다녀와.”
“금방 올게요.”
“알았어. 차 조심하고.”
“알았어요. 알았어.”
양희원은 안심이 되면서도 하마터면 아버지를 잃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한참이나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 사람 뭐지?’
마치 미래를 아는 것처럼 말했던 것이 새록새록 기억났다.
아버지 상태를 아는 건 가족밖에 없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진심으로 궁금했다.
집에 가서 병원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다시 돌아온 희권은 그제야 진정이 되면서 전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저 양희권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병원엔 가셨습니까?
“네. 뇌로 올라가는 혈관이 막히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하시길 다행입니다.
“그러게요. 대표님 덕분에 위험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서로 돕고 살아야죠.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아버지 상태는 어떻게 아신 겁니까?”
―제가 관상이나 사람 기운을 읽는다는 거 농담 아니었습니다.
“그런 걸로도 알 수가 있는 겁니까?”
―순간순간 떠오르는 거라 저도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그렇습니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세요. 저도 그러면서 사니까.
“아! 예. 어쨌든 감사합니다. 그럼 계약서 작성할 때 뵙겠습니다.”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 ? ? * ? ? *
“손발 맞출 연구팀은 양 팀장님이 직접 꾸려보세요.”
“제가요?”
“네. 연봉이나 스카웃 비용 같은 거는 팀장님이 적당한 선에서 직접 결정하셔도 됩니다. 욕심나는 인재가 있다면 어떤 조건이든 지원하겠습니다.”
“연구실은 어디에 어떻게 마련되는 겁니까?”
“지원팀 붙여 드리겠습니다. 상의해서 결정하세요. 어디든 좋습니다.”
“가능성만 보고 이렇게까지 하시다니 정말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능성이 곧 미래 아니겠습니까?”
“멋진 말이네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기대할게요.”
양희권 팀장이 팀을 꾸리고 연구소는 대연반도체 연구원과 가까운 이천에 만들기로 했다.
돈이 없어서 문제지 자금 지원만 된다면 못 할 일이 없는 법이다.
특히 연구소를 꾸미는 일은 더 그렇다.
장비도 상중하가 있기 마련이라서 어떤 장비를 들여놓느냐에 따라 연구 속도가 차이 나는 법이라 엔지니어는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거다.
내가 인재를 영입하고 다니는 사이에 최현조 회장은 대연반도체를 인수하기 위해서 성큼성큼 발자국을 남기는 중이다.
단독 입찰이라 채권단과의 협상은 우리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채권단이 부채를 얼마나 감경해주는지가 포인트였다.
3조 원이 넘는 부채라 채권단은 한 푼이라도 더 받고 싶어 하고 우리는 한 푼이라도 깎으려고 했다.
생각보다 지체되는 것 같아서 최현조 회장을 만났다.
“조금만 더 기다리게. 괜히 은행들 좋은 일 시킬 필요 없으니까.”
“어느 정도나 진척된 겁니까?”
“조금만 더 푸시하면 1조 원대로 떨어질 거야.”
“돈보다는 시간을 아끼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괜히 시간만 끄는 건 아니야. 협상하면서 누구를 남겨야 하고 누구를 내보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으니까.”
“한 달 안에는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몇천억은 더 아낄 수 있는데 조급할 필요 없지 않을까 싶네만.”
“기회비용은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시간 끌면 소문이 날 것이고 인재 영입이 더 어려워집니다.”
내가 돌아다녀서 소문이 난 건 아니고 유능한 연구원이 사표를 내기 시작하니 오성전자 같은 기업들이 자체 단속에 들어간 것이다.
“그 문제는 미처 생각을 못 했군. 하지만 자네가 내거는 조건 정도면 누구라도 데려올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렇긴 하지만 빼돌리는 방법도 많습니다. 해외 출장을 보내버린다든지 어디 콕 박혀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라고 하면 저도 찾기가 힘들어지니까요.”
“…으음! 알겠네. 그럼 아무리 늦어도 설날이 되기 전에는 마무리하도록 하겠네.”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하나만 부탁해도 되겠나?”
“말씀하십시오.”
“내 딸이 합류하고 싶어 하네. 한 자리 내줘도 되겠나?”
“회장님 몫으로 분배되는 자리가 있으니 굳이 저에게 말씀하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 딸 문제라 자네에게 허락을 구하고 싶었네. 박사학위를 밟고 있다곤 하지만 현장 경험이 전혀 없어서 말이야.”
“전 괜찮습니다. 반도체 사업은 거대한 시스템 같아서 누구 하나가 도드라진다거나 부족해도 서로 어우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 생각해주니 고맙군.”
최수희가 있거나 없거나 크게 상관없었다.
임유현 사장이 잘 이끌어 갈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인데 그는 이미 옥석 가리기를 끝내 놓고 있었다.
* ? ? * ? ? *
“이거 뭐냐?”
“사직서입니다. 팀장님!”
“그걸 누가 몰라? 왜 이걸 가져왔냐고 묻는 거잖아.”
“저 이직하려구요.”
“무슨 소리야? 입사할 때 서약한 거 잊었어?”
“문제없습니다.”
“갑자기 왜 이래? 월급 많이 준대?”
“기술 개발 인센티브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런 거라면 우리도 주잖아.”
양희권은 사직서를 냈고, 팀장은 일이 힘들어서 투정 부리는 정도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대화하면 할수록 어째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그 정도가 아닙니다.”
“얼마나 준다는데?”
“비밀입니다.”
“젠장… 월급은 많이 준다디?”
“여기보단 많습니다.”
“얼마 차이 안 나면 그냥 다녀. 네임 벨류가 있잖아.”
“전 일한 만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특허 기술 개발해 봤자 몇천만 원 쥐여 주고 회사는 몇조 원씩 이익 보잖아요. 팀장님은 억울하지도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