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89
밥만 먹고 레벨업 1090화
카오스는, 일순 따스했던 목소리와 표정을 지우고 악(惡)과 같은 탐욕스러운 표정을 짓는 민혁을 보았다.
한참이나 그를 바라보던 카오스는 그가 선도 악도 아님을 알았다.
단지.
‘강자에게 더 강하며, 약자에겐 약한 것.’
강자에게 더 강한 민혁이 말한다.
“내가 부순 알이었다. 그 안에 있는 나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는 힘을 ‘세상의 균형’이란 이름으로 통제했으니 그만한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
[카오스가 당신께 신의 광물 포르다그늄을 제안합니다.]그것은 합당한 말이었고, 카오스는 신들도 가지지 못한 자신만이 가진 광물을 제안했다.
해당 광물은 제련을 거치지 않고 아티팩트에 가져다 대면 바로 강화시킬 수 있는 뛰어난 것이다.
그것도 어떠한 검이든, 갑옷이든 제한받지 아니한다.
설령 그것이 영겁의 검이나 초월자의 갑옷이어도.
이 정도면 되었겠지?
민혁의 손위에 그 광물이 두둥실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거절한다.”
“……?”
알 속에서 꿈틀거리는 ‘성장을 먹는 자’.
즉, 부화하지 못한 그것을 수거해 가려던 그가 멈칫했다.
“첫 번째. 고작 이것이 내가 30레벨업을 할 수 있는 걸 제한한 것에 대한 보상이 되리라 보는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거절’이라 말해놓고 민혁은 광물 포르다그늄을 품속에 챙겼다.
“?”
“이건 퀘스트 ‘자격이 없는 자’의 보상 정도면 충분하겠지.”
솔직히 말하자면 민혁은 커다란 손실을 입은 셈이다.
자신이 해낸 것은 100인데 고작 받는 것은 20에 불과하다.
카오스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절대적 신이다.
절대신들과는 별개로 치나, 실질적으로 태초의 신 아테네가 하늘이면, 그는 땅이다.
“선도자라는 칭호 말인데, 이제껏 내가 해낸 업적대비 적은 보상밖에 받지 못했거든.”
카오스는 흠칫했다.
본디 ‘칭호’란 그 사람이 해낸 업적에 따라 주어진다. 그러나 민혁은 이미 그 과정을 해내면서 막대한 보상을 취했다.
그렇기 때문에 카오스는, 선도자라는 칭호의 힘이 발동되지 않게 억압했다.
아테네에서 ‘균형’을 담당하는 그.
그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 사실을 깊게 생각해 보지 않은 유저들은 자연스레 ‘내가 그 업적에 충족 못 했나 보다’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하지만 민혁은 정확히 안다.
“더 이상 ‘초월’은 아군의 공격에 의해선 축적할 수 없다.”
쉽게 말하면, 카오스는 걸어 다니는 업데이트와 패치 시스템 같은 존재다.
세상의 모든 것은 완벽할 수 없다.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가 카오스다.
그러나 그걸 당하는 입장은.
“기분이 매우 안 좋네. 처음부터 그렇게 표기해 놓든가.”
초월에 그런 표기는 없었다.
아군을 이용한 축적 불가 표기는, 민혁의 순간의 힘이 밸런스를 붕괴시키자 갑작스레 제한된 것이다.
“다시 선도자를 이야기해 볼까?”
그의 날카로운 질문이 무당벌레에게 향한다.
“궁극의 요리.”
“궁극의 군주 사냥.”
“헬레냐 사냥.”
무당벌레 모습의 카오스의 더듬이가 움찔거렸다.
궁극의 요리를 민혁이 해냈을 때, 업적 보상을 주었다면?
궁극의 군주 사냥 때도 그랬다면?
헬레냐 때도 그랬다면?
순간적으로 어마어마한 것을 거머쥐게 되는 것.
선도자에 적힌 대로 업적과 월드 메시지에 따라 보상이 지급되었다면, 이미 민혁은 루브앙 제국을 무너뜨렸을지도 모른다.
그랬기에 통제된 것이지만.
지금 민혁이 하는 말엔 상식적으로 틀린 게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 가장 중요한 거.”
민혁이 카오스가 수거하려던 알을 가리켰다. 그 속에는 죽지 않은 채 꿈틀거리는 성장을 먹는 자가 있었다.
“내가 힘들게 부순 거잖아? 뭐, 무당이 너나 아니면 다른 기둥심사관들이 부쉈어? 근데 누구 마음대로 제한해?”
카오스의 더듬이가 떨렸다.
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처음부터 이 땅에 적용된…….”
“아, 그래? 그럼 난 세계 곳곳에 이거에 대해 떠벌리면 되는 건가? 처음부터 적용되었다 말하지만 그게 어디에 적혀 있지?”
그것은 카오스뿐만 아니라, 강태훈 사장과 이 아테네 전체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지금 굉장히 크게 뿔나 있었다.
“애초에 불리해지니까, 바꾼 거잖아.”
처음부터 그랬다면,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나, 유저들 중 경험치 획득량 제한에 대해 알고 있는 자는 한 명도 없을 거다.
“그건 지금 만들어진 핑계에 불과하다.”
그것이 민혁의 결론이다.
물론 민혁도 평범한 유저 중 한 명에 지나지 않는다.
고작 자신이 업데이트, 패치에 대해 운운해선 안 된다는 걸 안다.
그런데 문제는.
“나를 겨냥해서 발동되는 업데이트와 패치를, 그냥 두고 봐야 하나?”
현재 민혁은 업데이트와 패치가 자신을 겨냥하는 억압과 변경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렇다.
아테네 전체를 통제하는 태초의 신 아테네와 카오스가 모두에게 동일한 대대적인 변경과 억압을 한다면, 그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는 게 맞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오직 나한테만.”
민혁이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을 두들겼다.
자신이 뛰어나기에 너무 큰 보상을 받을까 걱정이다?
그럼 애초에 하질 말든가.
또 민혁이 카오스라는 위대한 존재에게 객기를 부릴 수 있는 이유가 있다.
‘균형을 담당하는 자가,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고 페널티를 준다? 심지어 옳은 말만 했는데?’
그렇다면 그 자체가 ‘균형’이 아닌 것이 된다.
고작 광물(?) 하나로 퉁 치려고 했던 카오스는 민혁의 영특함이 당연한 권리임을 알고 있었다.
한참이나 말없이 민혁과 시선을 교환하던 카오스가 고개를 주억였다.
“인정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즐거움 관계자들이 회의실에서 탄식을 터뜨린다.
그런데.
“너무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습니다.”
“…….”
그렇다. 카오스가 인정하는 것처럼, ㈜즐거움 측도 민혁이 하는 말이 전부 맞는 말이라 부정할 수 없었다.
유저에게 공평하다고 홍보하는 ㈜즐거움이 정작, 한 유저가 뛰어나 그에게만 업데이트, 패치를 해대고 있었으니.
“인정만?”
민혁의 말에 카오스가 고개를 저었다.
“내 상점을 열어주마.”
“상점?”
민혁은 상점이란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화면을 지켜보는 ㈜즐거움의 이들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태초의 신 아테네와 카오스는 독자적인 상점을 가지고 있다.
두 절대적인 존재의 상점에는 그만큼 희귀하고 특별한 것들도 널려 있다.
그런데 민혁은 그 상점을 얻을 기회를 얻게 된 것.
순간, 기분 나쁜 힘이 민혁을 관조했다.
민혁은 그 힘을 저항하려다가 카오스가 고개를 젓는 것을 보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잡다한 여러 상점들을 가지고 있군.”
민혁은 이제까지 많은 에피소드를 진행하였고 다양한 상점을 보유 중이다.
대륙운을 진행하던 당시 가지게 되는 로열상점이나 식신을 위한 식신상점, 그 외에도 무척 많았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 쓸모가 없어진 것들이다.
일시적인 상점이거나 민혁의 수준이 상점의 물품을 이용하는 것보다 월등히 뛰어나졌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모든 상점을 삭제시키고 내 상점만을 이용하게 해주지, 그리고 삭제된 상점에 따른 캐시를 부여하겠다.”
그뿐만이 아니다.
“말했던 선도자의 보상 조건인 월드 메시지 혹은 특별한 업적에 따른 것들, 이제까지 쌓인 그것들을 전부 캐시로 적립시켜 주지.”
민혁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그러나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상점물품이 생각보다 별 볼 일 없으면?”
“직접 봐라.”
[카오스의 상점 일부를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캐시의 물품만을 보여줍니다.] [광물 포르그다늄 500캐시]“……?”
잠깐만, 이거 분명 나한테 준거잖아?
민혁의 눈이 게슴츠레해졌다.
‘이놈…….’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가 낮은 걸로 보상을 퉁 치려 했다.
은근히 카오스도 머리를 잘 굴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가장 낮은 캐시로 구매할 수 있는 게 이거라고?’
언급했듯 해당 광물 포르그다늄은 제련이 필요 없다.
말 그대로 강화서와 같다. 바르기만 하면 100% 확률로 발리는 사기적인 것.
또 영겁의 검에도 바를 수 있다.
‘이게?’
가장 싸다?
민혁이 그다음의 것을 확인했다.
[무기 진화주문서 2,000캐시](무기 진화주문서)
가격: 2,000
특수효과:
⦁어떠한 등급의 무기든 한 등급 더 격 높은 등급으로 만들어낸다.
⦁어떠한 무기가 변화했는지에 따라 무기의 공격력과 특수효과 등이 더 뛰어나진다.
⦁50% 확률로 실패할 수 있다.
⦁진화된 무기는 무조건 5% 이상의 평타 공격력 및 스킬 공격력이 추가되며, 확률에 따라 더 높이 추가될 수도 있다.
“……!?”
민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영겁의 검이 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균형을 유지하는 이가, 균형을 파괴하는 걸 가지고 있네?’
서둘러 상점을 닫은 카오스가 말했다.
“이제 놀랄 만한 업적을 해내거나 월드 메시지를 띄울 시 이 캐시가 적립될 거다. 아까 말했듯, 이제까지의 업적에 대한 캐시도 적립될 거다.”
만약 민혁이 어떠한 말도 없이 순순히 수긍했으면, 앞으로 캐시가 쌓일 일도, 카오스 상점을 이용할 권한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
카오스는 이제 끝났나 싶었다.
그런데.
“선도자의 업적에 대한 보상 이야기가 끝났으니, 이제 경험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지?”
“……?”
카오스는 알았다.
마지막 단물까지, 쪽! 쪽! 빨아먹을 거라는 걸.
‘날강도…… 인가?’
민혁은 직접 요구했다.
“저 성장을 먹는 자로 나를 성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면, 세 개로 나누어서 성장의 구슬? 같은 걸로 만들어줘. 그렇다면 한 대상이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성장량에 문제가 없는 거잖아?”
“……!”
그 말을 들은 카오스의 눈이 못 들을 걸 들은 사람처럼 부릅떠졌다.
똑똑한데……?
민혁의 발상은 생각보다 쉬우면서도 놀라운 것이다.
자신이 저 경험치를 다 빨아들일 수 없으니 세 개로 나누어 자신의 주변 인물을 성장시키겠다는 거다.
“왜 그렇게 쳐다봐.”
부릅뜬 눈으로 보자 민혁이 조금 쫄았다.
카오스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확실히…….’
그렇게 해주면 경험치 보상에 대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민혁의 가신들은 이미 너무 뛰어나다.
그렇다면.
“가신을 제외한 자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구슬을 만들어주마.”
생각이 간파당했다.
강해진 브로드와 밴, 엘피스를 떠올렸건만.
민혁이 쳇 하며 답했다.
“오케이.”
말 몇 마디로 손해를 보지않고 되려 득을 본 민혁이다.
그제야 카오스가 날개를 활짝 폈다.
“상점과 성장의 알들은 곧 적용될 거다.”
날아오르는 카오스를 보며 민혁은 곧바로 다리에 힘이 풀리는 듯했다.
아무리 자신을 공격하지 못할 거란 확신이 있어도 카오스는 카오스였다.
그런데 왜 바로 앞에서 보상을 안 준 거지?
의아함을 느꼈을 땐, 카오스는 이미 훨훨 하늘로 날아가 사라졌다.
그리고.
[카오스의 캐시상점 이용권을 획득합니다.] [이제까지의 업적에 대한 캐시가 적립됩니다.] [……것에 대해 20캐시가 적립됩니다.] [……것에 대해 10캐시가 적립됩니다.] [……것에 대해 5캐시가 적립됩니다.]“……?”
부푼 꿈을 안았던 민혁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
사기당했다.
캐시 적립률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적은 수준이었다.
물론 이제까지의 민혁의 자잘했던 업적들에 대한 것들이지만, 곧 들리는 것들이 이 캐시 적립이 얼마나 짠지 알려줬다.
[궁극의 요리를 한 것에 대해 100캐시가 적립됩니다.] [궁극의 군주를 사냥한 것에 대해 130캐시가 적립됩니다.] [헬레냐를 사냥한 것에 대해 200캐시가 적립됩니다.]“…….”
짜도 너무 짰다.
다 모아도 900캐시.
사실 민혁은 헬레냐를 죽인 업적만으로도 약 1만 캐시를 얻지 않을까 하는 헛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총 합치면 약 20만 정도는 얻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광물 하나를 살 수 있을 정도의 캐시뿐이다.
‘그래도 이거라도 얻은 게 어디야.’
긍정적인 생각을 하던 민혁이 곧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탑을 보았다.
신하들이 서둘러 1,000명의 이들을 피신시켰고 민혁도 탑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성장의 알 세 개를 획득하셨습니다.]그리고.
[성장의 탑의 모든 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바로간이 가지고 있던 8기둥의 재료 중 하나인 기둥의 돼지고기모듬구이 세트를 획득합니다.]민혁의 입가에 돼지고기를 구워 먹을 생각에 침이 가득 고였다.
그런데 그때.
뜻하지 않은 알림이 들려왔다.
[로카더의 힘을 찾을 수 있는 퀘스트 중 하나가 발동합니다.] [기둥 퀘스트: 기둥의 재료나 아티팩트 제작 등에 성공하기.]“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