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90
밥만 먹고 레벨업 1091화
민혁은 700레벨이 되면 발동될 로카더의 힘을 찾을 수 있는 퀘스트가 발현된 것을 보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는 막 기둥의 재료를 얻어낸 상황이다.
일단 확인해 봤다.
[돌발 퀘스트: 기둥의 재료나 아티팩트 제작 등에 성공하기]등급: SSS
제한: 로카더의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자.
보상: 1회 성공 시 불완전한 목장갑, 2회 성공 시 완전한 목장갑 획득, 손재주 5% 상승.
실패 시 페널티: 더 이상 로카더의 힘들을 찾을 수 없음.
설명: 전성기 시절 로카더가 사용했던 목장갑이다. 전설에 따르면 로카더는 이 목장갑을 착용하고 그날 가장 뛰어난 무언가들을 만들어냈다고 전해진다.
“개꿀…….”
민혁은 기쁨의 미소를 머금었다.
이 발동된 퀘스트를 하는 과정이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민혁은 기둥의 재료에 관한 정보를 오랜 시간 찾아다녔다.
문제는 그 실마리도 찾을 수 없다는 거였다.
이는 가장 큰 제국인 루브앙 제국도 마찬가지다.
현 황제를 구해준 대가로 그들은 모든 정보력을 총동원하여 기둥의 요리재료에 대해 찾아다녔음에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만약 루브앙 제국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몇 년은 찾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이 퀘스트는 진행을 하기 위한 과정 자체가 어려운 셈이다.
그런데 민혁은 얻어냄과 동시에 이 퀘스트가 발발하였으니 굉장히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하긴 일렀다.
‘기둥의 대게를 요리해 준 것은 로카더였다.’
당시 로카더는 요리를 하면서 기둥의 대게를 갉아 먹으려는 바다의 거머리를 정교하게 떼어냈었다.
민혁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은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심지어 기둥의 대게는 손질을 훌륭히 해내지 못하면 특수능력이 떨어진다고 표기되어 있다.’
그를 상기한 민혁이 이번에 새로이 얻은 기둥의 돼지고기 모듬구이를 확인했다.
(기둥의 돼지고기 모듬구이)
재료등급: 기둥
특수능력:
⦁모든 스텟 2.1% 상승.
⦁손재주 7% 힘 6% 체력 5% 상승.
⦁땅속성 저항력 19% 상승.
⦁땅과 관련한 몬스터에 대한 공격력 및 방어력 8% 상승.
⦁신등급 재료들과 비교했을 시 요리하는 것이 훨씬 더 까다롭다.
설명: 땅의 기둥인 기둥의 돼지고기 모듬구이이며 요리하는 것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양념을 버무려 요리하면 그 특수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고, 물에 넣어 끓이면 재료가 녹아내릴지도 모른다. 그 과정이 어떻든 요리하는 데 성공하면, 어떠한 페널티도 없는 기둥의 돼지고기 모듬구이를 다시 얻게 된다. 단, 태워 먹은 것, 녹아내린 것, 혹은 덜 익은 것 등에 따라 특수능력은 변할 수도 있다.
‘좀 특이하다.’
민혁은 턱을 쓸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요리하는 데 성공해 내면, 성공시킨 돼지고기는 사라진다.
대신에 페널티가 없는 돼지고기 모듬구이가 생긴다는 거다.
그 새로이 얻은 돼지고기는 그저 굽고, 삶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것.
대신 처음의 요리에서 얼마만큼 재료를 훌륭히 요리해 냈는가가 관건일 거다.
‘요리를 훌륭히 해내지 못한다면 기둥의 재료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의 특수능력을 가질지도 모르지.’
민혁의 손재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그러나 높은 등급 요리들은 그 손재주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의 영향을 받게 된다.
‘더 훌륭히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돌아가서 찾아봐야겠어.’
민혁이 천외제국으로 돌아갔다.
* * *
콩이는 자그마치 3시간째 다이어트 중이었다.
“꿀, 꾸꿀!(뱃살이 너무 늘었다, 꿀!)”
민혁과 다르게 이 아테네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은 먹으면 살이 찌고 안 먹으면 빠진다.
하루에 약 30㎏을 먹어치우는 콩이는 자그마치 몇 개월 사이에 2㎏이나 살이 불어났다.
인체의 신비를 뛰어넘는 돼지의 신비였다.
먹는 양 대비 살이 안 찌는 콩이인 것이다.
아무튼 콩이는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주 가던 식당에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 건방진 모습으로 들어간 콩이가 자리에 앉았다.
이 식당은 유저 아스민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20대 중반의 여인인 그녀는 익숙한 듯 콩이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매일 먹던 것처럼 후라이드 치킨 다섯 마리, 양념치킨 다섯 마리, 감자튀김 1㎏, 케찹 듬뿍, 그리고 콜라 5ℓ 맞으시죠?”
콩이는 아스민의 가게의 VVIP다. 콩이가 하루 매출의 1/3 정도를 차지해 주니 참 고마운 돼지였다.
그리고 통통하게 오른 뱃살을 볼 때마다 만져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콩이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묵직한 뱃살을 잡아 보였다.
“꿀, 꾸울……!”
아스민은 콩이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말하는 걸 알 수 있었다.
가게의 VVIP였지만 그녀는 침착하게 응했다. 어차피 그것들 말고도 팔 것은 많았으니까.
“그럼 닭가슴살과 토마토 샐러드, 생수로 준비해 주면 될까요?”
부릅!
그 말을 들은 콩이의 눈이 부릅떠졌다.
마치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아스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콩이를 보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 대부분이 먹는 식단이건만.
그런데 전능하신 콩이가 말씀하시길.
“꿀, 꿀꿀. 꾸울!”
“아…….”
하루에 먹던 치킨이 열 마리이니, 아홉 마리만 줄일 것이며.
“꾸우우울!”
감자튀김 1㎏은 오늘은 800g만 먹을 것이고.
“꿀꿀, 꾸우우울!”
콜라는 제로 콜라로.
“제, 제로 콜라요……?”
아스민은 당황스러웠지만 음식을 준비해 콩이 앞에 놔줬다.
곧 음식이 나오자 양손으로 뜯고 맛보고 즐긴 콩이가 제로 콜라를 쭈욱 들이켰다.
식사를 모두 끝낸 콩이가 계산을 하며 아쉬워했다.
“꿀, 꾸구, 꾸우우울…….”
“다이어트 중이시라 많이 못 먹으셔서 배가 허전하시다고요?”
“꿀!”
“배고프지만, 날씬한 몸매를 위해 참는다고요?”
“꿀, 꿀꿀!”
“나 정말 다이어트 의지 불태우고 있다고요?”
꼬르르륵-
아스민은 콩이의 배에서 치는 천둥에 말문을 잃었다.
아무튼 콩이는 뿌듯했다.
뭔가 이번 다이어트는 성공할 것 같았다.
그때.
“콩아, 폐하께서 찾으신다.”
헤이즈가 콩이를 찾아 들어왔다. 그러나 콩이는 고개를 저었다.
“꿀, 꾸구, 꾸울!”
“배고파서 움직일 힘이 없다고? 다이어트 중이라고?”
헤이즈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의 앞에 산처럼 쌓인 닭 뼈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 안 갈 거야? 폐하께서 케이크 사 오셨는데. 그것도 콩이가 좋아하는 꾸덕꾸덕한 칼로리 폭탄 초코 케이크로.”
그 말을 들은 콩이의 눈이 번뜩였다.
그런데 곧 시무룩해졌다.
자신은 다이어트 중이지 않은가?
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자신은 오늘 음식을 조절해서 먹지 않았던가? 심지어 콜라는 칼로리 제로를 마셨다.
또 식당에 오기 전에 윗몸 일으키기 오십 개와 팔굽혀펴기 오십 개를 했다. 심지어 일부러 더 숨을 크게 쉬어댔다.
숨쉬기 운동을 열심히 한 것이다.
‘오늘은 대견하니, 꾸덕꾸덕 칼로리 폭탄 초코케이크를 먹어도 될 거다. 꿀.’
그런 생각을 하며 콩이가 바람처럼 내달려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던 아스민이 로그아웃했다.
아스민은 SNS에 콩이의 먹방 일지를 작성하는 게 취미다.
아스민이 오늘도 글을 올렸다.
생각보다 콩이의 먹방 일지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엄청난 댓글이 빠르게 달렸다.
[뚱뚱한 애들 특징ㅋㅋㅋㅋㅋ 다이어트한다면서 음식은 많이 먹고 콜라는 제로로 마심ㅋㅋㅋㅋㅋ] [콩이커엽ㅋㅋㅋㅋ] [이번엔 성공할 것 같습니까? 콩이 다이어트?]아스민이 사람들의 궁금증 어린 댓글에 또 다른 글을 올렸다.
[오늘로써 콩이 님께서 다이어트하신다고 본 것이 105번째. 다이어트하는 자신이 대견하다며 꾸덕꾸덕 칼로리 폭탄 초코케이크 드시러 가셨습니다. 작심삼…… 아니, 작심세시간으로 그나마 최고기록입니다.]그렇다. 아스민은 너무 자주 봐온 일이기에 익숙했다.
* * *
콩이가 자신의 볼록한 뱃살을 만지며 물었다.
“꿀, 꾸울.”
나 살 좀 빠진 거 같지 않나, 꿀!?
뭔 소리지?
민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갑자기 살이 좀 빠진 거 같냐니?
그러더니 손거울을 들어 보던 콩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꾸우울, 꿀꿀. (얼굴도 좀 야윈 거 같다, 꿀!)”
뚱뚱한 애들 특징.
운동 며칠, 다이어트 며칠 했다고 살 빠지지 않았냐며 물어본다는 거다.
그런데 콩이는 한 손으론 손거울을 들고, 한 손으론 꾸덕꾸덕 초코케이크를 퍼먹는 중이었다.
“꾸우우우울!(우유는 저지방으로 줘라, 꿀!)”
“…….”
민혁은 콩이의 앞에 저지방 우유를 따라줬다.
민혁이 콩이를 부른 이유는 간단했다.
이번에 얻어온 성장의 알 중 하나를 콩이에게 적용시키기 위함이다.
(성장의 알)
재료등급: 신
특수능력:
⦁가신을 제외한 자들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알이다.
⦁성장이 적용되는 자들은 1주일에 걸쳐 천천히 성장한다.
⦁성장이 적용되는 자들은 외형이 변할 수도 있다.
설명: 성장을 먹는 자의 알 안에 남아 있던 엄청난 경험치량이 카오스의 힘에 의해 변화했다.
총 세 개의 성장의 알을 적용시킬 이들 중 둘을 민혁은 이미 머릿속에 정해두었다.
절대신수 콩이.
꼭두각시 인형 빌.
남의 능력을 복제하고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콩이는 분명 누구보다 뛰어난 성장을 해낼 것이다.
그리고 꼭두각시 인형 빌.
애초에 사자였던 빌의 무위는 브로드와 견주었던 바 있다.
비록 지금은 인형에 지나지 않기에 그 성장이 정체되어 지금의 브로드에게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조금만의 자아를 가지게 된 빌이, 성장을 통해 더 많은 자아를 깨우치고 성장하게 된다면 엄청난 힘을 이룰 것이다.
[성장의 알들을 적용시키시겠습니까?]민혁은 수긍했다.
“꾸우우울……!”
그 대답과 함께 갑자기 콩이가 눈을 부릅떴다.
눈과 몸을 벌벌 떨어대던 콩이가.
뿌르르르르륵-
“……헤.”
똥방구를 뀌며 히죽 웃었다. 아마 알을 적용시켰다고 곧바로 몸의 변화가 느껴지는 건 아닌 듯싶다.
익숙한 듯 창문을 열어제낀 헤이즈가 말했다.
“기둥의 재료를 훌륭히 요리할 만한 방법 중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사실 민혁은 만약, 방법을 찾지 못하면 내일 정도에 스스로 ‘손재주’를 대폭 상승시키는 요리를 먹은 후 시도할 생각이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재료를 방법을 찾겠다며 시간을 소비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헤이즈가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그게 뭔데?”
“이방인들이 강화를 위해 사용하는 ‘제물’이라는 개념을 아십니까?”
“알다마다.”
제물이라는 건, 가장 중요한 한 가지의 아티팩트를 강화시키기 위해 일부러 허접한 강화템을 쭈르륵, 나열시켜 놓고 그것들을 강화시켜 터뜨린 뒤, 마지막에 중요한 물품을 강화하는 거다.
컴퓨터 RPG게임에서부터 유행하던 방법이다.
“그것처럼 유저들은 강화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왔습니다. 특히 ‘한국인?’이라는 곳의 이방인분들은 더 특별나더군요. 물론 폐하도 한국인이시지만요.”
민혁은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였다.
한국인의 게임열은 정말 대단하니까.
“아무튼 그런 제물뿐만 아니라 ‘명당’도 많이들 찾아다녔습니다.”
명당.
흔히 유저들은 명당을 아이템 강화가 잘되는 곳, 무엇을 만들 때 잘 만들어지는 곳이라 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아테네는 ‘제물’이 실제로 효과가 있으며, ‘명당’도 마찬가지라고 공표한 것.
그로 인해 명당 찾는 열풍이 불었던 적도 있었다.
“최근에 우리 천외제국 소속 길드원 중 하나가 이제껏 발견되지 않은 가장 뛰어난 명당을 발견해 냈습니다. 일반적인 명당들보다 훨씬 더 좋은 등급의 무언가를 나올 확률이 상승하고, 그만큼 손재주도 더 보정을 받을 거라고 합니다.”
“오, 그래?”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게 어딘데?”
“지옥입니다.”
“…….”
민혁은 잠시 말이 없었다.
“정확히는 지옥과 천계 사이입니다만. 지옥을 거쳐 들어가야만 합…… 아, 지옥이니 좀 힘들겠군요.”
헤이즈는 말을 삼켰다.
“죽음의 신이 있는 곳이니, 함부로 그곳에…….”
하지만 민혁은 위풍당당했다.
“무슨 소리야, 헤이즈. 내가 죽음의 신 루이스랑 얼마나 친한데!”
“오, 정말이십니까?”
헤이즈는 진심으로 놀란 표정이다.
죽음의 신과 친하다니?
민혁은 남자들의 흔한 허풍을 부렸다.
나, 누구누구랑 친해!
“그래, 나 죽음의 신이랑 같이 밥도 먹고! 응!? 전 연인이 환생의 강 건너는 것도 함께 보고! 응!? 다 했어!”
“폐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 무서운 죽음의 신과 친분이 두터우시다니.”
헤이즈의 존경 어린 표정을 보며 민혁은 어깨를 으쓱였다.
다섯 시간 후.
민혁은 흘끗흘끗 눈치를 보며, 뼈로 일구어진 의자에 앉은 죽음의 신에게 말했다.
“하, 한 번만…… 드, 들어가면 안 될까……?”
“…….”
죽음의 신이 눈을 부라렸다.
“요……?”
죽음의 신의 수하들이 어느새 민혁의 목에 각종 병장기를 들이대고 있었다.
민혁은 죽음의 신과 같이 밥도 먹었고, 전 연인이 환생의 강을 건너는 것도 함께 보았다.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