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ony with the God Of Music RAW novel - Chapter (450)
450.
1년.
영화 촬영과 편집에 걸쳐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한지혁의 음악이 합쳐진 영화.
한지혁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뮤즈’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뮤즈’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고생을 한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배우들은 한지혁과 아리엘라, 그리고 그의 주변 사람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몇 번씩이고 연습하며 고생했고.
연출에 있어서도 몇 번이고 같은 장면을 찍어 내며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한지혁은 그들이 만들어 낸 영화에 자신의 음악을 녹여 내었다.
그의 인생은 결국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음악이 없는 그의 인생은 꿈을 꿀 수조차 없었고.
음악이 있기에 한지혁이라는 사람도 있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였기에.
한지혁은 영화에 들어갈 음악을 신중하게 건드렸다.
과거의 느낌을 남기되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그는 그 속에서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았고.
앞으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완성되었고 세상에 공개된 영화, ‘뮤즈’.
[뮤즈, 그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오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한지혁의 스토리.] [그는 어떤 음악가였는가.]한지혁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현재 전 세계에 한지혁의 음악이 퍼져 있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그가 만든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곳곳에 그의 흔적이 묻어나고 있었다.
영화, 뮤지컬, 아이돌 그룹 등…….
한지혁이 참여했고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과 작품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것들을 보며 만족스러움을 얻고 있었다.
음악을 모르던 이들조차 한지혁의 음악을 들었다.
한지혁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음악가이자, 살아 있는 전설이었다.
앞으로도 그와 같은 음악가는 없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고.
한지혁의 음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큰 변화를 얻었다.
그토록 대단한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한지혁이라는 음악가의 영화.
그의 이야기가 영화에 담겨 있었고, 그의 인생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지혁의 팬들은 ‘뮤즈’를 통해서 그의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음악을 시작하고 음악으로서 성공하는 그 모든 순간을.
영화를 통해 함께할 수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뮤즈 본 사람 있냐?한지혁 영화라고 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던데?
그 뭐냐, 히말라야 오르는 사람 나오는 거. 이름은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 영화보다 더 재미있었음. 비교 자체가 불허임.
매 장면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내 가슴이 다 뭉클해지더라.
셰이드 장면에서는 눈물 나고.
아이엘라 만나서 음악 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빠 웃음 짓고 있었음.
막 엄청 재미있거나 한 건 아닌데.
힐링을 받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나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게 봄.
소장하고 다닐 것 같아.]
-f1 : 한지혁이 대단하기는 한 모양이네. 영화도 다 만들어지고. 보통 이런 건 죽은 사람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거 아니야?
-지금 : 보통 그렇기는 한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지혁이잖아. 지금까지 한지혁이 한 게 있는데.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지. 영화 퀄리티도 상당히 잘 뽑혔고. 배우들도 연기 나쁘지 않게 하더라. 이 정도면 나는 평타는 친다고 봄.
-끝이다 : 이렇게 보니까 한지혁이 조금 사기스럽기는 하네. 지금까지 실패하지 않고 쭉 달려온 거 아니야. 이 정도면 온 세상이 한지혁의 성공을 바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그래도 뭐……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어. OST도 한지혁은 한지혁이구나, 하는 느낌이었고.
뮤즈는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
엄청나게 성공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기에 뮤즈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그저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였고.
극적인 연출과 자극적인 요소들은 없었다.
잔잔하게 흘러갔고 잔잔하게 마무리되었다.
그나마 봐줄 수 있는 건 한지혁의 음악이었다.
영화 내내 들려오는 음악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뮤즈는 무난한 반응을 받았다.
사람들은 극찬을 하지도 않았고 예전처럼 흥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지혁은 사람들의 반응에 실망하지 않았다.
애초에 좋은 반응을 얻을 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었다.
한지혁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세월의 흐름은 매우 빠르게 흘러갔다.
시간이 지나가는 건 결코 붙잡을 수 없었고.
그 속에서 한지혁은 나이를 먹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6년.
어느새 7살이 된 한지아를 바라보며 한지혁과 아리엘라는 미소를 지었다.
갓난아기였을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한지아는 어느새 쑥쑥 커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의사를 보일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한지혁의 말에 아리엘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한지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지아는 거실에 대형 TV를 통해 영화를 하나 보고 있었다.
뮤즈.
한지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영화를 보는 내내 한마디 없이 조용히 집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지혁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지난 6년 동안 한지혁은 한지아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처음 한지아가 걷을 수 있게 되었을 때에도, 아빠라는 단어를 할 수 있게 될 때에도.
매 순간이 기적이자 행복이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행복한 순간들.
한지혁은 아리엘라와 함께 딸을 바라보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행복이지, 그 어떤 게 행복이란 말인가.
지이잉.
TV에서는 한지혁이 바이올린을 켜는 장면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리엘라와 함께 가면 쓴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했을 때의 모습.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당시에는 정말, 아리엘라와 함께할 때 너무 즐거워서 정신을 못 차리고 음악을 했다.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상상할 수 없었고.
오직 그녀만이 자신의 옆을 지켜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아리엘라, 저기 저곳 기억나요? 길거리 가면을 사서 함께 연주를 했었잖아요.”
“기억나죠. 정말 즐거웠는걸요.”
한지혁과 아리엘라는 영화를 보면서 과거의 추억들을 떠올렸다.
매우 즐거운 기억들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지금의 한지혁을 만들었고 아리엘라를 만들었다.
만약 저기서 아리엘라를 만나지 못했다면.
콩쿠르에 나오지 않았다면.
아주 사소한 무언가가 틀어졌다면.
한지혁은 이렇게 행복한 순간들을 맞이할 수 없었겠지.
우연이 겹쳐 운명이 되었다.
“지아가 엄청 열심히 보네요.”
“그러게요. 그만큼 한의 이야기가 놀랍다는 거겠죠. 저도 한이 저런 삶을 보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많이 놀랐는걸요.”
아리엘라의 말에 한지혁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 영화에 나오는 장면은 현생을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카페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
음악을 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된 이야기.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게 있었다.
아니, 이 세상 전체가 모르는 오직 그만의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회귀.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는 그는 다시 한번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회귀 전의 이야기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한지혁만이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테고, 영원히 한지혁만이 가지고 있겠지.
그의 말을 듣는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었다.
가족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비밀.
회귀뿐만이 아니었다.
[‘거리의 천사’가 당신의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흥미롭다고 중얼거립니다.] [‘들리지 않는 예술가’가 ‘이제 곧’이라고 중얼거리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또 하나의 여왕’이…….]음악의 신들.
한지혁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비밀이자, 그가 음악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존재.
그 두 개의 비밀은 오직 한지혁만이 간직하고 있는, 그가 죽는 순간까지도 밝혀지지 않을 아주 오래전부터 간직해 온 비밀이었다.
한지혁이 웃음을 흘리며 TV를 바라보았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오는 게 보였다.
세 시간이 넘는 영화, ‘뮤즈’가 끝이 났다.
그는 한지아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영화가 끝나고 딸이 옅은 한숨을 내쉰다.
“아빠.”
“응.”
“저 음악 할래요.”
그녀의 말에 한지혁이 멈칫거렸다.
딸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음악을 하겠다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가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음악의 신동’이 박수를 치며 만족스러운 얼굴을 합니다.]음악의 신들이 그녀의 말에 반응하고 있었다.
***
한지아는 한지혁의 서재에 들어와 있었다.
한지혁의 노래가 탄생한 작업실.
그녀는 그곳에 들어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녀의 나이 이제 일곱 살.
자신의 꿈을 찾고 노력할 수 있는 나이였다.
한지아는 걸음을 옮겨 한지혁의 바이올린으로 다가갔다.
한지혁이 수도 없이 쓴 바이올린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관리가 매우 잘 된 바이올린을 내려다보았다.
‘나도 음악을 할 거야.’
그녀는 바이올린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지혁이 음악 하는 모습을 보았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고, 아리엘라와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지혁과 아리엘라는 세계가 알아주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한지혁은 바이올린만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당장 바깥에만 나가도 한지혁의 바이올린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지아는 위대한 음악가의 딸이었다.
아이의 부모님은 음악가였다.
음악가들의 자식.
하지만, 단순히 그런 이유로 그녀가 음악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아빠가 엄청 빛이 났어.’
한지아는 한지혁을 보았다.
그의 영화를 보았고 그가 음악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지아는 그 모습이 매우 멋있었다.
아이가 보는 한지혁의 모습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음악을 하는 한지혁은 빛 그 자체였다.
하늘에 빛나고 있는 별들처럼, 한지혁은 매우 멋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지아는 음악이 하고 싶어졌다.
자신도 그처럼 빛나고 싶었다.
음악.
한지아는 음악이 하고 싶어졌고 그 시작이 바이올린이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바이올린을 잡았다.
[‘……’가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습니다.]그리고.
아이의 시야에 하나의 문구가 떠올랐다.
《음악의 신들과 함께한다》 마칩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