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07
밥만 먹고 레벨업 1108화
김대국 PD는 민혁이 프라이팬 살인마라 불리던 시절부터 그를 봐왔던 인물이다.
그랬기에 김대국 PD가 민혁에게 가지는 애정은 큰 편이었다.
그런데 민혁이 방송으로 한 말.
연속 스무 개의 신등급 요리를 만들겠다.
더불어 천외제국 내에 있는 모든 이들이 먹을 수 있는 에픽 요리를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 무슨…….’
김대국 PD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당연했다.
민혁은 지금 평소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했다.
마치 정치인들이 선거일 전에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공약들을 내걸어대는 것과 같이, 민혁은 표를 얻기 위해 아무 소리나 뱉어내는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정말 그렇다면 무척 실망인데.”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뚜렷한 활약도 벌이지 못한 민혁의 터무니없는 말.
그것은 그저 욕심 많은 정치인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김대국 PD.
그가 곧, 민혁에 의해 끊임없이 떠오르는 알림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헉!”
* * *
“연속으로 스무 개의 신등급 요리 만들기 시작합니다.”
민혁이 호언장담하며 말했다.
천외제국 수도의 중앙분수대.
그 주변에는 이미 수십만 명의 인파가 민혁을 보기 위해 몰려들어 있다.
“우우우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민혁 님! 정말 실망입니다! 헛소리 좀 하지 마십시오!”
“여기 있는 모두에게 에픽등급 요리를 먹이겠다고요!?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엄청난 시청자들이 민혁의 생방송을 시청 중이기도 했다.
[대선임? 말도 안 되는 공약 좀 내걸지 마라.] [ㅋㅋㅋㅋㅋㅋㅋ 연속으로 스무 개 신등급? 연속으로 스무 개 신등급 먹기는 가능하겠지.] [민혁, 이번에 좀 많이 실망인데?]끊임없이 올라가는 채팅창을 보며 민혁은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가 이미 만들어놓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진짜냨ㅋㅋㅋㅋ?] [뭐여, 진짜 스무 개의 신등급 요리 만들기가 아니라, 스무 개의 신등급 요리 먹기임?] [아, 그러면 쌉가능이지. ㅇ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지가지 한다.]민혁이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비난여론이 더 거세졌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꿋꿋이 먹어치웠다.
어차피 생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은 민혁이 듣는 알림을 본인들도 확인할 수 있는바.
[돌솥비빔밥을 드셨습니다.] [신등급입니다.] [손재주 38%가 상승합니다.] [손재주와 관련한 모든 스킬이 +1레벨 상승합니다.]비난하면서도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다.
그가 요리하기 전, 자신의 손재주를 극대화시킬 거라는 것.
하지만 고작 이 정도로? 신등급 스무 개를 만들겠다?
곧 민혁이 품속에서 낡아빠진 목장갑을 꺼내어 양손에 하나씩 착용했다.
그 순간 목장갑이 민혁의 손에 흡수되었다.
[불완전한 목장갑을 착용하셨습니다.] [모든 스텟 1%, 손재주 22%가 상승합니다.] [그 외의 특수능력은 블라인드 처리됩니다.]단숨에 손재주가 50% 가까이 상승했다.
시끄럽게 떠들던 시청자들이 잠시 정적에 젖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알림이 들려왔다.
민혁의 옆으로 천사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함께 섰다.
[성스러운 힘을 뿜어내는 자.] [천사 에밀라의 주변이 명당으로 변화합니다.] [명당 안에 있던 자는 명당을 벗어나도 1시간 동안 그 효과가 유지됩니다.] [명당 효과로 손재주 8%가 상승하며, 더 높은 요리나 아티팩트가 나올 확률이 15~25% 상승합니다.]채팅창이 얼어붙었다.
[……?] [……?] [……?]하지만 곧 그들은 현실을 말했다.
[그래도 신등급 스무 개는 불가능 ㅋ.] [헛소리 즐.]애석하게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혁이 대천사 미카엘에게 받아온 성스러운 물방울을 목장갑 위에 떨어트렸다.
그 외에도 모든 아티팩트에 한 방울씩을 떨어트렸다.
[손재주가 총 16% 상승합니다.]성스러운 물방울은 각각의 아티팩트마다 적용받을 수 있는바.
또다시 상승한 손재주에 모두가 경악했다.
그리고 민혁이 환한 빛을 터뜨리는 가지를 꺼내 들었다.
이 역시 민혁이 미카엘에게 받아온 귀한 물건이다.
[단계 상승의 가지를 적용받습니다.] [단계 상승의 가지는 하루 동안 적용됩니다.] [단계 상승의 가지는 어떠한 등급의 요리에 성공할 때마다 계속하여 확률이 상승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에픽등급에 성공할 시 0.5%의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상승합니다.] [전설 등급에 성공할 시 5%의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상승합니다.] [신등급에 성공할 시 15%의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상승합니다.] [단 요리 도중, 지정한 등급의 요리가 나오는 것이 실패할 시 더 이상 단계 상승의 가지 효과를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이 가지의 효과는 말 그대로다.
자신이 어떠한 등급, 혹은 그 이상의 요리를 성공할 시, 더 높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 확률이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해당 등급의 요리 만들기에 실패할 시 이 단계 상승의 가지는 소멸하게 된다.
비난하던 여론이 잠시 말문을 잃었다.
지금 민혁의 손재주가 과연 몇까지 치솟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민혁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천외제국 수도를 가득 채운 인파 속에서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헉!?”
“강화하는 자. 볼라건이다!”
“강화하는 자!?”
“지금 투표율 8위 기록하고 있는 후보 맞지?”
“왜 볼라건이 여깄지?”
민혁은 길을 열어준 대중들 틈에서 모습을 드러낸 강화하는 자 볼라건을 보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와주실 줄 알았습니다.”
민혁은 강화하는 자 볼라건에게 브로드를 보냈다.
사령관급인 브로드를 보낸 이유는 그만큼 천외제국도 그에게 예의를 갖춘다는 의미다.
민혁이 볼라건에게 전한 뜻은 간단하다.
‘강화하는 자의 힘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을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혁보다 기껏해야 몇천 표를 더 얻은 강화하는 자 볼라건은, 사실 자신이 기둥이 되지 못할 거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자신이 하위 순위를 기록하는 데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당신의 말처럼, 내 힘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인 것 같아서, 물론. 당신과 함께하진 않는다.”
서로가 이익을 위해 서로를 돕는 것뿐.
“그리고 약속한 것처럼, 그대가 내건 공약에 실패한다면, 100만 플래티넘을 받아가겠다.”
볼라던의 말에 민혁은 천천히 고개를 주억였다.
볼라던이 민혁의 바로 앞으로 왔다.
아티팩트 강화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아티팩트를 더 뛰어나게 해준다.
하지만 그 강화의 폭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크게 각광받지 못하는 편이다.
하나, 그 아티팩트 자체가 너무도 뛰어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게 된다.
심지어 강화하는 자 볼라던은 더 특별한 강화의 힘도 가지고 있다.
민혁이 그에게 협조를 요청한 이유.
바로 하이라이트 영상 속에서 그가 가진 힘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의 양손에서 푸른빛이 맴돌았다.
그 특별한 힘은 바로 ‘일시강화’.
[일시강화.] [불완전한 목장갑이 강화됩니다.] [불완전한 목장갑이 강화됩니다.] [불완전한 목장갑이 강화…….] [불완전한 목장갑이 강화…….] [불완전한 목장갑이…….]끊임없이 떠오르는 알림.
강화가 각광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강화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일시강화는 말 그대로 3~6시간까지만 유효하다.
대신에 어떠한 재료도 필요하지 않으며, 일시적이기 때문에 그 성공확률은 일반적인 강화의 몇 배나 높은 편.
그것을 강화하는 자가 시전하기 때문에 그것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불완전한 목장갑이 +7까지 강화되었습니다.] [유지시간은 4시간입니다.] [손재주가 총 18% 상승합니다.]이로써 불완전한 목장갑은 4시간 동안 더 뛰어난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민혁의 양손으로 은은한 푸른빛이 감돌고 있다.
희열 어린 미소를 짓는 그에게로.
[초월자의 갑옷이 강화됩니다.] [초월자의 갑옷이…….] [초월자의 갑옷이…….]끊임없는 알림이 들려오고 있다.
애초에 민혁이 보유한 아티팩트의 모든 스텟 상승, 효과만 올라가도 손재주는 크게 상승하는바.
물론 강화하는 자도 무한하게 강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 덕분에 총 약 25%의 손재주가 상승했다.
그가 몇 걸음 물러났다.
온몸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민혁이 자신을 비난하고 욕했던 대중들을 둘러봤다.
“…….”
“…….”
그들이 놀란 표정으로 민혁을 보고 있다.
한 유저가 중얼거렸다.
“그래서, 지금 손재주 몇인데……?”
민혁은 예로부터 괴물 같은 손재주 보유자로 유명한바.
그와 같이 생방송 채팅창으로 민혁의 손재주를 궁금해하는 댓글들이 미친 듯이 떠오르고 있었다.
민혁이 씨익 웃음 지으며 자신의 손재주를 공개했다.
[손재주 19,724 +21,574.] [히이이이이익!?] [4, 4만!?] [4만 손재주가 가능하긴 해!?] [이런 미친…… ㄷㄷ.] [민혁아 손재주 100개만 줘라.] [와이씨…… 지금 민혁 다음으로 손재주가 가장 높은 유저가 8천 정도지 않냐?]경악을 이어가는 채팅창.
그리고 민혁은 좌측 상단에서 변화하는 투표율을 볼 수 있었다.
고작 1%대에 불과했던 민혁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정도 손재주를 가지고도 민혁에겐 연속 스무 개 신등급 요리 만들기를 지키기 위한 것들이 필요했다.
민혁은 그 과정 하나하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버너가 올라갔다.
지금 민혁은 단계 상승의 가지 효과를 적용받는바.
대용량 요리는 결국 수만 인분을 만들어도 한 번의 요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주변에 깔린 수십 개의 버너와 그 위에 올라간 양은냄비들이 시청자들을 의아함에 물들게 한다.
그리고 민혁은.
[……?] [민혁 님 배고파요……?]그 끓고 있는 물들에 라면 하나하나를 까서 넣기 시작했다.
아니, 신등급 요리 만들겠다며 웬 갑자기 라면 끓이기?
그리고 민혁은 놀랄 만한 말을 했다.
“이 요리를 에픽으로 만들겠다.”
[단계 상승의 가지가 해당 요리를 인식합니다.] [에픽등급이거나 이상이 나와야만 단계 상승의 가지 효과를 적용받습니다.]그 알림을 본 시청자들이 의아해했다.
[인스턴트 라면만 끓이는데, 에픽이 말이 됨……?] [와, 본인 손재주 4만이라고 자만하는 거 개쩌네.] [무슨 라면 하나 끓인 걸로 에픽등급이 나오냐, 무슨 금라면…….]하지만 곧 라면 하나가 완성되었다.
[에픽등급입니다.]채팅창을 신나게 두들기던 시청자가 경악했다.
[……이게 되네? 진짜 금 넣었나?]그리고 수십 개의 버너에서 끊임없이 물이 끓으며 라면이 익어간다.
[에픽등급입니다.] [에픽등급입니다.] [에픽등급입니다.] [에픽등급입니다.] [……?] [……?] [에픽등급…….] [에픽등급……!] [에픽등급……!]그 알림을 들을 때마다 채팅창이 얼어붙어 갔다.
그들은 살면서 단 한 번도 라면을 끓여 에픽등급이 나왔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이때, 채팅창에, 민혁이 심어놓은 바람잡이가 등장했다.
그는 이제 천외제국에 소속된 요리사 블랙이다.
[라면이 에픽등급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재료와 노력에 있습니다. 10분도 안 되어 끓일 수 있는 라면의 재료는 사실 보잘것없고 조리과정 자체도 5살짜리 아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우니까요.]사실 바람잡이인 블랙이 있었어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왜 에픽이 나오냐고!] [글쎄요. 그가 진짜 먹는 자들의 기둥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 […….]시청자들은 허무맹랑한 말에 반문할 수 없었다.
여전히 그들에겐 반복적인 알림이 들려온다.
[에픽등급입니다.] [에픽등급입니다.] [에픽등급입니다.] [에픽등급…….]동반되는 알림도 있었다.
[지정한 등급의 요리를 만드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단계 상승의 가지 효과를 적용받습니다.] [0.5% 더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상승합니다.] [0.5% 더 높은 등급의…….] [0.5% 더 높은 등급의…….] [0.5% 더 높은 등급의…….]끊임없는 알림이 떠오른다.
사실 블랙의 말은 헛소리다. 블랙에게도 밝히지 않은 사실이 민혁에겐 있다.
물론 대중들은 당연히 알지 못하는 사실.
민혁은 ‘가장 높은 곳에 닿은 자’ 칭호 효과로, 무조건 에픽등급부터 요리가 시작된다는 것.
그 효과와 단계 상승의 가지가 만나, 말도 안 되는 모습을 연출한다.
어느덧 수백 그릇의 라면이 탄생했다.
[0.5% 더 높은 등급의…….] [더 높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이 총 180% 상승했습니다!] [단계 상승의 가지로 인한 더 높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 확률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게 됩니다.]세상이 경악하고 있다.
[투표율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먹는 자들의 기둥 민혁. 4.7%]아직, 민혁은 보여주지 않은 패가 있었다.
“이번엔…….”
모두가 민혁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수십만 인파가 몰려 있었으나 고요했고, 채팅창도 당연히 얼어붙었다.
민혁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대천사들의 도움을 받아볼까 합니다.”
“……!?”
“……!?”
[……!]베일에 감춰진 곳.
모든 유저들이 가보고 싶은 곳.
그리고 천사 에밀라가, 민혁이 천계에 갔다는 방증이 되어준다.
[투표율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먹는 자들의 기둥 민혁.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