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3
밥만 먹고 레벨업 113화
두 번째로 전설에 발을 들였다.
히든 던전, 혹은 히든 필드.
또는 새로운 도시, 마을, 그 외의 개척, 또는 이처럼 전설이 이름 붙은 곳을 찾을 시 당연히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이곳의 경우 발자르크가 일시적으로 몬스터를 선택하기 위해 보낸 곳이기 때문에 명성 50 보상이 끝인 것 같았다.
하지만 명성 50은 레벨 100 유저들이 보유한 평균 수치이니, 꽤 대단한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민혁은 주변을 둘러봤다.
“오. 맛있게 생긴 애들이 참 많네.”
민혁은 감탄사를 흘렸다.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몬스터.
거대한 아귀였다.
민혁은 입술을 혀로 핥았다.
매콤한 아귀찜!
항상 식당에 가서 주문하면 이 말부터 나온다.
‘내가 아귀를 먹는 거야, 콩나물을 먹는 거야?’
그 정도로 아귀찜을 시키면 콩나물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비싼 값을 주고 분명히 먹을 만한 가치가 있다.
오동통통 살이 오른 아귀는 마치 닭고기를 먹는 것 같이 살이 가득 차 있다.
매콤한 양념과 아삭아삭 콩나물, 아귀찜을 함께 입에 넣고 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 않던가.
민혁은 거대한 아귀가 어떤 몬스터인지 알 수 없었다.
맛있는 걸 먹기 위해 그는 많은 몬스터의 정보를 연구하고 습득했다.
하지만 저 몬스터는 정보가 없다.
즉, 발견되지 않은 몬스터.
선택할까 하다 고개를 저었다.
‘확인할 수 있는 건 딱 두 번!’
주변을 둘러보면 처음 보는 몬스터들이 많다.
미발견 몬스터들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평범한 몬스터들이나 동물들부터 시작해 에픽, 혹은 전설급 으로 보이는 녀석들도 있었다.
민혁은 자신의 펫을 찾아 움직였다.
* * *
귀뚜라미 우는 소리 가득하고 달이 뜬 밤.
“허억허억.”
“하아하아.”
거친 숨소리가 흘렀다.
뒤를 돌아보는 유저 루트.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따돌린 것 같다, 휴……!’
루트는 꽤 고레벨의 유저였다.
레벨 365의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나름 상위권에 발은 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유저다.
그는 궁사였다.
활을 등 뒤에 차고 있는 그.
루트는 옆에 있는 남성을 돌아봤다.
“전하, 일단은 따돌린 것 같습니다.”
그가 서둘러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에 전하라고 불린 남성.
북부 대륙의 발키리 왕국의 왕 발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북부 대륙의 발키리 왕국!
북부 대륙은 득실거리는 몬스터들에 의해 아직 개척되지 않은 미개척지다.
또한, 북부 대륙은 이필립스 제국과 콜로디스 제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
현재 두 제국은 북부 대륙을 개척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 중이다.
그 과정에서, 북부 대륙에 놀랍게도 왕국이 존재했다.
그 왕국이 바로 발키리 왕국이다.
발키리 왕국은 신 쥬이스에게 축복을 받아 몬스터들로부터 보호받았다.
그 때문에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도 굳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발키리 왕국의 병사들은 바깥 순찰 중에 이필립스 제국의 토벌대와 마주치게 된다.
그에 검의 대제 엘레는 북부 대륙에 숨겨진 왕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워 한다.
또한, 발렌은 자신의 왕국이 신 쥬이스에게 보호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언젠간, 이대로라면 무너질 거라 깨달았다.
그에 이필립스 제국에 손을 뻗기로 결정하고 병력과 함께 나섰다.
그리고 막 이필립스 제국 국경에 들어선 순간, 갑작스럽게 벌어진 습격!
그에 왕인 발렌과 왕국 궁사단의 일원이자 유저인 루트만이 살아남게 된 셈이다.
‘아, X됐다.’
루트는 얼굴을 찌푸렸다.
당장 따돌렸다고는 해도 놈들은 계속 포위망을 좁혀올 것이다.
“목이 마르구나.”
“여기 물이 있습니다. 전하.”
발렌에게 물병을 건넨 그는 한숨을 푹 쉬었다.
‘빌어먹을, 다른 제국 유저들이 퀘스트를 받은 게 분명해!’
아마도 이필립스 제국과는 적국인 콜로디스 제국의 유저들이 받았겠지.
갑자기 습격한 무리 중에는 다수의 유저들이 껴있었다.
아마도 이필립스 제국과 발키리 왕국이 손을 잡기를 원치 않겠지.
그리고 발렌은 생포될 것이다.
발렌 왕은 북부 대륙의 지리에 능통한 자!
또한, 발키리 왕국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미리 생포하여 그를 통해 다양한 것을 공략하고 보상을 받으려고 했으리라.
그리고 이어 루트는 퀘스트창을 열람했다.
[왕국 퀘스트: 발키리 왕국의 왕 발렌을 이필립스 제국군과 만나기로 했던 곳으로 데려가라!]등급: S
제한: 발렌과의 친밀도.
보상: 준남작 작위, 영토, 발렌의 보물창고 1회 이용.
실패 시 패널티: 발키리 왕국과의 친밀도 하락, 더 이상 북부 대륙에 발을 들일 수 없음.
설명: 발렌 왕과 함께 도망치고 있는 당신, 그를 데리고 무사히 이필립스 제국군과 만나라! 그렇게 된다면 발렌 왕과의 높은 친밀도를 쌓을 수 있으리라!
퀘스트 진행 시: 유저 PK 시 반카오, 혹은 카오가 되지 않음.
본래 퀘스트는 이게 아니었다.
원래 일반적인 퀘스트로 왕과의 동행이었고 보상도 꽤 많은 경험치 습득과 골드였다.
한데, 퀘스트가 변하며 보상이 막대해졌다.
‘귀족 작위! 영토!’
눈이 번뜩 뜨일 만한 것이었다.
작은 마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으면 걷어 들이는 세금이 장난이 아니다.
또한, 준남작이라도 꽤 풍족한 지원이 이어진다.
특히나 왕과의 친밀도에 진귀한 북부 대륙의 보물들이 숨겨져 있다는 발렌의 보물창고를 이용할 수 있다니!
심지어 북부 대륙은 아직 개척되지 않아 그 마을이나, 영지 자체가 엄청난 값어치를 가진다는 거다.
하지만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번 퀘스트는 특별하게도 ‘퀘스트 진행 시’라는 항목이 존재했다.
그 항목에 있는 건 바로 ‘유저 PK 시 반카오, 혹은 카오가 되지 않음.’
즉, 서로 죽이거나 공격해도 평소 받던 패널티가 없다는 거다.
그리고 그 의미는 무수히 많은 유저들의 공격이 예상된다는 뜻.
‘이걸 나 혼자 어떻게 해……!’
그는 한숨을 쉬었다.
현실에 변변찮은 친구 하나 없는 루트는 흔히 말하는 게임 폐인!
길드도 들지 않고 솔플을 즐겼다.
그렇다고 이 중한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에 풀고.
‘나 도와줄 분 없나요?’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보상이 너무 나눠진다.
아니, 어쩌면 자신을 죽여 빼앗으려는 놈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두 명 정도 하고 공유하면…… 어디 강자들 없나?’
그런 생각을 할 때.
“루트.”
“예, 전하!”
“곧 당도하는 마을이 어디라고 했지?”
“라밴이라는 요리사의 마을입니다.”
“요리사의 마을이라…….”
쓴웃음을 짓는 발렌.
“그곳에서 이방인 몇을 추리도록 하지.”
“이방인 말입니까? 차라리 마을 자경단의 도움을 받는 건…….”
“이런 변방에서의 자경단들이 무슨 힘이 있겠나, 오히려 소란스러워질 거야. 반대로 이방인들은 강해도 다루기 쉽지 않나?”
“……그렇긴 하죠.”
다루기 쉽다.
이거 왕국 퀘다! 라고 하면.
저요! 저요! 저요!
할 놈들이 지천에 깔렸다.
그 정도로 왕국 퀘는 쉽사리 얻지 못할 노다지 같은 퀘스트다.
심지어 왕의 목숨이 달렸다면 더더욱.
“이 검을 자네에게 잠시 하사하도록 하지.”
“예, 전하!”
루트는 그가 정말 급박하다는 걸 느꼈다.
이 검은 작위식에 사용하는 검.
그리고 다르게는 왕이 가진 단 하나의 명검이다.
이 검은 루트가 알기로 유저들의 ‘명성’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명성 수치가 높은 유저는 곧 고렙 랭커이기 때문이다.
“라밴에 가면 마차를 구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하께선 누추하지만 잠시 여관에 머물러 주십시오. 그럼 제가 실력 있는 이방인을 최소화하여 물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발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라밴 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 * *
민혁은 몬스터들을 살폈다.
이곳도 본래 있던 몬스터의 낙원처럼 몬스터들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었다.
그 급이 높을 뿐이다.
그중, 민혁은 먼저 한 마리의 몬스터를 추렸다.
그 존재는 크르릉 거리는 울음소리를 흘리며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데, 척 보기에도 알 수 있었다.
‘헤츨링!’
다 자라지 않은 지상 최대의 존재 드래곤!
민혁은 드래곤을 펫으로 두면 맛있는 걸 먹기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녀석들은 강하니, 머나먼 곳에 있을 맛있는 걸 먹기 위한 여정에 도움이 될 것이었다.
(헤츨링)
등급: 전설
종류: 펫
진화 불가.
공격력: 3,135
방어력: 3,367
특수능력:
⦁모든 스텟+20%
⦁불속성 저항력+80%
⦁스킬 헤츨링의 브레스.
⦁불속성 마법 4클래스까지 사용 가능.
잠재력: 없음.
종류가 펫이라고 되어 있다.
몬스터를 부릴 때의 경우 보통 공격력과 방어력 등이 표시된다.
하지만 펫은 그렇지 않다.
또한, 펫은 거대한 크기여도 소환하면 작게 변화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기억하기로 펫에게 있어서 잠재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들었다.
잠재력 수치가 높을수록 계속 성장하며 능력을 하나하나 개방하고 레벨도 올라간다.
하지만 헤츨링의 경우 이미 완전한 성장을 이루어 더 이상 진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물론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압도적으로 높다.
거기에 스킬 헤츨링의 브레스는 엄청난 데미지로 적들을 녹여낼 테고 불속성 마법 4클래스까지 사용 가능은 정말 대단한 힘을 발한다.
또, 주인 버프 효과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민혁의 생각은 한결같았다.
“먹어보고 싶다.”
흠칫!
잠을 자던 헤츨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콧김을 뿜어내며 민혁을 노려봤다.
민혁은 ‘흠…….’ 하는 표정을 지으며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남은 기회는 단 한 번.
민혁은 몬스터들을 계속 주시했다.
주시하는 것이 곧 놈들에 대해서 아는 방법이니까.
그러던 중 민혁은 한 동물을 발견했다.
“돼지?”
말 그대로 돼지다.
주먹 하나만큼이나 작은 아기 돼지!
색깔이 뽀얀 하얀 돼지는 코를 킁킁거리다가 뭔가를 주워 먹었다.
그러고는 행복하게 웃으며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해 리듬을 탔다.
“꿀꿀!”
마치 맛있는 게 최고야, 꿀! 같았다.
민혁은 이상했다.
“뭐지? 왜 보는데 흐뭇하지?”
이상하다.
돼지를 보는데 흐뭇하다.
문득 부드럽게 웃다가…….
“뭐야…… 나 아빠 미소 지었어…… 헉!”
자신이 돼지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그는 부정하고 또 부정했다.
“난 이제 뚱뚱이 아니라 통통인데? 왜 동질감을 느꼈지?”
170㎏에서 160㎏대가 됐기에 이제 자신은 통통 반열이라고 믿는 민혁!
그는 미련 없이 고개를 돌렸다.
빠르게 다시 움직였다.
그러다 그는 배가 고파 ‘흐흐’ 하고 먹을 걸 꺼냈다.
바로 케첩과 마요네즈가 적당히 발린 핫도그였다.
“맛있겠다!”
바삭바삭한 빵에, 그 속에 숨어있는 소시지, 그리고 달콤한 케요네즈의 조합!
민혁은 입을 벌려 크게 와아아앙 하고 베어 물려 했다.
그 순간.
“꾸울?”
“……?”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시간제한 때문에 빠르게 이동해야겠다는 생각에 엘레의 검술까지 사용해 속도를 높여 몬스터를 찾고 있었다.
심지어 한 번씩 스텝을 사용해 거리까지 좁혔다.
그런데 정말 순식간이었다.
먼 거리를, 어느덧 나타난 돼지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꾸우우울……?”
그리고 측은한 눈망울로 바라보며 눈을 끔뻑인다.
마치 그것은.
한입 만 주면 안 되나요. 꿀…… 같았다.
그에 민혁은 웃었다.
“……간사한 돼지! 난 그렇다고 먹을 걸 주지 않아!”
돼지는 몰랐다.
민혁은 그런 귀여움 따위에 먹을 걸 주는 사람이 아니다.
곧 돼지가 시무룩해져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시무룩한 목소리를 낸다.
“꾸우우울…….”
순간 민혁의 마음이 흔들렸다.
배고픈 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하지만 곧 그는 웃었다.
“와, 세상에 천하의 돼지 강민혁을 아기 돼지가 낚으려고 하다닛!”
그는 결국 돼지임을 인정했다.
“안 줘!”
그러면서 야무지게 핫도그를 베어 물었다.
그 순간.
조금 전까지 우는 듯했던 돼지가 몸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사라졌다.
민혁을 한 번 노려봐 주고는 목뼈를 풀 듯 한 번 까딱거렸다.
그리고 표정은 이러했다.
‘요거 안 먹히네, 꿀?’
“…….”
민혁은 어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