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67
밥만 먹고 레벨업 1168화
[3분 후 움직임 제한이 해지됩니다.]약 120명의 수호자가 카르딘, 민혁, 브로드, 라그만 공작을 죽이러 갔을 때 수호자들이 들은 알림이다.
물론 탐사대는 총 여섯이 살아 있다.
남은 둘은 바로 알렉스와 알렉산더다.
알렉스는 처음엔 민혁에게 따라붙었다가, 추후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알렉산더와 합류하게 되었다.
수호자들은 알림처럼 3분 후 움직일 수 있다.
끊임없는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는 곳.
꼼짝없이 움직임 제한이 걸린 500여 명의 수호자들은 이 시간이 지나면 모두 ‘그곳’으로 향하게 될 것이었다.
* * *
현존하는 NPC 중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자가 있다.
천외제국의 검 브로드였다.
그가 폐위된 비운의 황제라는 사실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실제로 브로드의 공격에 당해본 자들도 있다.
그러나 꽤 시간이 흘렀다.
천외제국과 루브앙 제국이 충돌하지 않게 되자 유저들은 자연스레 자신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로 인해 그들의 수준은 과거보다 월등히 뛰어나졌다.
또 NPC들이 가지지 못하는 아티팩트의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그들은 더 많은 신등급 아티팩트를 착용하게 된 거다.
‘브로드…….’
수호자들의 호승심이 불타오른다.
그중에는 천외제국의 강자들도 상당수 있는바.
그들도 궁금했다.
매번 우릴 지켜주기만 하던 그가 정말로 그렇게 강한지.
그리고 곧, 감탄했다.
엄청난 고통을 느끼면서도 길게 파인 길에 세 사람을 두고 그 앞을 홀로 막아서는 그를 보며.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금 천외제국의 검 브로드가 세 사람을 지키며 약 100여 명에 이르는 유저들과 대치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피가 끓어오르는군요. 세 사람을 지키는 브로드 VS 100여 명에 이르는 아테네 1,000위권 랭커들의 싸움이 말입니다.] [근래 유저들의 수준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습니다. 물론 그에 따라 NPC들도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브로드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브로드의 경우 천외제국에서 가축업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무수히 많은 돼지, 소, 닭, 양과 같은 가축들을 키우죠. 그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단련’되지 않은 것입니다.]과거의 브로드와 유저들이었다면 승패가 명백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리챠드가 마른침을 삼켰다.
천천히 그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떨어진다.
수호자의 모습으로 둔갑한 랭커들.
공교롭게도 이 자리엔 이들이 있다.
칸, 로크, 지니, 아레스, 켄라우헬, 루트, 먀오, 발렌티노 등등.
엄청나게 쟁쟁한 1,000위권 랭커들이 있는 것이다.
신궁 먀오.
절벽을 파헤쳐 버린 그녀의 활시위가 당겨졌다.
쿠화아아아아아앙-!
적의 급소를 공격하는 힘이 단숨에 20,000%의 데미지로 브로드의 심장을 찌른다.
그것이 초탄이 된다. 끊임없는 원거리 공격이 브로드를 폭격한다.
그러나 브로드는 그 힘들의 대부분을 상쇄시키거나 갈라내며 데미지량을 감소시켰다.
곧바로 근접 하이랭커들의 공격이 이어진다.
콰아아아아아앙-!
칸의 거인의 내리찍기가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그의 머리통을 가격하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브로드가 가뿐히 그를 베어낸다.
찰나, 놀라운 모습이 펼쳐졌다.
수십 명의 1,000위권 랭커들 중 근접직업군이 브로드를 둘러싸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딜량을 가진 공격들이 그에게 쉴 새 없이 꽂히기 시작한다.
쿠콰콰콰콰콰쾅-!
그러나, 브로드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곧, 브로드의 검에서 붉은 늑대 수백 마리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쿠콰콰콰콰콰콰콱-!
순식간에 브로드를 둘러쌌던 근접직업군 랭커들이 온몸에서 피를 흩뿌리며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 이제 그들도 브로드에게 ‘원킬’은 당하지 않게 된 것인지 중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아 있다.
HP가 20% 미만으로 떨어진 자들이 선택한 것은 간단했다.
바로 자신들이 펼칠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을 발동하는 것이었다.
쿠콰콰콰콰콰콱-!
격투가들의 주먹에 강대한 힘이 실렸고, 검사들의 검이 무엇이든 가를 듯 휘둘러진다.
넝마가 되어가는 브로드를 베고 또 베었으며, 브로드도 맞추어 그들을 베고 또 베었다.
치열한 접전 속에서 되레 밀리는 건 수호자들이었다.
수호자들이 당혹스러웠다.
이 빌어먹을 브로드는 온몸에서 피를 미친 듯이 흘리면서도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천외제국 강자들은 그에게 경외를 표하고 한 걸음 물러났으며 하이랭커들은 그가 두려워 한 걸음 물러났다.
“후우우.”
거친 숨 한 번 뱉어내지 않는 브로드는 이미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브로드!”
뒤쪽에서 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브로드는 웃음 지었다.
폐하가 신대륙을 경험하셨으면 한다.
더 많고, 더 아름다운 곳을.
그렇기에 폐하는 오래도록 더 살아남아 나아가야 한다.
민혁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5분이 끝나기까지 브로드가 버티는 것은 무척 합당한 것이었다.
그런 민혁이 뛰쳐나가지 못하게 카르딘과 라그만 공작이 막아내고 있었다.
[미쳤습니다…… 저게 사람입니까……?]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함이 없군요. 브로드의 민혁을 지키기 위한 마음은요.] [하지만 끝입니다.]한 해설자가 끝이라 말했다.
그 이유.
3분이 지나감에 따라 모든 수호자들이 동시에 ‘몰려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숲속 곳곳에서 수호자들 500여 명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그런 그들을 보며 브로드는 머릿속으로 세고 있던 시간을 계산해 본다.
‘폐하의 제한이 풀리기까지 약 1분 20초.’
그리고 라그만을 돌아본다.
“자네는 몇 초 후 제한이 풀리지?”
“28초 남았습니다.”
“……그렇군.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
라그만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러고 싶지 않았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
그리고, 브로드는 확신했다.
28초 동안 자신은 견딜 수 없다.
그러나 견딜 수도 있다.
그가 과거를 회상했다.
그날의 브로드는 자신이 키우는 가축들을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너희 덕분이다.”
그런 말을 하던 브로드는 이 사실을 민혁에게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날의 민혁은 상기되어 있었다.
“브로드. 내가 초월자 벤더와의 싸움에서 승리했어. 물론 수천 번은 패배했지만 말이야. 언젠간 브로드도 이길 날이 오겠지?”
“……물론이지요.”
브로드는 쓴웃음을 지었을 뿐이다.
또 어느 날은 가축들과 함께 있는 브로드에게 로크가 찾아왔다.
“후우, 나도 언젠간 브로드 경처럼 강해질 수 있겠지? 언젠간 꼭 뛰어넘을 거야.”
“로크 경이라면 가능하실 겁니다.”
또 어떤 날은 아스갈이 말했다.
“더 강해지면 브로드 경과 싸워보고 싶어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브로드는 그런 모두를 바라보며 작은 웃음만을 지었다.
자신이 새롭게 이룬 경지는 뒤로했다.
그는 먼 밤하늘을 바라봤다.
그가 어째서 가축업자가 되었을까.
폐위된 비운의 황제였던 그가 고작 소, 돼지, 닭, 양과 같은 녀석들을 키우는 데 세월을 보냈을까.
그는 그 사실을 한 번도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 없다.
때론 모두가 모르는 것이 나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
브로드가 상념에서 깨어났다.
오백 명의 수호자들이 끊임없이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자신의 상념 속 그들의 모습처럼.
‘언젠간 나를 꺾겠다는 의지로.’
폐하도 마찬가지다. 폐하의 궁극의 목표는 자신을 꺾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흐릿하게 만들고자 하고 싶지 아니했다.
자신을 쫓으며 기뻐하는 폐하가 있었기에 감춰왔다.
오백 명에 이르는 강자들의 힘들이 동시에 쏘아진다.
그들은 ‘브로드’를 쫓았고.
나는 그들을 위해 감춰왔다.
해설자들이 말한다.
[브로드가 과거처럼 수백 명의 랭커들을 상대하기 힘든 이유는 그의 기술에 변함이 없다는 것일 겁니다.] [용병극강검술. 그 검술은 분명 최고의 검술입니다. 그러나 브로드는 그 이상의 성장을 보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반대로 유저들의 성장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들의 스킬은 지금 몇 단계 성장한 상태고, 새로운 스킬들을 얻었습니다.] [고작 가축업자라는 직업을 가지게 된 브로드였기에 어쩔 수 없었던 일일 겁니다.]브로드는 그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랭커가 같은 생각이다.
그는 오로지 용병극강검술밖에 없었기에, 이번엔 우리가 이긴다.
소환술사 수십여 명이 소환한, 십만을 훌쩍 넘어서는 놈들이 브로드를 짓이기기 위해 달려든다.
그리고 드러난다.
루브앙 제국을 이끌었어야 할 진짜 황제.
나아가 지금의 카르딘보다, 과거의 네르바보다 위대한 황제가 될 재목이었던 자.
사실 이 이름을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
그것은 그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기에.
그러나 그분은 말씀하셨다.
-브로드, 네가 루브앙의 황제가 되었으면 해.
그랬기에 사용해 본다.
“황제극강검술.”
“……?”
“……?”
“……?”
그에게 돌진하던 모든 자들이 얼어붙었다.
평소의 용병극강검술과 다른 이름.
“1장. 아침의 울음.”
아침을 가장 먼저 깨우는 것.
그것은 일출보다도 빠른 닭의 울음이다.
늑대는 이런 닭을 한입에 죽일 수 있다.
그러나 늑대가 하지 못하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아침을 여는 것’.
아침이 열리면, 밤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다.
어두웠던 하늘이 ‘아침을 밝히는 울음’과 함께 물러난다.
뻗어 나가는 환한 백색의 검기가 일순, 주변을 가득 채웠던 십만의 몬스터들을 단숨에 ‘소멸’시켰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거칠게 뻗어 나가는 거대한 빛이 어둠에 물들었던 세상에 ‘아침을 열고 있다’.
경악하는 수호자들 중 근접직업군 백여 명이 달려온다.
그리고 브로드는 알고 있다.
“모두 나아가십시오.”
“……!”
“……!”
그들 모두가 자신을 쫓았고, 자신을 동경했고, 자신에게 닿기를 바라던 자들.
그들은 다른 것을 깨닫는다.
우리는 아직도 먼 곳에서 그의 등만을 바라보고 있음을.
“황제극강검술 3장.”
중상을 입고 죽어가는 백여 명의 수호자들이 브로드에게 모든 궁극기를 펼친다.
돼지는 가장 똑똑하고 온순한 동물 중 하나이다.
그런 돼지는 평생 하늘을 바라보지 못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 돼지는 그 크기 대비 그 어떠한 동물보다 ‘육중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또 돼지는 인간에 의해 길러져 인간에 의해 먹힌다.
그 무게를 표현하고자 했다.
“죽음의 무게.”
쿠우우우우우우우웅-!
모든 랭커들이 얼어붙은 듯 멈춰 선다.
모든 스킬의 발동이 멈춰진다. 그와 함께 거대한 중력이 주변에 있던 백여 명을 무력화시켜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아 버렸다.
콰하아아아아앙-!
랭커들이 땅을 부수고 지면에 틀어박히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쿨럭…….”
브로드의 입가에서 한 움큼의 피가 토해진다.
아직 발동하기 힘든 경지의 그 힘임을 증명한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자들을 죽이고자 한다.
말은 가장 무거운 무게를 싣고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평생을 인간을 태워주다 인간의 품에서 잠이 드는 고귀한 존재이다.
그러한 말은, 인간의 ‘목적지’만을 향해 달리고, 그렇게 도달한다.
그러나 브로드는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다.
말이 우리를 데려다준 것에 대한 보답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말이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것일 터다.
이 힘은 강한 힘이 아니다.
그러나, 그 어떤 힘보다 강하기도 하다.
“6장.”
브로드가 모든 랭커들을 돌아본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오백 명의 수호자들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폭주마.”
히히히히히히히히힝-!
인간이 원하는 종착지로 가기 위해 평생을 달렸던 말들.
그 말들이 이젠, 그 인간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종착지에 보낸다.
온 세상이 경악한다.
나무, 하늘, 땅, 바위. 곳곳에 숨어 있던 오백 명의 수호자들.
그들 모두가 절로 끌어당겨져 서 있는 곳.
바로 브로드의 앞이었기 때문이다.
2초간 스턴에 빠진 그들을 브로드가 차가운 눈빛으로 본다.
해설자들은 방금 전 했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정체되어 있다’.
‘더 이상 검술이 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틀렸다.
그는 마침내 역사 속에 남을 가장 위대한 검술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황제극강검술 최종장.”
그가 지금 가장 위대한 검술의 궁극기를 펼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