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92
밥만 먹고 레벨업 1193화
[알렉스가 천외제국에 이주 신청을 하였습니다.] [알렉스의 천외제국 이주를 수락합니다.]알렉스는 탐사마법을 알리보다 뛰어난 솜씨로 부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마법사 유저다.
민혁은 알렉스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알렉스는 삐뚤어진 성격이다. 그리고 자신의 속내를 잘 말하지 못하는 타입이다.
사실 알렉스는 가이아 대륙 입장권 1장 따위로 불러들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천외제국에 이주한 이유는 ‘은연중’에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알렉스는 민혁이 손을 내밀자마자 이주했다.
그리고 민혁은.
[민혁: 알렉스. 명령이다. 가이아 대륙으로 넘어와서 헤라클의 위치를 찾아라.] [알렉스: 가입한 지 1초 만에 명령이라고……?]뭐, 이런 사기꾼 같은 놈이 있지? 하는 알렉스의 표정이 보이는 듯하다.
[민혁: 잘 들어봐라. 알렉스.]알렉스는 남들의 우상이 되고자 하는 자다.
[민혁: 헤라클은 천외제국 모두가 사랑하는 자다. 그렇지?] [알렉스: 그렇지.] [민혁: 너는 천외제국 사람들하고 사이가 나빠.] [알렉스: 음…….] [민혁: 그런데 네가 만약 헤라클 위치를 찾아냈어. 그럼 천외제국 간부진들이랑 유저들이 뭐라 할 거 같아?] [알렉스: 글쎄……?] [민혁: 와, 알렉스가 오자마자 엄청난 공로를 세웠네. 알렉스 진짜 짱 멋져!] [알렉스: 오……!] [민혁: 전부 널 우러러보게 될 거다.] [알렉스: 오오! 혹시, 내게 그런 명령을 내린 이유가……!]“?”
민혁은 서둘러 헤라클의 위치를 찾고 싶었을 뿐.
[알렉스: 천외제국 사이에 잘 녹아들게 하기 위한 배려였나? 네 아량이 넓다는 말은 들었다만, 어찌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을…….]“?”
[알렉스: 3일만 다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3일 안에 헤라클의 위치를 찾아내겠다. 고맙다. 한땐 적이었던 나를 이렇게 생각해 줘서. 함께하는 동안 너에게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것 같았지만, 민혁은 알렉스가 최선을 다해준다니 고맙기 그지없었다.
‘일단 헤라클의 위치를 찾는 것은 알렉스와 아벨이 하는 것으로 하고.’
그는 아벨에게도 귓속말을 보냈고, 곧바로 초대장을 줬다.
곧 아벨에게 답장이 왔다.
[아벨: 내가 ‘밥 사줄게’라는 보상이 아닌 무언가를 너에게 받다니…… 최선을 다하마.]아벨은 매번 민혁이 하는 부탁의 대가로, 민혁이 사준 밥을 먹곤 했다.
물론 민혁이 다 뺏어 먹어왔지만.
아무튼 민혁은 무너지기 시작하는 헤라의 던전을 보며 울렸던 알림들을 떠올렸다.
이곳에서 본 헤라는 결국 완전한 본체가 아니었다.
때문에 그녀를 죽인 것에 대한 알림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알림이 들려왔다.
[헤라의 던전을 클리어하셨습니다.] [30,689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 [경험치 3,648,474,000을 획득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헤라의 장신구 중 하나인 헤라의 팔찌를 획득합니다.] [칭호 영웅신을 획득합니다.](헤라의 팔찌)
등급: 가이아 신.
제한: 레벨 800 이상.
내구도: ∞/∞.
특수능력:
⦁봉인
⦁800레벨 달성 시 모든 봉인 해제.
설명: 레벨 제한을 충족하지 못해 모든 것이 봉인된 헤라의 팔찌이다.
(영웅신)
유일칭호
칭호 효과:
⦁영웅신을 필요로 하는 어떠한 일이 생겼을 때, 모든 스텟 15% 증가.
⦁봉인
⦁봉인
⦁영웅신으로서 위기에 빠진 어떠한 것을 구해낼 때마다 봉인 해제 2/2
민혁은 둘 다 봉인되어 있어 미간을 찌푸렸다가 아차 했다.
‘여긴 모든 수준이 높은 편이었지?’
민혁은 이런 봉인이 있는 만큼, 봉인이 풀리면 더 큰 힘을 줄 거라 확신했다.
보상 알림을 뒤로한 민혁이 추가로 들려오는 알림을 들었다.
[헤라의 던전 뒤에 숨은 헤파이스토스의 감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민혁은 던전 끝에 위치한 벽이 무너지며 모습을 드러내는 철문을 볼 수 있었다.
‘헤파이스토스는 신들의 무기를 제작하는 자다.’
어쩌면 아테네에서 가장 불쌍한 신일지도 몰랐다.
헤라와 제우스는 태어난 그를 보고 너무 못생겼다는 이유로 바다에 집어 던졌고, 바다에 떨어진 그는 절름발이가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혼했으나, 그 아프로디테는 바람을 피웠다.
그랬기에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가 품었을 아픔, 슬픔.
헤라에 의해 이곳에 갇힌 헤파이스토스는 이제껏 무구를 만드는 데만 열중했을지도 모른다.
띠링!
[연계 퀘스트: 헤파이스토스의 마음 사로잡기.]등급: SSS.
제한: 헤라클의 주인.
보상: ???
실패 시 페널티: 모든 아티팩트의 능력 1% 하락.
설명: 헤파이스토스는 결코 마음을 사로잡기 쉬운 신이 아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인정받아라.
민혁이 철문을 잡고 힘껏 열어젖혔다.
* * *
헤파이스토스는 모두가 알고 있듯 그러한 신이다.
부모에게 못생겼다고 버림받았고, 아내도 못생겼다며 바람을 피워댔다.
그는 누가 봐도 추남이다.
가운데가 벗겨진 머리에 자라처럼 짧은 목, 좁은 어깨와 짤막한 키. 주먹코는 오크를 연상시켰으며, 눈은 쌍꺼풀 없이 쭉 찢어져 있었다.
거기에 한쪽 발을 못 쓰는 절름발이이기까지 했다.
그러한 헤파이스토스가 지금까지 미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바로 장인으로서의 열정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무구를 제작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오고 있다.
세상은 나를 추남으로 기억하나, 가장 아름답고 멋진 작품을 남긴 신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두들겨도 이 ‘올림푸스의 수호창’은 완성할 수 없었다.
그것은 헤파이스토스의 경험 부족 때문이다.
‘우스운 말이다.’
헤파이스토스는 이미 제작에 있어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경험 부족이다.
왜냐면 더 이상 그가 만든 것 이상의 무구를 볼 수 없었으니까.
그는 그가 만든 것 이상의 무구를 본 적이 없었기에 어떤 식으로 제련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신은 영원을 살아갈 수 있다.
그는 언젠간 꼭 이 창을 완성할 것이라 다짐했다.
그렇게 오늘도 무구 제작에 열중하던 그의 귀로 바깥의 소란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는 관심조차 없었다.
스스로 모든 세상과 단절하였다. 헤라가 바깥에서 뭔 짓을 하든 내 알 바 아니다.
나는 오로지 내 목표만을 향해 달린다.
그것이 그가 아직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리라.
바로 그때.
끼이이이이익-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린 순간, 헤파이스토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헤라에 의해 갇혔으나, 지금은 스스로 자신을 이곳에 가뒀다.
다른 신들이 이제껏 헤파이스토스를 찾아온 적이 없을까?
있다.
무수히 많다. 헤파이스토스를 꺼내주겠다며.
하지만 헤파이스토스는 그들 모두를 위협했다.
그에겐 ‘아홉 개의 파멸의 아티팩트’가 존재했다.
이 파멸의 아티팩트는 상대방의 아티팩트를 부술 수 있었다.
헤파이스토스는 이 아홉 개의 아티팩트로 탐욕에 눈이 멀어 자신을 찾아온 이들의 아티팩트를 부숴댔다.
그럼 놈들은 다 비명을 지르며 돌아갔다.
두둥실-
[아홉 개의 파멸의 아티팩트가 상대방의 모든 아티팩트를 부수기 시작합니다!]그 순간 헤파이스토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문을 열고 들어온 자.
미남이라 알려진 신 아레스보다도, 아폴로보다도, 또 제우스보다도 잘생긴 사내였다.
그렇다. 헤파이스토스는 아닌 척해도 결국 열등감 덩어리였다.
헤파이스토스의 의지가 아홉 개의 파멸의 아티팩트에 담긴다.
[파멸의 아티팩트가 침입자의 아티팩트를 더욱더 강하게 부숴댈 것입니다.]파멸의 아티팩트의 효과를 무시할 수 있는 방법?
하나밖에 없다.
파멸의 아티팩트보다 더 뛰어난 아티팩트여야 한다.
그런데 헤파이스토스를 찾아온 대부분의 이들은 가이아 신등급 아티팩트 착용자였다.
첫 번째로 날아가는 파멸의 검.
[파멸의 검은 이제껏 97,683자루의 검을 부쉈습니다.]헤파이스토스는 이곳에 방문한 자들의 무구만을 부쉈던 게 아니다.
그저 잘생겼거나, 영웅이거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들의 것들도 부숴왔다.
오늘도 마찬가지일 거다.
파멸의 검이 정확히 사내가 쥔 검에 날아갔다.
[파멸의 검이 세워져라, 명령합니다!]놀랍게도 파멸의 아티팩트들은 전부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더불어 자아가 없는 아티팩트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영겁의 검이 꺼지라고 말합니다.]“……?”
뭐지?
헤파이스토스는 일순 당혹했다.
아티팩트들은 서로의 격에 대해 알아본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파멸의 검이 명령을 내리면, 기가 죽어 그 명령에 따른다.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거다.
그런데 꺼지라고?
[파멸의 검이 세워져라, 다시 말합니다.] [영겁의 검이 귀찮다 말합니다.] [파멸의 검이…….] [영겁의 검이 코를 후빕니다.] [파멸의 검이…….] [영겁의 검이 하품을 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검들의 대화를 듣고 눈치챘다.
영겁의 검이라는 녀석은 그저 ‘귀찮아’하고 있다.
그걸 본 헤파이스토스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때문에 파멸의 검을 만류하려 했으나, 녀석이 한 발 더 빨랐다.
[파멸의 검이 영겁의 검을 부러뜨리기 위해 힘껏 내려칩니다.]스가아아아아앙-!
파멸의 검이 스스로 움직인다. 그걸 본 잘생긴 사내가 본능적으로 검을 들어 올렸다.
두 개의 검이 충돌한 순간.
쩌저저저저저적-
이제까지 9만7천 자루의 무기를 부쉈던 파멸의 검에 금이 갔다.
또한 일시적으로 자아를 가지게 된 무기는 주인의 성격을 많이 닮는 편이다.
[영겁의 검이 비웃습니다.]탱그라아아앙-!
균열이 일어난 파멸의 검이 깨져 나간다.
파멸의 검이 두 동강 나자 주변에 있던 모든 파멸의 아티팩트가 동시에 움직였다.
일곱 개의 각기 다른 모양의 파멸의 아티팩트들.
망치, 톱, 창, 철퇴, 갑옷, 부츠 등이 동시에 사내의 주변에 떠 있다.
먼저 망치가 말한다.
[파멸의 망치가 모두 부숴 버리겠다고 합니다.] [영겁의 검이 귀찮아합니다.]스르르륵-
“……?”
헤파이스토스는 또 한 번 벌어진 일에 경악했다.
일시적으로 자아를 갖추게 된 영겁의 검이 귀찮아죽겠다는 듯 스스로 검집에 들어갔다.
그것은 마치 검을 맞댈 가치도 없는 자를 보는 먹이사슬 최강자의 모습과 같았기에, 헤파이스토스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파멸의 망치가 딱 대라고 말합니다.] [파멸의 창이 모든 방어구를 관통하겠다고 합니다.] [파멸의 철퇴가 지금이라도 싹싹 빌라고 말합니다.] [영검의 검이 귀찮아하며 ‘한 갑옷’을 지목합니다.] [초월자의 갑옷이 한숨을 쉬며 스스로 은룡갑을 발동합니다.]차르르르르륵!
“……?”
잘생긴 청년도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초월자의 갑옷이 ‘귀찮으니까 한꺼번에 덤벼’라고 말합니다.]“……?”
[분노한 파멸의 아티팩트들이 초월자의 갑옷을 공격합니다!]철퇴가 힘껏 초월자의 갑옷을 후려쳤다.
우드드드득-!
“……!?”
갑옷에서 난 소리가 아니었다.
바로 파멸의 철퇴에서 난 소리였다.
툭-!
파멸의 철퇴가 땅에 떨어졌고, 곧바로 파멸의 창이 힘껏 갑옷을 찔렀다.
우지이익-
파멸의 창의 창대가 끊어졌다.
따앙! 따앙! 따앙! 따앙!
파멸의 망치가 빠르게 초월자의 갑옷을 두들겨 댔다.
그럴 때마다 찌그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찌그러진 것은 다름 아닌 망치였다.
부서지고, 망가진다.
파멸의 아티팩트들이 끊임없이 부서지고 있었다.
헤파이스토스는 땅에 떨어지는 그 파멸의 아티팩트를 보며 서둘러 아티팩트의 정보를 확인하려 했다.
그는 가이아 대륙 최고의 대장장이.
[관조를 시작합니다.] [감히 모든 부분을 관조할 수 없습니다.]먼저 건방진 검을 확인했다.
[한 장인이 수백만 번 이상을 두들겨 마침내 완성해 낸 가장 위대한 검입니다.]그 순간 헤파이스토스는 알았다.
자신이 올림푸스의 수호창을 완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한 장인이 갑옷을 착용할 인물의 노력에 영감을 받아 제작했으며, 가장 위대한 검의 제작자의 힘이 더해져 탄생한 갑옷입니다.]그 갑옷도 자신의 지혜가 되어줄 것임을.
그 순간.
쿵-!
헤파이스토스가 힘껏 무릎 꿇었다. 그러곤 사내에게 기어가기 시작했다.
강한 척했지만, 헤파이스토스는 약자 중의 약자다.
신들 사이에서 짓밟혀 왔으며, 그나마 이 대장장이의 힘이 없었으면 사람 취급도 못 받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비굴해질 줄 아는 자였다.
비굴한 그가 발을 절며 기어간다.
“제발, 제발, 당신의 말이라면 뭐든 들을 테니, 제발, 내게 그 검과 갑옷을 보여다오!”
당혹한 표정을 지은 민혁에게 이런 알림이 울려오고 있었다.
[신과 기사가 무작위로 발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