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05
밥만 먹고 레벨업 1206화
고작 유저 한 명.
유저 한 명이 8기둥 클래스에서 각성을 한 것만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기자들은 당장 알렉산더가 있는 미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생생한 현장에 있지 못한 기자들 수십만 명은 알렉산더의 말을 담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유저 한 명이 일으키는 파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8기둥 클래스. 무기의 주인의 각성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알렉산더가 기둥이 됨으로써 퍼진 알림.
[최초의 8기둥 클래스.] [웨폰 마스터가 한 단계 각성합니다.] [새로운 웨폰 마스터의 스킬을 획득합니다.] [모든 스텟이 변화합니다.] [단, 웨폰 마스터로 추가 각성 시 100레벨 하락하게 됩니다.]8기둥 클래스가 한 번의 각성을 해낼 때, 알렉산더는 100레벨 하락을 겪는다.
100레벨이 하락한 만큼 알렉산더의 스텟도 하락하며 스킬 레벨도 대폭 하락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에 있었다.
알렉산더도 모든 무기의 주인답게 모든 아티팩트의 마스터리를 달성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 소드 마스터리를 약 Lv 22까지 만들 수 있었던 그의 능력이 100레벨 하향을 겪음으로써 Lv 15까지밖에 만들 수 없게 변경됐다.
이런 식으로 보면 알렉산더의 각성은 손해처럼 보인다.
진실은 아니다.
기존의 소드 마스터리는 1레벨이 상승할 때마다 2% 추가 공격력, 2% 크리티컬 데미지 상승, 2%의 검 명중률 상승 등이 붙었다.
그런데 지금은?
알렉산더가 무기의 주인이 됨으로써 소드 마스터리가 레벨업 할 때마다 상승하는 것이 달라졌다.
1레벨업마다 3%씩.
즉, 10레벨을 올리면 기존에 20%의 추가 공격력, 20%의 크리티컬 데미지가 붙어야 할 것이 30%로 상향되었다.
대부분의 스킬들이 그러했다.
현재 100레벨이 하락한 알렉산더.
그가 다시 지금과 동일한 레벨로 성장하면 어떻게 될까?
‘최소 1.5배 강한 상태가 된다.’
레벨업 시 획득하는 스텟량도 증가하게 되는 상황이다.
레벨을 올리는 건 높아질수록 힘들다.
700레벨의 알렉산더가 800레벨이 되는 것보다, 600레벨의 알렉산더가 700이 되는 건 열 배는 더 쉬운 일이다.
1.5배 강해지기 위해서 들여야 할 노력이 열 배는 적어진 것이다.
알렉산더의 성장은 무궁무진하다.
민혁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물론 시간이 꽤 흐른 후의 이야기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측했다.
알렉산더가 민혁보다 부족한 것들.
가신, 아티팩트, 스킬, 그리고 군신이자 식신이란 것.
그 모든 것을 고작 하나의 클래스로 비등해질 수 있게 되었음을.
그 모든 것을 알기에 세계인이 주목한다.
그 주목 속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 알렉산더는 이리 답했다.
“민혁을, 먹는 자들의 기둥으로 만들겠습니다.”
“……!”
“……!”
“……!”
그 선언이 가지는 파장은 컸다.
그를 위한 자리에서 빠져주려던 민혁이 놀라 그를 돌아봤다.
기자들이 질문한다.
“민혁 님을 기둥으로 만든다는 말씀은……?”
“그가 기둥이 될 때까지, 그가 부르면 달려가겠습니다.”
쉴 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그가 기둥이 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얻어 오겠습니다.”
알렉산더가 온 세상에 딱 선을 그었다.
“어떤 방법을 써서든 그가 기둥이 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민혁은 기둥으로서 부족하다. 또, 다른 기둥후보들에 비해 민혁의 편은 현저히 적다.
알렉산더의 이 공표가, 민혁에게 엄청나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그때.
거북이 모습의 로스골이 이상한 낌새를 보였다.
로스골은 무기의 주인 파브로의 심복이었다.
로스골이 그를 섬기게 된 것은 오로지 그의 독보적인 힘에 의함이었다.
그리고 파브로는 로스골이 자신의 후예를 바른길로 이끌어주길 원했다.
그 바른길은 바로 본인이 걸었던 길이다.
거센 바람에 위태로울 수 있을지언정 끝내 세상에서 가장 강자로 인정받게 하는 것.
과거와 같이 무기의 주인이 기둥 중 제일 최고라 불리게 하는 것.
“파브로 님…… 그래도 알렉산더를 너그러이 이해하여…… 크학!”
로스골은 알렉산더와 정이 들었다.
하지만 로스골 안에 깃든, 알렉산더가 잘못된 선택을 저지를 때엔 어김없이 그 힘을 드러내는 진짜 파브로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헉!”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던 로스골의 눈동자 색이 붉게 물들었다.
[무기의 주인 파브로가 일시적으로 깨어납니다.]진짜 파브로는 감히 분신이 비할 수 없다.
실제로 분신은 20% 하향되었다고 하지만, 수치상에 불과하다.
파브로는 분신이 갖지 못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무기의 목소리’.
모든 무기에 자아를 깃들게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생각보다 놀라운 힘이다.
무기를 압박해 적의 약점을 알아낼 수 있다.
그 외에 ‘약탈자’ .
상대방이 보유한 아티팩트를 앗아올 수 있다.
거북이의 모습의 파브로가 알렉산더를 본다.
[무기의 주인 파브로가 당신의 자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 *
파브로가 알렉산더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고독한 천재’였기 때문이다.
파브로는 왕국 대장간에 버려진 아이였다.
어린 시절부터 대장장이들의 잡다한 일을 하며 자라왔다.
그는 고독했다. 처음엔 대장장이들을 가족이라 믿었으나, 그 대장장이들이 자신을 ‘가축’ 취급한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였다.
고독한 파브로는 망가진 검을 버리지 않고 검을 휘둘렀고.
활시위가 끊어진 활에 쓰레기 같은 시위를 걸어 활 당기는 연습을 했다.
그는 고독한 천재다.
그랬기에 끔찍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인간은, 신은, 그 누구든, 가장 높은 곳에 서기 위해선 ‘고독’해야 했다.
고독해야 가장 아름답고 고독해야 가장 멋진 자리에 설 수 있다.
그래야 사사로운 모든 감정을 버릴 수 있다 생각했다.
알렉산더는 자신과 같았다.
고독한 천재.
그 고독한 천재의 삶은 끔찍할 만큼 고통스럽다.
파브로는 그 고독을 이겨낸 알렉산더를 인정했다.
그런데.
지금 고독해야 할 천재가 다른 이를 기둥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하고 있다.
파브로는 분노했다.
그가 깨어나게 된 것은 알렉산더의 선언에 의함이었다.
그는 혹시라도 자신의 후예가 그런 고독을 버리고자 할 때, 차라리 후예를 두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그는 알렉산더의 무기의 주인 자리를 박탈시키고자 했다.
그 전에 알렉산더를 뒤흔든 민혁을 처참히 짓밟고자 했다.
고독도 모르는 인간, 천재이지도 않은 인간,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인간.
그 인간을 절망에 빠트리고자 했다.
이유? 그저 이런 상황을 이끌어낸 민혁에 의함이었다.
모두의 긴장 속, 말도 안 되는 장관이 펼쳐졌다.
반경 5㎞까지 뻗어 나가는 그 힘.
그리고 그중에서도 오로지 ‘강자가 쥔 무기’만이 반응한다.
하늘로 두둥실 떠오른 천 자루가 넘는 무기들.
[무기의 목소리.] [파브로가 모든 무기의 자아를 일깨웁니다.]파브로는 모든 무기의 자아를 일깨웠다.
그는 재밌는 상상을 했다.
그들이 쥐었던 무기,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낸 무기.
그 무기들이 주인을 찌르는.
파브로의 악취미다.
물론 파브로의 탐욕은 분신에 갇혔다.
하지만 이것은 탐욕과 다른 복수심이다.
자신의 후예를 망가트린 자에 대한 복수심.
자아가 생긴 엄청난 숫자의 무기들.
파브로는 무기의 주인이다.
자아를 가진 대부분의 무기는, 이제까지 자신의 것이 되길 바랐다.
지금 그것이 증명되고 있다.
[유저 갈센의 청아한 빛의 검이 당신에게 제발 자신을 쥐어달라 합니다.] [유저 곰방의 천공의 활이 자신의 활시위를 당겨달라 애원합니다.] [지킴이 브렐린의 신께 닿고자 하는 검이 당신의 품에 안기고 싶어 안달 납니다.]자아를 가진 무기도 원한다.
파브로와 함께하기를.
그리고 이때 파브로는 발동한다.
이례적인 재앙이다.
유저, NPC. 그 누구든 소중히 여기는 무기들을 뺏을 수 있는 권능.
곧 파브로는 의아함을 느꼈다.
‘뭐지?’
이상한 일이다.
이제껏 99%에 이르는 모든 무기들이 자신에게 복종하고 애원했다.
제발 날 쥐어줘.
당신의 손으로 휘둘러 줘.
당신을 원해.
그런데 너무도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도에서 떠오르는 수백 자루의 무기 중 수십 자루 정도만이 파브로를 원하고 있다.
약탈자는 오로지 무기의 의지가 있어야 약탈할 수 있다.
그리고 파브로는 그 이상함의 원인을 알았다.
‘뭐지, 이게?’
자신을 갈망하는 무기들.
그 무기들 전부는 ‘천외제국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겐 천외제국 문양이 있지 않았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그가, 노인이 쥔 창을 보았다.
창에게 말한다.
‘널 휘둘러 줄까?’
무기도 강한 주인을 원한다.
노인도 강하지만 저 무기는 지금 자신의 손에 쥐어지면 어떤 힘을 발할지 알고 있다.
그런데.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이 노인의 품에서, 부서지겠다.]“……!”
파브로가 경악했다.
자신보다 훨씬 약해빠진 노인을 영원토록 섬기겠다 선언한다.
자신의 손에 쥐어질 영광을 버리고.
이번엔 파브로가 늑대를 닮은 사내를 보았다.
[거절.]짧고 굵게 답한 그 검은 도리어 더 거센 예기를 발하며 사내를 지키고자 했다.
이해할 수 없다.
무기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하나다.
‘존경한다’.
자신의 무기를 쥐어준 자를.
또 ‘존중한다’. 그와 함께 걸어온 길을.
파브로가 더 굳세게 그들을 원한다.
‘내게 오라, 내게 온다면, 너희는 한계를 초월한다!’
무기초월.
그 힘을 그들은 직접 보았을 거다.
하지만 어떠한 무기도, 그들의 품에서 떠나지 않았다.
파브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파브로가 이 말도 안 되는 제국에 분노하며 민혁을 바라봤다.
그가 쥔 검이 천천히 떠오른다.
그 검이 천천히 파브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브로는 희열하는 한편, 의아했다.
‘뭐지, 이 검은?’
어떠한 것도 읽히지 않는다.
검에 담긴 힘이 가늠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딱 두 가지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보잘것없거나.
파브로와 동급, 그 이상으로 치부되는 검이거나.
자고로 무기란 어울리는 자가 쥐어야 하는 것.
파브로는 쥐지 못한 검이 없다.
때문에 조소했다.
‘고작 이딴 검을…….’
들다니?
탐욕에 휩싸인 검이 자신에게 두둥실 날아오고 있었다.
파브로가 손을 뻗었다.
[무기 약탈을 시작…….]그리고 날아온 무기가, 파브로의 가슴팍을 베어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가슴팍이 베인 파브로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무기를 보았다.
그는 무기의 주인.
모든 무기를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는 자.
그러나 자신보다 더 높은 곳에 있거나 더 강한 무기는 다스릴 수 없다.
하지만 이제껏 그런 검은 없었다.
또 약탈자 상태에서 자신을 벨 수 있던 검도 없었다.
그러나 그 검이 자신을 베어내고 말한다.
[무기의 주인? 쥐어봐라. 감히 날 쥘 자격이 있는지 보겠다.]가슴에서 피를 뿌리는 파브로가, 천천히 그 검을 쥐었다.
가슴의 통증보다 이 검이 궁금해졌다.
검의 힘이 파브로에게 빨려 들어온다.
검의 힘을 확인하는 파브로의 눈이 경악에 물들었다.
다리가 덜덜 떨려온다.
8기둥인 자신조차도 쥐지 못한 명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희대의 명검.
그 검이 단호하게 말했다.
[불합격.]이해되지 않는다. 검이 웃음 섞인 목소리로 조소한다.
[혹시나 싶었다. 저 아이 말고, 나를 쥘 자격이 있는 자가 있는지.]그는 말하고 있다.
감히 8기둥인 자신에게.
모든 무기의 주인인 자신에게!
[그러나 알았다.] [세상 그 어디에도.] [나를 쥘 수 있는 자는 자격을 갖춘 자는 ‘저 아이’밖에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