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19
밥만 먹고 레벨업 1220화
들려오는 알림에 민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빨리?’
그녀가 게임을 시작하고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민혁은 그 이유를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처음 아테네를 시작했던 때의 민혁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다.
하지만 필로스는 그와 다르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았고 먹는 것 또한 훨씬 수월하게 하였다.
민혁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시련도 겪었는데, 바로 뛰어난 아티팩트와 먹을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역시 필로스는 식신의 후예답게 자연스럽게 먹을 것을 선택했다.
[유저 필로스가 식신의 후예로 전직합니다.] [대식신(大食神)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셨습니다.] [곧 또 다른 조건 중 하나가 오픈됩니다.]‘필로스는 내가 만들어낸 식신이 아니다.’
물론 그녀가 게임할 수 있게 도운 것은 민혁이었다.
그와 별개로 식신으로 전직할 수 있는 조건들을 채워낸 것은 필로스였다.
걱정되는 것도 많은 상황이다. 식신으로 전직된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해본다.
(필로스)
레벨 :16
직업: 식신, 신들의 아이.
HP: 2,631 MP: 1,644
힘: 176 민첩: 187 체력: 193 지혜: 198 지력: 2,087 마기: 3,250
포만도: 100%
보유 스킬목록
⦁액티브 스킬 유아용 절대극창
⦁액티브 스킬 유아용 용병극강검술.
⦁액티브 스킬 유아용 대악마의 검술.
⦁패시브 스킬 식신의 요리스킬
⦁패시브 스킬 식신의 진가.
⦁액티브 스킬 재료추적.
⦁패시브 스킬 신들의 수호.
⦁액티브 스킬 나의 신들.
⦁패시브 스킬 신들의 재능.
⦁패시브 스킬 마음도둑.
보유특별한 효과
⦁검신의 가호.
⦁대악마의 찬사.
⦁절대신수의 수호.
⦁뱀의 신의 절대적 가호.
⦁수호신의 절대적 가호.
⦁수호신의 넌 내가 지킴.
“……버그인가?”
민혁도 이리 말할 정도로 상태창이 말이 안 된다.
특히나, 자신이 필로스에게 편파적인 짓을 한다면 오늘부터 내가 콩이 동생이라고 했던 오블렌도 돌아서 버리고 말았다.
‘신들의 아이라.’
민혁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필로스가 ‘신들의 아이’라는 절대반신 클래스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민혁이 월드 메시지로 들었을 시 절대반신 클래스인 ‘신들의 아이’는 무수히 많은 신들의 사랑을 받는 클래스라고 되어있다.
현재 필로스가 신들의 아이로 전직하면서 얻게 된 스킬들만 봐도 대박이다.
신들의 수호는, 그녀가 위험에 빠졌을 때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신들이 그녀를 1회 지켜내는 힘이다.
이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발동되어 1회 지키는 것이며, 10분 후 추가로 발동될 수 있다.
‘미쳤구나, 진짜…….’
민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필로스를 지키는 신들의 힘을 생각하면 상상조차 할 수도 없다.
더 놀라운 스킬은 그녀가 보유하고 있는 나의 신들이다.
‘소환스킬이라…….’
신들의 아이는 전직 전에,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신들에게 승인을 요한다.
그녀를 도왔던 신들은 전부 승인한 바 있다.
이 스킬을 발동하면 그 신들이 한꺼번에 소환되는 집결 스킬이다.
‘이제 레벨 17인데…….’
그 다음의 스킬은 바로 ‘신들의 재능’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신들의 아이를 승인한 신들의 재능들을 개화한다.’
그 재능이란 창신 밴의 ‘창술’에 대한 재능이나, 만다라의 포션 제조술에 대한 ‘재능’ 등을 개화한다는 거다.
‘마음도둑도 특별하다.’
이 마음도둑은 필로스의 특이함에 의해(?) 각성된 스킬인 듯싶었다.
효과를 살펴보면,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며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고 한다.
아주 작은 사소한 행동이나, 혹은 그녀의 말, 그녀가 먹는 모습 등에서도 말이다.
‘특이한 힘이네.’
여기에 또 한 가지 덧붙여야 할 사실.
‘이제부터 음식을 먹기만 해도 식신의 진가에 의해 스텟이 오른다는 거다.’
민혁은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아테네를 하면 할수록 엄청나게 강해질 거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하지만, 아무리 빠르게 강해진다 한들 민혁과의 차이는 좁힐 수 없다.
그녀는 신클래스이자 듀얼클래스였기에 필요 경험치량이 민혁만큼이나 많아졌으니까 말이다.
‘이거 괜찮은가?’
그래도 그녀는 성장할 때마다 말도 안 되는 힘을 보여줄 터.
물론 민혁은 좋다.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추고, 나아가 더 맛있게 음식을 먹게 됨으로써 폭식 결여증 치료에 더 빠르게 다가갈 테니까.
그가 걱정하는 건 바로, ㈜즐거움이 걸어뒀을 제약이다.
‘분명 이런 상황을 대비해 어떠한 것을 준비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 민혁이 아는 사실은 없기에 대비할 수도 없다.
또 한 가지 걱정해야 할 것도 있다.
‘너무 돋보여…….’
이제 레벨 17짜리가 유아용 신창에 마신에 아이의 갑옷세트를 입고 있다.
‘아, 수호신의 반지도 추가되었구나…….’
그런 휘황찬란한 아티팩트를 착용하고 있기에 그녀가 너무도 눈에 띈다는 사실이었고, 어렸기에 더 표적이 될 확률이 크다는 거다.
‘누굴 걱정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만…….’
가신들의 개입이 꼭 걱정스러운 일만 만든 건 아니다.
‘다시 말을 한다는 거지?’
오블렌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에게 ‘아저씨’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말을 하며 히죽히죽 입꼬리가 올라가던 오블렌이 생각난다.
‘나도 필로스나 만나러 가볼까?’
민혁이 걸음을 옮겼다.
* * *
민혁의 우려대로다.
일반 아티팩트가 뿜어낼 수 없는 빛을 발하는 유아용 창은 실로 대단했다.
그뿐인가?
목을 제외한 상체까지 감싼 마계의 특별한 광물 아다만티움으로 만들어진 마신의 아이의 갑옷 세트를 입은 필로스는 딱 봐도 눈에 띄었다.
볼그인 길드.
100레벨대 유저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길드는 비매너 길드다.
약 30여 명으로 이루어진 이 길드는 20~80레벨 사이 초보 유저들을 약탈하여 먹고산다.
길드 마스터 름마는 길드원들을 통해 특별한 정보를 입수했다.
[제드: 길마님, 이상한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들고 있는 창도 예사롭지 않고, 입고 있는 갑옷도 비싸 보입니다.] [름마: 혹시 레벨제한 없는 높은 등급 아티팩트인가?] [제드: 그런 것 같습니다. 몹들이 한방에 픽픽 죽더군요.] [름마: 대박이군. 금방 가겠다.]름마는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 생각했다.
‘레벨제한 없는 높은 등급 아티팩트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레벨제한 없는 신등급 아티팩트는 일반 신등급의 다섯 배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물론 제한이 없는 만큼 일반 신등급보다 훨씬 못한 힘을 발휘하지만, 대부호 유저 중 초보일 때도 신등급을 끼고 싶어 하는 자들이 간혹 있었다.
딱 그런 경우였다.
름마는 제드의 제보대로 길드원들과 모여 소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진짜였잖아!?’
딱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갑옷과 창이었다. 심지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가장 비싸 보였다.
소녀는 맹랑 핫도그를 양손에 하나씩 쥐고 있었다.
끽해야 열 살도 되지 않을법한 소녀다.
‘트레이드 기능을 이용해 다 뺏을 수도 있겠는데?’
결국 어린애 한 명이다.
잘 타이르면 모두 뺏을 수도 있으리라.
름마는 길드원 수십 명과 함께 소녀에게 다가갔다.
“꼬마야, 네가 가진 창이 너무 궁금해서 그런데 이 아저씨가 잠깐 볼 수 있을까?”
와구와구?
소녀가 큼지막한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본다. 핫도그를 입에 문 모습이 무척 예쁘다.
순간 마음이 흔들릴 뻔한 름마였으나 마음을 바로잡는다.
“꼬마야, 아저씨가 1,000골드 줄 테니까 한 번만 보자아.”
하지만 소녀는 오로지 핫도그 먹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었다.
관심조차 주지 않자 름마의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갔다.
결국 소녀가 쥔 핫도그를 뺏어 땅바닥에 집어 던졌다.
퍼석-!
“이 망할 꼬맹이가, 어른이 말하면 쳐다보기라도 해야 할 거 아냐!?”
름마가 눈을 부라렸다.
“어린 게 오냐오냐했더니 어른 말을 무시하고 말이야. 너 이거 보여?”
름마가 자신의 날카로운 검을 들어 올렸다.
“이걸로 널 베면 무척 아프겠지? 응? 그러니까, 나한테 그 창이랑…… 우는 거냐?”
소녀가 떨어진 핫도그를 보며 바들바들 몸을 떨어댔다.
이래서 어린애는 질색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해선 안 될 짓을 했어…….”
“……?”
“……?”
통역되어 나오는 한국말이 귀에 박힌다.
음식을 보며 부들부들 몸을 떠는 그 모습이 흡사 누군가를 연상케 한다.
“마지막 남은 핫도그였는데에!”
고작 열 살 남짓의 소녀가 분노한 표정으로 자신들을 봤다.
름마는 어이가 없고 재밌을 따름이었다.
“아니, 꼬마야. 그래 봤자. 넌 아직 30레벨도 안 되었고, 우린 100레벨인데 어쩌려고 그러냐? 응!? 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
“애가 아주 당차네!”
“우쭈쭈, 핫도그 사줄까용!?”
애초에 이 길드 자체가 쓰레기 중의 쓰레기 길드였다.
다른 사람들이 상대하기조차 싫은 그런 길드였기에 다른 이들도 쉬쉬하는 자들이다.
곧 소녀가 말한다.
“아저씨한테 이를 거예요……. 가만 안 둬…….”
그 말을 들은 름마는 한 영화배우가 생각났다.
머리를 바리깡으로 밀며 멋있는 대사를 뱉어내는 원빈!
그는 배꼽이 빠질 것 같았다.
“아하하하, 애야. 혹시 너희 아저씨 전당포 하시니?”
“꼬마야. 우린 널 매일 찾아다니면서 괴롭힐 거야, 그러기 전에 순순히 넘기는데 어떨까?”
“너무 그러지들 마라. 갑자기 웬 남자가 나타나서 우리한테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는다고 할지도 모르니까.”
“그래, 꼬마야!”
름마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네, 아저씨 불러나 봐라. 응? 그 면상이나 좀 보게.”
름마는 자신만만했다. 또 유저를 소환하여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그땐 이미 상황 종료다.
설령 그 아저씨가 NPC라 한들, 소환스킬 자체는 20레벨도 안 되는 유저가 배우기엔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디 그 덜떨어진 아저씨, 얼굴이나 한번 보자. 응!?”
한 길드원의 손이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뻗어졌다.
그 순간.
푹-
소녀가 힘껏 찌른 창에 길드원의 목이 꿰뚫렸다. 그리고 창끝에서 타오른 백화가 길드원을 녹여 버렸다.
“……?”
“……?”
모든 길드원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하, 한 방에?’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런 경악을 금치 못할 때였다.
번쩍-!
빛이 내리침과 함께 누군가 등장했다.
자신들을 등진 사내는 흑빛의 머리카락에, 등 뒤로 천외제국을 알리는 백색의 망토를 착용하고 있었다.
[왜 우는 거냐.]“아저씨, 저 사람들이…….”
름마와 길드원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거대한 살기에 그들은 몸을 옴짝달싹할 수조차 없었다.
귀환 스크롤을 찢으려 해도 되지 않았다.
[핫도그를?]맹렬히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가 말했다.
“오블렌 아저씨보고, 덜떨어진 아저씨라고도 했어요…….”
“하하……. 꼬마야. 우리가 언제 그랬…….
소녀 필로스가 녹음기를 틀었다.
[어디 그 덜떨어진 아저씨, 얼굴이나 한번 보자. 응!?]“…….”
“…….”
그 자리의 모두가 얼어붙었다.
아니, 아저씨가 원빈도 아니고 오블렌인 게 말이 되는 건가?
바로 그때.
“…….”
그들은 거친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먼 곳에서 어떠한 이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어떤 놈이 감히 내 손녀를!”
“엘피스, 찢어 죽인다.”
“코니르. 심검으로 손가락 하나씩 자른다!”
엘리자베스가 말한다.
“살가죽…… 벗겨내 주지.”
“…….”
“…….”
름마를 비롯한 길드원들은 말문이 막혔다. 엄청난 ‘아저씨’들의 등장이 그들의 숨통을 조였다.
심지어 그들이 흘리는 살기에, 숨통이 막혀 로그아웃 당하는 유저도 있을 정도였다.
그들은 고작해야 100레벨대.
그들 모두가 손가락 하나로 자신들을 죽일 수 있었다.
“아, 아니…… 저, 저기…… 사, 살려주십쇼…….”
얼굴이 하얗게 질린 름마가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그리고 또다시 누군가 등장했다.
그의 등장에 름마가 주저앉고야 말았다.
“뭐냐, 니넨.”
“…….”
“…….”
민혁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그가 소름 끼치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짧고 굵게 말했다.
“오늘부터 너희 길드는 해체다.”
볼레인 길드가 해체되었고 길드원 전원에게 척살령이 내려졌다.
한순간에 아테네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