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02)
재회 (6)
대륙전쟁이 시작되기 전, 공격형 쌍룡검 제작을 시도하는 현수에게 넬이 찾아왔다.
“독왕 리우는 히드라를 소환할 수 있는 인물이에요, 전설의 몬스터로 엄청난 힘을 가진 네임드 몬스터죠.”
당시 현의 대장간은 대륙전쟁에 참여해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변이 크지 않았다.
하여 현의 대장간의 두뇌인 넬은 두드러지는 중국 유저들의 특징을 모두 파악했다.
“리우가 히드라를 소환할지는 미지수예요.”
대륙전쟁이라지만 독왕 리우의 비장의 수였으며 쉽게 이길 수 있다 판단하면 사용하지 않는 게 맞다.
대륙전쟁은 전 세계에 송출되며 최상위 랭커들은 가진 힘을 숨기는 편이기 때문이다.
당시 현수는 심각해졌다.
“히드라가 한국 유저들을 향해 독을 뿜어낸다면…….”
그 여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넬은 쓴웃음을 지었다.
“애석하게도 히드라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은 없는 것으로 보여요.”
그때 현수의 뇌리에 단 한 번도 발하지 못했던 특별한 힘 하나가 스쳤다.
그건 바로 재앙의 목걸이에 깃든 절대지배라는 힘이었다.
(절대지배)
등급: 전설
레벨: 1
페널티: 없음
소요마력: 2,500
효과:
·몬스터들을 순간적으로 세뇌시켜 굴복시킬 수 있습니다.
·굴복된 몬스터들은 당신에게 정신이 지배되어 당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합니다.
·당신보다 레벨이 200 이상 높다 해도 몇 초 정도 정신적 지배가 가능합니다.
·당신보다 약한 몬스터라면 약 3분, 비슷한 힘을 가졌을 경우 1분의 지배가 가능합니다.
·스킬 시전어가 존재합니다.
·특별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절대지배는 현수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스킬이다.
또한 이 재앙의 목걸이는 대장장이 분야와 전혀 다른 세공 분야였기에 수정할 수도 없었다.
‘명확한 단점도 존재한다.’
지배하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에 있었으며 그것 대비하여 소요마력이 2,500에 이른다는 거다.
2,500의 소요마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현수와 비슷한 레벨대의 몬스터 한 마리를 통제하면 득보다 실이 커지는 셈.
“이 힘을 사용하면 어떨까요?”
스킬 정보를 공유받은 넬이 감탄했다.
“어떻게 보면 훌륭하고, 어떻게 보면 전설이라고 보긴 미흡한 스킬이네요. 하지만 확실히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그런데 한 번도 사용하시는 걸 못 봤네요?”
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껏 사용할 필요성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단 것이 첫 번째.
두 번째 이유는 이것이었다.
“시전어가 너무 낯간지럽거든요.”
스킬을 발휘하기 위해서 시전어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시전어가 뭔데요?”
곧 그를 들은 넬이 쓴웃음을 지었다.
“어떻게 보면 낯간지럽고 오글거리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대단히 멋질 거 같은데요? 제가 아는 현수 님은 그걸 참 잘하는 유저거든요.”
시전어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면 멋질 것이다, 이는 현수도 당시 공감했던 내용이다.
***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보는 화면에 전설의 몬스터 히드라가 담긴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일개 유저가 신수 히드라의 자식인 전설의 몬스터 히드라를 소환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
더불어 영상으로도 히드라 같은 고레벨 몬스터는 보기 힘들었다.
키헤에에에엑-!
키히이이이익-!
캬하아아아아악-!
아홉 개의 뱀의 머리를 가진 체고 7m의 히드라의 위용은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대륙전쟁 하이라이트에 분명 이 장면이 포함될 것임을 눈치채고 있었다.
더불어 시청자들 상당수는 양측 중 누구를 응원하는 것보다 그저 재미를 위해 시청 중인 이들이 많았다.
그들은 곧 엄청난 위용을 떨치는 히드라의 등장 상태이상기에 현수가 처참히 당할 것을 기대했다.
[히드라의 분노] [전설의 몬스터 앞에 적이 그 기세를 잃고 멈춰 섭니다.] [2초간 스턴에 빠지며 온몸에 독이 차올라 눈과 귀, 코, 입에서 피가 흐릅니다.]그들은 몰랐던 진실이 있었다.
영상에서 나타난 히드라에 놀란 눈을 했다가 비식 웃는 현수의 모습이 송출된다.
그 강한 위압감을 가진 히드라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
자신보다 훨씬 거대해 그를 올려다보던 현수가 팔을 내저었다.
[칭호 첫 번째 전설이 빛을 발합니다.] [같은 전설이 또 다른 전설을 억압할 수 없습니다.]시청자들은 놀랐다. 그들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는 반전이었던 바.
히드라의 아홉 개 머리의 입에서 거대한 독브레스가 휘몰아쳤다.
그 독브레스가 쏘아지려 할 때 현수가 날아올랐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매료된다.
그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는 명장 현(現)이 첫 번째 전설이란 수식언과 걸맞은 모습이어서다.
184cm에 이르는 장신에 피에 절은 갈색 코트.
오른손에 늘어트린 멋진 쌍룡검 한 자루와 검은 갑옷과 부츠인 재앙 아티팩트들.
그리고 날카로운 콧대와 부드러운 턱선, 과하지 않은 속쌍꺼풀.
즉, 많은 이들이 선망할 법한 외모를 가진 모습이 전 세계인을 몰입시키고 있는 것.
히드라들은 감히 자신들의 힘을 대항해 낸 그에게 입안의 브레스를 쏘아 내려 했다.
그때.
쿠우우우웅-
엄청난 위압감에 히드라의 몸이 경직되었다.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왼손으로 재앙의 목걸이를 쥔 현수가 아홉 개의 히드라의 머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대, 내 앞에 조아려라.”
낯간지러운 말이 사실이다.
그러나 말이란 흘러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 그 말을 뱉어 낸 현수의 위압감에 억눌린 히드라의 머리들.
그들의 누렇고 좁은 동공이 검게 물든다.
마치 그 앞에 조아리듯 몸을 홱 돌려, 중국 유저들을 향해 브레스를 토해 냈다.
푸화아아아아악-!
아홉 개의 머리가 동시에 뿜어내는 독들이 염산이 뿌려진 것처럼 연기가 피어오르게 한다.
그리고 현수는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다시 홱, 현수에게 고개를 틀었던 히드라들.
아홉 개의 머리의 놈들이 사죄하듯, 땅에 대가리를 처박았다.
콰아아아앙!
콰앙, 콰앙, 콰아앙-!!
대가리가 땅에 처박힌 채 간헐적으로 꿈틀거리는 전설의 몬스터 히드라.
또한, 현수는 넬이 일전에 한 말을 곱씹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하는 대사는 더 크게 다가온다.
또한, 절대지배는 분명 전설급 힘을 가졌음이 분명하나 히드라를 고작 5초밖에 부릴 수 없는 힘인 바.
어쩌면 최악의 힘이다.
전설이란 이름을 가졌으나 적을 부리는 시간이 고작 5초라니?
그러나 발동의 순간, 그를 비틀어 버려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 그였다.
하여 말했다.
“아티팩트란 사용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다.”
명장(名匠)이 한 말이었기에 시청자들에게 더 와닿는다.
완전히 매료되어 버린 시청자들 상당수는 현이란 자의 팬이 되어 버렸다.
또 시청자들이 그에게 매료되는 또 다른 힘이 있었다.
-현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 겁니까!
-미쳤습니다. 적의 힘을 활용하여, 적을 잡는다니요!
-우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지금 현 혼자서 한국을 수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계속된 위기를 넘고 계속, 계속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조차도 다수의 근접전, 암살자 유저들과의 위기, 전설의 몬스터 히드라를 직면한 위기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답을 찾아내어 그 숫자를 줄여 가고 있습니다.
-컨트롤이요? 대장장이이니까 검 실력은 랭커들에 비해 뒤처지는 게 당연한 거죠, 한데 컨트롤을 뺀 그의 상황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 자체는 최상위 랭커들, 아니 그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하듯 계속 위기를 넘어서고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것을 보던 한 시청자는 말했다.
-애초에 한국이 방어, 중국이 공격이었어, 그런데 여기서 진짜 현이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임……?
그에 다른 시청자들은 이런 반응을 했다.
-그걸 몰라서 묻냐?
그의 되물음처럼 이미 시청자들은 전 세계가 그에게 어떻게 반응할지 알고 있었다.
“으, 으아아아악!”
“크흐으으으윽!”
“왜, 왜 히드라가 갑자기 우리를!”
방금 전까지 현을 압박했던 근접전 유저들.
그들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리우가 다급히 소리쳤다.
“빨리 거기서 빠져나와!!!!”
“……예?”
“……?”
독에 감염되어 혼란에 빠진 근접전 유저 약 28명은 현이란 변수가 있음을 잊어버리고야 말았다.
이미 그들의 HP 상당수는 히드라의 독에 직격당해 30% 미만으로 하락한 상태였다.
그러나 분명 약 15초 전만 해도 현을 수적 우세로 완벽히 압도하고 있었다.
곧 반문했던 유저는 자신이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음을 느꼈다.
거대한 위압감이 휘몰아쳤다.
쿠호오오오오오-!
그것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초월 아티팩트와 검왕이 전수한 것에서 비롯된다.
비록 방금 전 HP가 50% 이상일 때는 근접전 유저들의 높은 HP 양과 높은 방어력에 단숨에 죽지 않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달랐다.
양손으로 쥔 쌍룡검을 늘어트린 현수가 매서운 눈빛으로 중국 유저 28명을 눈에 담는다.
“아, 아니지?”
“이게 말이 된다고오!?”
그들의 두려움과 공포에 빠진 눈빛.
마치 자신들이 굴의 왕인 줄 알았다가, 진짜 호랑이를 만난 듯 두려움이 가득하다.
그리고 현수가 공격력 900대의 쌍룡검을 양손으로 내질렀다.
[검의 울음]이제껏 내보였던 그 어떤 검의 울음보다 강력하다.
아니, 바라드에게는 쌍룡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에, 잠시나마 그가 발하는 힘에 비할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를 단 한 번에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아아악!?”
목에 핏대 선 유저의 외침 뒤로, 수십 개의 쌍룡검의 칼날이 그 자리를 휩쓴다.
최상위 근접전 유저들은 순간적으로 방어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힘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누군가는 60%. 누군가는 100%, 또 탱커는 300%까지.
그러나 말도 안 되는 딜량에 28명의 중국 유저들이 모두 흩어진다.
“…….”
“…….”
시청자들의 시점은 다각도로 변화한다.
때론 전체를 비추기도, 또 때론 개인의 시야를 보이기도 한다.
지금 시청자들이 보는 시야, 바로 폰드의 시각이었다.
폰드의 시각에 재로 흩어지는 28명의 유저가 보인다.
또한 갈색 코트를 입고 그 재 사이를 뚫고 걸어오는 현수가 보이고 있다.
흩어지는 재를 지나쳐 온 현수가 비로소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유저인 검황 폰드, 독왕 리우와 마주한다.
타악, 탁-
그가 무심한 표정으로 어깨에 묻은 재를 손으로 두 번 가볍게 털었다.
두 사람은 알고 있었다.
그가 그러한 거추장스러운 행위를 하는 이유.
닿지 못할 거라던 장담과 확신을 어그러트리고 공포를 심어 자신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가 무심한 표정으로 쌍룡검을 겨눴다.
“이제 너희 둘만 남았다.”
그는 방금 전 했던 그 행동의 성과를 충분히 얻었다.
세계 랭킹 4위인 폰드와 세계 랭킹 19위 리우.
두 사람이 세계 랭킹 100만 위권 밖의 유저를 보며 두려워하고 있었으니까.
***
그 시각.
월드 아레스의 부국장 한나는 아레스의 100인 표를 보고 있었다.
피라미드식으로 된 그것을 바라보며 한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방금 승인된 사안입니다.”
그녀가 통화하는 사람은 이세진 대표였다.
이세진은 조금 놀란 목소리였으나 납득했다.
-충분히 그럴 만해.
“맞습니다.”
그녀가 피라미드의 맨 밑에 있던 자석으로 된 미친루키의 이름을 떼어 냈다.
한 걸음 물러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유저들을 보다 맨 위 바할라의 이름을 보았다.
“유저 현수가 리우와 폰드를 이기고 한국을 승리로 이끈다면…….”
그녀가 뒤를 돌아봤다. 그녀가 있던 곳은 회의실.
그곳에 월드 아레스의 임원들이 앉아 있었다. 이것은 그들, 그리고 자신이 승인한 내용.
“대장장이 현(現)이 올해의 1인이 될 것입니다.”
3년 동안 변함없던 자리가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