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20
밥만 먹고 레벨업 1221화
카르딘 황제는 요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천외제국.
숨어 있던 기둥후보들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루브앙 제국은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나 기둥후보들의 힘은 루브앙 제국 내에서도 감당할 자들이 많지 않았다.
근심 걱정에 그는 입맛을 잃었다.
성벽 위에 선 그가 말했다.
“도대체 저 줄은 무슨 줄인데, 길게 늘어져 있는가.”
수도에는 밤늦은 시간까지 길게 늘어선 정체 모를 줄들이 생겼다.
며칠 전부터 계속되었기에 그는 의문이었다.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 45호점입니다.”
“……천외제국의?”
천외제국과 루브앙 제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중이다.
물론 겉보기식이다.
두 제국은 언제든 다시 전쟁을 할 수도 있는 곳이다.
그러한 곳에 천외제국 측의 식당이 입점을 요했다.
모두가 알 듯, 천외제국은 대륙적으로 뛰어난 요리재료와 맛을 자랑한다.
그곳에 가 음식을 먹어본 루브앙 제국인들 중 많은 자들이, 천외제국의 식당이 루브앙 제국으로 들어오길 바랐다.
루브앙 제국도 이득이다. 그들은 판매되는 일부금을 루브앙 제국에 세금으로 바쳐야 했다.
물론 카르딘 황제는 꺼리긴 했다.
하지만 최근 꼬꼬마 검술대회 당시 천외제국에 큰 빚을 졌기에 승인했다.
결국 모든 국가는 서로가 필요한 것을 공급하여 상생하여야만 했다.
“보기 좋지는 않군. 루브앙 제국의 귀족이란 자들이…… 자네도 먹어봤나?”
보좌관이 민망한 듯 얼굴을 붉혔다.
카르딘 황제는 늙은 통치자는 아니다.
“맛이 있으면 얼마나 있길래.”
벌써 백여 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천외제국의 자금력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며칠째 입맛이 없던 카르딘 황제가 보좌관과 함께 나섰다.
얼굴을 가리고 그곳에 당도한 카르딘은 자신의 생각보다 더 식당의 인기가 뜨거움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대기인원 1,074명입니다!”
귀족들마저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카르딘은 황제 프리패스권으로 곧바로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가장 잘나가는 요리를 주문했다.
라면과 김밥이다.
카르딘 황제의 표정이 좋지 않다.
‘이딴 음식에 귀족들이 이리 줄을 서고 먹는단 말인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라면이란 것은 그저 자극적이고 몸에 좋지 않아 보였고, 김밥이란 음식은 광부들이 먹을 법하게 생겼다.
그가 엉성한 젓가락질로 그 라면이란 것을 몇 가닥만 호록 먹어봤다.
“……?”
최근 입맛이 없던 카르딘 황제다.
입안에 들어오는 순간 쫄깃하고 컬컬한 이 알 수 없는 맛이 그의 입맛을 자극했다.
그가 젓가락으로 크게 먹어봤다.
“후루루루루룹!”
입안에 들어오는 순간, 없던 입맛이 확 살아났다. 그가 수저로 천천히 국물맛을 보았다.
‘어떻게 이런 맛이…….’
카르딘 황제에게 이런 맛은 생소한 것이었다.
매일 몸에 좋고 건강한 재료로 식사하는 카르딘이다.
그만큼 MSG라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다.
처음 맛보는 인스턴트의 맛이 그를 전율케 했다.
“후루루루루룹!”
미친 듯이 라면을 들이켜던 그가 앞에 놓인 시뻘건 무언가를 집어 든다.
아삭아삭-
시원한 그것은 입에 들어오자마자 맛좋게 씹힌다.
그러다 다시 후루루루룹 먹다가 광부들이 먹을 법한 김밥을 집어 든다.
입에 넣는 순간.
다채로운 여러 요리가 입안에서 뛰논다. 그런데 조금 목이 메는 것 같다.
그릇째로 들어 라면 국물을 취해본다.
목구멍 끝에 찼던 김밥이 싸아 내려가며 감탄하게 한다.
심지어 라면 위에 뭉쳐져 익혀진 계란을 골라 먹는 것도 별미다.
그는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고, 찬밥까지 말아 먹었다.
그는 여운에서 한참이나 벗어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늦은 밤.
그는 그 맛을 떠올리며 잠이 들지 못했다.
‘어, 어찌 그런 맛이…….’
이상한 일이다.
특히 새벽에 라면이란 것을 떠올리자 허기짐이 미친 듯이 몰려왔다.
그리고 보좌관은 카르딘 황제를 보며 의아했다.
아침.
“우리 아침인데, 라면이나 한 그릇 하겠나?”
점심.
“오늘 점심은 짜파게띠 어떤가?”
저녁.
“오늘 저녁은 갑오징어짬뽕을 먹지.”
다음 날.
“오늘 아침은 화닭볶음면으로 스트레스를 풀며 시작하고 싶군.”
보좌관은 카르딘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간만에 그에게서 활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카르딘은 문득 궁금해졌다.
“이 라면이란 것과 김밥의 가격은 얼마 정도지? 한 그릇에 10만 골드 정도인가?”
“예? 아닙니다. 폐하. 라면 한 그릇에 3천 골드. 김밥 한 줄에 3천 골드입니다.”
“……그런 화폐 단위도 있었나?”
카르딘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주머니가 심심한 서민들도 즐길 수 있는 요리.
더불어 깨닫는다.
“체인점은 더 빠르게 번져 나갈 거다. 한데, 체인점의 맛이 비슷할 수가 있나?”
보좌관은 체인점을 운영하는 연계의 상인 브로우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과거 루브앙 제국 사람이었고 악덕 계약 속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도.
“모든 위약금을 지불해 주고, 천외제국보다 3배 가까운 금액을 지불해 주겠다고 하게.”
인재 중의 인재다.
물론 천외제국 인재를 뺏으면 불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위약금은 브로우가 받았던 금액의 열 배다.
결국 천외제국은 위약금을 챙기는 것이기에 계약서상으론 문제없다.
돌아온 보좌관이 답했다.
“설령 자신이 다시 엄청난 빚을 떠안는다 해도, 그는 자신이 천외제국 민혁 ‘황제’의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다른 곳과 계약할 생각은 없답니다.”
“이방인이지 않던가?”
이방인들은 욕심이 많고 이 세상을 재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좌관이 말했다.
“두 번 다시 이런 제안을 하면 루브앙 제국에서 모든 체인점 철수를 검토하겠다고 합니다. 더불어 추가적인 체인점 확장에 대해 승인을 요청하더군요.”
“…….”
카르딘은 잠시 말이 없었다.
‘대단하군. 정말…….’
민혁은 상처받은 들개를 안아주고 범으로 키워낸 셈이다.
체인점들이 벌어들이는 수익, 그리고 앞으로도 벌어들일 수익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카르딘 황제는 기분에 이끌리지 않았다.
‘모든 백성이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좋은 법. 우리는 그에 따른 세금도 걷으니.’
“루브앙 제국 내의 천외제국 체인점 확장을 윤허한다.”
천외제국이 갈수록 비상하고 있었다.
* * *
[대식신(大食神)의 조건 중 두 번째가 열람됩니다.] [그 어떤 식신(食神)도 해내지 못한 특별한 업적을 해내시기 바랍니다.]필로스를 만나고 돌아온 민혁이 들은 알림이다.
참 고민이 많은 알림이었다.
‘그 어떤 식신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 무엇이 있을까.’
그들도 사실 먹는 것에 관해서는 별의별 걸 다 해봤을 것 같다는 게 민혁의 개인적 생각이다.
떠오르지 않는 걸 붙잡고 있는다 해서 떠오르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다른 알림이 들려왔다.
[루브앙 제국이 천외제국의 체인점 입점을 추가 승인합니다.] [가게에서 발생되는 매출의 9%가 루브앙 제국에 귀속됩니다.]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 열 개 지점이 루브앙 제국 곳곳에 뻗어 나갑니다.] [금일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 45호점의 총매출은 6,543,313골드입니다.]민혁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라면집 하루 매출이 600만 골드?’
물론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이 24시간 운영하기 때문도 있다.
루브앙 제국에 낸 45호점은 가장 큰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 매장은 총 70여 개에 이르고 있다.
[금일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에서 발생된 총 매출은 5플래티넘가량입니다.]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하루 5플래티넘이면 10일이면 50플래티넘. 100일이면 500플래티넘에 이른다.
밴의 고양이 똥커피도 30개의 지점을 둔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매출이다.
아직 전 대륙의 왕국과 제국 등을 감안하면 10%밖에 입점되지 않았다.
‘천외제국이 부흥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되어주고 있어.’
새삼 연계의 상인 브로우가 얼마나 큰 인재였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브로우는 루브앙 제국에 크게 데여 상인 랭킹에서 찾아볼 수도 없다가 최근 상인랭킹 1,000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때마침 브로우에게 귓속말이 왔다.
[브로우: 민혁 님, 루브앙 제국이…….]그는 자신에게 왔던 제안을 설명해줬다. 민혁은 루브앙 제국이 인재를 빼앗긴 것에 다급해졌음을 알았다.
‘10배나 되는 위약금을 물어주고 지금 받는 돈의 3배라.’
엄청난 액수다. 브로우의 가치는 지금의 3배가 아니라 30배를 넘는 수준이 될 거다.
‘전체 체인점의 개수가 400개를 넘어서면 상인랭킹 5위안에는 들어오겠는데?’
[브로우: 아, 그리고 민혁 님.]브로우는 대박국밥 사장이었고 건물주에게 사실상 쫓겨났던 자다.
[브로우: 얼마 전에 제가 빼앗겼던 건물을 다시 매입하고 다시 제 대박국밥집을 열었습니다.]브로우의 그 말에 민혁은 자신도 모르게 함박웃음 지었다.
기분 좋은 일이다.
절망의 순간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그가 이제 그 어떤 사람보다 찬란히 빛나고 있었으니까.
[브로우: 지금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있으시죠? 민혁 님은 저보다 한참 동생입니다.]갑작스런 나이 이야기에 의아한 표정이 지어졌다.
[브로우: 하지만 나이를 떠나 말하고 싶습니다. 고작 게임 안이기에 하는 말이 아닙니다.] [브로우: 민혁 님을 평생 존중하고 따르겠습니다. 만약 일이 잘못되어 제가 다시 바닥까지 내려간다 한들 당신만큼은 지킬 것입니다.]민혁은 나이 좀 먹은 형님의 말에 멋쩍은 미소를 머금었다.
[민혁: 괜찮으니, 나중에 밥이나 사주세요.] [브로우: 드시고 싶은 거 있으십니까?] [민혁: 요새 무한리필 갈비가 그렇게 핫하다던데, 가보고 싶네요.] [브로우: 알겠습니다. 무한리필 가게 하나 인수 추진하겠습니다. 물론 제 사비로요.]“……?”
잘나가다가 왜……?
[민혁: 브, 브로우 형……?] [접속 중이지 않으신 유저입니다.]“……?”
며칠 후 민혁은 브로우에게 무한리필 갈빗집 하나를 선물 받았다.
천외제국 잘나가는 상인의 클라쓰였다.
* * *
민혁과 헤이즈가 대화를 나눴다.
“브로우 님에게 고기 사달라고 했더니, 무한리필 고깃집을 인수해서 ‘민혁이네 갈비’로 상호변경해서 선물해 줬다고요……?”
“응, 난 그냥 밥 사달라고 한 거밖에 없는데.”
일순 헤이즈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뭐 먹고 싶다고 하면 건물 통째로 사주는 오빠, 언니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의 꿈이리라.
아무튼.
“생각보다 체인점 사업이 천외제국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각 왕국과 제국 등에 입점할 때 내는 세금이 어마어마해서 실제로 8% 정도의 마진을 남기기도 힘들겠지만요.”
그럼에도 엄청난 수익금이 예상되고 있는 때다.
“이주민도 그로 인해 늘고 있습니다. 체인점을 맡고 싶다는 요리사들이 하루에 수백 명씩 들어오고 있어요.”
여러모로 이로운 효과를 내고 있는 거다.
“대식신의 두 번째 조건이 어떤 식신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라고 하셨죠?”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게 뭐가 있을까 생각나지 않네.”
헤이즈가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에 민혁은 그녀가 어떤 묘책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폐하, 모든 가맹점을 합쳐도 고작 8% 정도의 마진이 남는 사업을 16% 이상으로 끌어올릴 묘책이 하나 있습니다.”
“……응? 그런 게 가능해?”
자그마치 2배의 이윤 뻥튀기다.
그게 가능한가? 인건비, 세금, 재룟값, 임대료 등등을 감안하면 불가능하다.
가격을 올리지 않는 이상.
하나, 그렇다고 해도 왕국, 제국의 반발에 절대 그럴 수 없다.
“어쩌면 25%도 가능할 수도 있겠네요.”
민혁은 어서 빨리 그 방법을 말해줬으면 했다.
헤이즈가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이 대륙의 모든 이들. 가장 뛰어난 요리사들과 대장장이들, 그리고 대상인들과 왕국, 제국 등은 한 가지 꿈을 꾸었습니다.”
“꿈?”
“예.”
헤이즈가 하늘을 가리켰다.
“그건 바로 신들의 땅과의 공급계약입니다. 우리가 그곳에 인류 최초로 ‘체인점’을 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