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80
밥만 먹고 레벨업 1281화
“교르촌 치킨 맛있어!”
“…….”
필립은 커다란 충격에 빠져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잘 먹어서 기둥이 되다니.’
기둥은 한 분야를 지탱하고 이끄는 자들이다.
필립은 인정하기 싫었으나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 사내처럼 많이, 맛있게 먹는 자는 없을 거야.’
좀 황당하긴 하지만 그 사실은 인정한다.
그리고 필립은 천재였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그의 머릿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잘 먹는 자’라는 표현 하나로 기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먹고.’
‘가장 잘 먹으며.’
‘그렇기에 가장 특별한 요리들을 찾아다니는 자.’
만들어져 간다.
‘먹는다는 걸 꼭 무언갈 먹어야 하는 걸로 설정할 필욘 없겠지.’
‘공포, 두려움, 열망, 위험, 도달하고자 하는 의지. 수십 가지 이상의 것들을 먹어낸 그.’
‘그 모든 것을 잊게 한다. 어떻게?’
먹는다는 행위, 그리고 잊게 한다는 것.
‘소화시키는 것.’
그 모든 것을 소화시킨다.
스킬명이 정해졌다.
스킬명은 ‘소화(消化)’.
한 장면을 떠올린다. 대지 위에 민혁이란 사내가 서 있고 그가 수십 가지의 것들을 소화시킨다.
그의 머릿속에서 공기의 진동이 보인다.
그가 만약 소화라는 스킬을 만든다면 이런 형태를 가질 거다.
[소화(消化).] [공포, 두려움, 열망, 도달하고자 하는 의지, 죽음의 공포, 포기하지 않는 의지 등 수십 가지의 것들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그 모든 것들을 소화시킵니다.] [10% 소화시켰습니다.] [당신의 손재주가 33% 뛰어나지며 더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사라지게 합니다.] [15% 소화시켰습니다.] [당신의 손재주가 41% 뛰어나지며 죽음의 공포를 사라지게 합니다.] [30%…….] [27%…….] [100% 모든 것을 소화시켰습니다!] [당신의 손재주가 총 319% 상승합니다.] [당신을 가로막는 그 어떤 것도 소화시킨 당신은 그 어떠한 것도 막을 수 없습니다.] [더 높은 등급의 요리가 나올 확률이 174% 상승합니다.]상상을 끝낸 필립이 턱을 쓸었다.
지금 이 ‘소화(消化)’라는 스킬을 누군가에게 건네준다면 기절할지도 몰랐다.
요리할 때의 요리사의 손재주는 공격력과 같다.
그 공격력을 순간적으로 최소 200% 이상 상승시킨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다.
그러나 필립은 보충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른 이들의 경우 추상하여 만들어낼 수 있으나.’
앞의 민혁은 조금 달랐다.
잘 먹는다는 장점에 의해 이 힘을 주기엔 그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소화로 확정은 지으나 보충이 필요해 보였다.
또.
‘부탁할 것도 있고.’
지금 궁금한 건 바로, 저 교르촌 치킨의 맛이기도 했다.
아테네의 설명처럼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먹는 자’이기도 한 그는, 남을 배고프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덧 식사를 끝낸 민혁이란 사내가 로카더에게 물었다.
“8기둥의 재앙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손재주와 연관된 기둥이 탄생하면 기둥의 재앙이 있는 길을 안내하는 게 로카더다.
어차피 그는 자신을 만나러 올 것이다.
필립이 돌아갔다.
* * *
‘예상외다.’
민혁은 8기둥의 재앙을 얻는 방법이 로카더를 이겨라와 같은 퀘스트를 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로카더가 ‘만들어가는 자’와 만나라며 포탈을 열어줬다.
포탈을 넘은 민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음?’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피폐한 요새 위에서 나타났다.
그곳에서 쾌활하게 생긴 사내를 만났다.
필립의 세상에 들어왔기 때문인지 그의 출현 알림은 없었다.
“사실 이미 난 자네를 보았네.”
필립은 자초지종을 설명해 줬다.
민혁은 충분히 이해했다.
‘아테네…… 융통성 좀 발휘하지…….’
너무 솔직했던 것 아닌가.
“놀랐네. 그저 잘 먹기만 해서 기둥이 되었다니.”
꿈틀-
민혁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방금 필립의 목소리에서 비웃음이 스쳤다.
아테네가 했던 자신에 대한 표현을 생각하자면 이해한다.
그러나.
“제가 우스우십니까?”
“…….”
필립은 안하무인 한 자는 아니다.
자신이 작은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다른 기둥들과 과연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지. 허나 그렇다 하여 내게 자네를 무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것이니 사과함세. 일단은 이걸 확인해 보게.”
필립이 ‘소화(消化)’라는 스킬창을 띄웠다.
‘이런 미친……!’
민혁은 경악했다.
이런 스킬이 요리 도중 발동된다면, 자신은 한계를 넘어서는 요리를 만들어낼지도 몰랐다.
그 정도로 소화는 사기적이다.
그때, 필립이 말을 이었다.
“나는 자네를 정확히 모르네, 하지만 정확히 알아선 안 되네.”
“……?”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그것은 규율일세. 정확하게 기둥의 대해 알 수 없는 것. 알 수 있는 방법은 간접적인 방법뿐이지. 자네가 스스로 ‘내가 어떤 자입니다’라고 말해도, 나는 들을 수 없지. 독심술을 펼치면 자네의 입이 가려지고.”
그가 숨을 가다듬었다.
“이제 다시 본론으로 가보세.”
진중히 묻는다.
“자네가 보았을 때 자네에게 적절한가?”
사실 필립이 민혁이 가진 권력과 여러 힘들에 대해 모르는 건 당연한 사실이다.
기둥은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했다.
그건 바로.
‘그 누구도 듀얼 클래스를 가지지 않았다는 거다.’
그랬기에 무조건 ‘먹는다’와 요리만 연관시킨 듯하다.
하지만 솔직한 평가로는.
“이게 최선입니까?”
약하다.
헬레냐의 백화의 불꽃처럼 수억을 단숨에 불태울 수도.
악신의 강림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디버프와 공포에 죽게 만드는 것도 안된다.
말 그대로 부족하다.
뛰어난 것은 사실이나, ‘먹는 자들의 기둥’으로만 보지 아니한 상태에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민혁에겐 더 나은 것이 필요하다.
또 민혁은 예상했다.
“제가 이방인이기 때문입니까?”
뛰어난 통찰력에 감탄한다.
사실이다. 또 다양한 이유들이 많이 존재한다.
8기둥의 재앙은 순전히 필립의 역량 안에서 탄생한다.
그가 얼마큼 뛰어난 힘을 줄지 본인이 결정한다.
“무릇 힘이란 그 자격을 갖춘 자가 얻는 걸세.”
그는 안하무인 하는 자는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떠올리는 정보만으로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한다.
고작 먹는 것이 뛰어난 자라면 이 정도 힘이면 충분하다.
민혁은 흥분하지 않고 ‘소화’란 스킬의 원하는 바를 말했다.
“제가 펼칠 수 있는 ‘소화’와 ‘광역소화’ 두 가지를 담은 재앙을 원합니다.”
필립이 보았을 때 과하다.
“둘 중 한 가지만 원한다면 가능하나, 이방인인 자네를 제약하는 억압이 허락하지 않네.”
민혁이 빠르게 캐치했다.
“저를 억압하는 제약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건, 필립 님께서 가진 힘으로 그 제약을 일부 무시할 수 있는 거군요.”
필립은 8기둥의 재앙 창조자다.
그 정도를 하지 못할 리 없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가.”
필립으로선 그래야 할 필요성이 없었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있다.
“자네만 펼칠 수 있는 소화는 내가 아는 자네 정보 안에서 훌륭하게 창조되었다는 것.”
그 정보만으로 만들기엔 대단한 힘이다.
그것도 ‘이방인’에 대한 제약이 있음에도 그 정도로 나왔다는 게.
필립이 말했다.
“미안하지만 받아들이게.”
민혁은 웃음 지었다.
“받아들이지 않는 걸 바라기에 저를 이곳에 불렀겠죠.”
필립은 말없이 웃었다.
‘정말 다른 게 있는가?’
또 이상한 게 있다.
‘어째서 광역의 소화를 필요로 하지?’
보통 그런 힘은 많은 수하들을 거느리고 있을 때다.
민혁이 본질을 파악하여 물었다.
“이곳에 온 사람은 몇 명이나 됩니까.”
“딱 세 사람.”
민혁은 귀 기울였다.
“오블렌.”
“헬레냐.”
“자네일세.”
하지만 그 둘과 민혁은 엄연히 다르다.
그 둘은 도무지 필립으로서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되지 않아서 불렀다.
도대체 얼마큼 뛰어난 재앙을 만들어줘야 하는지 하여.
민혁의 경우는 완전 다르다.
‘기둥이 될 자격이 있긴 한 건지.’
아테네는 급했고 다급히 기둥을 선정한 것으로 안다.
그랬기에 끊임없이 의심한다.
“뭘 하면 됩니까?”
“자네가 가진 모든 힘을 발휘하면 되네. 자네의 모든 힘이란. 본인이 가진 힘. 그리고 가신들이 가진 힘마저 전부 자네가 보여주면 되네.”
“가신들의 힘이요?”
“가신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힘들. 혹은 자네의 가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힘들도 사용할 수 있지. 기둥은 꼭 혼자의 힘만으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닌 경우도 있지. 모든 것을 확인하기 위함이야. 물론 솔직히 말하면 헬레냐나 오블렌은 가신들의 힘을 빌리지 않았어.”
두 개의 이유다.
둘 다 거느리는 가신이 없었고.
있어도 가신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었으니까.
“내가 자네를 얕보는 실수를 범하는 걸 아네. 허나 실수인지 아닌지를 모르기에 이런 시험을 보는 걸세.”
알림이 들린다.
[필립의 시험이 시작됩니다.] [필립의 입에서 신음이 한번 나올 때마다 그가 제약을 하나씩 부수어 더 높은 기둥의 재앙을 창조해 줄 것입니다.] [총 세 번 그의 입에서 신음이 나온다면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제약을 무시할 겁니다.]“바로 시작하지.”
민혁이 빛이 되었다.
그리고 필립은 요새에 그저 서 있었다.
먼 곳에서 나타난 민혁의 앞으로.
[재앙시험이 시작됩니다!] [당신은 모든 가신들의 힘을 1회에 한하여 빌릴 수 있습니다.] [단 주의하십시오. 필립은 8기둥의 재앙 창조자입니다. 어떠한 하찮은 힘은 그에게 미치지조차 못하고 소멸됩니다.] [기둥의 군사들 5억 명이 일어섭니다.]“……!?”
[기둥의 악룡 1억 마리가 하늘을 채웁니다.]“……!?”
[기둥의 군사들의 평균 레벨은 900입니다.]“……!?”
검을 쥔 필립이 요새 위에서 민혁을 보며 말했다.
“오블렌은 내게 공격을 성공시키기까지 7분이 걸렸네.”
“헬레냐는 9분이 걸렸지.”
“대단하지 않은가.”
필립은 아직도 그들만 떠올리면 감탄스러웠다.
수억을 뚫고 자신에게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
고작 10분 안쪽.
“물론 자네도 그들은 알고 있을 걸세. 7분, 9분. 놀랍다는 거 아네. 하지만 그들이 걸린 시간은 그들이 나조차도 인정한 강자들이었기 때문이지, 자네가 부족함이 아니니 절망하진 말았으면 하는군.”
필립의 시야에 담긴다.
악룡 수만 마리가 쏟아낸 화염의 브레스가 민혁에게 떨어졌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앙-!
민혁이 보이지 않는다.
“못 피했다……? 자네 그저 허세에 불과했던 건가?”
이걸 피하지 못할 줄은 몰랐다.
화마 너머 그의 인영이 보인다.
그 인영은 불길에 휩싸여 있다.
또한 멀리 있으나 필립은 그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는바.
화마 속의 인영이 천천히 무릎을 낮추며 검집에 들어가 있는 검을 발검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스킬의 전조다.
필립이 비웃었다.
“아서게. 스킬을 발동한다 해서 공격이 성공할 수 없네. 나에겐 일반적인 신들의 공격이 닿지조차 않지. 한계를 몇 번 초월한 신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민혁이 화마 속에서 웃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신음 한 번 낼 때마다 제가 얻는 재앙이 더 뛰어나진단 거 아닙니까.”
필립이 주억였다.
“그렇다면 저는 5초 만에 당신을 공격해 보죠.”
“?”
필립은 황당했다. 오만은 자신을 잡아먹는 괴물에 불과하다.
피이이이이이이이이잉-
검이 울었다.
“아니, 내겐 그 어떤 신의 공격도…….”
“심검. 최종장.”
“닿지…….”
“만리검(萬里劍).”
“않는다……!”
스가아아아아아아악-
신음 한 번이면 스킬이 뛰어나진다.
서로 간의 약속 사이에서.
“커흐어어어어어어억!!!”
비명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