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81
밥만 먹고 레벨업 1282화
특별유저관리팀.
박 팀장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비명 한 번…….”
모니터 속.
필립의 세상에 있는 민혁이 화마 속에서 절대방어를 발동했고 그 안에서 만리검(萬里劍)을 펼쳤다.
만리검은 심검의 끝이다.
역대 검신들의 벽을 몇 번 넘어선 힘.
필립이 민혁에게 호언했던 것처럼 어지간한 신의 힘은 그에게 닿지조차 않는다.
그가 가진 힘인 ‘절대자’의 힘 때문이다.
필립은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자다.
오로지 8기둥의 재앙을 만들어야 할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조차도 모습을 드러냈다는 표현은 부정확하다.
대부분 아테네에게 정보를 얻어 자신의 세상에서 창조하니까.
박 팀장의 시선이 이민화 대리에게 향했다.
“걱정하시는 부분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박 팀장의 표정이 심각한 이유를 말하자면.
“헬레냐와 오블렌조차 딱 한 번 그의 입에서 신음이 나오게 했죠.”
그런데 여기서 특별한 일이 있다.
“세 번을 채우고 네 번을 넘으면…….”
절대무신이라 불렸던 필립은 그와 극적인 친밀도를 높일 수 있고 어떠한 것을 제안할 수 있다.
“하지만 불가능합니다.”
“그렇지. 불가능한 일이지.”
그 제안을 받아 그것을 해내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무지 방법이 없다.
그 불가능한 일에 대한 보상을 박 팀장이 중얼거렸다.
“절대무신이자 만들어가는 자의 검술을 익히는 일은 없을 거야. 심지어 그 힘도 기둥의 재앙이잖아.”
그러다 문득 박 팀장은 이민화 사원이 적은 족보를 발견했다.
“이건 뭐지?”
“아, 유저 민혁의 족보입니다.”
“족보?”
박 팀장의 시선이 족보를 훑었다.
‘누나 패황 엘레. 삼촌 패왕 라르도.’
‘형 전대 군신. 할머니 요리의 신.’
‘할아버지 룬달쿠.’
“…….”
놀랍게도 민혁은 이 모두를 실제로 이런 호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심지어 이 모두가 ‘조카야’, ‘손자야’, ‘민혁아’ 등으로 부른다는 거다.
이민화가 즐거운 듯 웃음 지었다.
“재미 삼아 작성한 거긴 한데 좀 특별한 점도 발견했습니다.”
“뭔데?”
“민혁의 형, 누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연을 맺을 당시 민혁보다 높은 곳에 있던 자들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주기는 약 반년에 한 명씩이었어요.”
재미 삼아 작성된 표다.
박 팀장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려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할아버지 룬달쿠를 얻고 얼마나 지났지?”
“어디 보자. 응?”
이민화가 눈을 크게 떴다.
“왜 공교롭게도 오늘이 딱 6개월 째죠?”
“…….”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다.
“오, 오호호호호호, 아닐 거예요. 그저 우연이 겹친 거잖아요.”
“하하하, 그렇겠지?”
“…….”
“…….”
설마…….
* * *
푸화아아아악-
“커흐어어어어어어억!!!”
필립은 신음을 흘려 민혁에게 더 뛰어난 8기둥의 재앙을 만들어줘야 한다.
오블렌과 헬레냐는 한 번씩 신음하게 만들었다.
신음은 앓는 소리를 내는 거다.
‘크윽’이나 ‘으음’과 같은. 자신이 지금 당혹하여 뱉어낸 소리와는 달랐다.
가슴팍에서 솟구쳐오르는 비산하는 핏줄기를 보며 필립은 당황했다.
저 거리에서 이곳까지 닿았다.
‘날아온 건가?’
아니, 날아온 힘이 아니다.
민혁에게서 발동되어 곧바로 베인 거다.
공간을 무시하는 힘.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절대자가 발동됩니다.] [절대자는 신들의 공격조차 무효화시킵니다.] [경고.] [감히 절대자로 막을 수 없는 힘입니다.]스킬의 종류는 세 가지다.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스킬.
스킬의 신이 창조해 신들에게 나눠주거나 세상에 내린 스킬.
자신이 만들어낸 스킬.
절대무신은 많은 스킬에 대해 알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잠깐만…….”
필립은 민혁이 ‘광역소화’를 만들어달라는 것에서 그가 가신들을 거느리는 자임을 눈치챘다.
그로 인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더 나은 재앙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기 위해 이곳으로 이끈 거다.
자신을 신음케 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심검의 끝…… 을 달성한…… 자가…….”
세상은 다섯이 넘는 검신의 시대를 지나갔다.
그 다섯의 검신 중 가장 뛰어났다던 발렌이란 자의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심검’을 완성시키지 못했고 더더욱이 마지막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런데.
“먹는 걸 잘하는 그대의 수하가 심검의 끝을 본 검신이라고……?”
하늘이 경악할 일이다. 첫 번째로 드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왜?’
심검의 끝에 도달한 자라면 언젠간 ‘검의 기둥’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자다.
그런데 왜…….
“그대를 섬긴단 말인가.”
실수다.
민혁을 존중하고 배려하기 위해 노력한 그가 본심을 토해냈다.
그러다 침착함을 찾는다.
‘검신이 먹을 걸 좋아하는 유별난 자일수도 있겠지.’
그는 이끄는 자들의 땅에서의 일을 기억한다.
그의 요리가 원체 맛이 좋은 건지 아기새처럼 그가 오자 기뻐하던 자들을.
어쩌면 요리 하나로 유별난 검신 하나를 거두는 데 성공한 건 아닐까.
‘그래, 확실하다.’
장담한다. 한 명의 검신을 곁에 둔 자.
“든든할 만하겠군.”
필립이 웃음 지었다. 민혁은 이끄는 자들의 땅에 들어갈 때 영겁의 검을 인벤토리에 집어넣는다.
혹여 가장 위대한 검 패시브 스킬이 그들을 기분 나쁘게 할까 봐.
검이 뽑히는 순간 번지는 공명이 5억의 기둥의 군사의 무기와 방어구를 마비시킨다.
5억의 위풍당당한 군대를 향해 민혁이 달려나간다.
“뭐지……. 왜.”
빠르지?
요리사가 저렇게 빠를 수가 있는가란 의문이 스치는 순간.
쿠르르르르르르르-
거대한 화마가 앞을 채운 적들을 몰아낸다.
스가아아아아악-
태워지는 그들의 시체를 무시하고 허공을 부유하는 쇠사슬에 몸을 맡긴 그가 뛰쳐 오른다.
“당신은 두 번째 신음을 뱉을 겁니다.”
“하하하! 이번엔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했기에 신음했던 거일세!”
민혁이 웃었다.
“확인해 보니 제 가신들이라는 것은 ‘이방인’ 수하들도 포함되는 거더군요.”
깨달았다.
그는 인간의 왕 혹은 황제.
‘아니, 도대체 왜 가장 잘 먹는 자가…….’
라는 의문을 낼 때. 다시 그가 말한다.
“나는 절대 두 번 신음……!”
“백화의 불꽃.”
“흐허어어어억!?”
신음이 아니라 너무 놀라 숨을 들이마시는 경악성이다.
이 경악성도 결국 신음의 일종이 될 수 있는바.
그가 뱉어낸 말을 듣고 필립의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지? 거짓말이지?
그럴 리가 없다. 헬레냐를 부하로 둔다는 것은 불가능한 사실이다.
그녀를 직접 만나본 필립이다.
그녀는 누군가 다스릴 수 없는 존재다.
그녀를 다스린다는 건…….
“흐어어어억!?”
[당신은 총 세 번 신음하였습니다.]눈치채 버렸다.
‘이방인 수하도 포함되는 거더군요.’라고 그는 말했다.
이방인 수하가 포함되었다를 유추해 본다.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그대, 설마…….”
헬레냐는 결국 마법사다. 대마도사들은 뛰어난 마나하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죽어서도 세상을 지배한다는 병적인 생각으로 마나하트를 남긴다.
그 마나하트를 가진 자는 보통 그의 의지와 힘을 계승한다.
증명하듯 필립의 시야를 백화의 화염이 뒤덮는다.
[백화의 불꽃.] [백화의 불꽃이 170%의 데미지로 1초 동안 타오릅니다.]헬레냐의 것보다 훨씬 나약하고 별 볼 일 없는 힘이나 알아야 할 게 있다.
백화의 불꽃은 ‘그 자리의 전 대상’으로 한다는 것.
총 6억에 이르는 지상과 하늘을 태운 자들의 몸에 백화의 불꽃이 붙었다.
자신에게조차도.
예상이 현실이 된다.
“헬레냐를 죽이고…… 그대의 신하 중 누군가. 그 누군가가 그녀의 힘을 계승했나……?”
사실이다.
알리는 헬레냐의 ‘마나하트’를 계승했고 백색 마법사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는 실제로 기둥의 재앙의 하위호환에 불과한 ‘백화의 불꽃’을 보유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하위호환에 불과한 힘이나 민혁이 이 자리에서 증명한 거다.
“헬레냐를……?”
번뜩하고 무언가 필립의 머리를 스쳤다.
그의 뇌리에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이끄는 자들의 땅.
그곳에서 그들은 아기새처럼 민혁을 기다려왔다.
가르치는 자 베라든.
만능손 로카더.
그 외의 수백 명이 넘는 기둥후보들까지.
오싹하고 온몸에 전율이 번졌다.
‘요리로 아군을 만드는 능력이었나?’
퍼즐조각이 맞춰진 것 같다.
요리를 이용해 아군으로 돌리는 힘.
민혁은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소화’와 ‘광역소화’를 원했다.
자신이 이제껏 요리로 꼬드긴 무수히 많은 자들을 부릴 수 있기에 광역소화를 원했던 거다.
먹는 자들의 기둥. 그런 이름으로 불릴 자라면 가능한 이야기다.
“놀랍군! 요리로 적군을 아군으로 회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게!”
요새 위 필립의 목소리가 먼 곳의 민혁에게 닿았다.
그런 그의 눈빛이 차갑게 변해 있었다.
상위 포식자 같은 그 눈빛을 필립은 알고 있다.
마치 악귀 오블렌같이 고고했고.
대마도사 헬레냐처럼 위대했다.
순둥이처럼 착했던 눈으로 먹을 것을 먹던 그의 모습이 완전히 지워졌다.
* * *
부정.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하지 못했기에 남도 하지 못할거라 생각해 아니라 하고.
질투.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남이 가졌기에 시샘하며.
비난.
그저 나보다 많은 것을 가졌기에 욕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부정과 질투, 비난의 틈에 매번 민혁이 있어왔다.
순순히 받아들여 왔다.
부정, 질투, 비난은 지존이 당연시 받아야 할 것이라며.
그랬기에 받아들여 왔다. 먹는 자들의 기둥이 되어서도 그것들은 끝나지 않았다.
세상은 높은 곳에 섰을 때, 칭찬보다 비꼼이 먼저였고 앞서나가는 자를 보면서 비난한다.
받아들여야 한다.
민혁은 그리 배워왔다.
“먹는 걸로 무수히 많은 가신들을 얻었군! 대단해, 아주 대단해!”
필립은 민혁의 모든 것을 부정했다.
오늘 그를 보며 민혁은 한 가지 생각을 했다.
‘내가 왜?’
왜 받아들여야 하는가.
왜 이해해야 하는가.
이유 없는 질투와 비난과 부정 속에서 받아들여야 할 이유를 이젠 모르겠다.
“초월.”
쿠르르르르르르르르-!
천지가 격동한다. 쥐어지는 두 자루의 검을 쥐고 나아간다.
“그 초월은 누구의 것인가!?”
무형검이 앞을 막는 적들을 베어낸다.
“오, 오오. 그 방어력을 무시하는 힘은!?”
필립의 그 목소리를 들으며 이를 가는 민혁이 나아간다.
오블렌이 그에게 한 번 닿았다.
헬레냐가 그에게 한 번 닿았다.
스가가가가가가가각-!
그리고 나 또한 닿을 수 있다. 필립이 남의 힘이라 부정하는 곳에서.
스킬 저장에 의해 축적된 패황지존도가 발동된다.
[더블스킬.]두 배로 강화된 힘이 휩쓴다. 쓸려나가는 기둥의 군사의 시체를 짓밟으며 필립에게 내달린다.
“스킬의 힘을 두 배로 강화하는 힘을 가진 자라니! 그는 어떤 신하인가!”
검의 비가 쏟아졌다. 쏟아지는 비와 함께 군사들의 어깨를 밟으며 내달리는 민혁이 있다.
어느새 민혁이 필립의 인근에 다다랐다.
거대한 힘이 민혁을 짓누른다.
[절대자.] [만들어가는 자의 절대자는 그 어떤 신의 힘도 무력화시킵니다.]필립에게서 피어나는 절대적인 아지랑이를 마주하며 민혁이 날아올랐다.
요새 위의 필립이 희열했다.
“이번엔 누구의 힘인가! 또 절대자를 무시할 수 있는가!”
그의 흥분된 목소리 속에서 속삭인다.
“중첩되는 즐거움.”
꿀꺽-
“필멸.”
[필멸이 레벨업 합니다.] [필멸이 레벨업 합니다.] [필멸이 레벨업 합니다.] [더블스킬.] [필멸이 두 배 뛰어나집니다!]필립의 얼굴이 딱딱히 굳었다. 다급히 그의 주변으로 그를 보호하려는 실드가 형성된다.
그 누구도 뚫지 못했던 그 실드를 향해 쏘아진다.
본래 필멸은 천 자루의 불에 휩싸인 검을 내지르는바.
오늘은 달랐다.
사천 자루에 이르는 불에 휩싸인 검이 날아오르는 민혁을 중심으로 거대한 날개가 되어 펼쳐졌다.
[필멸이 진짜 8기둥에 잠시나마 가까워집니다!]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필멸과 실드가 부딪친 순간, 실드가 막아내지 못하고 찢겨나간다.
검을 들어 방어하려던 필립이 필멸의 무조건 공격에 성공하는 힘에 의해 찢긴다.
그러나 필립은 웃었다.
“이건 누구의 힘인가.”
민혁이란 자도 가까이서 나를 베는 데 성공했다.
오블렌, 헬레냐처럼.
하나 그가 신하의 힘을 빌린 것임을 알았다.
그랬기에 필립은 부정했고 비난했고 질투했다.
그러나 이제 민혁은 부정, 비난, 질투를 받아주지 않기로 했다.
“내 힘입니다.”
“그 다른 누구의 힘도 아닌 내 힘!”
“그러니 그 X같은 누군가의 힘이냐는 소리 그만두십시오.”
필립의 입이 벌어졌다.
진짜 그의 힘임이 느껴졌다. 자신의 억측에 정면으로 붙으며 물러서지 않는 그.
그가 가진 ‘자신이 만들어냈던 기둥의 재앙’과 견줄 법한 그 힘을 보며 필립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멋지네.”
“그대는 자격이 있네.”
[필립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합니다.]“자네를 위해 기둥의 재앙을 더 손보겠네.”
[필립이 당신이 가질 기둥의 재앙을 몇 단계 상향시켜 만들 것입니다.] [그가 약속합니다. 그가 최선을 다해 당신을 위한 기둥의 재앙을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