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388
밥만 먹고 레벨업 1389화
㈜즐거움.
광고 준비가 끝났다.
강태훈 사장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루브앙 제국을 스크린으로 보았다.
“시나리오는 충분하군요.”
모니터 화면에 한 사내가 보인다.
루브앙 제국의 공작 라스딘.
카르딘 황제가 루브앙 제국을 이끌던 당시 호시탐탐 그의 자리를 노리던 자다.
라그만 공작은 황실군을 이끌었고.
바카만 공작은 대외적인 업무 등 여러 방면에 능통했다.
공작 라스딘은 루브앙 제국 총사령관인 자다.
“라스딘 공작이 최근 루브앙 제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마신에게 영혼을 팔았죠.”
마신은 72악마와 모든 마족들의 우상이 되는 자다.
마신은 카오스로부터 기둥의 자리를 제안받았던바.
하나 마신은 인간들의 일에 개입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대신 인간들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한다.
라스딘 공작의 영혼을 사들인 것이 좋은 예시다.
그는 라스딘 공작이 반란에서 승리한 후 루브앙 제국을 자신에게 바친다는 시시콜콜한 것 따위에 관심 없었다.
그저 따분함을 채우기 위해 욕심 많은 인간 라스딘의 영혼을 사들인 거다.
“루브앙 제국 깊은 곳에서 마신의 힘을 각성한 라스딘과 마족이 되어버린 군대는, 브로드와 신의 검이라도 상대하기 버겁겠지.”
그때 민혁이 등장할 거다.
물론 라스딘의 각성과 반란은 ㈜즐거움이 끼워 넣은 스토리가 아니다.
아테네의 자유도에 따라 벌어지는 일에 자신들은 그저 광고를 끼워 넣기 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러다 아테네는 ‘민혁겜’이란 말 나오는 거 아닐까요?”
“이번 광고는 민혁을 위한 게 사실이니까.”
강태훈은 고리타분한 인간이다.
학연, 혈연, 지연 따위 찾아볼 수 없다.
그랬기에 강태훈은 그저 민혁과의 친분에 의해 그를 위한 광고를 만든 게 아니다.
“폭식결여증 완치를 해낸 청년일세. 아테네는 이렇게까지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은 적이 없었네.”
전 세계의 무수히 많은 이들이 아테네란 게임을 하곤 하지만 사실 ‘게임’이란 여가생활은 하지 않는 자들도 많다.
폭식결여증 완치는 달랐다.
일화그룹이 공식 기사를 낸 순간 아테네에서 벌어졌던 그 어떤 일들보다 강한 파급력으로 전 세계에 뻗어 나갔다.
발표와 동시에 전 세계 포털 사이트 1위를 장식했다.
아테네란 게임을 모르는 자들도 ‘민혁’이란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민혁은 외모가 워낙 출중했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민혁의 팬카페 회원 수가 근 며칠 사이에 수백만이나 늘었다.
“이때에 민혁을 위한 광고가 나간다면 많은 이들이 ㈜즐거움에 유입될 걸세.”
맞는 말이다.
“그리고 아테네란 게임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될 날 아닌가.”
박 팀장이 고개를 주억였다.
“민혁이를 띄워주고 싶었다는 말을 길게 하시는군요.”
“크흠.”
장난스레 하는 말에 강태훈이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박 팀장도 강태훈의 그 말을 곱씹었다.
아테네란 게임이 큰 변화를 맞이하는 날.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 * *
브로드와 바카만 공작, 라그만 공작은 민혁을 황제로 만들기 위한 준비 중에 있었다.
천외제국에 반하는 세력의 이들을 숙청하고자 했다.
그때 라스딘 공작이 군대를 일으켰다.
사령관 라스딘 공작이 군대를 일으켰다고 한들.
그 뜻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자들이 대부분이다.
제국의 진짜 주인이 브로드 황제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제국 수도 광장에 선 라스딘 공작이 하늘로 쏘아 올린 마기가 루브앙 제국 전체로 번져 나가고 있었다.
[마기에 잠식된 이들이 세뇌에 빠집니다.] [마기에 잠식된 이들은 모든 두려움을 잊고 살육본능만을 가지게 됩니다.] [마기에 잠식된 이들의 모든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마기에 잠식된 이들의 모든 방어력이 20% 하락합니다.] [마기에 잠식된 이들은 주인의 명을 이행합니다.] [거대한 마기가 루브앙 제국 수도에 퍼지기 시작합니다.] [수도에 있는 모든 자들이 마기에 잠식되기까지 6시간 남았습니다.] [루브앙 제국 전체가 마기에 잠식되기까지 3일 남았습니다.] [마기에 잠식당한 이들은 마족화됩니다.]브로드는 당혹스러웠다. 라스딘 공작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마기에 잠식당했다지만, 결국 루브앙 제국 병사들이자 백성들이다.’
또 하늘에서 수도 곳곳으로 독가스처럼 뻗어 나가는 마기는 많은 이들을 빠른 속도로 세뇌시키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황궁엔 이를 대비한 결계가 쳐져 있어 황궁 안까지 마기가 닿진 못하고 있었다.
“폐하, 세뇌당한 이들이 황궁을 둘러싸기 시작했습니다.”
“당장은 그들을 죽이지 않고 대응할 수 있으나, 황궁을 공격하는 자들이 더 많아진다면 죽여야만 할 것입니다.”
루브앙 제국 병사들과 백성들을 죽여야 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혹여 그들을 죽인다고 해도 죽이는 속도보다 잠식하는 속도가 더 빨랐기에, 결국 황궁으로 몰려오는 이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라스딘 공작을 죽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신의 검들이 그와 격전을 벌이고 있으나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하는 재생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마도사 헬레냐를 상회할 정도의 재생력입니다.”
브로드가 빠르게 걸어 황궁 성벽 앞으로 나섰다.
이미 황궁 전체가 마기에 잠식당한 군대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먼 곳에서 신의 검들과 격전을 벌이는 라스딘 공작이 보인다.
확실히 베이는 라스딘 공작의 재생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저 정도라면 재생할 시간조차 주지 말아야 한다는 건데…….”
브로드도 자신할 수 없을 정도다.
동물농장을 사용한다고 해도 한 번에 죽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약 10초 내지로 그를 베어야만 한다.
“폐하, 일단은 결단을 내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 지체되면 황궁에 놈들이 밀고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브로드는 차마 백성들과 병사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릴 순 없었다.
“우리가 라스딘 공작을 죽이도록 하지.”
브로드가 바카만, 라그만을 데리고 황궁을 빠져나갔다.
* * *
㈜즐거움 회의실.
김대일 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봤다.
루브앙 제국에 펼쳐진 재앙에 해설자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황제 브로드, 라그만 공작, 바카만 공작, 네르바와 카르딘까지 합세하여 라스딘 공작과 치열한 접전을 벌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마신에게 영혼을 판 라스딘 공작의 레벨은 1,300대 초반입니다.] [만약 라스딘 공작의 재생력이 일반 네임드 몬스터 정도였다면 진작에 토벌하는 게 가능했을 겁니다.] [고작 10여 초의 시간 만에 모든 HP와 상처를 재생시키는 라스딘 공작을 상대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에게 끊임없이 달려드는 마족화 되어가는 신의 검들에 의함도 있습니다.] [브로드가 동물농장을 발동했습니다!] [간발의 차로 죽지 않은 라스딘 공작이 다시 모든 HP양을 회복시키는군요.] [라스딘 공작의 힘이 바카만 공작과 라그만 공작, 네르바마저 잠식하기 시작합니다.] [워낙 강한 자들인지라 시간이 좀 소요되는 것으로 보이나 홀로 남다시피 한 브로드 황제가 분명 위기에 빠졌음이 분명해 보입니다.]김대일 부장의 표정이 심각하다.
“광고는커녕 루브앙 제국이 정말 잠식당하는 거 아닙니까……?”
현재의 상황만 두고 보자면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강태훈 사장은 박 팀장을 바라봤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군요.”
어디가 순조롭다는 거지?
김대일 부장은 이해되지 않았다.
아무리 민혁이 온다고 할지라도 10초 만에 라스딘 공작을 죽일 순 없다.
“대군을 끌고 오나?”
그럴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루브앙 제국군 상당수를 죽여야 하는데, 루브앙 제국 황제가 되고자 하는 민혁의 목표와 맞지 않는다.
“예정대로라면 곧 도착하는군. 그녀와 함께라면 충분해 보여.”
김대일 부장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누구인가?
“민혁이 등장하는 순간 아테네의 모든 시간이 일시적으로 정지되게 하였지. 모든 유저들은 함께 그 광고를 시청하게 될 걸세.”
강태훈은 애석하게도 답해주지 않았다.
스크린 속.
김대일 부장은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지쳐가는 브로드를 눈에 담았다.
그와 함께 라스딘 공작을 몰아내기 위해 싸우던 이들이 어느새 마기에 잠식되어, 되레 브로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 * *
브로드는 수세에 몰렸다.
바카만 공작, 라그만 공작의 눈이 검게 물들었다.
온몸이 마족처럼 검게 물든 라스딘 공작이 합공하자 버틸 수가 없었다.
‘왜 하필 지금…….’
브로드는 눈앞이 새하얘지는 것 같았다.
자신이 원했던 군신의 자리를 되찾고.
민혁이 원했던 서대륙 장악이 눈앞에 있는 듯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수가 모든 걸 어그러뜨리고 있었다.
콰지이이익-
그때 브로드가 검을 쥘 수 없을 정도로 팔을 깊게 베였다.
그는 팔을 부여잡고 주변을 둘러봤다.
이미 루브앙 제국의 많은 이들이 마기에 잠식당했다.
이대로라면 결국 루브앙 제국은 마족의 소굴이 된다.
‘이런…….’
푸우욱-
지칠 대로 지친 브로드의 복부에 바카만 공작의 검이 박혔다.
곧바로 라스딘 공작이 뿜어낸 마기가 둥근 원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공작들을 마기로 잠식시킨 힘이다.
저 힘에 잠식당하는 순간 브로드 역시 마족화되어 버린다.
그땐 그 역시 민혁에게 검을 겨누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 둥근 마기가 브로드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동시에 둥근 마기의 크기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브로드는 눈이 검게 물들어가며 정신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힝!”
거대한 말의 울음소리가 브로드의 귓가를 채웠다.
번뜩 정신을 차린 브로드는 보았다.
자신에게 빨려 들어오던 마기의 구가 흩어져 가고 있었다.
띠링!
[광고 영상이 시작됩니다.] [모든 유저가 광고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 *
모든 유저들의 눈에 광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운 화면을 글자들이 가득 채워간다.
[아스간 대륙년 623년. 루브앙 제국 수도에 떨어진 마기가 모든 이들을 세뇌시키기 시작했다. 그 중심엔 라스딘…….] [강한 재생력을 가진 라스딘 공작을 죽이기 위해 브로드 황제는…….] [브로드 황제를 제외한 강자들이 세뇌…….]많은 유저들이 눈으로 직접 본 것들이다.
[브로드 황제마저 마기에 잠식되어가던 때.] [거친 말의 울음소리가 혼란에 가득 찬 루브앙 제국 수도에 울려 퍼졌다.]검은 화면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모든 화면이 흩어진 곳에 그 울음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리는 브로드의 모습이 보인다.
브로드의 입가에 작은 웃음이 맺힌다.
“폐하아아아!”
다그닥다그닥다그닥-
[어둠으로 물들어가는 세상. 새하얀 빛이 어디선가 터져 나왔다.]높은 언덕 위.
두 마리의 백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백마 위에 타고 있는 한 사내.
[빛을 이끄는 자가 내달렸다.] [그 옆에 가장 빛나는 빛을 가진 자가 함께 내달렸다.] [이끄는 자의 이름 민혁이다.] [빛을 내는 자 절대성녀 로이나다.]다그닥, 다그닥-
어둠에 물든 루브앙 제국의 입구.
두 마리의 백마가 전속력으로 내달리며 들이닥친다.
마기에 잠식된 이들이 둘을 향해 무기를 뻗는 순간.
파아아아아아아아앗-
거대한 빛이 로이나에게서 터져 나왔다.
[가장 찬란한 성녀의 빛이 마기를 걷어낸다.]그녀의 손끝에 따라 마기에 잠식당했던 모든 이들의 눈동자가 본래의 색으로 돌아온다.
백마의 앞을 막고 있던 수백만의 마기에 잠식당한 군대가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터준다.
다그닥, 다그닥-
로이나가 한곳에 멈춰선다.
그곳에서 하늘 높이 신성력의 힘을 쏘아 올린다.
[수백만의 어둠을 향해 한 사내가 내달렸다.] [백마 위에 올라 내달리는 그를 위해 모두가 길을 비킨다.] [가장 찬란한 빛을 이끌어온 자.]라스딘 공작.
온몸이 마족처럼 변한 그가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그 순간 민혁이 말 위에서 일어섰다.
[서대륙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 [민혁이다.]민혁이 힘껏 날아올랐다.
로이나의 손끝에서 뻗어온 신성력이 그 화마에 힘을 더한다.
[온 세상을 덮는 악(惡) 앞에, 그의 검 끝에서 타오르는 선(善)이 세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