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47
밥만 먹고 레벨업 147화
“정확하게 말하면 과거의 극강팔인이죠.”
“그렇지.”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민혁과 함께 배를 동승해서 타고 있는 밴은 새로 오픈한 북부 대륙에서의 값진 NPC 중 한 명이었다.
밴은 꽤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
그가 자취를 감춘 것은 아들이 죽은 후였다.
그리고 자연스레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갔고, 극강팔인의 자리를 다른 이가 채웠다.
그는 본래 루마드의 자리에 있던 여덟 번째 극강팔인이었다.
현재는 극강팔인이 아니었기에 그를 마주했음에도 민혁에게 어떠한 알림도 들리지 않은 것.
즉, 그는 정체를 숨긴 NPC와 같다.
“귀신창 밴이라…….”
박팀장이 중얼거렸다.
그것이 그가 가진 코드네임이었다.
그러던 중, 이민화가 중얼거렸다.
“귀신창 밴이 원수를 갚으려는 몬스터가 전설 몬스터죠?”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국내에선 아직 전설 몬스터가 레이드 된 적이 없다.
그나마 근래 에픽 몬스터 사냥의 빈도는 높아지고 있었다.
북부 대륙에 꽤 많은 숫자의 에픽 몬스터가 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전설 몬스터는 국내에서 레이드 된 적이 없었다.
물론 북부 대륙에는 전설 몬스터 몇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존재를 사냥하면…….
“민혁 유저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게 나오지 않나요?”
* * *
밴은 푸르른 바다를 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들아, 이 안은 춥지 않으냐?’
귀신창이라 불리는 그가 한낱 낚시꾼이 된 이유.
황금연어를 잡을 수 있는 낚시꾼이 북부 대륙에 없었기 때문이다.
발키리 왕국에서도 가장 실력 있는 낚시꾼이 바로 상급 낚시꾼이었다.
하지만 상급 낚시꾼으로 황금연어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밴은 낚시를 시작했다.
수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배를 띄웠다.
아들을 죽인 그놈은 동굴 안에 숨어있다.
심지어 그 동굴은…….
‘이방인들만 들어갈 수가 있지.’
그 때문에 황금연어를 구하는 거다.
황금연어를 미끼로 놈이 나오게 유도하려는 셈.
이방인이란 생각에 그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자신을 요리사라 소개한 청년.
민혁이 낚싯대를 꺼냈다.
그리고 미끼를 힘껏 내던지고는 주문을 외웠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 제게 광어와 우럭을 내려주소서!”
그의 말에 밴은 허허하고 웃었다.
“이 친구야, 낚시란 그리 쉬운 게 아닐세, 또 용왕님께 빈다고 하여 낚을 수 있겠는가? 낚시란 기다림의 연속이야,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한다네.”
또한, 아테네의 낚시는 어렵고 그로 인해 실력 있는 낚시꾼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수년 동안 밥 먹고 낚시만 한 밴!
그는 귀신창이라 불리지만 달인급 낚시꾼에 오르기도 했다.
한데, 그 순간.
“물었다!”
“……얼레?”
밴이 고개를 갸웃했다.
‘우, 운이 좋은 친구군!’
자신도 처음 이 바다에서 배를 띄워 낚시를 할 때 24시간 동안 한 마리를 잡을까 말까였다.
한데, 던지자마자 미끼를 물다니?
그리고 그 순간, 사내가 또다시 미끼를 끼운 후에 던졌다.
그러자 5초 만에…….
“또 낚았다!”
파다다다닥!
민혁이 낚싯대를 힘차게 들어 올리자 그 끝에 물고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커헉!?”
그러다 밴은 아차 했다.
‘서, 설마…… 기도 때문에!?’
그 또한 미끼를 힘껏 던졌다.
그다음 그 앞에 앉아 양손을 마주 잡고 중얼거렸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 황금연어가 잡히게 해주소서!”
* * *
민혁은 바다를 보고 낚싯대를 드는 순간, 볼 수 있었다.
붉게 표시된 지점이었다.
‘역시 손재주 스텟!’
손재주 스텟에 따른 특혜!
어디에 던져야 물고기가 잡히는 것인지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붉게 표시된 원 안에서도 무척이나 좁은 원과 커다란 원으로 나뉘었다.
민혁은 힘껏 커다란 원으로 미끼를 던졌다.
그 순간, 곧바로 물고기가 물었다.
[미끼를 꽤 좋은 지점에 던졌습니다.] [우럭을 획득합니다.] [손재주 1을 획득합니다.]파다다다닥!
“물었다!”
싱싱한 우럭!
파닥거리는 녀석!
그러다 민혁은 아차 했다.
‘응? 설마 저 붉은 표시가……?’
큰 원.
그 큰 원은 아주 작은 원보다 훨씬 더 숫자가 많았다.
큰 원이 서른 개라면 작은 원은 한 개 정도였다.
민혁은 이번에도 시험 삼아 큰 원에 힘껏 낚싯대를 던졌다.
몇초 지나지 않아서였다.
[미끼를 꽤 좋은 지점에 던졌습니다.] [광어를 획득합니다.]“캬!”
파닥거리는 광어!
민혁은 계속해서 큰 원에 던져봤다.
그때마다 물고기들이 낚아 올랐다.
그러던 중, 그는 고개를 돌렸다.
“응?”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 황금 연어가 잡히게 해주소서!”
“…….”
자신을 밴이라고 소개한 노인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아까 전 민혁이 했던 기도는 사실 재미 삼아서였다.
진짜 용왕님 덕분에 물고기가 더 잡힐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밴에겐 진심이 엿보였다.
이어.
“용왕이시여어어어어!”
소리까지 지르며 하늘에 양팔까지 뻗었다.
마치 광신도 같은 모습이었다.
‘어르신분들은 미신을 너무 믿으신다니까?’
그 순간, 밴은 눈을 크게 떴다.
낚싯줄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있었다.
미끼를 문 것이다!
그가 놀란 표정으로 민혁을 돌아봤다.
“오오오……! 자네가 한 것처럼 기도하니 효과가 있었어!”
“……?”
민혁은 고개를 갸웃했다.
밴이 힘껏 낚싯대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이런 신발!”
바로 신발이었다.
“사람들이 왜 이 아름다운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인지 모르겠군!”
화난 듯 보이는 밴.
그 순간 민혁은 또다시 물고기가 잡혔다.
민혁이 후다닥 움직였다.
밴은 심술이 날 것 같았다.
‘아니, 저 친구. 알고 보니 실력 있는 낚시꾼이었던 겐가!?’
“호우, 월척……! 헉!?”
민혁은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광어와 우럭을 잡은 것도 기뻤지만 이번에 잡힌 녀석!
[미끼를 꽤 좋은 지점에 던졌습니다.] [꽃게를 획득합니다.]바로 싱싱해 보이는 꽃게였기 때문이다.
‘이곳은 천국이로다……!’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
낚싯대와 미끼만 있다면 뭐든 얻을 수 있다.
“너 참 맛있게 생겼다…….”
낚싯대에 대롱대롱 매달린 꽃게를 보며 민혁은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다시 밴이 미끼를 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자네, 용왕님께 어떻게 기도를 올렸기에 그렇게 잘 잡히는가?”
“그건 그냥 장난으로 했던 건데요!”
“…….”
민혁은 알 수 있었다.
밴이 자신의 기도를 보고 착각한 것이었다.
“자네, 낚시를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었지?”
“오늘 처음 했습니다.”
“…….”
밴은 말문을 잃었다.
자신은 수년을 했다.
근데 오늘 처음 한 이보다 못하다니?
그리고 그 순간.
다시 민혁이 던진 낚싯대를 물고기가 물었다.
“와아, 월척이야, 월척!”
“……사실 낚는 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라네, 하지만 실력 있는 낚시꾼은 특별한 물고기들을 낚는 법.”
“호오, 특별한 물고기요? 아까 말씀하셨던 황금연어 같은 건가요?”
“그러네, 이제 녀석들이 나오는 포인트에 다다랐군.”
“오호!”
민혁은 기대했다.
아까 밴이 말했던 특별한 물고기들이 나오는 지점!
그리고 민혁은 볼 수 있었다.
‘역시 내 예상이 말했어!’
붉고 좁은 원이 다섯 개 보였다.
아까 전보다 훨씬 더 늘어난 숫자였다.
‘이 좁은 원 안에 있는 녀석들이 더 특별한 녀석들임이 분명해!’
민혁은 그렇게 확신했다.
그리고 밴은 그가 자신보다 잘 잡는 것에 자존심이 상해 말했다.
“오늘 운이 좋아 물고기를 잘 낚는 것 같긴 하지만, 특별한 것은 하나도 낚기 힘들 걸세, 하지만 내가 낚을 테니, 구경이나 하시게. 난 자그마치 5년을 이곳에서 낚시만 했지.”
민혁이 다시 미끼를 던졌다.
이번에는 좁은 원 안이었다.
[미끼를 최고로 잘 던졌습니다.] [환상의 꽃게를 획득합니다.]언제나처럼 뜨는 최고로!
이는 저 좁은 곳 안에 미끼가 들어가야지만 뜨는 알림이었던 거다.
“아자! 환상의 꽃게!”
“…….”
밴은 수년을 낚시를 했다.
그리고 환상의 꽃게를 낚는 데에 걸린 시간은 자그마치 3년이었다.
그는 괜스레 코끝이 찡해졌다.
‘아니, 나도 잡을 수 있어!’
하지만 오늘따라 물고기가 물지 않는다.
1시간, 2시간, 3시간 4시간.
“호우! 월척이다!”
“아싸라비야, 콜롬비아! 어? 콜롬비아 커피 마시고 싶어졌어…… 호우!”
“월척이구나아!”
“…….”
하나도 낚지를 못했다.
그러다 민혁은 밴을 돌아봤다.
그는 단 한 마리도 아직 잡지 못했다.
‘5, 5년 동안 낚시를 하셨다면서, 진짜 못하신다…….’
뭔가 밴의 등이 슬퍼 보였다.
그러고 보면 밴은 자신에게 공짜로 배를 태워주신 좋은 분이다.
심지어 자신에게 특별한 것들이 나오는 장소도 알려지지 않았는가?
“너무 낙심하진 마세요. 자자, 제가 맛있는 거 해드릴게요!”
“흠흠, 맛있는 거라?”
밴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사실 밴은 요리를 정말 최악으로 못했다.
그 때문에 매일 바닷가에서 잡은 것들로 먹은 거라곤 날로 먹는 회뿐이었다.
“네, 어디 보자.”
민혁은 그의 불쌍한 낚시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레시피 창조 스킬을 사용했다.
그리고 레시피가 떠올랐다.
(밴을 위한 꽃게라면 레시피)
필요재료: 환상의 꽃게, 바라데의 대파, 콩나물, 청양고추, 씬라면
기대 요리등급: 레어~ 에픽
⦁기대효과:
⦁밴의 낚시 실력 대폭 상승
⦁밴의 창스킬 귀신창+1
‘……어?’
민혁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 이상함은 바로 마지막의 특수효과에 있었다.
‘귀신창? 뭐지?’
밴이 귀신창이라는 걸 익히고 있다는 걸까?
민혁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겉모습만 보기에는 평범한 노인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창병이셨나 보네.’
하지만 민혁은 곧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긴, 생각해보면 자신의 아버지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편안하게 낚시나 하며 살고 싶다고 자주 하셨다.
그처럼 일반 병사로 살던 밴이 낚시꾼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다 의문을 떨친 민혁.
그가 설렘에 벅차올랐다.
‘와, 세상에. 꽃게라면이라니.’
지금 그는 어디에 있던가?
바로 푸른 바다가 출렁거리는 배에 올라 있다.
솨아아아아아!
파도가 칠 때마다 함께 바다 내음을 품은 바람이 불어온다.
으슬으슬 몸이 떨린다.
그리고 단순히 배를 타는 것만으로도 몸은 극도의 피로에 휩싸였고 배고픔은 더욱 커졌다.
이럴 때 꽃게라면이라?
“크!”
생각만 해도 짜릿한 것이었다.
“제가 꽃게라면을 끓여드리죠!”
“오? 꽃게라면이라.”
밴은 입맛을 다셨다.
그 또한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듯했다.
심지어 밴이 현재 원하는 요리의 레시피는 많은 걸 필요로 하지 않았다.
환상의 꽃게는 이미 얻었고, 민혁은 씬라면을 사랑하는 한국인이었기에 가지고 있기도 했다.
민혁은 요리를 시작했다.
먼저 꽃게를 손질했다.
그다음 팔팔 끓는 물 위로 스프를 넣었다.
스프를 먼저 넣은 이유는 먼저 꽃게부터 익히기 위함이다.
꽃게가 물속으로 퐁당 들어갔다.
그 상태에서 어느 정도 익어줬을 때, 콩나물을 넣어준 후 라면과 청양고추를 함께 넣는다.
그리고 마지막, 대파를 솔솔 뿌려준다.
꽃게라면은 계란을 넣지 않는 게 묘미일 것이다.
이 꽃게라면은 얼큰하고 시원한 맛에 먹지 않던가?
딸칵!
꽃게라면 조리가 순식간에 끝이 났다.
민혁이 잠시 닫아뒀던 뚜껑을 열었다.
솨아아아아아!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그 안에 본래의 색을 잃고 완전히 붉게 익어진 꽃게가 보였다.
꾸울꺽-
밴의 침 넘어가는 소리였다.
그리고 역시 민혁의 앞으로 똑같은 꽃게라면이 생겨났다.
“오?”
흘끗 본, 밴.
그리고 민혁은 이어서 그 앞으로 김치를 내려다봤다.
“라면엔 김치죠!”
“크흐! 자네 뭘 아는군!”
밴이 감탄했다.
민혁은 면을 들어 올렸다.
솨아아아아-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그러고는 냄비를 들어 그릇에 국물을 따라낸다.
먼저 민혁은 그릇을 통째로 들었다.
그 상태에서.
그 시원한 국물을 먹어보기 위해 입으로 ‘후! 후!’ 분 다음에 후루루루룹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