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62
밥만 먹고 레벨업 162화
그리고 쟌크는 지체하지 않았다.
쿠우우우웅!
무릎을 꿇은 후 서둘러 절했다.
“천명의 창술사 쟌크! 다시 한번 제대로 인사 올립니다. 대륙의 전설, 모든 창술사들의 아버지이신 귀신창 밴을 뵙사옵니다!”
“이제야 예의 좀 차릴 줄 아는구나.”
그때 민혁이 말했다.
“어르신. 다른 사람한테 저렇게 하는 건 실례입니다. 어서 일으켜 세우세요.”
그 말에 밴이 ‘허허’ 웃으며 머리를 긁었다.
“이런 내가 주책이었군, 자네 일어서시게.”
“예? 아, 아닙니다……!”
“일. 어. 서.”
벌떡!
쟌크가 귀신같이 일어섰다.
그가 일어서자 노인 밴이 허허 웃으며 민혁에게 말했다.
“일어서게 했네, 됐나?”
그것은 ‘나 잘했지!? 칭찬해 줘!’ 같았다.
“아이구, 잘~ 하~ 셨네요~”
“허허허, 고맙네.”
노인 밴이 허허 웃으며 민혁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던 크로우는 무언가 중얼거렸다.
“밴…… 밴…… 어디서 들어봤지…… 귀신창 밴…….”
크로우는 그 익숙한 이름을 계속해서 곱씹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저 쟌크의 반응.
곧이어 벌떡 하고 크로우가 몸을 일으켰다.
“우로보로스 사냥꾼 밴……!”
크로우는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우로보로스!
거대한 뱀으로, 실제 크기는 드래곤과 흡사할 정도다. 우로보로스는 약 500레벨의 몬스터였고 전설급에 속한다.
크로우의 직업은 창술사였다. 그는 자신을 전설 직업으로 전직시켜 준 NPC에게 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었다.
‘정말 당신은 대단한 창술사입니다.’
‘크로우. 내 위에 더 뛰어난 창술사가 있다면 믿겠나?’
‘……!?’
‘과거에 한 마을을 집어삼켰던 우로보르스를 사냥한 귀신창 밴이라는 존재가 있었지.’
“왜 그래, 크로우? 저 노인이 누군데?”
지니도 이해할 수 없었다.
쟌크도 그렇고 크로우의 반응도 그렇고.
곧 크로우가 말했다.
“그냥 전설 같은 사람이야, 대륙 천명의 창술사, 또는 백 명의 창술사들도 저 노인 앞에선 어린아이와 같아, 지니.”
크로우의 고개가 돌아갔다.
“우린 어쩌면 지금 말도 안 되는 가신을 둔 것일지도 몰라.”
“……!”
지니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로보로스 잡았었어요?”
“잡았었지.”
“그거 어디 갔어요?”
“해체해서 팔았다네.”
“뱀술 만들면 맛있었을 텐데……!”
“내가 그 생각을 못 했군! 지금 한 마리 잡아 올까?”
좀 이상한데, 저 사람이 현존하는 최고의 가신이란다.
* * *
미국 블랙스완 길드.
미국에서 길드 랭킹 3위에 빛나는 블랙스완 길드가 타임어택 던전 시간 45분을 돌파하면서 세계의 관심을 사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 타임어택 던전은 아테네 세계 곳곳에 생겨났다.
입장 조건은 ‘무조건 세 명 입장 가능’과 ‘5회 입장 가능’이었다.
그리고 클리어 시간과 딜량, 피해량, 등 다양한 것이 합산되어 등급이 나타난다.
현재 블랙스완 길드는 최초로 S등급을 달성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마이클 씨.”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마이클.
그가 바로 바베카 신의 아이 줄리안이었다.
여자 이름과 흡사했지만, 그는 백인 남성이었다.
“사실 신성력을 올리는 방법이 무수히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한계도 명확하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마이클 씨께서는 1,500의 높은 신성력을 보유하실 수 있게 되었나요?”
그 물음에 마이클은 쓰게 웃으며 말했다.
“바베카 신을 위한 다양한 수행을 완수했습니다.”
“수행이라…… 듣기론 그 수행 정도가 정말 끔찍하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신을 섬기는 수행을 하고 그를 통해 신성력을 올리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기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맞습니다. 하루에 1천 번 바베카 신을 향한 절하기, 게임 안에서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묵언 수행하기, 바베카 교에서 주어지는 딱딱한 빵과 포도주만으로 생활하기, 몬스터 사냥하지 않기, 5일 동안 자지 아니하고 바베카 신께 기도드리기 등이 있지요.”
“있다…… 그 말은 했다는 말 아닙니까?”
마이클은 그에 웃음으로 답했다.
촷촷촷촷촷촷촷촷!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기자들은 말문을 잇지 못했다.
마이클의 성격상 묵언 수행을 한 달만 한 게 아닐 것이다. 어쩌면 게임 시작과 동시에 바베카교의 아이가 된 순간부터 게임 안에서 말을 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딱딱한 빵은 바베카교에서 바베카를 섬기는 마음으로 먹는 빵을 뜻하는데, 맛은 정말이지 더럽게 없다.
게다가 5일 동안 자지 않고 기도를 드린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심지어 그것은 게임 속이다.
게임 안에서 저런 일을 할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사람이 할 범주가 아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말이 안 나옵니다.”
짝짝짝!
기자들은 작게 손뼉을 쳤다.
그러던 중, 한 기자가 말했다.
“그런데요, 신성력을 그런 방식이 아니라, 더 쉬운 방법으로 올린 유저가 있다면, 무척 배가 아프시겠군요?”
그 말을 듣고 마이클은 쓰게 웃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방법은 명약이나, 신의 축복 등이 있지만 그마저도 사실 매우 힘들죠. 신의 축복은 아무나 받는 게 아니니까요. 또한, 명약도 그런 것들은 없어서 못 먹으니까요.”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마이클은 인터뷰를 끝냈다.
인터뷰를 마친 마이클은 집으로 돌아와 게임에 접속했다.
줄리안.
접속한 그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때, 길드 마스터 스미스가 다가왔다.
줄리안은 귓속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화이트 보드에 글씨를 적었다.
[빌어먹을 기자들이 나한테 수행 방법 말고 더 쉬운 방법으로 신성력 올린 유저가 있으면 어떨 것 같냐고 묻더군. 그런 걸 질문이라고.]“그렇지, 네 마음 다 이해해. 그러니까, 진정해.”
줄리안은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깨끗한 사내가 아니다.
단지, 특별한 방법으로 자신을 올릴 방법을 찾아낸 거고 그를 발판으로 비상한 거다.
스미스는 가장 측근에서 그를 보았다.
수행으로 신성력 1,500?
미친 짓이다.
그의 묵언 수행은 지금 아테네를 오픈하고 2주를 제외하고서 쭉 이어져 왔다. 하루에 수천 번 바베카 신께 절한다.
옆에서 보는 스미스도 끔찍할 정도였다. 그의 끈기 하나는 인정해야 했다.
그러다 문득 스미스는 기자의 말처럼 생각했다.
‘쉬운 방법으로 줄리안만큼 신성력 스텟을 높인 이가 정말 있긴 할까?’
곧 맥없이 웃었다.
‘말도 안 되지.’
* * *
지니와 칸, 로크는 타임어택 던전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
“근데 마지막에 있는 보스 몬스터 듀라한 킹이 문제야, 너무 방어력이 높아.”
“그러니까, 아, 이제 기회 세 번밖에 안 남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 민혁이 말했다.
“혹시 내가 같이 가줄까?”
“응?”
“…….”
“타임어택 던전을?”
그 말을 듣고 그들은 멈칫했다.
민혁이 레벨대비 강했지만, 자신들에 비해선 약자의 축에 속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구여도 길드 전체의 사활이 걸린 일이었다.
“내가 이번에 신성력을 좀 많이 얻었거든. 그래서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신성력을 많이 얻었다는 말에 세 사람은 쓴웃음을 지었다.
바베카 신의 아이 줄리안은 자그마치 1,300이 넘는다.
아니, 얼마 전 인터뷰 기사를 보자 1,500이란다.
지니는 혹시 몰라 물었다.
“몇인데?”
“1,000, 아, 근데 실제론 2,00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걸?”
“응……?”
“어……?”
당혹한 표정을 지은 지니가 물었다.
“어, 어떻게 그렇게 올렸는데?”
“그냥 열심히 먹은 것밖에 없는데…….”
“…….”
“…….”
칸과 지니, 로크는 바베카 신의 아이 줄리안이 신성력을 올렸다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생각했다.
‘줄리안, 불쌍해…….’
‘역시 인생은 불공평해…….’
‘듣기론 시금치 같은 것도 안 삶고 생으로 뜯어먹었다는데…….’
* * *
지니와 칸, 로크 민혁.
네 사람은 타임어택 던전 공략을 하기 위해 던전 입구로 왔다.
‘신성력 2천이라…….’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는 말이었기에 지니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리고 민혁은 공략을 돕는 대신 부탁 하나를 했다.
‘내가 원하는 최상급 요리재료를 구해줬으면 좋겠어.’
민혁이 최상급 요리재료를 말한 이유는 간단했다.
‘지인들을 아테네에 불러 함께 식사한다.’
그리고 그중엔 아버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민혁은 5년 동안 아버지, 혹은 함께 생활하는 지인과 식사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곧 아버지의 생신이시기에 최상급 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것이 민혁이 타임어택 던전을 함께 도는 조건.
어쩌면 부탁이다.
혼자서 그 많은 재료를 구하긴 힘들 테니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타임어택 던전은 셋만 입장이 가능했기 때문에 한 명이 빠져야 했다.
바로 지니다.
“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오냐.”
“잘 지키고 있어.”
지니가 빠지는 이유는 그녀는 칸만큼 강한 딜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로크는 힐러, 딜러의 역할을 겸한다.
그리고 민혁은 가장 높은 신성력 스텟 보유자였다.
본래는 신을 향한 찬양이라는 스킬이 판도라의 투구에 있다는데, 얼마 전 밴에게 사용해 더 이상 못 쓴다고 하였다.
‘잘 될까?’
민혁이 들어갔지만 지니는 내심 걱정했다.
현재 민혁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2배가 된다고는 하지만 민혁의 레벨은 낮았다.
또한, 공격력과 방어력 2배이지 속도가 빨라지는 건 아니기에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지니는 어차피 자신들은 더 이상 타임어택 던전의 순위를 좁히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현재 순위는 이렇다.
[미국 블랙스완 팀: 43분 38초. 순위: 1위.] [대한민국 레전드 팀: 1시간 5분 21초. 순위:14위.]그동안 레전드 팀은 이를 부득부득 갈며 순위를 좁혔다.
하지만 이젠 한계라는 거다.
또한, 오늘 타임어택 던전 공략 이벤트가 끝난 후에 세 개의 팀에게 보상이 돌아간다.
1~3위까지.
아직 뚜렷한 보상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민혁과 로크, 칸이 걸음을 옮겼다.
곧이어 알림이 울렸다.
[타임어택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공략 제한시간은 2시간입니다. 실패한 이는 두 번 다시 입장할 수 없습니다.]던전에 입장하기 전에 민혁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타임어택 던전은 계속 반복되는 던전이다. 그래서 더욱더 나은 공략을 시도하고 시간을 좁힌다.
그리고 공략 기회는 세 번.
이 세 번에서 첫 번째는 민혁이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기로 했다.
로크가 저주받은 드래곤을 향해 달려들었다.
저주받은 드래곤을 두들기던 로크가 공격에 성공했다.
놈은 엄청난 방어력에 공격도 잘 박히지 않았다.
곧이어 칸과 로크가 꽤 고전하여 저주받은 드래곤을 사냥했다.
“봤지? 정말로 강해.”
“음…….”
민혁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본래 300레벨대 사냥터를 오다가 450레벨대 사냥터를 오니 실감이 확 났다.
두 번째로는 구울킹이 나타났다.
3m 크기의 장신의 구울킹은 지독한 독을 뿜어냈다.
“여기선 꼭 해독 물약 마셔야 해!”
[구울킹의 독을 흡입하셨습니다.] [모든 상태 이상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만독불침의 육체를 가지고 계십니다.] [상태 이상으로부터 저항하셨습니다.]“오, 그래? 나도 한 병만 줘!”
“여기!”
칸이 서둘러 해독 포션을 던져줬다.
민혁은 상태 이상이 걸리지 않았지만 목이 말라 해독 포션을 꿀꺽꿀꺽 마셨다.
“……맛없어!”
그리고 두 번 다신 해독 포션을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구울킹도 해결하고 계속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던 중, 칸이 말했다.
“세 번째 지점. 여기가 듀라한 킹 다음으로 까탈스러워, 왜냐면 이 근방으로 몬스터들이 꽉 채우고 있거든, 이놈들 뚫고 가는 게 힘들어.”
칸은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나하고 로크가 광역 스킬이 딱히 없어서, 광역 스킬만 있으면 녹일 수 있을 텐데.”
“나 광역스킬 있는데, 한 번 써볼까?”
“오, 광역 스킬도 있어?”
로크와 칸이 서로를 마주 봤다.
민혁은 한 사람을 상대하는 딜러로서도 엄청난 힘을 발한다.
그들은 기대감 어린 표정이었다.
칸이 서둘러 다음으로 넘어가는 곳을 꽉 막은 저주받은 드래곤과 분노한 유령들을 몰이하기 시작했다.
“한 번 써봐.”
사실 그들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그의 공격력이 일순간 ×2가 되어도 이곳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들의 말에 민혁은 앞으로 나섰다.
그 순간, 공간이 찢어지며 피닉스 문양이 각인된 대검이 나타났다.
[고대 수룡 발라카의 대검을 소환합니다.]그립을 잡은 민혁.
솨아아아아아!
붉은색 기류가 민혁의 몸에 감돌았다.
재가 흩날리듯 붉은빛이 그의 주변을 넘실거린다.
“크하하하, 민혁이 너 멋있다!?”
로크가 민혁에게 접근하려는 몹들을 쳐내며 말했다.
그와 함께 민혁이 대검을 땅에 박았다.
퍼지익
“피어나는 검.”
[피어나는 검.] [전방 8m의 적을 땅에서 무차별적으로 솟아난 검이 공격하며 관통 시 폭발을 일으켜 70%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전방 8m 앞으로 백여 개의 칼날이 솟아났다.
푸직!
푸직!
푸직!
푸직!
푸직!
몬스터들의 몸을 관통했다. 그리고 관통된 순간.
쾅쾅쾅쾅쾅쾅쾅쾅!
몬스터들을 단숨에 터뜨렸다.
후두두두둑!
후두두두두둑-
후두두두둑!
앞을 꽉 막고 있던 마흔 마리가 넘는 몬스터가 한 번에 터져나가 죽었다.
“…….”
“…….”
잠시 얼음 상태가 되어 민혁과 몬스터들이 터져나간 자리를 보던 로크가 물었다.
“렙 몇?”
“291.”
로크의 레벨은 437이었다.
“으, 응…….”
갑자기 로크와 칸이 땅을 보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로크가 먼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갑자기 엄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