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61
밥만 먹고 레벨업 161화
두 개의 공격 스킬이 추가되었다.
피어나는 검은 말 그대로 광역 스킬이다.
그리고 갈라내는 검은 강력한 검기를 쏘아 보내는 힘.
‘110%의 공격력 추가라…….’
또한, 굳이 적과 근접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리트가 있었다.
스킬을 익힌 후에 민혁은 엘레가 건네준 열쇠를 건네받고는 설레는 마음으로 상자를 열어젖혔다.
시큼하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안에 들어 있는 건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 주전자였다.
민혁이 주전자를 잡는 순간이었다.
알림을 들은 민혁은 눈을 크게 떴다.
요플레.
시큼한 맛을 내는 요플레는 발효시킨 요구르트이다.
이 요플레 안에 딸기나 파인애플 같은 각종 과일, 꿀 등을 넣고 다양한 맛의 요플레를 만들 수 있었다.
“오래전에 이필립스 제국에선 놀라운 요플레를 만들어내는 장인이 존재했어. 그 맛이 어찌나 뛰어났던지, 당시의 황제께서도 그 장인을 아꼈다고 했을 정도이지. 그는 후손을 위해 마지막 요플레를 만들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 최고의 요플레를 만들고 죽었다고 해. 또한, 이 주전자는 크기와 무게는 이래 보여도 많은 양의 요플레를 담을 수 있어.”
“와…….”
민혁은 감탄했다.
이 고대의 요플레로 해먹을 수 있는 무궁무진한 먹거리를 떠올리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민혁은 잔 하나를 꺼내서 주전자 안의 요플레를 따랐다.
하얀 요플레가 진득함을 보이며 투명한 유리잔 안에 담겼다.
민혁은 수저로 한 입 떠먹어봤다.
‘와…….’
놀라운 일이었다.
오랜 시간 숙성된 요플레는 신맛보다는 단맛이 났다.
하지만 알림은 울리지 않았다.
민혁이 확인해 본 결과 이 요플레는 어떠한 힘도 품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민혁은 만족했다.
너무도 맛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돌아가니?”
“네, 발키리 왕국으로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
엘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빛이 되어 사라졌다.
* * *
발키리 왕국의 수도에는 어느덧 많은 유저들이 오게 되었다.
토벌대, 용병, 혹은 다양한 사람들이 퀘스트 등을 통해 발키리 왕국에 오게 되었고, 그 외에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 가는 방법이 오픈되어 유저들로 북적거리게 된 거다.
그리고 많은 유저들은 의아해졌다. 왕국 기사단과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야기 들었지? 오늘 레전드 길드가 영토와 작위를 하사받는 날이래, 지금 프라이팬 살인마가 돌아오고 있어서 병력과 기사단이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던데.”
“헉……!? 일개 유저를 맞이하려고 기다린다고?”
“일개 유저가 아니지, 프라이팬 살인마는 북부 대륙의 영웅 아니냐?”
“짱이다. 왕이 일개 이방인을 맞이하려고 준비한다니.”
꽤 많은 사람에게 프라이팬 살인마는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레전드 길드의 길드원들이 집결했다.
성 앞에 모인 레전드 길드원들. 그리고, 그중 지니와 칸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커피를 잘 타는 노인을 가신으로 한다고?”
“응…….”
“이거 설득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 그러겠지?”
민혁은 다시 귓속말이 되지 않고 있었다. 아마 맛있는 무언가를 먹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민혁이는 뭘 먹거나 할 때는 귓속말을 자주 꺼놓았으니.
“이따가 쟌크가 작위 하사식 끝나고 임시 아지트로 온다고 했으니까, 그때 설득하면 될 것 같아.”
쟌크는 그동안 그들이 친밀도를 극도로 끌어올린 천명의 창술사 NPC였다.
그때였다.
유저들이 웅성거렸다.
“바, 발렌 왕이 뛰어가는데?”
“헉!?”
레전드 길드원들의 고개도 돌아갔다.
발렌 왕의 얼굴이 밝아지더니 그가 갑자기 과거의 첫사랑을 만나듯 수하들도 내팽개치고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 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요플레 뚜껑을 핥고 있었다.
다름 아닌 딸기 맛 요플레였다.
전부 핥아 먹은 후에는 갑자기 붓과 요플레가 담긴 통을 꺼내 뚜껑에 발라 핥아 먹기 시작했다.
“역시 요플레는 뚜껑에 발라 먹어야 맛있지.”
“…….”
“…….”
유저들은 말문을 잃었다.
그러면서 말했다.
“근데 프라이팬 살인마는 어딨지?”
“그러게? 저 사람은 코스프레 유저인 것 같고.”
“근데 요플레 진짜 맛있게 먹는다…….”
사람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발렌이 그 사내의 앞에 당도했다.
“이제야 왔는가? 우리 발키리 왕국의 영웅!!!”
발렌은 그를 단숨에 알아봤다.
이런 식으로 요플레를 먹을 이는 그밖에 없기 때문!
아무리 코스프레 유저가 많아도 진짜 민혁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었다!
곧이어 레전드 길드와 기사들, 왕은 왕국 안으로 들어갔다.
“……요플레 뚜껑을 핥아 먹는 사람이 프라이팬 살인마였다니.”
“그런 말 있잖아요.”
“어떤 말이요?”
“부자들도 요플레는 뚜껑부터 핥아 먹는다.”
* * *
[자작 작위를 하사받으셨습니다.] [셋의 가신을 부릴 수 있게 되며 가신은 퀘스트, 혹은 부여받은 영지 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명성 300을 획득합니다.] [최초로 북부 대륙에서 귀족 작위를 하사받으신 유저가 되셨습니다.] [2주일 동안 경험치×2, 아이템 드랍률×2배가 상승합니다.] [바할라 영토가 레전드 길드의 거점지로 등록됩니다.] [바할라 영토에서 세금을 걷을 수 있습니다.] [바할라 영토의 규모를 확장 시킬 시 혜택을 받습니다.]모든 것을 하사받은 민혁은 여전히 요플레 뚜껑을 핥아 먹으며 레전드 길드원들과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민혁은 아차 하며 말했다.
“지니랑 칸 거 요리재료 못 구했어. 미안.”
그 말에 지니와 칸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뭘 그런 걸 가지고.”
“민혁이 네가 편하면 해주는 거지, 네가 맛있는 거 먹고 다니고 싶으면 그래도 돼, 영지 운영도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
그들은 민혁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려고 했다.
사실 오늘 타임어택 던전이 끝난다.
여전히 블랙스완 길드는 1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칸과 로크, 지니가 아무리 애를 써도 1시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오늘 민혁의 버프 요리를 먹었으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오늘 하루 배당된 다섯 번의 공략 시도 중 두 번을 시도하고 왔다.
가신 이야기가 끝나면 곧바로 타임어택 던전으로 가서 최대한 다른 나라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왕궁 밖으로 나온 그들에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노인이 다가왔다.
“허허, 우리 민혁이, 요플레 아직도 먹고 있나?”
“넵, 제가 드린 돈으로 말했던 거 사 오셨어요?”
“그럼, 사 오고말고.”
밴은 기세등등하게 ‘노인도 쉽게 배우는 바리스타’책을 사 왔다.
그런 노인 밴을 보는 길드원들은 의아했다.
“지니 누나, 설마 저 노인이 우리 영지의 첫 번째 가신은 아니지……?”
에이스의 말이었다.
“민혁이가 잘 몰라서 그러는 걸 수도 있으니까, 한번 말해봐야지.”
사실 지니가 민혁을 설득하는 것도 자신들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첫 번째 가신은 민혁에게 아주 중요했다.
또한, 먹자 인생을 꿈꾸는 민혁에게 더욱더 강하고 힘이 되는 가신이 있다면 한결 수월해질 것을 그들은 알았다.
그리고 노인 밴은……
“어이구 잘 먹는다, 어이구 잘 먹는다! 허허허!”
“…….”
“…….”
마치 손주를 보듯 민혁을 보고 있었는데, 눈에서 하트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던 중, 에이스가 노인의 등에 걸린 창을 발견했다.
“저 사람도 창술사인가 봐.”
“그러게.”
그들이 어느덧 길드의 임시 아지트에 도착했다.
임시 아지트에 도착하자 민혁이 말했다.
“밴 어르신. 저희 길드원들한테 커피 한 잔씩 타주세요. 어르신의 실력을 보여주시죠!”
“그럼 내가 한 번 보여주지! 허허!”
그러면서 에이스는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
레전드 길드원은 총 열여덟 명.
그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노인 밴은 갑자기 식당에서 쓰는 커다란 보온 통을 쿵 하고 내려놨다.
그리고 그곳에 뜨거운 물을 콸콸콸- 부었다.
‘종이컵에 믹스커피 하나씩 타주려는 건가? 난 아이스 코코아가 좋은데.’
보온 통은 약 20L를 수용할 대형 크기였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노인 밴이 믹스커피를 모조리 까서 보온 통 안에 쏟아붓고 있었다.
“크, 크로우. 저 저, 할배…… 이, 이상해……!”
“응?”
에이스가 크로우를 툭툭 치며 한 말이었다.
그의 고개가 돌아갔다.
“컥……!”
길드원들이 말문을 잃었다.
그는 백 개가 넘는 믹스커피를 넣더니, 국자로 잘 저었다.
그리고 종이컵 하나에 믹스커피를 담은 후 민혁에게 건네줬다.
한 모금 홀짝인 민혁이 감탄했다.
“크, 커피 이제 잘 타시네요!”
그리고 칸이 중얼거렸다.
“노, 노인분께서…… 민혁화 되셨어…….”
“어, 응…….”
세상에!
보온 통에 커피믹스 수백 개를 때려 붓다니!
“저도 커피 한 잔만…….”
“자네가 갖다 먹지, 손이 없나, 발이 없나? 이 늙은이한테 가져다 달라고 시키다니!”
심지어 민혁화(?) 된 노인 밴은 다른 이들에겐 한없이 차갑고 깐깐했다.
그러면서 민혁에겐.
“한 잔 더 타줄까?”
“한 오십 잔은 마셔줘야, 아침에 티타임 좀 즐겼다 하는 거죠!”
“역시 그렇지.”
두 사람을 보며 길드원들은 ‘하, 하하…….’ 하고 웃을 뿐이었다.
그렇게 그들이 커피를 마시던 중.
지니는 가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민혁아, 너 혹시 저분 어떻게 알게 됐어?”
“바다에서 낚시하는 분인데, 어쩌다 보니, 자기가 꼭 영원히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하셔서.”
그 말에 지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약한 민혁이가 노인분을 부양(?)한 건가. 아무리 그래도 NPC인데.’
지니는 작은 한숨을 쉬고는 칸과 로크에게 턱짓했다.
그들이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냥 저 노인분 가신으로 받아들이자.”
“역시 그렇지?”
칸도 쓰게 웃었다.
민혁이 저 노인의 커피 타는 솜씨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저 노인이 첫 번째 가신이라는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현재 민혁이 셋의 가신만 부릴 수 있다는 걸 감안했을 때, 노인을 채우는 게 꺼림칙했지만 남은 두 자리를 강자들로 채우면 될 것이다.
바로 그때, 천명의 창술사 중 한 명인 쟌크가 도착했다.
“자작 님은 오셨습니까?”
“아, 네. 오셨어요.”
“자작님께 제가 말씀드렸던 일을 부탁드리면 되는 건가요?”
“아직 그 이야기 안 꺼냈는데…….”
이젠 두 번째 가신이 될 사람에 관한 이야기.
아직 민혁에게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쟌크를 이대로 돌려보냈다가는 친밀도가 하락할지도 모른다.
잠시 고민하던 지니는 일단 인사만 시키자고 생각했다.
“네, 안에 자작님 계시니, 인사부터 하시죠.”
“알겠습니다.”
쟌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서른 초반의 건장해 보이는 사내다.
레벨이 지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일 정도.
뒷모습이 한없이 든든했다.
그와 함께 걸어 들어가던 중이었다.
쟌크가 갑자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아…….”
그의 온몸이 파들파들 떨렸다.
쟌크의 시선은 커피를 타서 민혁에게 건네는 밴에게 향해 있었다.
뒷걸음질 치던 쟌크는 곧이어 상체를 90도로 숙여 외쳤다.
“천명의 창술사 쟌크. 대륙의 전설, 귀신창 밴에게 인사 올립니다!”
“……?”
“……?”
“…….”
아직도 모든 길드원이 다소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노인 밴이 말했다.
“많이 컸구나, 쟌크. 천명의 창술사가 되었다는 말은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네 머리가 너무 높은 곳에 있구나.”
그 말에 길드원들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