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92
밥만 먹고 레벨업 193화
어두컴컴한 신전.
그 신전 앞에 여성체 악마를 표현한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이윽고 동상의 바로 옆의 공간이 찢어지며 그 안에서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
매혹적인 몸매와 새까맣지만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존재.
바로 악마 중 하나인 그레모리였다.
3대 악마 중 하나인 그레모리는 흥미롭다는 듯 동상의 옆에 서서 중얼거렸다.
‘누군가 내가 가진 지도의 봉인을 풀었군. 이제 곧 신전에 오려나?’
그녀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곧이어 그녀는 허공에 대고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앞으로 한 중년 남성이 소환되었다.
“왜 부르고 난리냐?”
악마 그레모리!
그녀의 앞에서 굉장히 딱딱한 말투로 말하는 남성은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남들이 본다면 경악할만한 모습이었지만 그레모리는 이내 팔짱을 끼고 웃었다.
“역시 그 쿨함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네?”
“부른 용건이나 말해라.”
중년 남성이 물었다.
“그냥, 오랜만에 세상을 구한 ‘검신’의 얼굴이 보고 싶었달까?”
검신이라 불린 사내.
그 사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레모리와 검신.
두 존재는 아테네 시스템상 끈끈하게 이어져 있었다. 10년도 더 된 과거의 이야기였다.
한 작은 마을에서 정체 모를 입구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입구 안에서는 마족들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때 나타난 존재.
그게 바로 검신과 그가 이끄는 귀신분대였다.
그들은 신출귀몰한 움직임을 보이며 마족들과 싸웠으며 그들을 죽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입구’를 닫는 데도 성공했다.
앞의 중년 남성이 검신이 되기까지의 과정.
그레모리는 시스템상 다른 두 악마와 대립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그녀는 악마임에도 마족들이 인간계를 침범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녀는 감성적인 악마인 것이다.
그저 인간들이 있는 땅을 보고 유희하고 하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그때에도 엄청난 실력을 가진 검신과 그 분대에게 힘을 나눠준 게 그레모리였다.
그로 인해, 지금의 검신이 있는 것이다.
검신은 7대 신화의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검신과 그 분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 얼굴도, 이름도.
그들은 귀신처럼 나타나 귀신처럼 사라졌으니까.
“아직도 자신을 감추며 살아가고 있나?”
“그게 편하거든.”
“지금은 뭘 하는데?”
“작은 마을 인근에서 처음 이 세상에 발을 들이는 이방인들을 교육한다. 아테네 신께서 그걸 원하는 것 같더군.”
“…….”
그레모리가 말문을 잃었다.
“선…… 생 같은 건가?”
“그렇지. 결혼도 했다, 아내는 얼마 전 애도 낳았고.”
오랜만의 재회의 작은 회포였다.
그러던 중, 그레모리는 눈을 가늘게 떴다.
“네가 항상 가지고 다니던 그 검은 어디 둔 거냐? 너와 어울리지 않게 낡아 보이던 검.”
그에 검신이 피식 웃었다.
“내게 추억을 선물한 이에게 주었다.”
“흐음.”
그레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검신도 결국엔 인간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인간 중 가장 놀라운 검을 구사한다.
검의 대제라 불리는 엘레조차도 검신과 검을 부딪친다면 이길 수 없으리라.
그러던 중, 검신이 먼저 물었다.
“이곳으로 곧 누군가 도착하는 건가?”
그에 그레모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사내가 말했다.
“이겨낸다면 내 힘의 일부를 얻겠지.”
그리고 이어,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떠한 자일지 기대되는군.”
* * *
알림을 들은 민혁.
이 숨겨진 신전으로 가는 지도는 고락이 민혁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는 그곳에 가면 맛있는 재료가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민혁은 한 번 확인해 봤다.
등급: SSS
제한: 340레벨
보상: 경험치 300,000
실패 시 패널티: 모든 스텟-30
제한시간: 48시간
설명: 숨겨진 신전으로 가는 지도이다. 그곳으로 간다면 보상에 대해서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며 48시간 내로 도달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시 패널티를 받게 된다. 또한, 귀족 작위를 가지고 있다면 가신 한 명을 데리고 갈 수도 있으며 유저 한 명에게 퀘스트 공유를 해서 함께 가는 것도 가능하다.
보상이 ‘미정’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한 가지는 분명히 있었다.
‘요리재료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요리재료가 무엇인지를 모른다. 심지어 실패 시 패널티가 어마어마한 편이었다.
더군다나, 시간제한도 있는 편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바로 퀘스트 등급이었다.
‘SSS.’
세계적으로나 혹은 국내에서 횟수를 찾는다면 몇 번 SSS급 퀘스트가 발발하기는 했다.
하지만 신클래스로 전직하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찾기 힘든 등급이라는 거였다.
‘제한 때문이라도 해야겠어.’
그리고 물론 제한이 아니라고 해도 민혁은 도전하였을 거다.
그곳에 맛있는 것이 있었으니까.
또한, 민혁은 설명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가신이나 혹은 유저를 데리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설명을 보면 없으면 굳이 데리고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민혁은 혼자가 좋았다.
하지만 민혁은 이러한 종류의 퀘스트의 정보에 대해 얼핏 알고 있었다.
가신이나 유저가 추가될 경우 시련은 보통 더 강해진다.
하지만 그만큼 보상이 더 뛰어나지는 거다.
‘흐흐, 카이스트라와 밴 어르신이 재료를 받으면 달라고 해야지.’
민혁은 악덕 영주의 모습으로 웃었다.
* * *
“물론입니다!”
카이스트라. 그는 민혁의 제안에 밝게 웃었다.
“당장 가죠!”
민혁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요.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는 밴 노인조차도 마찬가지였다.
“허허, 나들이 가는 건가? 우리 아들과…… 아니, 영주님과 나들이라니!”
“……나들이는 아닌데요.”
“뭐, 우리가 이렇게 함께 가면 나들이 아니겠는가.”
“맞습니다. 설레네요. 민혁 님과 함께 나들이를 가다니. 아, 저 설거지 열심히 할게요!”
“난 커피를 열심히 타주지! 이번에 루왁 원두를 얻은 게 있는데, 맛이 기똥차!”
‘……이 사람들도 정상은 아니야.’
민혁은 여기에서 유일하게 자신만이 정상(?)처럼 느껴졌다.
숨겨진 신전으로라는 퀘스트는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퀘스트다.
한데, 긴장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것은 그들의 ‘자신감.’이었다.
국내 비공식 랭킹 1위 카이스트라와 전설창 밴이었으니까.
먼저 카이스트라에게 퀘스트 공유를 했다.
그순간, 카이스트라와 민혁에게 같은 알림이 들려왔다.
[퀘스트 메인 진행자를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민혁과 카이스트라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히 민혁 님이 메인 진행자시죠.”
민혁이 얻어낸 퀘스트였고 카이스트라는 숟가락만 얹어 가는 거였으니까.
그렇기에 민혁으로 메인 진행자가 선택되었다.
그리고 출발하기 전 카이스트라가 말했다.
“참, 지니 누나가 민혁 님 만나러 간다니까, 그 광물 다 가지라고 하시던데요?”
“오, 그래?”
광물.
얼마 전 바포메트를 사냥했을 때, 민혁은 두 가지 종류의 광물을 얻었다.
하나는 안타리늄이었다.
이 안타리늄은 은은한 붉은 빛이 감도는 광물이었다.
마계의 광물. 아직 마계에 도달한 이가 없기 때문에 민혁이 최초 획득자였다.
하지만 지니는 사실 그가 바포메트를 거의 사냥하다시피 했기에 양보한 듯싶었다.
그리고 이 안타리늄은 확인결과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신비한 광물’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블루티늄은 무기 강화석이었다.
무기 강화석.
아직 아테네는 무기 강화석은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운영자들은 차근차근 업데이트로 풀어갈 전망이라 하였다.
그리고 당연히 보통의 강화석으로 ‘+1’의 강화가 가능하다.
한데, 놀랍게도 블루티늄은 1~3으로 랜덤 강화가 가능하다는 거였다.
물론 당연하게도 본디 강화란 실패할 시에 아티팩트가 증발해버린다.
한데, 놀랍게도 이 블루티늄으로 하는 강화의 시도는 증발이 없다고 했다.
그가 가진 블루티늄은 총 두 개였다.
민혁은 출발 전에 블루티늄으로 강화를 하기로 했다.
블루티늄은 설명에 따르면 손재주 500 이상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민혁은 모루 위로 고대 수룡 발라카의 검을 올렸다.
그다음 망치를 쥐고 힘껏 두들기기 시작했다.
탱! 탱탱! 탱!
당연하게도 민혁의 시야에 붉게 표시된 부분이 보였다. 그 부분을 정확하게 두들겼다.
그리고 이어 알림이 울렸다.
[강화를 ‘최고로’ 잘 하셨습니다.] [+1 강화에 성공합니다.] [+2 강화에 성공합니다.] [+3 강화에 성공합니다.]“오!”
민혁은 손재주의 영향이 여기서도 발현되는 걸 깨달았다.
이어서 추가적으로 블루티늄 하나를 더 소모했다.
[강화를 ‘최고로’ 잘 하셨습니다.] [+4 강화에 성공합니다.]하지만 ‘최고로’가 뜨긴 했어도 두 번째에선 또다시 +3이 오르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민혁은 고대 수룡 발라카의 검을 확인해 봤다.
(고대 수룡 발라카의 검+4)
등급: 전설
제한: 민혁 귀속 아티팩트.
내구도: ∞/∞
공격력: 850
특수능력:
⦁힘 18%, 민첩 17% 상승
⦁패시브 스킬 검 상급 마스터리 7레벨까지 상승
⦁공격 성공 시 18% 확률로 상태 이상 호흡곤란.
⦁공격 실패 확률 70% 미만 감소.
⦁스킬 아티팩트 아공간.
설명: 고대 수룡 발라카의 뼈와 아다만티움이라는 신의 광물로 이루어진 검으로써 신들의 세상에서도 명검으로 불린다.
공격력이 자그마치 150이 상승했고 검 상급 마스터리+2가 올랐다.
그에 따라 공속 1.5배 정도 오르던 것이 거의 1.7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 외에 힘 8%가 추가로 붙었으며 민첩도 7%가 붙었다.
생각보다 강화석에 따른 강화 효과가 상당했다.
모든 채비를 끝마치고 민혁은 카이스트라, 밴과 함께 펜루스의 등 위에 올라 말했다.
“카이스트라.”
“넵?”
“혹시 마계 재료 같은 맛있는 거 나오면 어떻게 할 거야?”
“그야 당연히 민혁 님한테 드려야죠!”
“하하하하, 안 그래도 되는데? 정 그러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아무리 그래도 꼭 그렇게 ‘심각한 표정’으로 줘야 한다고 해야겠어? 카이스트라. 너의 성의를 생각해서 정말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을게.”
“넵, 그 대신에 빵 좀 만들어주세요.”
카이스트라는 빵을 굉장히 좋아했으며 그 종류를 불문하고 무척 좋아했다.
때문에 민혁이 자주자주 빵을 만들어주곤 했다.
그리고 현재 카이스트라를 노인 밴은 이렇게 불렀다.
“역시 빵쟁이답군.”
마치 ‘약쟁이’ 같은 말이었다.
근래 카이스트라는 정말 민혁이 만들어준 빵이 너무너무 맛있었기에 하루에 한 번 그 빵을 먹지 않으면 금단 증상이 올 정도였다.
그에 카이스트라에겐 ‘빵쟁이’라는 호칭이 붙었다.
그들은 펜루스의 등 위에 올라 있었기 때문에 엄청난 빠르기로 지도에 나와 있는 곳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가 맞는데.”
민혁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숲속이었다.
하지만 이곳이 유저들이 찾지 못할 정도로 으쓱한 곳이냐? 그건 또 아니었다.
“흐음.”
그리고 민혁은 몰랐지만 숨겨진 신전은 퀘스트가 시작되는 순간 나타나는 던전이었다.
또한, 퀘스트를 받지 않았다면 입장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민혁은 갑자기 숨겨진 신전으로 가는 지도가 반짝거리는 걸 볼 수 있었다.
민혁은 몸을 움직여봤다.
그러자 어느 부분에서 반짝임이 빨라졌다.
“이쪽으로 가죠.”
민혁과 일행이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반짝임이 사라지고 하얀빛만이 지도에 서렸다.
그리고 그 앞에는 넝쿨이 처져 있었는데, 그 뒤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펜루스의 입에서 미약한 빛이 흘러나왔다.
화아아아악!
화르르르륵!
넝쿨이 순식간에 잿빛이 되어 소멸했다. 그리고 그 뒤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났다.
그들이 걸음을 옮겨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끼이이익-
쿵!
뒤쪽에 있던 입구가 저절로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레모리의 신전을 최초로 발견하셨습니다.] [명성 10을 획득합니다.] [그레모리의 시련을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가신과 유저를 데려온 유저임에 따라 ‘2번째 타입의 시련’이 진행됩니다.]그리고 이어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레모리의 시련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응?”
그리고 민혁의 고개가 돌아갔다.
다소 익숙한 목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민혁의 시선이 한 곳에 멈춰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 사내도 민혁을 발견하곤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민혁이 말했다.
“교관님이 왜 거기서 나와……?”
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7대 신화 중 하나인 검신 발렌과 만납니다.] [명성 100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