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2
밥만 먹고 레벨업 22화
[비매너 행위를 저지르셨습니다.] [베르 유저가 일시적 카오 상태가 됩니다.] [공격당할 시, 상대방은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3초 뒤 아이템이 주인에게 회수됩니다.]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카오.
비매너 행위를 하면 생성되며 이때 공격해도 상대방은 카오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카오는 사람을 죽이기 전에는 반카오 상태로 몇 분 동안 공격 허용이 가능하고 그 뒤에는 반카오 상태가 풀린다.
하지만 그 사람이 만약 사람을 죽인다면 반영구적 완전한 카오가 되어 카오를 풀기 전까지 죽여도 패널티가 없다.
“진짜 이 빵이 뭐라고 계속 처먹어…….”
그런 말을 하며 베르는 땅에 버리려고 했다.
그 순간 누가 말릴 새도 없이 민혁의 주먹이 베르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지익!
뒤로 날아간 베르.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무, 무슨 HP가 이렇게 많이 떨어져…… 주먹 한 번에!’
그가 깜짝 놀라 민혁을 바라봤을 때 그가 말했다.
“X 같아요? 내가?”
‘무, 무슨 눈빛이…….’
베르는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로이와 락쿠도 순식간에 생겨난 일에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특히나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던 민혁이 화가 나자 그 기세가 무시할 수 없음에 그 둘은 더 놀라고 있었다.
“지,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저 지금 쳤어요!?”
벌떡 몸을 일으키며 하는 말에 민혁이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베르는 자신도 모르게 그 위화감에 눌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움찔했다.
그리고 직감했다.
어째서 이렇게 HP가 많이 깎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는 단숨에 자신을 강제 로그아웃시킬 수 있다.
베르는 너무 놀라고 두려워 입만 어버버거렸다.
사실 어찌 보면 게임 속 단순 로그아웃뿐이었지만 민혁의 표정이 너무 살벌했기에 그 기세에 눌린 것이다.
락쿠는 그런 그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민혁은 더 이상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걸 알고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들어 올리자.
“흐이이익!”
베르가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또다시 공격하려는 건 줄 안 거다.
그의 손에서 빵을 빼앗은 민혁이 다시 입에 가져갔다.
“…….”
괜히 민망해진 베르가 민혁을 씩씩거리며 노려봤지만, 더 추해 보일 뿐이었다.
“자자, 두 분 모두 진정하세요. 베르 씨, 이리로.”
지켜보던 로이가 중재했다.
락쿠는 민혁의 옷깃을 슬쩍 당겼다.
사실 민혁은 지금 이 자리에서 PK로 그를 로그아웃시켜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굳이 베르를 죽이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로이가 취할 행동은 베르와 우리를 떼어놓는 거겠지.’
베르는 로이에 의해 중재 당하면서도 민혁을 노려보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는 표정이었다.
“놔, 놔 봐요. 저 자식이…….”
민혁은 양 팔짱을 끼고 실실거리며 바라봤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자신도 모르게 입을 꾹 다무는 베르.
그때 락쿠가 민혁의 귓가에 속삭였다.
“민혁 님, 잘했어요. 와, 개사이다. 저 사람 계속 집적거리고 제 몸 흩어봐서 기분 너무 나빴는데.”
그에 민혁은 다시 인벤토리에서 카스테라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락쿠 님.”
“네?”
“저 사람은 해선 안 될 짓을 하려고 했어요.”
“뭐, 뭔데요?”
그녀가 귀를 기울였다.
“먹을 걸 버리려고 함요.”
“……?”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카스테라를 먹는 민혁.
도통 알 수 없는 남자다.
* * *
베르를 멀리 떼놓은 로이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어…… 참, 파티 분위기가 많이 안 좋네요. 하하, 뭐 민혁 님을 나무라는 건 아니고요.”
로이가 보았을 때도 민혁은 해야 할 대처를 취했다.
자신 같았어도 그랬을 거다.
“이제 곧 있으면 단뱀이라는 몹이 나옵니다. 미니 앤트보다 더 강한 녀석인지라 조금씩 쳐서 끌고 올 생각이에요. 그걸 베르 님과 제가 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민혁은 자신의 예상대로 되어가는 걸 깨달았다.
화해가 아닌, 떨어뜨린다.
물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 나서는 로이.
민혁은 확실히 그를 경계하자고 생각했다.
“분위기 너무 적적하니까, 떨어져 계신 게 나을 것 같아요.”
이어 로이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민혁과 락쿠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로이가 베르와 함께 던전 안쪽을 향해 걸어가다가 이내 사라졌다.
민혁은 여전히 먹기만 했고 락쿠는 둘만 남자 어색했다.
“저 정말 좀만 주면 안 돼요?”
“넵, 병아리 눈물만큼도 안 됩니다!”
“병아리 눈물까지야…….”
민혁은 오고 가는 게 없으면 절대 나눠주지 않는 타입!
그리고 이어 민혁이 말했다.
“MP 지금 몇이에요?”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걸까?
그녀가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 반절 정도 찼어요.”
“그래요? 금방 만땅 되겠네.”
그렇게 답하며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근데 그건 왜요?”
“그냥, 혹시나 해서요.”
혹시나?
그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20분이 지났다.
“왜, 왜 안 오지?”
그녀는 당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 시간이면 두 사람이 돌아오고도 남았다.
[파티 채팅 락쿠: 로이 님, 베르 님? 어디쯤 가셨어요?] [파티 채팅 락쿠: 님들? 답변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파티 채팅 락쿠: 님들아……?]하지만 파티 채팅창은 고요했다.
민혁은 묵묵히 카스테라 빵만을 취했다.
그러던 중.
타타타탁-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락쿠는 그곳을 숨죽여 바라봤고 민혁은 옆에서 빵을 먹으며 뭐라 중얼거렸다.
바로 그때.
“허억허억, 젠장. 님들, 그레이트 단뱀 나왔어요!”
“그, 그레이트 단뱀……!”
앞에서 뛰어오는 이는 파티장인 로이였다.
그레이트 단뱀.
던전에 존재하는 실제 보스몹을 제외한 준보스몹이다.
간혹, 아주 간혹 준보스몹이 일반 보스몹보다 까다로울 때가 있는데, 그레이트 단뱀이 그런 경우다.
녀석은 등장할 때, 다른 단뱀 열댓 마리를 주렁주렁 달고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베르 님은요!?”
“로그아웃 당했어요, 젠장!”
다급히 다가온 로이는 거친 숨을 헐떡거렸다.
“흐음.”
그리고 민혁은 빵을 먹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억허억, 놈들 따돌린다고…… 허억허억, 계속 뛰었더니…….”
로이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 그럼 이제 저희 셋이서 공략해야 하는 건가요?”
“예,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레이트 단뱀 근처에 있는 몹부터…….”
그러던 찰나.
갑자기 로이의 창이 민혁을 향해 힘껏 찔러졌다.
“꺄악!?”
락쿠가 작은 비명을 토했다.
그 순간.
태애애애앵!
한 손엔 빵을, 또 다른 손으로는 허리춤의 검의 그립을 쥐고 있던 민혁이 태연하게 창대를 쳐냈다.
[카오 유저입니다.] [PK시 패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더 높은 확률로 아이템이 드랍됩니다.]민혁은 남은 빵을 입안에 구겨 넣었다.
로이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민혁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팔로 락쿠를 뒤쪽으로 보냈다.
“뭐야, 알고 있었어?”
로이의 얼굴에 있던 사람 좋은 미소가 싸악 사라졌다.
“뭐, 뭐예요!? 갑자기 왜 민혁 님을……!”
“그야, PK 하는 사람이니까요.”
민혁은 태연하게 말했다.
“히야, 진짜 알고 있었네? 내 창도 튕겨낼 줄이야.”
민혁이 로이를 발견하고 중얼거린 것.
바르디 검술을 펼친 거였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지?”
“글쎄.”
* * *
두 시간 전.
사냥 NPC 찰리를 만나고 중앙광장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아, 쒸파, 나 저번에 얻은 창 떨궜어!”
“뭐? 어쩌다가 그걸 떨궈!”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민혁은 가물가물한 기억을 떠올려봤다.
중앙광장에 처음 와서 제네럴을 만났던 날에 광장에서 템 얻었다고 자랑했던 유저와 배 아파하던 다른 친구 유저였다.
“던전 파티 사냥 갔다가 PK 당했다, 아오. 개 같은 새끼…… 아, 그 창 유니크였는데, 아 열 받네!”
“PK!? 와, 이런 초보자 마을에서도 그런 짓 하는 양아치 새끼가 다 있네.”
“너 왜 근데 쳐 웃냐? 행복해 보인다?”
“진정한 친구란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 때, 쪼개는 거라고 안 배움?”
“야이, X새꺄!”
민혁은 그걸 보면서 그럴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의 기억으로 저 유저가 그 창을 얻고 뛸 듯 기뻐했던 기억이 선했다.
그러고 보면 민혁이 먹는 걸 얻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일까 싶었다.
그리고 다시 황혼팟을 구하기 위해 중앙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사실 민혁도 긴가민가했다.
비슷한 모양의 창일 수도 있으니까.
확실한 건, 그 창은 유니크였으며 민혁은 그 창을 실제로 저번에 봤다는 거다.
레어 이상의 아티팩트.
즉, 유니크부터는 무조건 하나씩의 아티팩트만 존재했다.
때문에 의심을 계속하고 관찰하자 확실히 이상했다.
자신을 파티원으로 받았다.
뭘 보고?
물론 그 말처럼 버스를 태워줄 수도 있는 거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내 아이템을 노려서.’
PK를 해도 랜덤으로 템드랍이 이루어지고 민혁의 템은 꽤 고가로 보이기 충분하다.
그리고 척척 민혁의 생각처럼 움직였다.
민혁은 합리적으로 머리를 굴려봤다.
그가 세 사람이 함께 모여 있을 때 과연 기습을 가할까?
아니, 그가 렙이 몇인지 모르지만 그러면 그도 힘들어질 거다.
그래서 한 명을 분리한다.
물론 민혁과 베르의 다툼 간에 발발했지만, 타이밍 맞게 그는 몹을 몰이한다고 했다.
그때 딱 직감했다.
아, 이놈 진짜 그놈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대비했으며 베르는 자신이 손 쓰지 않아도 알아서 PK 당할 거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죽을 놈, 자신이 죽이기보다 확인해보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
“뭐, 상관없지. 남은 건 시전 시간 오래 걸리는 마법사에, 이제 겨우 10렙인 초보 무직자시니까.”
“어, 어떻게 사람이 그 좋은 얼굴로……!”
락쿠가 소리쳤다.
어차피 자신들 렙이 낮다고는 하지만 PK를 당하는 기분이 좋을 턱이 없다.
그러면서 락쿠는 민혁을 보았다.
그는 너무나 침착했다.
‘저 사람 말처럼 난 마법사에 민혁 님은 10렙인데…….’
2:1로도 완패가 분명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락쿠가 본 로이는 굉장히 잘 싸운다는 거였다.
이어서 로이가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파워 스트라이크.] [일격에 10%의 추가공격력이 붙습니다.]그는 창에 붙어 있는 특수 스킬을 사용해 민혁을 향해 힘껏 내리찍었다.
그는 생각했다.
그가 막으려 한다면 아마도 검을 놓치게 될 거라고.
그때 놈의 목을 찔러 잡는다.
[용맹의 일격.] [일격에 20%의 공격력이 추가됩니다.]민혁의 검에 밝은 빛이 맺혔다.
태에에에엥!
묵직한 소리와 함께 민혁은 가뿐히 쳐냈다.
“내가 알면서도 다 보여줬겠어?”
민혁은 로이 덕분에 열심히 스텟을 숨겼다.
말 그대로 어그로 튄, 피가 전부 깎인 놈들만 잡아댔으니까.
덜덜-
로이는 묵직하게 팔에 전해지는 그 충격에 헉하는 표정을 지었다.
민혁이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헙!”
“어!?”
락쿠와 로이 두 사람 다 입에서 놀란 음성이 터져 나왔다.
민혁의 속도가 미니 앤트를 잡을 때보다 훨씬 올라갔다.
태애앵!
태애앵!
민혁의 검이 빠르게 로이를 압박한다.
‘무슨 X발, 10렙인 새끼 스텟이……!’
말도 안 되는 강력한 힘이 전해진다.
그리고 이어.
[두 번 빠른 공격.] [두 번 연속 공격합니다.]태애애앵!
민혁의 검이 먼저 한 번 빠르게 창을 밑으로 내리찍었다.
그다음 곧바로 잔상으로 위쪽에 멈춰 있던 검이 곧바로 내려쳤다.
태애애앵!
탱그랑!
로이가 결국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창을 놓치고 말았다.
민혁의 검이 힘껏 로이의 목을 향해 찔러졌다.
푸지익!
“컵!”
그가 목에 틀어박힌 검을 보고 부들부들 떨었다.
푸화악!
민혁이 거침없이 뽑아냈다.
그리고 죽은 시체 앞으로 민혁은 떨어져서 반짝거리는 아티팩트를 볼 수 있었다.
‘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