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20
밥만 먹고 레벨업 221화
여전히 알리는 민혁의 정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서 그는 직감했다.
‘이 사람, 특별하다…….’
그것은 마치 학창시절의 전교 1등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까 전, 켄타로를 비롯한 세계인들은 전교 1등을 부러워하고 시기, 질투하는 이들.
그러한 이들이 말한다.
‘그렇게 공부만 하면 재밌냐~?’
‘어휴, 인생이 공부는 다가 아니란다.’
‘좀 놀아!’
그러면서 그들은 다소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런데, 전교 1등의 기분은 어떨까?
그럴수록 더 기분이 좋다.
내가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러한 강한 사람이기에 별로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민혁 님은 그런 느낌이 나…….’
아직 알리는 민혁이 고대의 전사를 사냥하는 것만을 보았다. 한데, 심상치 않은 느낌이 풍겨왔다.
그리고 민혁이 말했다.
“저희도 빠르게 올라가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제가 보기보다 강하거든요!”
“아, 넵!”
그리고 민혁의 경우 알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사실 알리는 민혁을 버리고 다른 이들과 합류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
그래야 그가 왕의 전당에 오를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는 거다.
두 사람이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 몹들을 몰아서 사냥한 알리는 올라갈수록 고대의 전사들의 빈도가 더 많아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심지어 고대의 병사들의 숫자도 늘어만 가고 있었다.
“고대의 전사들이 너무 많아.”
방금 전처럼 난항이었다. 고대의 전사의 숫자가 자그마치 셋이었다.
알리가 또 한 번 그레이트 언데드 붐을 사용해 주변에 몰려든 몹들을 처리했다.
문제는 고대의 전사였다.
놈들은 언데드 붐에도 걸리지 않았다. 높은 마법 방어력이 성공률을 극악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그 순간, 민혁의 검에 붉은 기운이 잿빛처럼 넘실거리며 깃들었다.
그 힘을 민혁이 힘껏 쏘아 보냈다.
[갈라내는 검] [적을 향해 두 개의 붉은 검기가 날아가며 110%의 추가 공격력이 붙습니다.]쐐애에엑!
민혁이 힘껏 세로로 검을 내리친 순간, 반월의 검기가 한 마리의 고대의 전사를 양단했다.
그다음, 곧바로 가로로 검을 힘껏 그었다.
쐐에에에에엑!
빠르게 날아간 검기가 고대의 전사를 이등분했다.
고대의 전사 두 마리를 빠르게 사냥한 민혁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남은 고대의 전사 한 마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형검] [방어력을 무시하는 검.]푹!
“크하아아악!”
고대의 전사가 입고 있는 두꺼운 풀 플레이트 아머를 젓가락으로 두부를 찌르듯 파고든 검을 민혁이 뽑아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낙뢰(落雷)] [2연타!]쾅쾅!
마른하늘에서 떨어진 두 개의 벼락이 단숨에 고대의 전사를 소멸시켜버렸다.
‘……강해, 엄청 강해. 아까 전에 우연이 아니었어.’
알리는 민혁을 보면서 눈을 떨었다. 손에 땀이 축축이 젖어졌다.
그리고 그가 이를 드러내 웃었다.
‘내 친구는 강하구나!’
그러면서도 알리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 두 사람은 단 두 명이었지만 가장 빠르게 앞서가고 있었다.
그러다 뒤쪽에서 쫓아오는 한 무리가 보였다.
바로 켄타로와 팀원들이었다.
* * *
‘이런 말도 안 되는……!’
켄타로는 알리와 민혁을 쫓으며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알리가 광역마법을 시전하고 민혁이 마법 방어력이 높은 고대의 전사를 사냥한다.
고대의 전사는 켄타로도 혼자 상대하기 버거웠다. 놈은 마법 방어력뿐만이 아니라, 물리 방어력도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정체 모를, 자신들이 사양했던 유저가 고대의 전사를 빠르게 사냥했다.
심지어 자신보다 훨씬 빠르게 말이다.
“아까 그 유저…… 생각보다 너무 강합니다.”
“……그렇군요. 하지만 저들보다 저희가 빠르게 갈 수 있을 겁니다. 이 베레스트 산맥 정상은 세 구간으로 나눠집니다. 첫 번째, 이처럼 병사들이 몰려오는 구간, 그리고 두 번째 트릭과 독들이 난무하는 구간, 세 번째가 바로 고대의 군주가 있는 구간이지요. 최소한 저들보다 빠르게 저희는 두 번째 구간을 지나칠 수 있을 겁니다.”
“오, 정말인가요?”
“예, 저는 아시다시피 이 베레스트 산맥을 한 번 올라본 경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두 번째 트릭과 독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왔지요. 그때보다 더 어렵겠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역시 켄타로 님입니다.”
“켄타로 님만 믿겠습니다!”
그리고 켄타로는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비록 그들이 지금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자신들보다 늦게 도착할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저 마법사의 MP가 고갈되려나?’
그렇게 파티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켄타로.
그는 곧이어 위쪽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쾅쾅쾅쾅쾅쾅!
푸쉬이이이이이익-
“트릭과 독들이 난무하고 있군요. 아마도 지금 두 사람은 강력한 맹독과 저주에 의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켄타로가 능글맞게 웃었다.
그리고 이어서 궁수 유저인 바르마스가 ‘신의 눈’을 개방했다.
[신의 눈] [전방 1㎞ 앞을 꿰뚫어 봅니다.]바르마스는 이 신의 눈 능력을 통해서 멀리 있는 적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활을 쏘는 궁수였다.
“헉……!”
“왜 그러십니까?”
“무슨 일이죠?”
눈이 흰자, 검은자의 구분 없이 오로지 검게 물든 바르마스가 먼 허공을 보며 놀란 음성을 터뜨렸다.
주변에서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답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숫자를 세고 있었다.
“8초, 9초, 10초, 11초, 21초…….”
“……?”
“바르마스 님?”
팀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이어서 마지막 숫자.
“41초…….”
그의 검게 물들었던 눈동자가 본래 색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켄타로가 물었다.
“방금까지 센 숫자는 뭡니까?”
켄타로의 말에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르마스가 산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들이 두 번째 지점을 벗어나 더 이상 트릭이 없는 곳에 도달한 시간입니다.”
“……!”
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수호자들의 탑이 강력하게 빛납니다.] [고대의 군주가 있는 지점에 가장 빠르게 도착한 팀의 경우 특별점수를 획득합니다.] [이제부터 각 팀의 점수가 표기되기 시작합니다.]“……!”
켄타로는 조금 전, 바르마스의 말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첫 번째 팀이 고대의 군주가 있는 곳에 도달한 순간, 이제부터 모든 팀의 점수가 보인다.
점수판은 유저들의 닉네임과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단지, 통로에 있는 팀들은 이름을 설정할 수 있고 ‘익명’으로도 할 수 있다.
만약 익명으로 한다면 몇 번 통로인지 알려준다.
‘우리가 지금 5번 통로…….’
[5번 통로. 941점.]그리고 곧 켄타로는 1등에 있는 점수를 보고는 말문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미, 미친……!”
[코리아 넘버원. 6,413점.]켄타로는 알 수 있었다.
아까 전 그 두 한국인.
그 두 사람이 미칠 듯이 앞서가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점수로.
‘저 정도 점수면 도대체 어떤 보상이 떨어지는 거냐!’
그리고 곧 다시 팀의 이름을 보고 켄타로는 주먹을 꽉 쥐었다.
‘코리아 넘버원…… 코리아…… 넘버원……!’
자신들을 겨냥한 말이 분명했다.
그리고 바르마스가 말했다.
“그리고 그 355레벨의 유저는 프라이팬을 들고 있었습니다.”
“……!”
그에 켄타로는 눈을 크게 떴다.
‘우, 우리가 한국 최고의 유저를 놓친 거였어……?’
* * *
5분 전.
고대의 병사들과 전사들을 사냥하며 나아가던 민혁과 알리.
곧 걸음을 옮기던 알리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스캔] [주변에 있는 위험을 감지합니다.]스캔이라는 마법 능력은 주변에 있는 트릭과 같은 것을 알려준다.
일종의 탐지마법이었는데, 문제는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감지할 수 없다는 거였다.
하지만 다르게 감지 가능한 것은 있었다.
“사방팔방이 전부 트릭과 저주, 독으로 가득 찼어요. 워, 원래 이 정도까지 심하진 않을 텐데……!”
그에 민혁이 앞으로 나섰다.
“실드 가능한가요?”
“가능하긴 합니다만, 어째서…….”
“제가 앞에서 저 트릭과 저주, 독 전부 막아내겠습니다. 알리 님은 실드를 쳐주시면 됩니다.”
“그, 그게 무슨…….”
“알리 님.”
“……?”
그리고 민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저도 우리나라의 국민입니다.”
“…….”
알리는 말문을 잃었다. 그것은 알리도 동감했다. 세계인들이 자신들을 낄낄거리며 비웃었다.
때론 나를 욕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 또는 나라를 욕하는 게 기분 나쁠 때도 있는 법이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보여야지 않겠어요?”
하지만 알리는 너무 무모하다는 말을 하려 했다.
그 순간, 그가 등에 차고 있던 레이피어를 뽑았다. 그러자 프라이팬으로 변화했다.
변화한 프라이팬을 들고 민혁이 달려나갔다.
콰아아아아앙-!
그때 민혁의 바로 옆에서 거대한 화염이 솟구쳐 나왔다.
태애앵!
민혁이 힘껏 프라이팬으로 마법을 쳐냈다.
[마법 반사] [마법 공격을 적에게 돌려줍니다.] [트릭을 막아내셨습니다.] [팀 점수 25점을 획득합니다.] [개인 점수 10점을 획득합니다.]그리고 그들의 행동에 따라 점수는 계속 오른다.
마법 공격이 퉁겨져 날아갔다.
그 순간, 연달아서 민혁을 향해 갖가지 저주와 독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대의 숨독] [당신의 숨을 틀어막는 독이 뿜어집니다.] [모든 상태 이상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만독불침의 육체를 가지고 계십니다.] [상태 이상으로부터 저항하셨습니다.] [고대 마녀 파라마의 저주.] [환청과 공포가 당신을 엄습합니다.] [모든 상태 이상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만독불침의 육체를 가지고 계십니다.]만독불침에 따라 그 어떠한 독과 저주도 민혁에게 해를 끼치지 못했다.
“……!”
알리는 그 모습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 이래서……!’
그도 고레벨 랭커였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뭔지 알았다.
순간적으로 민혁의 뒤를 노리고 강력한 트릭으로 설치된 장창이 그의 등을 노리고 날아갔다.
손을 뻗은 알리에게서 마법이 발현되었다.
[다크 실드] [검은 실드가 적의 공격을 방어합니다.]차차착-
쾅!
태애앵!
그리고 민혁은 또다시 자신에게 날아오는 마법을 프라이팬으로 방어했다.
쾅! 쾅쾅쾅쾅쾅쾅쾅쾅!
“다크 실드! 다크 실드! 다크 실드!”
탱탱탱탱!
환상의 호흡이었다. 민혁이 쳐내지 못하는 공격은 전부 알리가 빠르게 생성한 다크실드가 보호한다.
앞에서 민혁이 달리며 트릭과 저주, 독들을 무효화시키며 그 뒤에서 손을 쭉 뻗으며 마법을 사용하는 알리가 그를 보호한다.
다른 유저들이 보았다면 경악할 만한 모습이었다.
일단 공격 속도에 반응하며 곧바로 마법을 시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또한, 시전 시간도 시간이지만 저 정도 속도에 반응할 수 있는 반사신경을 가진 게이머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알리는 해내고 있었다.
심지어 민혁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최고의 근접 유저 민혁과 국내 최고의 마법사 유저 알리가 만들어내는 환상의 호흡.
그들은 최고의 콤비이자 동료였다.
그리고 단 40초도 안 되는 시간에 모든 트릭과 독, 저주를 무효화시켰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자신들에게 들리는 어마어마한 점수 알림을 들었다.
[수호자들의 탑이 강력하게 빛납니다.] [고대의 군주가 있는 지점에 가장 빠르게 도착한 팀의 경우 특별점수를 획득합니다.] [이제부터 각 팀의 점수가 표기되기 시작합니다.]알리와 민혁은 고개를 주억였다. 그들의 앞으로 산의 정상이 보였다.
저곳에 고대의 군주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곧 알리가 말했다.
“팀 이름 지을까요?”
“네, 하나 짓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흐음, 아까 전에 저들이 우리를 무시했던 게 아직도 굉장히 화가 나네요.”
알리의 말에 민혁이 쓰게 웃으며 끄덕였다.
그리고 곧 민혁이 말했다.
“그럼 팀 이름을 코리아 넘버원으로 하죠.”
“아, 그거 좋네요.”
알리가 씨이익 웃었다.
“우리 대한민국이 최고다.”
그렇게 팀 코리아 넘버원이 결성되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걸음을 옮겼다.
산 정상에 도착한 그들.
그들은 한 제단 위에 놓여 있는 세 개의 조각품 조각을 볼 수 있었다.
본래 기존에 이곳에 있던 조각은 머리였다.
한데, 두 개의 조각품이 추가되었다. 팔과 다리.
그리고 이어서 그 세 개의 조각품들이 허공에 두둥실 떠올랐다.
고대의 군주가 형상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갈기갈기 찢어진 붉은 망토, 그리고 황금빛으로 번쩍거리는 갑옷.
뿔 투구 안에서 빛나는 눈동자.
“나를…… 죽여다오…… 악마로부터 고통받는…… 나를 구해…….”
형상을 갖춘 그가 다급하게 말했다. 하지만 곧 그의 눈동자가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죽어라아아아아!”
거대한 힘이 그의 검에서 쏘아져 올라갔다. 그리고 폭죽처럼 허공에서 터져 빛줄기가 되어 사방팔방으로 떨어져 내렸다.
[군주의 권능] [베레스트 산맥을 지배하는 군주의 힘.]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 순간, 사방팔방에서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알림이 들린다.
[수호자들의 탑의 빛이 미약해집니다.] [1번 통로의 팀이 전멸합니다.] [8번 통로의 팀이 전멸합니다.] [6번 통로의 팀이 전멸합니다.]말도 안 되는 강력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