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269
밥만 먹고 레벨업 270화
[아르벨이 민혁 유저에게 1주일간의 충성의 서약을 작성합니다.]특별 유저 관리팀 내부로는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사장 강태훈과 박민규 팀장, 이민화 사원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정적이 흘렀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강태훈 사장이었다.
“하, 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리고 이어서.
“하하하하하하!”
“호, 호호호호호호호!”
그들이 웃기 시작했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단 말인가?
NPC를 술에 취하게 해서 꼬시는 유저라니?
“밥 먹고 합시다 스킬은 저러라고 있는 건 아닌데…….”
하지만 자신의 방식대로 사용했기에 신의 한 수라고 볼 수 있었다.
‘밥 먹고 합시다’가 발현되는 순간, 절대무적 상태가 되기 때문에 상대방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아르벨과 민혁 유저 간의 대화를 할 틈이 생긴 것이다.
“이거 이러다간…….”
신성력을 패치했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민혁 유저가 창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잠시 생각하던 강태훈 사장이 말했다.
“그러고 보면…….”
박민규 팀장과 이민화 사원의 시선이 그에게 돌아갔다.
“언젠간 민혁 유저는 마계의 탑을 올랐어야겠군.”
“그렇죠.”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식탐의 화신의 봉인을 해제할 방법이 그곳에 있으니.”
* * *
TTBC의 고은아 기자는 방송사로부터 막대한 임무를 받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이번 연도 아테네 ‘명예의 전당.’에 오를만한 유저 중 한 명을 스카웃하는 거였다.
명예의 전당.
명예의 전당은 아테네에서 누적 조회 수나 시청자들의 가장 많은 추천 수를 받았거나 다양한 것들이 반영되어 나오는 최고의 플레이 영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명예의 전당 자체는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으며 1년에 한 번 1~10위까지의 명예의 전당의 유저들에게 보상이 주어졌다.
또한, 1~10위까지의 유저들은 그 플레이 영상 하나로 막대한 수입을 창출했다.
그리고 고은아는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에잇, 대머리독수리 같은 자식!’
국장이 그녀를 엄청나게 쪼아댔기 때문이었다.
한 해가 거의 지나가고 있었다.
문제는 대한민국에서 이번 연도의 ‘명예의 전당.’에 오를만한 동영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와 반면 미국에선 두 개, 중국에선 세 개, 일본은 한 개, 프랑스는 두 개 등등이라는 거였다.
국장은 열렬한 애국자였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이번 연도에 명예의 전당 영상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수단과 방법, 조건을 가리지 말고 유저들 중에서 명예의 전당에 도전하는 이들을 섭외하게, 아니 도전이 아니라 이번 연도에 명예의 전당 안에 들 수 있는 유저들 말일세!’
고은아는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 트렸다.
이번 연도에 우리나라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를 유저를 찾아라?
자신이 그랬으면 무당을 했겠지, 기자를 했겠는가?
또한, 국내에서 아테네를 플레이하는 유저의 숫자만 2천만 명이 넘는다.
그러할 때 그들 중 명예의 전당에 오를 이가 누구인지 어찌 아는가?
그에 그녀는 플레이 영상을 찍었을 시에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할만한 이들을 추렸다.
[식신 민혁 유저.] [크레이지 프리스트 로크.] [검의 황태자 카르.] [용 테이밍 마스터 흑염소.] [사냥의 신 베로카르.]“아, 맞아. 흑염소가 아니라 흑염룡이었지?”
그녀는 볼펜으로 찍찍 긋고는 ‘흑염룡’이라고 다시 적었다.
그때의 해설자들의 잘못된 해설로 인해 많은 이들이 그를 흑염룡보다는 흑염소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제는 이들 중, 카르와 사냥의 신 베로카르를 제외하고선 전부 귓속말이 가능한 코드 번호를 알지 못한다는 거다.
그나마 레전드 길드의 지니의 코드 번호는 방송국에 있기 때문에 연락이 가능했다.
즉, 길드 마스터 지니를 통해서 회유해야 했다.
그에 따라 고은아는 제안서를 작성했고, 지니를 통해 전달했다.
지니는 그를 전달해주었으나 묵묵부답.
그녀는 또다시 작성해서 보냈고, 계속해서 보냈다. 그것이 몇 통을 넘어갈 때.
“역시…….”
불가능이었다.
그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제안서를 작성한 그녀.
마지막은 ‘식신 민혁’이였다.
그에게 벌써 약 수십 통의 제안서를 보냈지만 묵묵부답.
안될 것을 알기에 힘이 쭉 빠졌지만, 마지막 힘을 내서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안녕하세요. TTVC의 고은아 기자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생략…… 꼭 식사라도 대접하면서 이야기하고 싶네요. 연락 주세요.]그리고 바로 30초 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네, TTBC 고은아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민혁이라고 합니다. 조금 전 주신 제안서를 보고 연락드립니다.]“……!”
그 순간 고은아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녀는 떨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실 고은아는 식신 민혁 유저의 팬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식신 민혁 유저의 팬카페의 운영진 중 한 명이기까지 했다.
팬카페의 이름은 ‘먹고 죽어!’였으며 자그마치 회원 수가 50만을 넘어서고 있었고 매일 같이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매번 무산되는 이들 태반이었다.
즉, 운동을 열심히 한 후에 아~ 오늘은 열심히 했으니 대견하다, 대견하니 치킨 시켜야지! 하는 이들이 많은 팬카페 클럽이라는 거다!
딱 팬카페도 민혁다운 곳.
그러다 그녀는 문득 생각했다.
‘마지막 제안서에 뭐가 특별했던 게 있는 걸까?’
아니, 분명히 특별한 건 없었다. 이제까지 해왔던 조건들 제시와는 똑같았다.
그런데, 어째서 반응한 것일까?
[제안서에 보면 동영상으로 인해 창출되는 수익의 50%를 주신다고 되어 있네요. 맞나요?]“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민혁이 말했다.
[만약 명예의 전당 촬영을 도전하기 위한 영상을 촬영하게 된다면 저는 90%의 수익을 요구합니다.]“……!”
고은아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니, 방송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심지어 정말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면 어마어마한 광고수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이어 민혁이 말했다.
[싫으면 마시고요.]“아, 아니요. 잠시만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TTBC는 명예의 전당에 유저를 올린 것만으로도 영상 송출이나 광고료를 제외한 값어치를 떠나고서도 요즘 떠오르는 방송사인 ATV를 밀치고 올라설 수 있다.
또한, TTBC의 이름 자체를 알리는 일이 될 테니 손해는 아니다.
다만.
‘손해는 정말 안 보시네…….’
민혁은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최대한 창출하려 한다는 거다.
그리고 민혁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영상은 녹음 후에 편집된 영상을 먼저 제게 보내주세요. 검토 후에 제가 이 부분은 업로드를 원치 않는다고 할 시에 수긍해 주신다면 계약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조건입니다.]고은아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식은땀이 이마에서 날 것처럼 삐질거렸다.
곧이어 민혁이 말했다.
[만약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될 시에 TTBC 측은 책임지고 저에게 제가 만족할 만한 요리재료의 정보나 혹은 특산물, 뛰어난 요리의 정보 세 가지를 주시면 됩니다.]그에 요새 다이어트의 욕심에 빠졌지만, 매번 식신 민혁의 영상을 볼 때마다 무참히 실패하는 고은아는 감탄했다.
‘아아아아! 역시 우리 민혁 님! 정직한 분! 아티팩트보다 먹는 것! 스킬북보다 먹는 것!’
물론 무조건 먹을 거라고 해서 민혁이 손해 보는 건 아니었다.
어마어마한 명약들과 같은 건, 실제로 영구적인 스텟 상승률이라는 이점 때문에 아티팩트들보다 값어치가 뛰어나니까.
“잠시 국장님하고 이야기 좀 하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박대훈 국장이 그녀를 꽉 껴안았다.
“매일 밤에 야식을 시켜 먹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민혁 유저를 섭외하려고 였구만. 무조건 승인해!”
승인이 떨어졌다.
그리고 민혁에게 이 기쁜 사실을 알렸다.
또한, 그의 행보가 중요했기에 고은아가 물었다.
“지금 어디 계신가요?”
[마계의 탑 가려고요.]“……!”
특종이었다. 아직까지 국내에 있는 유저 중 마계에 진입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심지어 마계의 탑이라니?
‘이거 진짜 명예의 전당 갈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다 이어 민혁이 물어왔다.
[그런데요, 아까 전에 제안서 내용에 말씀하셨던 거 있잖아요.]‘제안서……?’
고은아가 고개를 갸웃했다. 곧이어 민혁이 말했다.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하면서 이야기 나눴으면 하는 부분이요. 밥은 언제 사주나요?]“…….”
그 무수히 많은 조건 중에서 민혁이 연락한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 *
마계의 탑.
마계의 탑은 총 50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이 마계의 탑은 일종의 압축된 마계였다.
그리고 이 마계의 탑은 아직까지 유저들이 사냥하지 못한 고레벨 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 편이었으며 각 층층에는 시련이나 몹, 트릭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마을이나 도시, 영지 등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 마계의 탑 앞에 선 세 사내가 있었다.
바로 블랙스톤의 멤버들이었다.
그 세 사람은 현재 마계의 탑의 28층에 도달한 켄라우헬로부터 훨씬 전부터 지시를 받았다.
그 지시는 간단했다.
‘마계의 탑에 오르는 유저들을 관찰하고 죽여라.’
관찰이라 한다면 신기록을 세울만한 이들의 경우 죽이고, 조무래기들은 내버려 두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간단했다.
세 사람은 480레벨이 넘는 고렙들로서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서 최상위권 안에 드는 랭커 중의 랭커들로써 한 대상을 죽이는데 특화된 이들이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켄라우헬에게 해가 될 듯한 이들을 제거 중이었고 그들이 떨구는 아티팩트도 쏠쏠히 챙기고 있었다.
대부분 마계의 탑에 오는 이들은 최소한 중상위 랭커들이다.
때문에 그들은 아주 행복했다.
그러다 프랑스의 로칸은 한 보고를 듣고 움직였다.
마계의 탑에 오르기 전에는 ‘마계쉼터’라는 곳에 가게 된다.
그 마계쉼터에서 파티를 맺거나 혹은 탑 퀘스트를 받는 편이었다.
그곳에 새로운 유저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에 그를 확인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여의치 않는다면 당장에 죽이고 놈이 떨굴 아티팩트를 챙길 예정이었다.
프랑스의 로칸은 489레벨의 디버프의 사냥꾼이다.
적에게 디버프를 걸어서 능력치를 하향시켜 학살한다.
러시아의 루벤은 거너였다. 총을 사용하는 몇 안 되는 유저였는데, 저격 총으로 단숨에 적의 목을 꿰뚫는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진차오는 중국에서도 랭킹 1~2위를 왔다 갔다 하는 암살자클래스였다.
그러한 세 사람이 마계쉼터로 걸어갔다.
그러던 중, 그들은 한 소년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한다!”
순박하게 생긴 정체 모를 소년은 쪼그려 앉은 채, 가스버너 앞에 앉아 있었다.
“이번엔 꼭 인정받는다, 난 해낸다!”
“…….”
세 사람은 동시에 알았다. 저 녀석은 자폐아가 분명했다.
심지어 NPC로 추정된다.
어찌 여기에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저 거슬렸다. 자폐아에 심지어 마계쉼터 앞에 있으니 굉장히 치워버리고 싶었다.
마계쉼터로 걸어 들어가려는 로칸이 터벅터벅 걸어가다가 발로 물 담긴 냄비와 버너를 걷어찼다.
탱그랑!
“저기 가서 놀아라, 더러운 꼬마야.”
“너무 그러지 마십쇼. 장애인은 사랑으로 보듬어줘야죠, 크큭.”
“크크크큭, 이제 울면서 달려드는 거 아닙니까?”
하지만 로칸은 그런다면 단숨에 죽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때, 소년이 몸을 일으키며 자신이 쥐고 있던 나무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나 화났다, 나 매우 기분 나쁘다!!!”
“푸하하하하하하! 네깟 게 화났으면 어쩔 건데?”
“이 아저씨들을 그 젓가락으로 찌르기라도 할 거냐?”
그들이 껄껄 비웃었다.
소년이 물었다.
“라면에 면부터 넣어, 스프부터 넣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