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37
밥만 먹고 레벨업 338화
“츄루루루룹!”
코니르는 입가에 묻어 있던 침을 서둘러 닦아냈다.
‘저, 정신 차려야지.’
세상에나, 한때 대륙의 검성이라 불렸던 자신이었다. 그때 당시의 흑마법사 중 최고라 불렸던 루도르의 정신세뇌 마법조차도 단단한 코니르의 정신력을 깨진 못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남 먹는 걸 보면서 넋이 나가다니!’
참으로 희한한 사내였다.
코니르는 두 번째, 시련을 확인해봤다.
‘두 번째 시련…… 욕망의 시련.’
두 번째 시련은 말 그대로 욕망의 시련이었다. 이 욕망의 시련은 그 사람이 가장 원하는 걸 준다.
‘아름다운 여인, 돈, 명예, 권력.’
남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 아닐까?
두 번째 시련의 진행 방향은 쉽게 표현하면 간단하다.
제한시간 내에 자신에게 드리워진 욕망들을 보며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졌다면 이겨내겠지.’
코니르는 모니터에 집중했다.
* * *
특별 유저 관리팀.
박 팀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민혁 유저가 순수한 영웅의 시련에 입장했다. 첫 번째 시련에서 그는 켈베로스를 자신의 수하로 만드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웬지 이제 아틀라스 영지 입구 앞에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 집이 생겨날 거 같지 않아요?”
“…….”
박민규 팀장이 말문을 잃었다.
세상에! 지옥 수문장 켈베로스의 집에 쓰여 있는 그러한 이름들이라니!!!
심지어 주인인 민혁에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배를 뒤집어 까니, 이 얼마나 놀랍고 황당한 일인가!
“크흠!”
박민규 팀장은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두 번째 시련이 진행되려 하는 걸 본다.
“두 번째 시련은 욕망의 시련인데…… 민혁 유저의 욕망은…….”
박민규 팀장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와 이민화는 어림짐작했다.
이 두 번째 시련의 경우 아테네 제작팀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시련으로써 이제까지와의 시련과는 굉장히 달랐다.
이는 그 사람의 욕망을 말 그대로 게임 시스템이 읽어내며 구현한다.
말 그대로 그 사람이 꾸고 싶어 하는 가장 황홀한 꿈을 꾸게 해주는 셈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말 원해하는 행복한 꿈에서 깨고 싶지 않기 마련이다.
순간적으로 두 번째 시련에 도전자가 입장하면, 그는 자신이 시련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마치 황홀하고 깨고 싶지 않은 꿈처럼 느껴질 테니까.
하나, 자신의 앞에 이러한 유혹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는 유저!
그러한 유저라면 정신을 차리고 그 달콤한 꿈에서 스스로 벗어나리라.
하지만 박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민혁 유저만큼 먹을 걸 사랑하는 사람은 없지, 그는 이제까지 항상 먹을 것에 누구보다 큰 욕심을 보여 왔어.”
그 모습을 보면 ‘탐욕’ 그 자체로 보이고는 했다.
사람이 저렇게 식탐이 많을 수나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놀라운 아티팩트, 그 어떠한 보상보다도 누구보다도 더 탐욕스러운 모습이었다.
이 시련은 결코 쉽지 않다.
그리고 곧이어 민혁의 모니터가 눈앞에 들어왔다.
이민화가 감탄했다.
“와, 심지어 시련이…… 얘술리 뷔페에서 진행되네요?”
심지어 가성비가 괜찮기로 소문난 얘술리 뷔페였다.
맛있는 음식들의 향연!
그리고 이민화가 말했다.
“저기 가면 순살 치킨은 꼭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꿀꺽-”
이민화의 침 삼키는 소리.
박 팀장이 고개를 돌렸다. 이민화는 순간, 자신이 너무 긴장감이 없었나 싶어 눈치를 보았다.
그리고 박 팀장이 말하기를.
“……인정하는 각.”
“……?”
그렇다. 얘술리 치킨은 진리였던 것이다!
* * *
민혁은 탄성을 터뜨렸다.
“우, 우와……!”
감탄한 그는 주변의 진풍경을 둘러보았다. 바로 자신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뷔페인 얘술리였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친구이신 카랜드 기업 사장님의 계열 뷔페!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함께 한 번씩, 비장한 마음으로 가고는 했다.
‘야, 오늘 얘술리 가면 본전 뽑기 각?’
‘후후후, 본전 따위야 어렵지 않지, 뽕을 뽑아 주리라!!!’
친구들과 함께 그렇게 말하고 가면 항상 민혁은 본전을 뽑았지만, 친구들은 두 접시, 세 접시에서 멈추고는 했다.
“어서 오세요~”
그리고 종업원이 민혁을 안내했다. 그녀가 물었다.
“매장 이용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네, 네, 네!”
놀랍게도 아테네는 두 번째 시련을 실제 현실의 얘술리와 거의 동일하게 구현시켜 놓았다.
‘이곳이 곧 천국이로다!!!’
민혁의 걸음은 빨랐다. 그는 접시 하나를 꺼내서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얘술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순살 치킨! 그뿐만이 아니었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토마토 스파게티, 그리고 피자 코너에 놓여 있는 피자들도 담아주었다.
그리고 민혁은 얘술리에 오면 가장 먼저 먹는 메뉴가 있었다.
바로 콘크림 스프였다.
콘크림 스프에, 접시 한가득 음식, 거기에 더해져 얼음이 담긴 사이다까지 준비되었다.
민혁은 자신의 접시를 보며 밝게 웃었다.
“잘 먹겠습니다!!”
뷔페의 가장 좋은 점은 여러 가지 다채로운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이들은 차라리 한 가지 음식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냐고도 하지만, 때론 이렇게 음식 여러 가지를 한 접시 안에서 먹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민혁은 먼저 수저로 콘크림 스프를 한가득 떠먹어봤다.
뜨뜻하고 달짝지근한 크림 스프가 입안에 들어오자 입맛을 돋아주는 것 같다.
‘뷔페에서 가장 먼저 스프를 먹어주면 위벽을 보호해주어서 더 많이 먹을 수 있다고 하지. 후후후.’
크림 스프로 입맛을 돋우고 있는 민혁.
그의 좌측 상단엔 타이머가 움직이고 있었다.
[57분 56초, 57분 55초, 57분 54초…….]그리고 민혁은 가장 먼저 앞에 놓여 있는 뜨끈뜨끈한 순살 치킨을 포크로 쿡 찍었다.
“크흐~ 예술, 그 자체.”
감탄한 민혁이 순살 치킨을 입에 넣어봤다.
바삭거리는 식감 뒤에 이어지는 보들보들한 식감, 그리고 베어 무는 순간에 퍼지는 육즙에 절로 미소가 감돈다.
순살 치킨을 공략해 주다가 이번엔 스파게티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 토마토 스파게티를 가져온 민혁은 먼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젓가락으로 돌돌 말아 입안에 넣어줬다.
부드럽고 담백한 까르보나라가 적당히 익었다.
그리고 토마토 스파게티는 달짝지근하면서도 시큼한 맛이 났다.
“으하하하하!”
민혁은 쾌재를 질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또 다른 음식을 가져오려고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직원 애딜리.
이곳은 가상의 세상으로 임시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임시적인 세상에 있는 그들도 생각과 소통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가 다급하게 점장에게 다가갔다.
“저, 점장님.”
“무슨 일이야?”
사색이 된 애딜리에 점장 바로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떠한 손님이 22초 만에 한 그릇을 비워냈습니다.”
“……!?”
한 그릇을 비워내는데 22초?
그게 사람의 속도란 말인가?
“자네, 지금 나랑 장난하나?”
무섭기로 소문난 바로드 점장이 화를 내었다. 그에 애딜리가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아니, 사람이 어떻게 한 접시 비워내는 데 22초가 걸려? 무슨 치킨 두 조각 갖다 놓고 먹은 걸 한 접시라고 하는 거 아니야?”
“아, 아닙니다!!!”
“하! 바빠 죽겠는데, 자네 정말…….”
바로드는 화가 잔뜩 난 기색이었다. 지금은 저녁 시간. 가장 핫할 때였다.
그런데 직원이 장난을 치니 화가 안 나고 배기는가?
바로드가 확인하러 걸어가면서 말했다.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이번 달 내 월급을 다 자네에게 주지, 하지만 아니라면 각오해야 할 거야!”
그렇게 호언장담했다. 점장은 그렇게 걸음을 옮기다가 멈췄다.
“……?”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저건 뭐지?
접시가 일곱 개 쌓여 있었다.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혹시 운동선수들 단체로 왔나?”
“아, 아닙니다.”
얘술리 뷔페는 빈 접시가 생기면 곧바로 치운다.
자신들의 직원이 치우지 않았을 리 없다.
그 말은 찰나의 시간에 먹어치웠다는 말이 된다.
“…….”
점장은 서둘러서 손님이 들어온 시간의 빌지를 확인했다.
빌지를 확인한 점장은 경악했다.
‘4분 38초 만에 일곱 접시를……?’
저거 사람 새끼인가……?
그리고 그때, 헛기침이 들려왔다.
“점장님께서 약속하셨으니 이번 달 점장님 월급은 제겁니다.”
그러면서 스리슬쩍 엄지로 검지와 중지를 비비는 애딜리!
“아, 아니 그게 아니…….”
“점장님께서 설마 한 입으로 두말하진 않으시겠죠? 호호, 에이 설마요~ 남아일언 중천금이라 했잖아요. 설마 젠틀한 점장님이, 에이~ 설.마.요? 호호호호!!!”
“…….”
애딜리.
그녀는 그가 말하기도 전에 입을 원천 봉쇄했다. 그녀는 사회생활 할 줄 알았던 것이다!
* * *
민혁은 계속 먹어치우고 있었다. 그의 접시 위로는 이번엔 육류들이 한가득이었다.
폭립과 훈제 연어, 그리고 오리고기!
폭립은 말 그대로 들고 뜯기 시작했다. 폭립을 뜯는데,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그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더군다나, 살점 하나 양념 한 방울조차 남지 않으니, 거의 신의 경지에 가까웠다.
오리고기는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서 먹었으며 훈제 연어는 사과 드레싱과 양파를 얹어 먹어준다.
“크하하. 뷔페 맛있엉!”
직원들이 접시 치우기를 포기했다.
그저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두자, 민혁의 접시가 47접시가 쌓여 있다.
그리고 그다음 과일류.
민혁은 하와이안 망고 샐러드와 수박 등을 공략했다.
“으, 이 시려.”
하와이안 망고 샐러드는 꽁꽁 얼린 망고 샐러드로써 입에 넣고 씹으면 이가 시릴 정도다.
하지만 달콤한 맛에 미소가 감돌며, 수박은 아삭거리는 식감과 그 과즙에 달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직원에게 쌀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달라고 한 후, 차가워진 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후루루루룹!”
쌀국수를 입에 넣자 숙주나물이 함께 아삭거리며 씹혀준다.
거기에 김치 한 점을 얹으니 금상첨화였다.
그리고 타이머는.
[11분 15초, 11분 14초, 11분 13초…….]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민혁은 어느덧 접시를 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디저트 코너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코니르는 민혁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황당했다.
“아, 아니, 가장 큰 욕망이 먹는 거라고?”
물론 식욕이란 사람이 가진 흔한 본능이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식욕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코니르는 생각했다.
‘나약한 정신력이군.’
사내는 자신이 시련을 진행 중이라는 것을 욕망에 의해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흘러가는 타이머를 말이다.
‘나의 극의를 이을 자는 없는 건가?’
코니르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접시를 들고 몸을 일으킨 사내.
사내는 커다란 팥빙수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 * *
모니터를 보는 특별 유저 관리팀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민혁 유저라고 할지라도 가장 달콤한 시련은 이겨내지 못하는군.”
“그러게요…….”
시간이 2분 남짓 남았다.
그런데 민혁은 여직원에게 부탁해, 커다란 대야를 받아들고 팥빙수 제조에 들어갔다.
곱게 갈린 얼음을 커다란 철 대야에 수북하게 쌓는다.
족히 40인분은 될 양이다.
거기에 작은 떡과 시리얼, 팥 등을 놓고 그 위로 빼빼로 같은 과자를 올린다.
끝나지 않았다. 과일 코너로 가서 과일들도 한 움큼 올렸으며 그 위로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세 번 퍼서 얹어 만드니, 빙수 만들기의 달인 그 자체였다.
그에 시간이 벌써 20초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민혁 유저도 불가능한 게 있었네요.”
박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때 이변이 발생했다.
[룰루랄라~ 밥 다 먹었으니, 가야지~]민혁이 걸음을 옮기는 곳은 다름 아닌, 다음 시련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2초가 남았을 때, 그는 행복한 미소로 팥빙수를 입에 넣으면서 계단에 발을 올렸다.
[민혁 유저가 욕망의 시련을 완수합니다.]“……!”
“……!”
박 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뭐, 뭐야……!?’
그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