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92
밥만 먹고 레벨업 393화
어버버.
딱 그 표현이 맞을 것이다. 먹자교 길드원들은 어버버거리면서 알리를 보고 있었다.
또한, 그가 착용한 절망의 지팡이를 지니가 알아봤다.
절망의 지팡이의 레벨제한은 350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 알리가 그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단하게 해석된다.
“350레벨 넘었어요?”
“네.”
알리가 머쓱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레벨 404였다. 그리고 알리의 레벨이 400을 넘어선 시점부터 더 이상 마나 하트는 알리를 수호하지 않았다.
즉, 몬스터들이 이제 알리를 공격한다는 의미였다.
보르몬의 마나 하트가 이제 알리가 스스로를 지킬 힘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게 있었다.
“예전보다 더 강해졌잖아요…….”
얼마 전 대륙운(大戮雲)에서 힘을 깨우치기 전, 그때보다 알리는 훨씬 더 강력한 마법을 부린다.
그야 당연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마법서, 마법의 신의 힘. 더 나아가 절망의 지팡이에 마나 하트.
그뿐만이 아니었다.
알리의 마법의 신 패시브 효과에는 이러한 것이 존재한다.
‘죽은 자에 대한 모든 공격력 1.5배 상승.’
마법의 신은 고귀하고 위대한 자였다. 그러한 그는 죽은 자들에게 더욱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패시브를 가지고 있다.
즉, 스켈레톤 나이트들의 방어력이 500을 웃돈다고 한들, 지금 순간적으로 알리의 공격 레벨이 그들이 죽은 자들이라는 사실에 대폭 상승했다는 거다.
거기에 보르몬의 ‘턴 언데드’는 일반 턴 언데드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거였다.
그리고 알리와 민혁은 보너스 스테이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먹자교 길드원들은 자신의 일인 듯 뛸 듯이 기뻐했다.
“알리 님이 세계를 놀라게 할 거예요!!”
“지금 비웃고 있는 놈들, 내가 가만 안 둬!”
로크가 당장에라도 이 사실을 알리고 싶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지니와 칸, 알리, 민혁이 고개를 저었다.
“어째서?”
지금 세계의 조롱과 비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들조차 보르몬을 사냥할 수 있었던 것이 알리의 희생임을 알고 있음에도 어째서 그리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인지 욕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숨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세계전에서 모두가 저를 비웃겠죠. 이는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겁니다. 현재 저를 배제한 다양한 전략을 구축하고 있을 겁니다.”
“아…….”
그렇다. 알리를 배제한 다양한 전략. 그 전략들이 단 한 번에 무너져내릴 것이다.
경기가 시작되고 무너져 내리면 그들은 미리 입을 맞추었던 것을 시행할 수 없게 되며 그로 인해 혼란을 빚게 될 터였다.
“그렇지만 한 번쯤 분탕질을 쳐주긴 해야겠죠.”
알리가 어떠한 속셈을 품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굳이 캐묻진 않는다.
알리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었다. 그가 스스로 잘해낼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다.
먹자교 길드가 활짝 열린 통로를 통해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농부의 왕국.
그곳에 ‘재료의 천국’이 존재한다.
그리고 ‘왕국’이라는 거대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방인들에게는 베일에 감춰져 있다.
아니, 농부의 왕국은 이방인들뿐만이 아니라, 현재 아스간 대륙과 카이온 대륙 사이에서도 비밀리에 감춰져 있다.
즉, 미개척지를 뜻한다.
이 농부의 왕국은 다름 아닌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레어 안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의 ‘유희’ 중 하나는 맛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그리고 블랙 드래곤 보르몬은 과거에 이 엄청나게 맛 좋고 뛰어난 농작물이 있는 곳의 것들을 먹고 반하게 된다.
그에 이곳에 드래곤 레어를 만들고 희한한 힘을 가진 ‘농부’들을 보호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힘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는 드래곤이라고는 하나 농부들을 강제적으로 부리며 그들을 위협한다면 진짜 좋은 농작물을 얻을 수 없음을 안 것이다.
그의 보호 아래 이브리드 종족. 인간과 모든 외형이 같으나 그들과 전혀 다른 힘을 품은 농부들이 작은 마을을 일구고 살아간다.
애초부터 그들의 뛰어난 농업기술을 탐하는 자들은 많았다.
그에 계속된 습격과 전투에 많은 농부가 죽어왔다.
그러나 보르몬의 보호 아래 새로운 터전을 일구고 밭을 갈며 작은 마을이 영지가, 영지가 대영지가, 그리고 결국에 아주 작은 왕국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이 왕국의 이름 ‘로카드’였다.
그런 로카드 왕국.
그곳에서 지금 비명이 난무하고 있었다.
“크허어억!”
“베르드!!”
이브리드 종족은 인간과 외형이 완전히 똑같다. 하나, 태생적으로 그들이 타고난 힘과 다루는 힘이 완전히 다를 뿐.
한 이브리드 족. 즉, 농부의 가슴이 낡은 화살에 꿰뚫리고 그의 입에서 쏟아진다.
“막아라!!!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로카드 왕국을 수호하라!!”
“와아아아아아!”
이브리드 종족이 인간과 다르게 타고난 다른 점.
그것은 바로 자연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힘이다.
그들의 놀라운 힘이 매년 풍년을 맺게 하며 더 뛰어난 농작물이 탄생하게 한다.
그리고 그들을 공격하는 자들.
본래 블랙 드래곤 보르몬이 온 대륙을 쓸어버리기 위해 만들어내고 있던 언데드 군단이었다.
피피피피피피피피피핏-
수백여 발의 화살이 원을 그리고 구축된 성벽을 향해 쏟아진다.
그 순간, 농부 마법사들. 그들이 자연을 다스린다.
그들이 하늘 높이 팔을 뻗자 기다랗게 뻗어 나간 나무줄기가 거대해지며 방패를 만들어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콱!
화살들이 나무방패에 박힌다. 그리고 밑에선 농부 기사들이 곡괭이를 휘두른다.
콰자악-
콰아아아아악-
콰직!
그들이 곡괭이를 휘두르는 모습. 어떠한 황궁 기사들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 못지않다.
아니, 그 이상이다.
재료의 천국.
불로장생의 힘을 가졌다 알려지는 그곳의 재료들을 먹고 자라난 이브리드 종족은 타고난 힘 자체가 강했다.
그들의 숫자는 언데드 군단에 비해 고작 1/5수준이다. 한데도 며칠 동안 이 정도로 버텨내고 있음이 그 강함을 증명한다.
일반 인간 병사의 레벨이 350이라면 그들의 일반 병사의 레벨이 450에 이르는 수준!
심지어 농부의 왕국에 ‘민간인’이란 개념은 없다.
모두가 농부이며, 모두가 전사였다.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렇지만 절망은 빠르게 다가온다.
거대한 뿔 나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뼈로 이루어진 드레이크 수백 마리가 성벽을 향해 돌진한다.
그리고 그 거대한 성벽 위의 검은 갑옷을 착용한 뼈밖에 없는 데스 나이트가 서 있다.
그는 죽은 자일 뿐이다.
하지만 데스나이트가 어떠한 존재이던가?
죽은 자들의 정점에 선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심지어 그들의 힘은 과거 살아생전의 힘보다 약하다고는 하나, 문제는 보르몬이 세계 곳곳을 한때 영웅이었거나 절망이라 불렸던 자들의 영혼을 데스나이트에 깃들게 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지금 드레이크의 위에선 자.
한때 대륙을 창 한 자루로 호령했다고 알려진 자.
에븐이었다. 어린 시절 어떠한 창술사들이라고 할지라도 교과서에서 ‘에븐’이라는 창술사에 대해서 배운다.
창술의 시초.
노예였던 어린 소년이, 창술 하나로 황제의 친구가 되었다 전해질 정도다.
그뿐이랴?
마법사의 탑을 건립했다 알려진 초대 마탑장 벨리드. 세상 모두가 아름답다 하였던 여인이 데스나이트가 되어 엄청난 마법 공격으로 절망을 선사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절망의 소환술사라고 불렸던 아포드.
그가 지금 전설 속에 내려져 오던 소환수인 ‘히드라’를 소환했다.
그리고 성벽 위에서 모든 상황을 주시하는 부기사단장 베드. 그가 생각했다.
‘히드라는 켈베로스라는 지옥마수 다음으로 강하다 알려진다.’
절망이 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또한 강력한 사내. 그렇다고 하지만 저기에 있는 강력한 자들을 품은 데스나이트 한 기라도 상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성벽을 중심으로 싸운다면 앞으로 며칠을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
“아이리스 여왕님의 명령입니다! 성문을 열고 적들을 멸하라 하십니다!!!”
“뭐, 뭣이!?”
그에 베드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의 시선이 성벽 바깥 적들을 향한다.
창술을 쓰는 데스나이트가 드레이크의 위에서 검기의 비를 쏟아내며 성벽 위의 아군을 죽이고 있었다.
거대한 히드라가 강력한 맹독으로 아군을 녹이고 있다.
그뿐인가? 마법의 탑의 탑장이었던 여인이 플라이 마법으로 하늘로 솟구쳐 아군 마법사들을 정확히 조준하여 마법을 폭격. 잡아내고 있다.
또한, 놈들은 오늘 내로 끝장을 보겠다는 듯 총공격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문을 열라?
‘제발, 아이리스 여왕님, 정신을 차리시옵소서!’
그가 간곡히 청한다. 한때 이 왕국의 지혜로운 통치자.
그를 이리 만든 존재 보르몬이다.
보르몬이 힘으로 자신들을 핍박하지 않았다 하나, 안전장치 하나 두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는 이미 여왕 아이리스의 정신을 세뇌했으나, 그 통제가 깊지 아니했다.
하나, 그의 죽음과 함께 그 통제가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
“안 된다……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베드는 죽음을 불사르기로 했다. 한때 아이리스 여왕과 그의 기사이자 용병왕 브로드가 지켰던 이 왕국을 지키고 싶었다.
하나, 그는 몰랐다.
이미 왕국의 상당한 귀족들이 언데드 군단을 이끄는 자들의 꼬드김에 넘어갔다.
그들은 약속받았다. 평생을 호화로운 삶을 살게 할 것이며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상 밖의 정점이 되게 해주겠다는 약속.
그렇다. 이 농부 중 상당수가 한 곳에 갇혀 살던 것에 실증을 느끼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귀족들은 특히 더 심한 편에 속했으며 심지어 이런 죽음과 가까운 상황에서 그들은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
“성문을 열어라!!”
“로리드 후작이다! 명령한다. 지금 바로 여왕님의 명령을 받들어 성문을 열어라!!”
“뭐, 뭣!?”
“아, 안 돼!”
백성이자 병사들이 절망한다.
하나, 그들이 망설이자 로리드 후작이란 자가 그들의 목을 손수 쳤다.
푸확!
푹푹푹푹푹!
그의 노련한 검이 아군을 꿰뚫는다. 두려움에 떤 이들이 성문을 열었다.
베드가 달려갔지만 이미 늦었다.
‘아아아아, 이 왕국은 미쳤어!!’
‘우린 모두 죽을 거야……!’
‘살고 싶어, 살고 싶어!’
적들은 원한다.
오랜 시간 동안 지켜왔던 재료의 천국.
그리고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놀랍고도 비상식적인 ‘토지’.
그리고 이는 여왕께서 말씀하셨다.
‘재료의 천국은 식신의 것이다. 우리가 그분의 축복으로 이리 배부르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단다. 모두 그분께 감사함을 잊지 말자.’
하지만 지금 타락한 귀족들이 과거의 그분의 ‘재료의 천국’을 스스로 넘겨주려 한다.
“안 돼에에에에에!”
“막아아아아아아아!”
“아이리스 여왕님을 위하여어어!!!”
“위하여어어어!”
병사들이 마지막 힘을 짜내어 앞으로 나아간다. 죽음이 코앞이다.
그녀를 원망하나, 그녀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베드 또한 마찬가지였다. 타락한 귀족, 미쳐버린 여왕, 그리고 그를 지키는 유일한 기사 용병왕 브로드.
모두를 사랑한다.
곧 물밀 듯 병사들이 쓸려나가기 시작한다. 언데드 군단이 왕국 안으로 들어온다.
힘을 내어 싸우는 베드가 주변을 둘러본다.
병력이 입에서 피를 분수처럼 뿜으며 쓰러져 나간다.
뼈밖에 남지 않은 언데드들이 병사들을 베며 그들의 시체를 밟고 성문을 넘어선다.
베드가 언데드들을 베어낸다.
“모두 지켜내라, 성문을!! 적을 멸하라!”
지금 이리 외치는 귀족들.
그들의 입가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탐욕의 웃음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리석은 자들. 저들이 약속한 것을 줄 것 같나?’
베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그의 시야로 부모 잃은 어린 여자아이가 우는 것이 보였다.
베드가 그 어린 여자아이의 주변 적들을 모두 베어낸다.
하지만 한계에 부딪혀 한쪽 무릎을 꿇게 되었을 때, 어린 여자아이를 꽉 껴안았다.
“두려워 하지 마라.”
베드가 마지막 힘을 내어 아이를 향해 웃어 보였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언데드들이 그 등을 향해 무기를 내리친다.
바로 그때.
“턴 언데드.”
파아아아아아아아앗-
그것은 황금빛이었다. 거대한 황금빛이 왕국 내에 들어와 학살을 펼치는 수천의 언데드들을 집어삼키며 뻗어 나갔다.
그리고 성벽 위.
“필살검(必殺劍).”
검기의 비가 언데드라는 땅을 적시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