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480
밥만 먹고 레벨업 481화
1주일 전.
알로드에게 삼고초려 퀘스트 두 번째를 받은 민혁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제까지 삼고초려 퀘스트의 두 번째를 받은 자들은 꽤 있다고 들었어.’
하지만 두 번째 퀘스트를 받은 사람 중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한 명의 별의 마음을 사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여러 별과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만큼 별들과 마을 사람들은 이방인들에게 너무도 큰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
‘지금 가장 가까운 별이 화가 엘리스지?’
민혁은 첫 번째로 찾아갈 이를 ‘화가의 별 엘리스’로 정했다.
* * *
화가의 별 엘리스.
올해 마흔이 넘는 나이였지만 젊은 시절에는 얼마나 많은 사내를 울렸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자신의 전시장. 살아있는 듯한 풍경화를 그려내어 그 중심에서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잠시 쉬기 위해 기지개를 힘껏 켜며 찻잔을 기울이며 바깥을 내다보던 엘리스.
그녀는 곧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한 사내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그림들을 감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는.
‘타코야끼?’
타코야끼가 들려 있었다.
사내가 들고 있는 사각형의 종이 그릇 위로 올라간 타코야끼.
무척 뜨거워 보이는 그것은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고 있었으며, 그 위에 뿌려진 타코야끼 소스와 마요네즈, 그리고 열기에 의해 춤을 추는 얇은 가츠오부시가 있었다.
양 팔짱을 끼고 그 사내를 지켜보는 엘리스.
‘이 근방에 타코야끼 파는 가게가 있던가?’
아니, 그녀의 기억으로는 없었다.
정체 모를 사내가 타코야끼를 기다란 이쑤시개로 콕 집어 입으로 가져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타코야끼라…….’
사내가 입에 넣고는 ‘허어-’ 하면서 혀를 굴려댄다.
뜨거워 보이는 타코야끼는 저때가 가장 먹기 좋다.
겉은 바삭바삭하며 그 속은 촉촉하다. 그리고 뜨거움에 혀를 굴리며 씹어주면 그 안에 숨어 있는 쫄깃한 식감의 문어를 맛볼 수 있다.
“타코야끼, 맛있엉!”
한 개, 두 개, 세 개, 네 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엘리스의 입가에서 침 한 방울이 타고 흘러 땅에 떨어졌다.
“츄르르르르릅!”
마을에서 우아하기로 소문난 엘리스!
자신이 무슨 추태란 말인가?
하지만.
‘저 타코야끼 먹어보고 싶다…….’
사내가 너무 맛있게, 행복하게 먹으니 자신도 모르게 눈이 간다.
그렇게 타코야끼를 먹으며 그림을 둘러보던 사내. 그가 마지막 남은 타코야끼를 먹더니 그림을 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흑, 아름다워…….”
“……!?”
엘리스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며 눈물 흘리는 사내를 보면서 놀랐다.
‘저 눈물은 진심의 눈물이야.’
사내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사내는 지금 진심으로 울고 있었다.
엘리스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림은 그린 이의 마음을 담아내고 뜻이 담긴 것이었다.
한데, 이제는 귀족들의 자신의 ‘부’를 나타내기 위한, 또는 ‘우아한 척.’하기 위한 거짓으로 감탄하는 것으로 변해버린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저 진실 된 눈물!
‘아아아, 펑펑 우는구나, 펑펑!!!’
엘리스가 자신의 가슴 위로 손을 얹었다.
사내는 거의 오열하듯 쉴 새 없이 눈물 흘리고 있었기 때문!
엘리스는 결심했다.
‘저 사내에게 타코야끼를 어디서 샀는지 들어야겠어, 그리고 진심으로 그림을 사랑하는 그에게 나의 다른 그림들을 보여줘야지!’
그녀가 황급히 문을 열고 나섰다.
그리고 사내에게 말한다.
“제 그림을 보고 흘리는 당신의 눈물. 저의 고독한 마음을 이해한 거겠죠. 후훗, 오랜만입니다. 당신처럼 그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와 제 그림에 담긴 뜻을 알아보는 자는요.”
“……???”
그와 함께 민혁에게 알림이 울린다.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 *
민혁.
그는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온 여성이 엘리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정체 모를 소리를 한다.
“제 그림을 보고 흘리는 당신의 눈물. 저의 고독한 마음을 이해한 거겠죠. 후훗, 오랜만입니다. 당신처럼 그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와 제 그림에 담긴 뜻을 알아보는 자는요.”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그림을 보고 눈물 흘리다?
물론 그녀의 그림을 보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이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마지막 타코야끼를 다 먹어버려서 울었던 건데?’
민혁이 울었던 이유!
마지막 타코야끼를 먹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뜨끈뜨끈한 타코야끼!
그 맛있는 녀석이 눈앞에서 다 사라지다니.
정녕 눈물을 흘릴 만한 일이지 않은가!
그녀가 한술 더 뜨기를.
“들어오세요. 당신에게 더 많은 그림을 보여주고 싶네요. 당신 같은 사람은 자격이 충분하죠.”
“……???”
민혁이 알기로 엘리스의 전시장은 실제로 전시는 하지만 외부인이 절대 출입 금지였다.
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전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그 안에서 홀로 그림만 그려왔다.
사람들은 들어가고 싶어도 절대로 못 들어간다고 한다.
한데 민혁은 엘리스가 알아서 들어오라고 한다.
그리고 입장하는 순간 알림이 울렸다.
[엘리스의 전시장에 입장하셨습니다.] [엘리스의 그림을 볼 때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그리고 엘리스. 그녀가 작게 미소 지었다.
“마음껏 보세요. 당신처럼 진정으로 그림을 사랑하는 자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언급했듯, 그 누구도 그녀가 이 마을에 온 후 전시장에 들어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타코야끼 먹으며 어떻게 들어갈까 고민하던 중, 마음껏 둘러보라니?
“아아아아, 감사합니다. 엘리스 님의 아름다운 그림! 그 그림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다니! 감격의 눈물이 흐르네요!”
또다시 흘러내리는 민혁의 뜨거운 눈물!
한강 물을 한 잔에 500만 원에 팔아먹을 듯한 모습!
펑펑 눈물 흘리며 감격한 표정의 민혁이 한 폭의 그림을 바라본다.
높은 산에 내려앉은 눈들이 꽃잎을 만들어낸 풍경화가 가장 먼저 들어온다.
[엘리스의 ‘눈 내린 고독한 산’을 보셨습니다.] [화가의 별의 그림을 보셨습니다.] [손재주 2를 획득합니다.]그림들 밑에는 제목이 적혀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민혁에겐 알림이 울리지 않았는가?
“눈 내린 산. 무척이나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세세하게 표현된 눈꽃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겠군요.”
엘리스는 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민혁은 말을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아름다움 속, 당신의 마음처럼 고독함이 느껴집니다. 아름답지만 고독하다. 참으로 씁쓸한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엘리스가 깜짝 놀랐다.
“이, 이 작품의 이름은 사실 눈내린 고독한 산이거든요. 이 그림을 그리면서 표현하려는 제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시다니…….”
엘리스는 가슴 위에 손을 얹고 진심으로 감탄한다.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그 이후로도.
[엘리스의 ‘어미곰과 아기사슴’을 보셨습니다.] [손재주 2를 획득합니다.]“약육강식. 어미곰은 아기곰을 위해 먹을 것이 필요해, 가여운 아기사슴을 사냥해야지요. 약육강식을 확실히 표현한 작품이군요. 슬프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내비치는 작품입니다.”
“어, 어쩜…….”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그다음에도.
[엘리스의 ‘새처럼 비상하라’를 보셨습니다.] [손재주 3을 획득합니다.]“높게 날아오르는 새! 이 새는 젊었을 적처럼 다시 아름답게 날아오르고 싶은 당신의 마음이 표현된 것 같군요. 그와 함께 표현된 푸르른 하늘은 젊은 시절 당신의 화려함을 표현하는 것이고요.”
“제 마음을 이렇게 다 들여다보시다니…… 부끄럽네요.”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 [화가의 별.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손재주 50을 획득합니다.] [5대 기본스텟+1을 획득합니다.]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렇게 임기응변이 가능할 것인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민혁이기에 이런 대처가 가능한 것!
엘리스가 급기야 그에게 차를 대접하겠다며 앉혔다.
그리고 민혁은 여기에서 결정타를 날렸다.
일부러 목소리를 조금 떨며.
“후우우, 안타깝네요.”
“네? 어떤…….”
“그림들을 통해서 당신의 마음을 알아버렸습니다. 지금 당신은 매우 외로워하고 있군요. 그리고 어떠한 일에 의해 다시 세상에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
엘리스.
그녀는 깜짝 놀랐다. 민혁이 정확히 맞췄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미소를 그리는 민혁!
“당신은 한때 무척 아름다웠고 당신의 그림은 대륙 제일이었죠.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민혁이 슬그머니 그녀의 가녀린 손을 쥐었다.
엘리스의 가슴이 떨려왔다.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고 그처럼 당신의 그림도 여전히 아름답고 멋집니다. 대륙, 아니, 세계 어떤 대륙에도 당신만큼 놀라운 그림을 그려낼 사람은 없을 테죠.”
그 말을 들은 엘리스.
그녀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절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너무 많이 외로웠어요…….”
그녀의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민혁이 부드럽게 웃음 짓는다.
무척이나 훈훈한 분위기!
그리고 눈물을 훔쳐내는 그녀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 그런데 혹시 아까 드셨던 타코야끼는 어디서 구매하신 건가요?”
“판매하는 곳이 없어서 제가 만들었습니다.”
“그 밑에 깔린 종이 박스는 그럼……?”
“그렇게 먹어야 맛있거든요.”
“……???”
엘리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먹어야 맛있다고?
그녀가 말한다.
“혹시 그럼 저한테도 그 타코야끼를…….”
“안 됩니다.”
“……?”
민혁은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말했다가 아차 했다.
‘이런. 자칫 친밀도가 다시 내려갈지도 몰라!’
엘리스와의 친밀도는 현재 매우 중요하다.
그에 민혁이 말했다.
“사실 타코야끼는 무척 소중하거든요. 과거에 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가 무척 좋아하던 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지금…….”
민혁은 갑자기 먼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눈시울을 붉혔다.
“하…….”
“저, 저런…… 아픔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군요! 그 소중한 타코야끼를 제가 그냥 해달라고 하다니…… 너, 너무 먹고 싶긴 하지만…….”
그녀는 민혁의 말을 듣고도 아쉬운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단지, 제게 타코야끼가 너무 소중하기에. 그 친구 별명도 타코야끼였거든요. 아, 타코야끼야! 보고 싶다!”
“아아, 그렇다면…… 아!”
어쩔 줄 몰라하던 그녀가 이채를 띄웠다.
“그 소중한 걸 그냥 얻어먹을 순 없죠. 제가 별의 축복을 내려드릴 테니, 어떻게 안 될까요?”
“별의 축복이요?”
“네, 별의 축복은 오로지 다섯의 별들만이 발휘할 수 있는 힘입니다. 축복은 다섯의 별들도 3년에 한 번씩만 가능해요.”
“정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민혁은 노련했다.
그냥 만들어주지 않게 하기 위해 입에 침을 바르고 하는 거짓말!
그리고 민혁이 타코야끼 만드는 틀을 꺼냈다.
“……타코야끼 틀이 왜 거기서 나오죠?”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그 친구를 떠올리며. 그 친구의 유품이거든요.”
“저런…….”
민혁은 타코야끼의 반죽을 부어내고 그 위로 문어조각을 넣은 후, 다시 부었다.
그리고 노릇노릇 뒷면이 익어갈 때, 마치 타코야끼 사장님처럼 재빠르게 뒤집어주었다.
현란한 손놀림!
“와…….”
마침내, 완성해낸 민혁이 작은 종이 박스 위로 타코야끼를 얹고 그 위로 마요네즈, 타코야끼 소스, 가츠오부시를 얹었다.
가츠오부시가 열기에 춤을 춘다.
그리고 민혁이 작은 유리병을 꺼내 무언가를 또옥또옥 떨어뜨린다.
“그건 뭔가요?”
“특제 소스입니다.”
“아하!”
엘리스가 감탄한다.
그녀가 가츠오부시가 춤을 추는 타코야끼를 기다란 이쑤시개로 콕 찍는다.
그리고 입에 넣어본다.
입에 넣는 순간 뜨거움이 확 느껴진다.
혀로 살살 굴리다가 씹자 특유의 타코야끼의 맛이 느껴지며 이내 쫀득한 문어의 식감에 이른다.
그러던 중,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다섯의 별 중 하나인 엘리스에겐 별의 힘이 내려져 있습니다.] [바다의 꿀이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충격적인 알림이었다.
하지만 곧.
“너무 맛있어요, 정말…….”
엘리스가 감탄했다.
그녀의 눈빛.
‘흡사 내 광신도들을 보는듯한 눈빛이군.’
알림이 들려온다.
[엘리스와의 친밀도가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손재주 100을 획득합니다.] [명성 30을 획득합니다.] [두 번째 퀘스트 삼고초려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천외국의 왕인 당신은 어쩌면 그녀를 가신으로 이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다른 별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아야 가능한 일일 겁니다.]다섯의 별 중 한 명.
최고의 화가.
‘퀘스트 이름이 삼고초려였던 이유가…….’
유비는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가 그를 얻었다 전해진다.
그리고 알림처럼, 그녀가 천외국의 화가가 될지도 모른다.
‘화가의 탑의 탑장이 될지도 몰라.’
그리고 남아 있는 넷의 별까지 얻는다면.
‘천외국으로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이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