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8
밥만 먹고 레벨업 58화
물론 어떠한 방식을 써서 우승하든 그것은 유저의 자유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몬스터에 의한 학살이라는 거다.
애초에 미노타우르스는 아테네의 신이 설정해서 넣었다.
하지만 유저들이 그걸 알아줄 리는 만무하다.
어떠한 이들은 운영자들이 무모하게 대회를 진행하여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이 미노타우르스에 망가졌다고 말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때 박민규 팀장이 말했다.
“만약 정말 그 일이 벌어진다면…….”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두 사람뿐이네요.”
* * *
흑마법사의 후예 자칼.
그는 수풀 안에 몸을 숨기고 은신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유저들 여럿이 몰려들어 네임드 몬스터인 브라칸과 싸우는 게 보였다.
“아, X발. 님, 화살 좀 똑바로 쏴요!”
“아, 그럼 네가 하던가!”
“님들, 지금 저희 싸울 때 아닙니다. 브라칸 잡는 데 집중하죠!”
단합.
그게 잘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를 잡았을 때 아티팩트가 드랍되면 가장 크게 몬스터를 잡는데 기여한 자가 선 습득권을 얻게 된다.
사실상 브라칸을 잡는 이유는 아티팩트가 가장 컸으니까.
또한, 그들은 대회 참가자들이지 바칼로 길드원들처럼 우르르 여러 명이 지인들끼리 예선 합격하고 참가한 경우는 드물다는 거다.
‘아직 아니야. 더 강한 몬스터.’
운영자들은 대회 시작 전에 네임드 몬스터들이 나올 거라는 정보를 오픈했다.
그리고 대회에 참가한 자칼은 쾌재를 질렀다.
그가 가진 절대 지배 스킬.
‘3개월 동안 레벨업 불가, 현재 레벨에서 1레벨까지 렙다운. 하지만 나보다 두 배 이상의 고레벨 몬스터를 1시간 동안 지배하고 부릴 수 있지!’
그의 스킬들은 유저들을 세뇌시켜 서로가 싸우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지배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MP와 정신력을 아껴야 한다.
정신력은 흑마법사가 세뇌를 시킬 때 들어가는 요리사의 버프량과 같은 거다.
‘고작 브라칸이 끝일 리가 없지.’
더 높은 레벨의 몬스터.
대회의 묘미를 장식할 몬스터가 나타날 거다.
그때 절대 지배 스킬을 부린다면 이 대회는 자신이 주도권을 쥐게 될 거다.
‘크하하하핫!’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가 절대 지배의 엄청난 패널티를 감수하면서도 사용하는 이유.
‘입대하기 전에 이 강현수! 아테네에 이름을 알리고 가리!’
그는 바로 내일 군대에 입대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전날을 화려하게 불태우리!
쿠우우웅!
그 순간.
[유저들이 브라칸 사냥에 성공했습니다.]브라칸이 쓰러졌다.
[지도상에 표시된 부분에서 경기를 진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표시된 부분을 넘어서 진행할 시 HP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자칼은 지도를 오픈했다.
경기 범위가 계속해서 좁혀진다.
그는 편의점 방향으로 뛰었다.
그리고 다시 허용된 범위 안에 은신해서 숨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대회 종료까지 1시간 남았습니다.] [현재 생존한 유저의 숫자는 42명입니다.]또 다른 알림이 들려왔다.
‘세이렌? 세이렌은 매력 스킬을 이용해서 유저들을 유혹하여 죽이지. 하지만 무력이 너무 약해. 세이렌은 아니야.’
세이렌이 특별한 이유는 매력 스킬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볼 게 없는 녀석이라는 거다.
자칼은 고개를 저었다.
‘이러다가 특별한 몹 안 뜨는 거 아니야!?’
그렇게 되면 큰일이다.
이대로 자신은 1킬도 못한 상태로 대회가 종료되어 버린다면 말 그대로 허무한 입대를 하게 되어버리는 것일 테니까.
자칼은 숨죽여 기다렸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분이 남았을 때였다.
아직 세이렌이 잡히지 않았다.
바로 그때.
[미노타우르스가 소환됩니다.] [미노타우르스는 선몹이 아닙니다.] [도전하고 싶은 유저의 경우 미노타우르스에게 도전하세요.]“오……!”
자칼이 감탄을 흘렸다.
* * *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보고 있는 고은아.
그녀는 기자였다.
그녀의 바로 옆에 있는 남자 후배가 말한다.
“선배, 역시 예상대로 루시아가 1위 하나 봐요.”
“그러게, 바칼로 길드 잡은 사람은 여전히 편의점에서 먹고 있고. 아, 너무 쉽게 흘러가면 재미없는데.”
변수.
그 변수가 있어 주면 좋다.
자신은 다른 관객들처럼 오로지 재미를 보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니까.
특종.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와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이 있어 주면 기삿거리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다.
[음머어어어어어!]그때 천지를 흔드는 울음소리와 함께 몬스터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와 함께 쟌의 목소리가 관중석에 뻗어 나갔다.
“대회 종료 20분이 남은 지금! 미노타우르스가 소환됩니다. 들렸던 알림처럼 미노타우르스는 오로지 도전할 사람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몬스터입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도전하지 않아도 되는 몬스터란 겁니다.”
“와, 미노타우르스…… 무슨 80레벨대 대회에 150레벨짜리를 넣었대요? 이거 벨붕인데.”
그 말에 고은아도 고개를 주억였다.
“그러게. 더군다나, 미노타우르스 네임드에서도 유니크에 속하는 놈인데…….”
미노타우르스도 특성인 스킬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그것도 어떻게 보면 고작 150레벨인데, 4클래스 마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위협적인 녀석이라는 거다.
그리고 모니터 속 안의 미노타우르스는 포효만 터뜨릴 뿐 그 자리에 서서 멀뚱멀뚱 있었다.
“저거 봐, 아무도 도전 안 하네.”
“대회를 이필립스 제국에서 진행한다고 마스코트 소돌이 세워둔 느낌인데.”
남자 후배가 피식 웃으며 한 말에 고은아도 픽 하고 웃었다.
바로 그때 한 남성이 호기롭게 미노타우르스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퍼직!
한 번에 로그아웃 당했다.
“푸하하하하하!”
“아, 저게 뭐야.”
로그아웃 당한 남성을 보며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제 저 유저 죽는 거 보고 더 도전 안 하겠다.”
“그쵸. 한 번에 로그아웃되는 걸 봤는데. 어? 루시아네? 어디 있다가 나온 거지?”
“오, 쉬었다가 온 것 같은데요. 세이렌 잡으러 가네.”
“잘 찍어. 루시아가 혹여 코를 파더라도 바로 찍어. 그것마저도 이슈될 테니까.”
“넵.”
두 사람이 그렇게 대화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모니터로 모여들며 웅성거렸다.
“저 사람 뭐야? 되게 음침하게 생겼는데?”
“뭐야, 미노한테 접근하는데?”
“자살?”
관객석이 웅성거릴 때였다.
갑자기 사내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사되기 시작했다.
[푸화아앗!]그리고 그 검은 기운이 미노타우르스를 향해 뻗어 나가더니 이내 녀석의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음머어어어어!]미노타우르스의 포효.
그와 함께 관객석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미노타우르스가 근처에서 자신을 구경하며 쉬고 있던 유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왜 내 쪽으로 와. 소, 인마. 가만히 있어! 무섭게 하지 말……!]그 말이 끝난 순간.
녀석이 자신의 도끼로 유저를 내리찍었다.
퍼직!
“……!”
“……!”
관객석이 침묵에 휩싸였다.
[음머어어!] [크하하하하! 성공이다, 성공이야!]그와 함께 흑마법사가 광소를 터뜨렸다.
고은아가 옆의 사내를 툭 쳤다.
“야야야, 찍어 특종이야! 특종!”
“아, 예!”
“지금 당장 기사 써. 정체 모를 검은 로브를 쓴 남자, 미노타우르스를 테이밍 하다! 그리고…….”
고은아는 앞으로가 예상되었다.
“대회를 휩쓸다.”
* * *
“꺄아아악!”
여성형 몬스터 세이렌을 사냥한 루시아는 녀석이 드랍한 아이템을 챙겼다.
‘매혹의 반지네?’
더블링 중에서도 하위에 속하는 녀석이었다.
꽤 값어치가 있긴 했지만 그렇게 기쁘진 않았다.
“이랴아압!”
“이크.”
그때 기습을 가한 남성의 검을 피해낸 루시아가 가볍게 목 쪽을 단도로 그어 로그아웃시켰다.
그러던 때였다.
“으, 으아아아악!”
“도망쳐!”
“이런 X발. 미노타우르스 선몹 아니라며!”
유저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루시아의 얼굴이 구겨졌다.
‘미노타우르스?’
소환되었다는 알림은 자신도 들었다.
하지만 굳이 사냥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잡지 못한다.
그게 그녀의 판단이었다.
그녀는 무모한 사람이 아니다.
잡지 못할 것을 잡으려고 객기를 부렸다가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알았다.
하지만 곧이어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음머어어!”
미노타우르스가 미쳐서 날뛰며 유저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단 한 방.
그 한 방에 유저들이 휩쓸리고 있었다.
“뭐, 뭐야…….”
그녀는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미노타우르스는 선몹이 아니다.
즉, 공격해야지만 녀석도 공격한다.
알림이 그걸 증명했다.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미노타우르스가 미쳐서 날뛰고 있었다.
그리고 루시아는 알림을 들었다.
[지도상에 표시된 부분에서 경기를 진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표시된 부분을 넘어서 진행할 시 HP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그 알림을 들은 루시아는 얼굴을 구겼다.
‘미친……!’
좁아진 범위.
그 범위가 미노타우르스가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자신은 결계에 의해 죽는 허무맹랑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다.
최대한 조심조심, 놈의 시야를 피해 움직이려던 루시아였다.
하지만 그 순간.
“음머어!?”
미노타우르스의 고개가 돌아가 루시아를 발견했다.
“……젠장.”
그녀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바로 뒤쪽은 결계.
앞은 미노타우르스였다.
‘강제 도전이야, 뭐야?’
그녀가 입술을 질끈 깨물며 양 손의 단도를 꽉 쥐었다.
“흐이이익, 도망쳐. 지금이야!”
“미친, 결계 때문에 도망칠 곳도 없어!”
유저들이 비명을 지른다.
미노타우르스가 한 걸음을 뗀다.
쿠웅-
루시아는 타겟이 자신이 되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곧 미노타우르스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쿵쿵쿵쿵-
“후우우…….”
호흡을 차분하게 추스른다.
MP는 몇이 남았더라?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그녀는 침착했다.
미노타우르스가 그녀의 지척에 도달했을 때.
촤아아앗!
단검 하나가 투척되었다.
[그림자 투척술.] [수십여 개의 그림자 무기가 60%의 데미지를 가합니다.]이어 그 단검은 수십 개의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날아갔다.
하지만 그 그림자처럼 본래 투척단검의 60%의 데미지를 낸다.
푹!
탱-
탱-
탱-
탱-
본래의 단검을 제하고 다른 단검은 모두 튕겨 나갔다.
‘미친……! 레벨이 높아서 안 박히잖아!’
콰지익!
미노타우르스가 도끼를 내리찍었다.
빠르게 몸을 옆으로 틀어 피해내면서 단도로 다리를 베었다.
찌이이익!
“음머어어어!”
놈이 루시아를 잡기 위해 미칠 듯이 팔을 휘젓는다.
퍼어어엉!
그 순간, 루시아가 하얀 연막을 뿌리며 녀석의 뒤로 이동했다.
번쩍 뛰어올랐다.
그녀의 단도가 미노타우르스의 등을 찔렀다.
푸지이이익!
위에서 아래로 베고 내려갔다.
사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아, 안 박혀……!’
목에 박으려고 했다.
하지만 단도가 박히질 않는다.
그 순간, 미노타우르스가 몸을 돌려 루시아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콰지익!
“꺅!”
그녀가 뒤로 날아가 몇 바퀴를 바닥을 굴렀다.
HP가 순식간에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일시적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아, 안 돼……!’
현실의 사람도 큰 충격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일어나질 못한다.
그처럼 아테네는 무척 현실적이었다.
루시아는 움직이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걸 느꼈다.
미노타우르스가 성큼성큼 달려왔다.
바로 그때.
자신의 앞을 한 사내가 막아섰다.
그 뒷모습이 무척 익숙했다.
“미, 민혁 님……?”
그는 무척이나 비장한 표정으로 루시아의 앞을 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 전체가 크게 떨리는 게 보였다.
“민혁 님이 왜 여기에…… 아니, 그것보다 도망쳐요! 님, 한 방에 로그아웃 당한다고요!”
하지만 민혁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떨리는 등을 보며 루시아는 생각했다.
‘서, 설마……!’
그녀의 눈이 부릅떠졌다.
“날 지키기 위해서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