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7
밥만 먹고 레벨업 57화
‘전술진이 뚫리고 있어……!’
오렌은 바칼로 길드에서 8명의 길드원을 통솔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8명의 길드원의 경우 현실에서 2분대의 인원들이었다.
전술진은 각 병력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그 안에서 그걸 유지해야지만 유지된다.
만약 병사 한 명이 죽는다면 병력은 서둘러 간격을 좁혀서 전술진이 뚫리지 않게 막아내고 또다시 죽으면 역시 간격을 좁힌다.
하지만 전술진이 뚫리기 시작한다.
그 의미는 간단하게 해석할 수 있다.
‘길드원들이 간격을 좁힐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거다.’
그의 움직임을 오렌은 두 눈 똑똑히 보았다.
실제로 80레벨대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더군다나, 병사 한 명이 죽기 전에 했던 말에 따르면 검에 한 번 베인 것만으로도 HP가 자그마치 50%가 깎여나갔다고 한다.
‘놈의 HP도 바닥을 드러냈겠지.’
현재 남은 바칼로 길드원은 총 열셋.
반대로 적의 HP는 고갈 상태일 것이다.
예상외의 적수를 만났지만 이제 곧 놈은 죽게 될 거다.
바로 그때 오렌의 시야에 사내가 들어왔다.
그는 몸 곳곳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보였다.
‘역시……!’
저 정도면 HP가 거의 50% 정도이거나 더 밑일 거다.
그는 주변의 인원들과 눈을 맞췄다.
다 함께 기습을 가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공격 몇 번만 허용시키면 놈을 잡을 수 있다.
그때, 사내는 품속에서 초코바를 꺼내 먹었다.
‘먹고 있는 지금!’
오렌이 눈을 맞췄다.
사방팔방에서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 사내를 기습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리고 오렌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다 오렌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사내의 몸의 크고 작은 상처들.
그 상처들이 마치 트롤처럼 재생되고 있었던 거다!
“자, 잠깐 멈……!”
그 말이 끝나기 전이었다.
HP를 회복한 듯 보이는 사내가 거리를 좁혀 들어오는 그들을 빠르게 쳐냈다.
곧이어.
콰아아앙!
오렌이 서 있던 곳 바로 옆의 나무로 길드원 한 명이 처박혔다.
주르르륵-
쓰러져 내린 길드원은 그 상태에서 로그아웃 당했다.
“어, 어떻게 HP가…….”
척 보기에도 엄청난 회복량이었다.
저 정도 회복량을 가진 스킬을 가지고 있는 건가? 아니, 그런 스킬에 대해서는 딱 하나밖에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빠르게 거리를 좁힌 사내로 인해 오렌은 로그아웃 당했다.
“젠장!”
캡슐에서 빠져나온 오렌.
이성동은 욕지거리를 뱉어내다가 아차 했다.
‘서, 설마……!’
그는 과거에 회복능력에 관련한 내용 하나를 떠올렸다.
그는 아테네 공식 홈페이지에 검색을 해봤다.
그리고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국내엔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그가 생각하는 건 바로 트윈 헤드 트롤의 피.
그 피와 값비싼 재료를 조합하여 마셔야 한다.
그 재료들의 값어치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이 트윈 헤드 트롤의 피를 가진 유저는 세계에 딱 다섯 명이라고 들었다.
거기에 트윈 헤드 트롤의 피는 현금거래가로 자그마치 약 4억 원.
“……뭐 하는 새끼야, 도대체?”
민혁의 먹어서 회복하는 능력을 모르는 그는 제대로 착각하고 있었다.
* * *
[전술진이 뚫렸습니다.] [패널티에 따라 용맹의 전사들의 모든 능력치가 –30% 하락합니다.]“……!”
브란은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전술진이 뚫렸다.
이제까지 한 번도 뚫리지 않았던!
그리고 그를 증명하듯, 지도에서는 계속해서 빨간 점들.
즉, 용맹의 전사들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접전이 일어날 때마다 푸르게 반짝거리는 그 점은 매우 빠른 속도로 곳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 저놈은 지치지도 않는 거야!?’
혼자서 저 정도 숫자를 잡는데, 지치지 않는다?
HP가 남아돈다는 말인가?
바로 그때였다.
[길드 채팅 오렌: 브란 중대장님, 저 새끼 트윈 헤드 트롤의 피 먹은 놈입니다!]“……!?”
브란은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트윈 헤드 트롤의 피……?’
그의 기억에 따르면 엄청난 고가의 소모용 아티팩트라는 거다.
더군다나, 보통 그러한 류의 소모형 아티팩트는 250레벨이 넘어가면 섭취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250레벨 이전에 캐릭터를 삭제하고 다시 키우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그런데 고작 레벨 80짜리가 그걸 소모했다?
‘도, 돈이 넘쳐나나?’
그것도 해외에 풀려있는 물량이지, 우리나라에서 트윈헤드 트롤의 피를 복용했다면 유일하게 복용한 자다.
그 값어치는 현금으로 5억 이상 추정.
[길드 채팅 브란: 사실이야?] [길드 채팅 오렌: 예, 저 새끼. 초코바 먹다가 HP 회복되는 거 똑똑히 봤습니다. 초코바 먹어서 회복된 건 아닐 거 아니에요.] [길드 채팅 야무야무: 저도 봤습니다. 사실상 저 정도 회복력이면 지금 풀린 유니크 회복 스킬 이상인데, 그걸 생각하면 오렌 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길드 채팅 파란: 저도 봤습니다. 저 새끼, 완전 괴물입니다.]브란은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빌어먹을 루시아 연인(?)이면 범상치 않은 놈이었을 텐데, 그걸 주의하지 않다니.’
브란은 입술을 깨물었다.
계속 붉은 점들의 숫자는 줄어들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만이 남았다.
그는 빠른 속도로 도망쳤다.
하지만 사내는 빠르게 추격해왔다.
그는 여전히 초코바를 입으로 가져가 야금야금 먹고 있었다.
“나, 날 농락하는 거냐!?”
“우물우물?”
사내는 미간을 구겼다.
“먹으면서도 나 따윈 상대할 수 있다는 거야?”
브란의 능력치는 현재 30%가 감소한 상태.
그가 피식 웃었다.
“빌어먹을 새끼, 정체가 뭐냐. 혹시 한화기업에서 키운다는 용병이 너냐? 아니면 레전드 길드 쪽 길드원? 오호라, 그래! 네놈은 레전드 길드 쪽 놈이었어.”
브란은 혼자 북 치고 장구 쳤다.
레전드 길드는 비공식 랭커들이 모였다고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아직 베일에 감춰져 있다.
“이번 기회를 이용해 레전드 길드의 이름을 드높이겠다는 거겠지, 트윈헤드 트롤의 피! 네놈 그걸 먹은 거지!? 그걸로 HP를 회복시키는 거야!”
사내는 말이 없었다.
그저 빠르게 접근했다.
짧은 단검을 쓰는 브란의 것과 사내의 검이 충돌했다.
하지만 능력치 30%가 감소된 브란이 당해낼 상대가 아니었다.
푸화아아앗!
“끄흡! 빌어먹을, 우리 바칼로 길드를 잡는 게 네놈 목표였지? 일부러 우리한테 미끼를 흘리고 명분을 만든 거야!”
“이유를 알려줘?”
“그래, 드디어 네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너희들은 음식으로 장난을 쳤어.”
브란은 생각했다.
마지막까지도 이놈은 거짓부렁을 하는구나.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란 말인가!?
“그런 거짓말을 내가 믿을 것…….”
푸화아앗!
브란이 로그아웃 당했다.
* * *
브란을 로그아웃시킨 민혁은 킬 수를 확인했다.
25킬이었다.
‘얘네 아까부터 계속 뭐라고 떠들어? 트윈 헤드 트롤의 피? 레전드 길드?’
초코바를 먹어서 흡수 전환 스킬을 이용해 HP를 채운 민혁이었다.
‘흡수 전환 완전 좋네.’
먹자마자 곧바로 HP가 차올랐다.
확실히 30~40%의 HP 회복은 엄청났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먹어서 회복시킨다는 거였다.
민혁에게 딱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킬인 셈.
“아, 배고파졌어. 다시 편의점 가야지~”
민혁은 콧노래를 부르며 걸음을 옮겼다.
* * *
대회를 시작한 지 9시간이 지났다.
쟌은 모니터 속 유저들을 봤다.
그들은 팽팽한 긴장감과 장시간의 전투에 매우 지친 듯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루시아는 혼자서 60킬을 달성해내며 꿋꿋이 나아가고 있었다.
‘두 사람 관계는 도대체 뭘까? 알고 있을까? 그 남자가 그렇게 강하다는 걸.’
관중들의 목소리와 사회자의 멘트는 본경기가 시작되면 대회 참가자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또한, 현재의 점수도 확인 불가하며 본인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킬 수를 비롯해 그때그때 주어지는 상황이다.
거기에 이 작은 코르크 섬은 계속해서 갈수록 큰 원안에서 서서히 범위가 좁혀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편의점 주변 300m 근방으로 모두가 모여들게 되며 그때는 편의점에서도 튕겨 나간다.
즉, 편의점 인근으로 모든 유저들이 한데 모여 싸운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의 묘미. 네임드 몬스터 브라칸이 소환됩니다! 이 전에 나타났던 벨토는 정말이지 허무할 정도로 쉽게 당했는데요. 과연 대회 참가자들은 협동하여 브라칸을 잘 사냥할 수 있을까요?”
“와아아아아!!”
함성이 터져 나왔다.
유저들끼리 손을 잡고 자신들보다 레벨이 더 높은 네임드 몬스터를 잡는 것은 분명한 볼거리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녀석들을 잡으면 줄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을 주지.’
몬스터마다 드랍하는 아이템은 다르다.
오우거가 아닌, 몬스터에게서 오우거 건틀릿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그리고 이 대회 안에 있는 몬스터들은 잡는 순간 100% 아티팩트가 드랍되며 그들이 떨굴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준다.
그 때문에 관객들은 보면서 부러워하고 집중할 것이다.
‘저 유저…….’
계속해서 번갈아 교차되는 모니터의 화면 안에서 쟌은 한 유저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검은 로브를 두르고 있는 유저.
그 유저는 계속해서 빠르게 주변을 뛰어다니면서 몸을 은신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때 쟌은 모여 있는 운영자들을 볼 수 있었다.
쟌은 투명화된 그들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슬그머니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흑마법사. 저 녀석, 왜 유저들을 세뇌하지 않는 거지?”
쟌이 알기로 지금 말한 이는 특별 유저 팀의 팀장 박민규였다.
그 옆에 있던 여성이 말했다.
“저, 정말 그 스킬을 쓰려는 거 아닐까요? MP랑 정신력 아껴야 하니까.”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그거 사용하면 1레벨까지 다운되고 3개월 동안 레벨업 못한다니까? 그런데 그걸 사용한다고?”
그 말에 앞에 있던 개발팀장이 말했다.
“사실상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흑마법사는 큰 위협 거리가 아니었는데…….”
운영자들이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노타우르스가 언제 나타나지?”
“경기 종료 20분 전쯤에 나타납니다.”
“그때 정도면 유저들의 좁혀진 범위가 300m 정도인가?”
“예…….”
300m의 작은 원의 범위.
그 밖을 나가게 되면 유저들의 HP는 저절로 감소하게 된다.
때문에 모두 그 안에 있을 터.
“흑마법사가 만약 ‘절대 지배’ 스킬을 사용해서 미노타우르스를 부린다면 말 그대로 학살인데…….”
‘뭐……!?’
쟌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미노타우르스를 지배한다?
레벨 140의?
80레벨의 유저가 그런다는 게 정말이지 말이나 되는 이야기란 말인가!?
그런데, 그게 가능하다?
또 쟌은 생각해 봤다.
‘미노타우르스는 선몹이 아니게 나온다고 들었어, 그런데 300m 안에 모든 유저들이 있을 때 세뇌를 당하면…….’
당연하게도 미노타우르스는 이제 운영자들이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게 된다.
유저가 지배하고, 유저가 부리는 미노타우르스는 이제 그의 무기가 되는 거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유저들 전부 죽는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