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12
밥만 먹고 레벨업 613화
가녀린 소녀.
투구가 맞지 않아 빈공간이 텅텅 있고 갑옷이 흘러내릴 듯한 소녀가 가장 선봉에 서서 차갑게 선고한다.
“모두 꿇으세요.”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방송을 보고 있는 세계의 많은 사람이 숨을 죽였다.
로키가 ‘군신의 양피지’ 중 하나인 강화의 양피지를 찢음으로써 마법 폭격과 화살 세례는 1.3배 더 강한 힘을 내게 되었다는 것.
또한, 네르바 세피로스의 군대가 워낙 강군인지라 마법사들은 최소 5클래스 이상의 마법을 발휘했다는 사실이었다.
그 힘이 적진에 역으로 떨어진 것이다.
휘이이이이이이이-
바람이 불며 자욱한 흙먼지가 쓸려나갔다.
마법사들이 죽으면서까지 로키를 지키기 위해 걸어준 실드 마법 덕분에, 백작 로키는 무사할 수 있었다.
뒤를 돌아본 그는 마른침을 꿀꺽-하고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약 4만 명의 병력이 피해를 입었다.
누군가는 마법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고 또 누군가는 팔과 다리 등이 날아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
로키 백작은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저 소녀는 도대체 뭐야?’
그리고 이는 루브앙 제국군만이 드는 생각이 아니었다.
“……정말 힘을 봉인하고 있던 거야?”
아일렌.
그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필립스 제국의 유저들에게 알림이 울렸다.
[루브앙 제국군 1군의 사기가 꺽였습니다!] [그들의 모든 스텟 5%가 하락합니다!]로키 백작.
그의 얼굴이 분노로 물들었다. 그는 어서 빨리 승기를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또 한 장의 양피지를 찢었다.
[군신의 분노] [하늘에서 떨어진 수만 자루의 검에 닿는 순간 모든 스텟 15%가 하락합니다!]수만 자루의 검이 하늘 위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그 검들이 진입로 방어군의 위로 엄청난 빠르기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디버프를 위한 스킬이었기에 직격시 방어력이나 HP 손실은 없을 것이지만 그 위용만으로도 숨이 떨릴 정도임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때.
따악-
엘리자베스가 손을 퉁기는 순간, 귀신처럼 하늘 위에 떠 있던 검들이 스르르르 소멸되어 가기 시작했다.
“……!”
“……!”
엘리자베스.
뱀의 신.
시스템을 관장하는 힘을 주로 사용하는 여인이었다.
그녀에게 디버프를 사용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개미가 코끼리에게 덤벼드는 것과 다름이 없다.
엘리자베스의 눈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다.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거세게 부는 바람에 휘날린다.
그녀가 양팔을 우아하게 들어 올렸다.
쿠그그그그그그그그-
땅이 격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곧바로 적군들이 위치한 바닥에서 붉은 기류가 치솟아 오르며 적들을 집어삼켰다.
[엘리자베스의 분노] [모든 스텟 20%가 하락합니다!] [물리 방어력 및 마법 방어력이 40% 하락합니다!] [공격 적중률이 40% 하락합니다!]“…….”
“…….”
“…….”
루브앙 제국군이 말문을 잃었다.
또한, 이는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루브앙 제국군에는 현재 유저들도 다수 껴있는 상태였으며 그중엔 BJ들 또한 있었다.
BJ들은 실시간으로 뜬 알림창에 대해서 떠들어댔다.
해설자들도 그 사실을 곧바로 접했다.
[분명 제가 본 스크린샷 화면에 따르면 ‘엘리자베스의 분노’라고 적혀있습니다.] [어떻게 엘리자베스가 이곳에 있는 거죠?] [또한 저 어린 소녀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어째서 식신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던 엘리자베스가 아스간 대륙의 편이 되어 싸우고 있는 겁니까?]모두가 의문을 느꼈다. 하지만 아일렌을 비롯한 방어군은 알아챘다.
“전원, 진격하라!!”
기회다.
아일렌이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옆을 따라 엘리자베스가 함께하며 그 뒤로 방어군이 뒤따른다.
루브앙 제국군은 자그마치 모든 스텟 20%, 물리 방어력, 마법 방어력 40%, 공격 적중률 40%가 하락한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그들이 아무리 강군이어도 방어군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또한, 달려가던 엘리자베스가 하늘 높이 도약해 오른다.
그녀가 차가운 눈동자로 적들을 흝는다.
적들이 그 누런 눈빛에 흠칫하고 놀랄 때 그녀가 선고한다.
“나는 위대하고 고귀한 다크 브레이커팀의 막내. 미쳐 날뛰는 내 힘을 보아라!”
“…….”
“…….”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아니, 어떻게 저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에서 저런 오글거리는 멘트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몸 곳곳에서 수천 개의 기다란 뱀들이 튀어나와 적군들을 꿰뚫기 시작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그녀는 흑염룡이 알려준 ‘대사’를 이제 완전히 자신이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수천 명의 적군을 일제히 뱀들로 꿰뚫은 그녀가 오만하게 말한다.
“하아아아~ 피의 향연에 취할 것만 같아.”
“…….”
“…….”
그리고 먼 곳에서 이를 지켜보는 흑염룡.
그는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그는 엘리자베스가 너무도 자랑스러웠다.
멋들어진 대사와 표정마저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엘리자베스!
“훌륭하다…… 엘리자베스. 훌륭해.”
그리고 흑염룡.
그는 다음 사냥감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곧 그는 다음 타켓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엘피스나 브로드만큼 장신이었으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위압감이 흘러나왔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는 이름 ‘패왕 라르도’다.
* * *
패왕 라르도.
민혁에 의해 또 한 번의 삶을 살게 된 인물이다.
또한, 패왕 라르도는 아스간 대륙의 살아 숨 쉬는 전설 그 자체이다.
그가 가장 작은 소국의 왕이나 제국들도 그의 위엄에 떨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한 그는 최근에 검의 대제 엘레와 함께 ‘엘리자베스’ 사냥에 동참했던 바 있다.
그때 당시, 엘리자베스를 사냥하는데 한몫한 NPC들은 전부 ‘잠재력’ 수치가 폭등하게 되었다.
즉, 패왕 라르도는 다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라르도는 이필립스 제국의 황제 엘레와 민혁이 두터운 사이임을 알았다.
때문에 직접 천외국에 찾아가 재상인 헤이즈와 대화를 나누어 이필립스 제국 기사들의 붉은색 갑옷을 입고 나왔다.
그리고 현재 라르도는 별들의 길 쪽 진입로가 아닌, 용왕의 바다로 적함들이 내려설 수 있는 곳에 있었다.
그때, 한 사내가 그를 찾아왔다.
그는 이방인인 민혁의 실제 친아버지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라르도에겐 무한한 호감이 깃들 수밖에 없었다.
“라르도 왕이시여, 오늘만큼은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실 생각 없습니까?”
그는 검은 용갑옷을 입고 용투구까지 쓴 채 눈만을 빛내며 물어왔다.
안 그래도 라르도 또한 그에 대한 고민 중이었다.
자신의 강함은 숨길래야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적들과의 전투에서 자신은 그저 ‘은둔 고수’가 되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자의 이름으로 위장해야 하는 건지 고민했다.
그때, 흑염룡이 입술을 비틀어 웃었다.
“후후후후, 당신에게 정말 어울리는 이름이 있지요.”
“그렇습니까? 기대되는군요.”
사실 라르도는 민혁의 아버지 강민후이자 흑염룡의 닉네임을 들을 때마다 생각했다.
‘정말 멋진 이름이다. 어떻게 이런 대단한 이름을 지을 수가 있는 거지!!!?’
패왕 라르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아름답고도 위엄있는 이름이다.
또한 그 뜻은 어떠한가?
“내 몸속에 잠들어있는 검은 용이라니. 당신의 이름은 감탄스럽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이름을 잠시나마 지어주실 수 있단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대신에 저희 팀에 들어와야 합니다.”
“팀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파워 인피니티…… 생략…… 다크 브레이커팀입니다.”
“……!”
라르도.
그의 온몸에서 소름이 쫘아아악 돋아올랐다.
멋짐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세상에!
이렇게 멋있는 팀 이름이 있단 말인가!!?
“제가 당신께 이름을 지어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무, 물론입니다. 영광입니다. 흑염룡이시여!!”
그리고 부들부들 떠는 라르도와 즐거움에 서둘러 그의 이름을 알려주는 흑염룡.
그를 듣고 있던 이필립스군들이 혀를 내둘렀다.
특히나, 루마이 왕국의 보토 왕자 또한 라르도와 함께 있었다.
‘아, 아버지…… 그, 그 이름이 멋지다고요?’
하지만 보토 왕자는 차마 그를 말리지 못했다.
아버지의 얼굴에서 마치 검의 또 다른 격을 넘었을 때만큼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걸려 있었기 때문!!
그리고 흑염룡.
그는 꿀팁까지 주고 갔다.
“이렇게, 저렇게 중얼거리고 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더 대단하다고 여길 겁니다.”
“하하하하하하! 명심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당신은 우리 파워 인피니티…… 생략…… 다크 브레이커팀의 일원입니다.”
“감사합니다.”
라르도.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자리매김했다.
자신이 이름만 들어도 숨넘어갈 다크 브레이커팀의 멤버가 되다니!?
그리고 흑염룡이 어딘가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라르도의 시야에 적의 군함에서가 아닌, 바다에서 직접 헤엄쳐 은밀히 접근하고 있는 자들이 보였다.
* * *
신의 검이라 불리는 자들.
그들은 각 ‘신들의 힘’을 이어받은 자들이다.
그리고 신화 속에는 ‘살수의 신 엠베오’가 존재한다.
살수의 신 엠베오는 신들조차도 암살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 대륙 곳곳에는 이 살수의 신 엠베오를 찬양하는 자들 또한 존재하며 그 집단의 이름이 바로 ‘신룡단’이다.
신룡단은 본디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었으나 얼마 전, 루브앙 제국에 집결했다.
그 이유. 살수의 신 엠베오의 힘을 직접 하사받은 살수의 신의 사자.
루마노 때문이었다.
신의 검 중 하나인 루마노는 이번 아스간 대륙과 루브앙 제국 간의 전쟁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다.
하지만 암살의 신의 사자 루마노에 의해 집결된 신룡단 인원들은 그에게 충성하기로 결심한 바.
그를 돕기 위해 출정했다.
신룡단의 단원들이 놀라운 건 하나하나가 전설 NPC에 해당한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신의 검 루마노는 실제로 신에 가까운 힘을 낸다고 하며, 루마노의 신의 검 서열은 약 13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들을 이끌고 있는 신룡단의 레빌.
그는 자그마치 지존 NPC에 해당하는 절대자였다.
그들의 임무는 간단했다.
아스간 대륙 병력 중, 백부장, 천부장, 혹은 정예기사나 귀족들을 은밀하게 암살하는 것.
그렇게 된다면 아스간 대륙의 진영은 빠르게 무너지게 될 터였다.
본래는 ‘몇 군’의 형식으로 나누어져 입장하는 게 맞지만 ㈜즐거움은 실제 전쟁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서로가 1만 명 정도의 병력까지는 시간이 되지 않아도 서로 공격할 수 있게 해두었다.
바다를 헤엄쳐 은밀하게 육지에 오른 그들.
‘서둘러 진입로의 핵심 병력을 쓸어내야 한다.’
불과 몇십 초 후면 군함이 그들의 시야에 나타날 것이다.
적들이 군함을 공격하기 전에, 지휘관급들을 암살하는 게 핵심이다.
심지어 적들은 현재 자신들을 인지조차 못 하는 상황 같아 보였다.
그들에게로 수십 명의 지휘관급들이 보였다.
‘은밀한 신의 걸음’.
신의 걸음이라는 놀라운 스킬을 발현하여 몸을 숨긴 그들이 소리 없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샤샤샤샤샤샤샤샥-
그때, 그들이 지나가는 자리로 한 거대한 체구를 가진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후후, 난 위대하고 고귀한 다크 인피니티…… 생략…… 다크 브레이커팀 소속이다. 후후후후.”
“……???”
신룡단 수장 레빌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전쟁터를 다니다 보면 가족을 잃은 정신적 피해로, 또는 머리를 다쳐서 미쳐버린 자들이 즐비하는 법이니까.
그를 지나쳐간 레빌.
그가 순간적으로 품속에서 기다란 장침을 꺼냈다.
이 장침 한 번이면, 소리 없이 지휘관들을 죽일 수 있다.
그가 장침을 막 던지려 할 때.
덥썩-
한 두껍고 커다란 손이 그의 손목을 잡아챘다.
“……!”
레빌이 경악했다.
그 이유, 은밀한 신의 걸음은 어지간한 네임드 NPC들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의 힘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손목을 잡기까지 한다는 건가?
심지어, 그 악력이 어찌나 강한지 신음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스팟-
서둘러 품속 단도를 위로 그어 팔을 풀게 만든 레빌이 뒤로 물러났다.
그를 따라 은밀히 숨어있던 다른 신룡단 인원들도 사내를 둘러쌓았다.
그리고 레빌은 경악했다.
‘이놈은…….’
방금 전의 그 미쳐버린 건장한 사내이다.
사내가 음침하게 웃는다.
“나는 오늘 새롭게 태어났다네. 위대하고 거룩한 이름을 그분께 하사받았지.”
“……??”
아니, 정말 미친놈이다.
그런데.
‘이 위압감은 뭐란 말인가?’
레빌의 오금이 저려왔다.
그때.
군함이 도착하고야 말았다.
아직 지휘관들을 처리하기 전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레빌.
그는 이 미친놈을 단숨에 베어낼 자신이 있었다.
이놈을 빠르게 베고 지휘관들을 처리하리라.
그전에 궁금하기도 했다.
‘이놈 미친놈이기 전에 뭐하던 자인가?’
레빌이 질문한다.
“네놈은 누구냐!!”
그에 사내가 오만하고 위대한 목소리로 웃는다.
전부 ‘그’가 가르쳐준 것이다.
“후후후, 나는 파워 인피니티 그레이트…… 생략…… 다크 브레이커팀 소속.”
그리고 곧바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내가 움직였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화르르르르르륵-
순식간에 신룡단 인원들을 스치고 지나친 사내의 검에서 검은 화마가 들끓는다.
그리고 그 화마가 땅에 내리꽂히는 순간.
바다를 타고, 이곳으로 향하는 수십 척의 배 중 반절을 집어삼켰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
“……!”
“……!”
화염에 휩싸인 군함을 등진 사내가 자신을 소개한다.
“하늘조차 베는 절대최강의 삼촌. 적염룡이다!!”
정리하자면.
그는 파워 인피니티 그레이트 킹갓 제네럴 마제스터 다크 브레이커 팀 소속의 하늘조차 베는 절대최강의 심촌 적염룡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을 먼 곳에서 바라보는 보토 왕자.
“아, 아빠…… 제발…….”
보토 왕자의 온몸에 창피스러움에 소름이 돋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