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45
밥만 먹고 레벨업 646화
온 세계가 충격과 적막에 빠져들었다.
집에 함께 모여 TV를 보던 부모들은 자식들의 눈을 가린다.
그저 즐겁게 이 모습을 바라보던 많은 시청자 또한 손에 땀을 쥔다.
가상현실게임 아테네.
사람들은 이제까지 항상 ‘게임’으로 여겨왔다.
위기의 순간에도, 어떤 때에도 그들에겐 결국 ‘게임’이라고 인식되어 박혀있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었다.
그들의 손이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든다.
누군가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킨다.
그 이유.
방금 전 신력을 빼앗긴 유저의 표정.
그 표정이 너무도 생생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죽음에 이르는 이의 표정과 같았다.
어쩌면 그는 정확한 표현이다.
신클래스는 아주 극소수의 유저들이 힘겹게 쟁취해낸 클래스이다.
신클래스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며, 그 클래스를 가진 것만으로도 남들보다 훨씬 특별한 힘을 발휘한다.
모두의 우상이 되며, 모두의 부러움의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자들.
그런 그들에게 ‘신클래스’를 앗아간다는 건, 목숨을 뺏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재봉술의 신인 아드라 유저가 신클래스 자격을 박탈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아칸이 정체 모를 스태프를 이용하여 타락한 쌍둥이 신을 하나로 합쳐 진정한 타락의 신을 탄생시켜버렸습니다.] [신들의 전장에 있는 유저들의 표정을 보십시오.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 두려움의 표정이 너무도 실감 나 어떤 말을 전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난관을…… 난관을…….]해설자들이 말을 채 잇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한 때에, 몇몇 극소수의 유저들만이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놈에게 죽는 순간 신클래스를 박탈당한다.’
‘만약 신클래스를 비롯한 전설 클래스나 시크릿 클래스들도 박탈시킨다면 이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녀를 빨리 죽여야만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섣불리 먼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바로 그때.
“흐아아아아아아암!”
마치 사탄에 홀린 어린 소녀처럼 스산한 목소리를 내는 타락의 신이 힘껏 기지개를 켠다.
아름다운 얼굴과 상반되게 보이는 그녀의 피라냐 같은 치아와 뱀과 같이 기다랗고 갈라진 혀가 모두를 긴장하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여긴…….”
주변을 둘러보는 타락의 신이 히죽 하고 웃는다.
그녀가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더러운 신 놈들이 넘치는구나? 응? 히히히히히히!!!”
낄낄거리며 웃어대는 그녀가 또 한 번 손도끼를 집어 든다.
어느덧. 방금 전 피로 물들었던 책은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눈썰미가 있는 유저는 보았다.
“방금 전 타락의 신의 책에 ‘아드라’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녀가 책을 도끼로 찍는 걸 막아야 한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이번에 나타난 책은 방금 전과 다르게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그저 피가 흐른 문양이 그려진 책이다.
그 책을 타락의 신이 힘껏 내리찍는다.
콰자아아악-
“크아아아아악!”
“커허어어어어억!”
“끄으으으으윽!”
그 순간, 달리던 알렉산더가 뒤를 돌아봤다.
대항자 몇몇이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져 내리고 있었다.
‘랜덤으로 대상을 공격하는 건가!?’
설마 책의 종류에 따라 공격 대상이 바뀌는 건 아닐까?
그러나 그 생각을 하기 전에, 더 이상의 사상자를 내지 않게 하기 위해 알렉산더를 비롯한 최상위 하이랭커들이 내달리고 있었다.
곧바로.
화르르르르르륵-
“히이?”
타락의 신이 고개를 살짝 틀며 알렉산더를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신이 아니나 그 경지에 오른 재밌는 자구나. 응? 이히히히히히!”
그리고 책의 색깔이 변화한다.
처음 그녀가 들고 있었던 푸른색의 책이다.
그 책에 ‘알렉산더’의 이름이 새겨진다.
그러나.
‘내가 더 빠르다……!’
알렉산더가 속도를 최대치로 올렸다.
그녀가 책을 내리찍는 속도보다 자신이 그녀를 베는 속도가 더 빠르리라.
한데 그때.
그녀의 이마에 나 있는 눈이 부릅떠졌다.
[타락의 신의 눈동자.] [타락의 신의 눈동자가 당신을 무력화시킵니다!] [1초 동안 끔찍한 두려움에 빠져듭니다!]벌벌벌-
세계 최고의 랭커 알렉산더.
그가 멈춰선 채 그녀를 바라보며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두렵다.
자신 또한 사람이다.
시스템적으로도 실제로도 그는 커다란 두려움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는 소리치고 싶었다.
멈춰!
그러나, 그녀가 쥔 손도끼는 책을 향해 내리쳐진다.
바로 그때.
“고귀한 자의 채찍.”
촤르르르르르륵-
기다랗게 뻗어 나가는 하얀 빛을 터뜨리는 채찍이 타락의 신이 도끼를 쥔 팔목을 잡아챘다.
알렉산더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곳에 지니가 서 있었다.
곧바로.
하늘 위. 황금 마법사 알리와 데스가 함께 있었다.
데스의 주변에서 수천 마리에 이르는 언데드들이 지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다.
데스가 자신의 손가락을 베어낸다.
떨어지는 피가 허공에서 땅에 닿은 것처럼 퍼진다.
또옥-
그가 읊조린다.
“죽음의 신의 시체폭발.”
[죽음의 신의 시체폭발] [일반적인 시체폭발의 ×4배의 데미지로 시체들이 폭발합니다.] [마치 유도탄처럼 시체들은 적을 향해 달라붙을 것입니다!]“키햐아아아아악!”
“키이이이이이!!”
수천 마리의 언데드들이 하강하면서도 타락의 신 쪽을 노린다.
떨어진 순간.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2,251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1,614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1,997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쉴 새 없는 알림이 떠오른다.
분명 처음 알리나 알렉산더가 보였던 데미지에 비해 훨씬 적어 보인다.
그러나 바보가 아니라면 알고 있다.
[어, 엄청난 딜량입니다……!] [현재 타락의 신이 하나가 되어 본래보다 몇 배는 더 강해졌다는 점. 그리고 저 폭발이 수천 번 이루어진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겁니다!]그렇다.
상대방이 강해지면 들어가는 공격 데미지가 약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데스의 힘이 타락한 신의 HP 눈금을 조금이라도 깎아냈다는 사실이다.
곧바로.
쿠화아아아아아아악-
알리의 주변으로 황금빛 기류가 휘몰아친다.
거대한 포식뱀이 스태프의 모양으로 변화한다.
스태프의 끝부분. 포식뱀의 머리형상이다.
“마법의 신이시여, 나 그대의 힘을 빌리노니.”
알리가 한 번 지팡이를 휘두르는 순간.
[보유 중인 마력량 1%를 소멸시켜, 순간적으로 1.7배에 달하는 마법 데미지를 냅니다.] [순간적으로 마법 쿨타임이 70% 감소됩니다!] [순간적으로 연달아 캐스팅할 수 있는 마법의 개수가 증폭됩니다!] [순간적으로 더 높은 클래스의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됩니다!]알리의 주변으로 동시에 여러 개의 메테오가 떨어진다.
그와 함께, 그 옆으로 비처럼 황금빛을 흩뿌리는 디스 수백 개가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를 등지며 알리가 자신이 쥔 포식뱀이 그려진 스태프를 힘껏 내리친 순간.
쿠콰콰콰콰콰콰콰쾅!
거대한 마법폭격 수백 개가 연달아 발동되며 타락의 신을 타격한다.
[1,620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1,945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2,146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2,51…….]쉴 새 없이 이어지는 타격 속.
신클래스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다.
“벼락 신!!!”
번개를 다스리는 힘을 부리는 번개 신이 하늘 높이 검을 치켜 올린 순간 거대한 벼락이 거세게 타락의 신을 가격한다.
[4,131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곧바로 번개 신을 몇몇 사내들이 지나쳐간다.
근접 클래스 최강의 존재들.
칸, 카르, 아레스였다.
“거인의 연타!!!”
“발검!”
“왕의 내려찍기!!”
[846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995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313…….]칸의 연속적인 공격이 총 6,000 이상의 데미지를 입히고.
콰자아아아아악-
카르의 발검이 타락의 신을 베여낸다.
[4,513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이어서 하늘 높이 솟아오른 칸의 발이 힘껏 타락의 신을 내리찍는다.
[4,151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그와 함께 쉴 새 없이 신클래스들과 대항자들이 온 힘을 쏟아부어 타락의 신을 공격한다.
타락의 신의 HP량이 60%까지 떨어진다.
그들은 생각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도 않을까 하고.
자욱한 흙먼지를 향해 계속된 공격이 이어진다.
“허억허억허억!”
“허억허억…….”
“하아하아.”
유저들의 거친 숨소리가 전장을 점령해나간다.
처음보다 스킬이 발현되는 빈도가 훨씬 더 적어졌다.
쿨타임에 의해 스킬 사용이 불가능한 유저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었다.
드문드문 발현되는 스킬 속.
그래도 유저들은 이렇게 돌아가며 공격기를 가하여 타락의 신이 정신을 못 차리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피어오르는 흙먼지 속.
타락의 신의 HP바가 50% 가까이가 된 것이 보인다.
그런데 그때.
“끼야하아아아아. 재밌어, 재밌어, 응? 이히히히히! 재밌어!!!”
사탄과 같은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차라락-
그녀가 한 책의 책장을 넘긴 순간, 강한 바람이 불며 주변의 흙먼지를 날려버린다.
곧바로 페이지 한 장이 찢어지며 하늘로 떠오른다.
떠오른 페이지가 하늘 위에서 타오른다.
화르르르르륵-
[회복의 책장] [타락의 신의 모든 HP가 회복됩니다.]“히히히히히, 이히히히히!”
모두가 말문을 잃는다.
희망이 짓밟히는 순간이다.
한참을 웃던 그녀가 뱀처럼 갈라지고 긴 혀를 날름거린다.
“인간들 따위가 이 정도라니? 재밌어. 그럼 이제 내 차롄가?”
유저들이 경계한다.
그녀가 또다시 책을 내리찍는가?
아니,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몸에 있는 수백 개의 눈 중 하나가 부릅뜨일 뿐.
“크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한 유저의 다리가 뒤틀리며 비명을 지른다.
그는 다름 아닌 이탈리아의 ‘방패의 신’ 발렌티노였다.
세계 탱커 랭킹 1위.
그러한 발렌티노의 다리가 꺾이는 걸 시작으로.
타락의 신이 꼭두각시를 조종하듯 손가락을 움직인다.
우드드드득, 우드드득, 꽈드드득.
발렌티노의 몸이 기이하게 뒤틀린다.
“크하아아악, 안 돼! 안 돼에에에에! 싫어!”
“이 빌어먹을!!”
“막아아아아!”
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우드득-
끝내 목이 비틀어지며 발렌티노가 신의 자격을 박탈당한다.
[방패의 신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방패의 신이 신의 자격을 박탈당합니다.]히죽-
타락의 신이 웃으며 한 여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아?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잘 봐.”
그녀의 앞으로 작은 밀짚 인형이 생겨난다.
그녀가 그 밀짚 인형의 머리를 검지로 퉁기는 순간.
퍼어어어엉!
신궁 먀오의 머리통이 날아갔다.
[궁술의 신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궁술의 신이 신의 자격을 박탈당합니다.]풀썩-
“흐, 흐이이이이익!”
“으이이이이이익!”
이제야 깨닫는다.
자신들이 이길 수 없는 상대임을.
그녀의 앞으로 작은 밀짚 인형 여러 개가 나열된다.
“빵야! 빵야! 빵야! 빵야! 이히히히히!!”
그녀가 손가락을 튕길 때마다.
퍼어엉, 퍼어엉, 퍼어엉, 퍼어엉.
그들의 머리통이 폭죽처럼 터진다.
유저들의 눈앞이 아찔해진다.
그리고 타락의 신.
그녀가 흥미롭다는 듯 여러 사람을 바라본다.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가장 위대한 신으로 꼽히는 마법의 신과 죽음의 신이 함께한다라.”
타락의 신.
그녀가 알리와 데스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럼 죽어줘야겠어.”
질질질질-
질질질질-
“……!”
“……!”
알리와 데스.
두 사람의 몸이 저절로 타락의 신에게로 끌려 들어간다.
타락의 신에게는 특별한 힘이 존재한다.
바로 ‘신력 흡수’다.
신을 흡수하여, 그 힘을 자신의 일부로 만든다.
죽음의 신과 마법의 신의 힘이라면 그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히야아아아아! 어서 내게 오렴, 어서! 어서!!”
“그, 그만……! 그만!!!”
“미친…….”
알리와 데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들은 아테네 최고의 정상급들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두렵다.
자신들이 일구어놓은 모든 것을 잃을 것이.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
아니, 이제까지 정상에 군림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외톨이에서 이제 벗어난 데스도.
지적 장애인이 된 형을 책임져야만 하는 알리도.
당장 눈물이 흐를 것만 같다.
도망치고 싶다.
살려달라 외치고 싶다.
그러나.
그들은 진정한 랭커였기에. 또한, 아테네에서 살아 숨쉬는 전설이었기에.
빠드득-
“X까!”
“해보던가.”
그녀에게 싸늘하게 뱉어낸다.
그러나 그녀의 입이 쩌어어억-하고 벌려지는데, 두 사람을 삼킬 듯 거대해진다.
그 입에 빨려 들어가는데 타락의 신의 비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날 잡으려면 진짜 신을 데려왔어야지.”
그때.
알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 오랜만에 외쳤다.
“동료오오오오오오!!!”
그 순간.
[새로운 신이 세상에 탄생했습니다!] [새로운 신은 먹는 것과 요리에 특화된 힘을 가졌습니다.] [새로운 신은 검을 잘 다루는 특화된 힘을 가졌습니다!] [최초입니다!] [식신 클래스와 검신 클래스가 일시적으로 조합됩니다!] [그는 본래 세상에 존재하는 여덟 절대신 중 하나가 아닌, 아홉 번째로 새로이 탄생한 절대신입니다!] [경고!] [신의 격을 초월한 강자가 세상에 출연합니다!] [경고!] [신의 격을 초월한 강자가 세상에 출연합니다.]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힘이 어디선가 폭주했다.
그 힘이 타락의 신의 입이 움직이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경악으로 물든다.
식신과 검신이 조합된 클래스를 일시적으로 얻게 된 사내.
“원한다면.”
새하얗게 물든 머리카락, 그와 함께 발렌이 본래 가졌었던 갈색의 짙은 눈동자를 가지게 된 사내.
그 사내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진짜 신이 되어주마.”
그와 함께 사내가 그저 타락의 신을 베고 지나갔다.
그 순간, 타락의 신의 몸이 베이며 충격적인 딜량이 떠올랐다.
[113,031 공격 데미지를 입혔습니다!]세상이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