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755
밥만 먹고 레벨업 756화
심판관 아간은 순수하게 군신을 아끼고 사랑하여 그에게 충성을 다하는 인물이다.
또 군신이 거느리는 인물 중에서 매우 강한 편이기도 했다.
군신은 분명히 아간을 무척이나 아꼈다.
그의 수하 중, 그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인물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간은 다혈질적이었고 머리보다 몸이 빨리 움직이는 사내였다.
때문에 여러 번 작은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군신은 그에게 ‘심판자’라는 직위를 하사했다. 그리고 신의 여섯 괴물의 조사라는 명목하에 멀리멀리 보냈다.
그를 수하로 두고 싶긴 하지만, 그가 칠 사고들만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했기 때문이다.
그런 아간이 말했다.
“천외국 왕의 왕국은 이리도 한심하단 말인가?”
홱!
홱!
홱!
홱!
아간의 그 말이 끝난 순간.
방금 전까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던 이들의 시선이 전부 그에게 향했다.
검은 머리카락을 기르고 빗으로 툭툭 머리를 두들겨대던 노인의 눈매가 매서워진다.
지적장애를 가진 소년이 씩씩거리며 자신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소녀, 마치 뱀과 닮은 은빛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자신을 그 초롱초롱한 눈매로 바라본다.
입에 건초를 문 건장한 사내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등에 그물을 매고 있던 어부 사내는 그 그물을 신경질적으로 내려놨다.
그리고 루오라는 붕어빵 사 먹을 3천 골드가 없는 사내는 자신의 복면을 눈 밑까지 끌어 올렸다.
“……?”
아간은 천외국 내에서 자신이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저 가엾은 백성들이 무엇이 잘못이겠는가!
왕 잘못 만나, 어부 일이나 가축업자, 또는 포션제조업이나 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백성들 아니겠는가?
“아, 내가 말실수를 했군.”
아간이 손을 들어 멋쩍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자가 등장했다.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 물어왓!”
누군가 강아지를 위해 공을 던졌다. 그 공이 아간의 앞을 지나쳐 떨어졌다.
쿠우우우우웅-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그 공의 크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아니, 웬 공이 수박만 하지?’
그 생각이 끝났을 때쯤, 땅의 울림이 들려왔다.
쿵쿵쿵쿵쿵쿵-
“크르르르르르륵!”
“크라라라라라락!”
“크라아아아아앙!”
곧바로 엄청나게 거대한 무언가가 아간을 지나쳐 미친 듯이 공을 물어뜯었다.
푸시이이이익-
공의 바람이 빠지며 쭈그러들었다. 그것을 문 강아지가(?) 어딘가로 달려갔다.
“어이구, 우리 사랑이, 소망이, 행복이. 아빠한테 안겨…… 커어어억!”
안아달라고 달려드는 거대한 개에 맞고 날아가는 사내였다.
‘아니, 저게 어딜 봐서 사랑이, 소망이, 행복인데!!!!’
아간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런데 끝나지 않았다.
딸랑-
피부가 가무잡잡한 한 소년이 고무장갑을 벗으며 밖으로 나왔다.
“휴우, 오늘 설거짓거리 3톤을 드디어 끝냈네.”
‘……3톤!?’
아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 어린 체구의 소년에게 3톤가량의 설거지를 시켰다는 건가!?
아간은 경악스러운 한편, 화가 났다.
“천외국의 왕은 정말 한심한 작자군.”
아간이 생각하는 훌륭한 통치자란 많은 이들을 헤아리는 것이다.
그런 것을 헤아리지 못했으니, 저 어린 소년이 하루에 3톤의 설거지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심지어 머리 세 개 달린 개가 강아지라고 믿는 인간 사내까지.
그가 그 말을 한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다시 아간에게 향해 있었다.
방금 전까지 이곳 광장은 매우 시끄럽게 북적이고 있었다.
그런데 길을 걷던 모든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아간을 노려보고 있었다.
순간의 정적이 찾아왔다.
그때 검은 머리카락의 노인이 말했다.
“이보게, 전하를 비하하는 말은 삼가게.”
어부로 보이는 사내의 얼굴이 사나워졌다.
“어디 감히, 전하를 비하하는가.”
아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천외국의 왕을 만나 내 직접 혼쭐을 내줘야겠군. 어린 소년에게 3톤의 설거지를 시키다니.”
화가 잔뜩 난 아간이 씩씩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당신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는가? 어린 소년이 노동력 착취를 당하는데? 내 직접 왕을 만나…….”
아간이 그 말을 끝맺기 전이었다.
어느덧 그 옆에 나타난 노인이 아간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전하를 뵙게 할 순 없네.”
아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무것도 모르며, 그저 가엽기만 한 미개한 인간 백성들을 헤아리려 했다.
그런데 감히 한낱 노인 따위가 자신의 손목을 잡는단 말인가?
아간은 단숨에 허리춤의 검을 뽑아 들려 했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는다?’
아간은 자신의 손목을 잡힌 팔이 움직이지 않음을 깨달았다.
노인이 힘을 주고 있는가?
그렇지도 않았다.
“여행자 같은데, 소란 피우지 말게, 전하의 나라는 무척 아름답고…….”
노인이 말을 끝맺기 전에, 아간이 힘을 주어 그 팔을 서둘러 풀어냈다.
아간은 군신의 심판관. 군신의 심판관은 일반 신들보다 훨씬 더 높은 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는 오만한 자였다.
노인의 목을 꺾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보다 노인이 더 빨랐다.
파아아아앙-
노인이 아간의 명치를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그가 몇 걸음 물러났다.
“……!?”
아간은 깜짝 놀랐다.
그는 무신의 후예였던 인물이다.
그런데 이 검은 머리카락의 노인이 가진 힘은 무어란 말인가?
‘이 노인, 뭐야.’
촤아아앙-
아간이 허리춤에 걸린 검의 그립을 잡고 재빠르게 뽑아내 미친 듯이 노인에게 휘둘러댔다.
그러나 노인은 아간의 모든 검을 피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촤르르르르륵-
쇠사슬이 뻗어져 와 아간의 발목을 틀어잡았다.
발목을 움직이려 해도 되지 않았다.
“한 걸음 더 움직이려 하면 뒈진다.”
대해적 고르피도.
온 바다를 공포로 물들였던 인물. 그가 싸늘하게 말했다.
‘어부……?’
의아한 표정을 지은 아간의 검이 힘껏 쇠사슬을 내리쳤다.
탱그랑!
쇠사슬이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주르륵 풀려나갔다.
곧바로 하늘 높이 아간이 도약해 올라 있을 때.
어느덧 하늘 위에는 새하얀 늑대 위에 오른 검은 피부의 소년이 있었다.
“크하아아아아앙!”
“…….”
설거지를 3톤이나 하는 불쌍한 소년(?)이 탄 새하얀 늑대가 아간을 힘껏 들이받았다.
땅에 부드럽게 착지한 아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 왕국 도대체…….”
뭐라 말인가?
젓가락 들 힘도 없어 보이는 노인이 자신에게 일격을 먹이고, 어부가 자신에게 공격을 허용시킨다.
심지어 설거지를 하는 소년이 신수의 주인이라?
그러나 무엇이든 중요치 않다.
아간은 무신의 후예였다.
[무신의 투기가 피어오릅니다!!]고오오오오오오-
그의 몸에서 번져나가는 살기가 그 자리의 모두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아간은 자존심이 상했다.
고작 농부와 노망난 듯 보이는 노친네, 어린 소년 따위에게 당했다는 것에 말이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무신의 후예. 아간이 엄청난 빠르기로 노인에게 쏘아져 날아갔다.
바로 그 순간.
화아아아아악-
노인의 바로 앞으로 빛에 휩싸인 창이 나타나더니, 그 손에 착 감겨들었다.
곧바로 노인의 창이, 빛처럼 내달리는 아간의 몸 곳곳을 찌르고 들어온다.
그러나 아간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다.
그때.
[제지하는 자.]아름다운 뱀과 같은 소녀의 손가락 끝에서 번진 빛이 아간의 몸을 휘감았다.
[1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져듭니다!]“……!”
아간은 또 한 번 경악했다.
아간의 상태이상 저항력은 신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했다.
때문에 어지간한 상태이상은 그에게 먹히질 않았다.
그렇지만 1초뿐이라도 자신에게 스턴을 걸었다.
‘이 소녀 도대체 정체가…….’
그 순간, 아간의 몸 곳곳에 노인의 창이 틀어박혔다.
푹-푸푸푸푸푸푹-
“크하아아아아악!”
아간의 입에서 비명이 번져 나왔다. 바닥을 구르는 아간은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고작 노친네가…….’
그리고 한편으론, 아간은 서서히 천외국을 인정해 가고 있었다.
‘그저 노인일 뿐인 자가 이렇게 강한 국가라고? 심지어 어부나, 일반 어린 소녀(?)에 설거지하는 소년까지!’
[군신의 심판자인 당신은 현재 천외국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현재 당신은 천외국을 인정하기 시작합니다.]그렇다. 분하게도 아간은 현재 천외국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군신의 심판관의 자존심이 있지, 이런 자들에게 당할 수만은 없었다.
[무신의 권능.]그가 무신의 후예일 당시에 사용했던 힘이 깃든다. 이때에 무신 아간의 모든 힘은 1.5배 상승하며, 그의 검은 무엇이든 베어버리는 힘을 갖춘다.
타아아아앗-
바닥에 널브러졌던 아간이 빛처럼 노인을 향해 쏘아진다.
태, 태태태태탱, 탱!
드디어 아간이 노인을 수세로 몰고 가기 시작했다.
“허허, 대단한 친구였군.”
파아아앗-
아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 없는 표정의 노인을 보며 의아했다.
그의 검이 노인의 목을 치기 위해 휘둘러진다.
그런데 그 순간.
“이제 더 이상은 허용할 수 없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아간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그의 온몸으로 번져 나갔다.
단지 거대한 장신의 가축업자가 머리를 후려쳤을 뿐이다.
그런데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가 바닥에 철퍼덕 엎어져 서둘러 일어서려 했다.
그 순간, 가축업자가 빠른 속도로 그에게 쇄도해왔다.
그리고 맨주먹 하나로 무신 아간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퍼, 퍼퍼퍼퍽, 퍼퍼퍽- 퍼퍼퍽-
“크아아아아악!”
아간이 비명을 내질렀다. 자신이 절대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였다.
심지어 주먹이 어찌나 강한지 입에서 절로 비명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심판관으로서 스스로 천외국을 인정하고 있었다.
가축업자마저 이렇게 강한 국가라고?
‘루, 루브앙 제국보다 더 뛰어나다…….’
물론 단면밖에 보지 못한 아간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한 사내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아간은 그가 천외국의 왕임을 알 수 있었다.
천외국의 왕은 자신이 이곳에 들어온 순간, ‘군신의 심판관이 심사를 시작합니다’라는 알림을 들었을 것이다.
군신.
그가 가지는 이름은 너무도 위대하고 높았다.
그랬기에 당장 왕은 달려와 자신을 두들겨 패는 그들을 멈추게 하고 서둘러 자신을 일으켜 세워 흙먼지를 털어줄 것이다.
또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 비루한(?) 백성들에게 단죄를 내려주리라.
서둘러 달려온 민혁이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어르신?”
그러자 밴이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했다.
물론 아간도 자신이 다소 건방졌음은 안다.
그렇지만 그들이 자신의 정체를 안다면 그것 또한 이해될 터이다.
그런데.
“뭐? 다짜고짜 내 욕을 하더니, 밴 어르신이 막으려고 하니까, 공격했다고요!?”
“허허, 그렇습니다. 전하.”
“아니, 저런 나쁜 놈이 있나!”
“???”
아간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분명히 자신이 군신의 심판관임을 들었을 텐데?
“지가 군신의 심판관이면 다야? 뭔데 남의 나라 와서 내 백성들을 건드려?”
“???”
그래, 그는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런데.
“전하, 어떻게 할까요?”
“딱 죽지 않을 만큼만 혼내주고 돌려보내.”
“……?”
곧바로,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이 아간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퍽, 퍼퍼퍽, 퍽퍽퍽
“억, 악! 윽! 익! 커어어억!”
* * *
바쁜 업무를 진행했던 ㈜즐거움 간부진들이 다시 회의실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즐거움의 기둥인 만큼 하루 종일 모니터만 보고 있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강태훈 사장의 지시에 따라 모니터가 켜진다.
무신의 후예이자 군신의 심판관 아간이 군신 앞에 무릎을 꿇고 조아리고 있었다.
그러다 화면을 보는 임원들의 표정이 의아함에 물들었다.
“아간 얼굴 왜 저래?”
“누구한테 맞았나 본데?”
그렇다. 아간의 얼굴은 누군가한테 맞은 것처럼 퉁퉁 부어 있었다.
곧 군신의 심판자인 아간이 평가한 심사서의 내용이 떠올랐다.
[군신의 심판자 아간이 천외국을 루브앙 제국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
“???”
그리고 곧 군신 앞에 넙죽 엎드린 아간이 말하기를.
[군신이시여, 천외국의 노인은 신처럼 강하고 어부는 인간의 격을 초월했으며 어린 소녀, 소년은 비범함이 남달랐습니다. 또한, 가축업자는…….]회의실로 울먹이는 목소리로 하소연하며 말하는 아간을 보며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왜 하필…….’
‘걔네 모여 있을 때 거길 가서…….’
‘어휴…….’
그리고 곧바로 알림이 떠오른다.
[군신의 심판관이 군신의 선택을 지지하고 있습니다!]임원들은 야근 확정임을 깨달았다.
그때.
조용히 있던 군신의 입이 열리려 했다.
가장 위대한 절대신.
모든 임원들이 집중했다.
[아픈가?] [……네.]아간이 측은하게 느껴지는 ㈜즐거움 관계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