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
밥만 먹고 레벨업 8화
박 팀장을 비롯한 이민화 신입사원, 그 외의 사원들이 날카로운 눈으로 아르도 사냥훈련 지점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유저들 이번엔 사냥 가능할 것 같나?”
황금 닭은 한 달에 한 번 간격으로 거대한 아테네 세계관에서 랜덤으로 하나의 사냥훈련지점에서만 나타난다.
이 황금 닭은 말 그대로 이벤트다.
그리고 그 때문에 황금 닭은 무척 강하다는 거다.
그에 지금도 속속들이 유저들이 로그아웃되고 있었다.
하지만 불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황금 닭은 메리트가 큰 이벤트였고 거기에 초보자들은 사망 시 받는 패널티가 고작 30분 접속 불가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겠지?”
황금 닭은 이제까지 그 누구도 잡은 적이 없다.
그럴 수밖에.
‘유저들은 서로 눈이 돌아가서 팀워크가 생기지 않고 막무가내로 달려들지, 팀을 맺는다? 그럴 턱이 있나.’
박 팀장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애초에 황금 닭은 사냥훈련 지점의 유저들보다 월등히 강했다.
그리고 소환과 동시에 20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그리고 현재 이민화 사원이 황금 닭에 관련한 내용을 보고 있었다.
신입인 그녀였기에 잘 모르고 있던 것이다.
물론 박 팀장에게 한 소리 들은 후 확인중인 것.
“팀장님, 황금 닭 되게 재밌네요.”
“왜?”
박 팀장이 고개를 돌리자 이민화가 푸하하- 하고 웃었다.
“보상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거네요?”
“그렇지.”
박 팀장도 쓴웃음을 지었다.
황금 닭은 사실 골드 지급 말고도 다른 보상이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루에 한 번 골드 알을 낳는 것과 일반 계란보다 더 맛있는 알을 낳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더 맛있는 것을 선택하면 히든피스가 발동된다라…… 푸흡……! 이거 히든피스 영원히 안 깨질 것 같아요.”
“그렇지, 20만 골드면 자그마치 현금으로 1만 원이야. 어떤 바보가 그걸 맛있는 계란으로 하겠어? 시간 좀 지나면 현금 거래가가 떨어질 거라고 해도 말 그대로 1년에 1억 예금 넣어놓고 3%~4%짜리 금리 높은 이자 타 먹는 건데.”
“맞아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돌리던 이민화.
그녀가 화면을 보다가 곧 어? 하는 소리를 냈다.
“왜?”
“티, 팀장님. 저기 검 들고 황금 닭한테 달려가는 유저…….”
“음?”
박 팀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치 학교에서 급식실을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내달리는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가 낯이 익다.
그리고 그가 찬 검도 익숙했다.
“저, 저 유저……!”
그 목소리가 박 팀장 입에서 튀어나온 순간.
[끄아악!]한 유저가 또다시 로그아웃되어 잿빛이 되어 사라졌다.
몰린 유저들 틈으로 유저 민혁이 날아올랐다.
이어서.
푸화앗!
그가 발란의 검을 휘둘렀다.
* * *
푸화앗!
“꼬꼬!”
단숨에 유저들 틈으로 난입한 민혁의 검이 황금 닭을 횡으로 베었다.
피가 튀어 올랐다.
현실과 100%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감.
하지만 민혁은 차분했다.
그 차분함은 오로지 하나의 목표가 만들어내고 있었다.
‘먹어본다.’
꾸울꺽-
다시 한번 목울대가 움직인다.
황금 닭은 가까이서 보니 부리가 칼이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 어째서 유저들 몸에 박히나 했더니 가까이 다가오니 알 수 있었다.
“꼬…… 꼬!”
황금 닭이 분노한 표정으로 민혁을 노려본다.
민혁과 황금 닭.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유저들은 차마 황금 닭에게 덤빌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곧이어 그 긴장감 속에서 화가 난 황금 닭이 민혁을 향해 쏘아져 갔다.
“꼬꼬!”
분노한 황금 닭을 향해 민혁이 검을 찔렀다.
그 순간 황금 닭이 몸을 비틀어낸다.
“저거, 내가 봤을 때 닭 아니야. 사람 새끼야.”
한 유저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민혁은 당혹하지 않았다.
칼 같은 부리를 놈이 찌르고 들어오자 몸을 한 바퀴 돌려 피해내고 발로 놈을 후려쳤다.
퍼엇!
“꼬꼬!”
“빠, 빠르다……!”
“헐…… 혼자서 황금 닭을…….”
황금 닭에 대한 데이터를 아는 유저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운영자들이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황금 닭은 여럿의 유저들이 힘을 합쳐서 잡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 때문에 공략이 힘들다.
담합하면 누가 먼저 황금 닭을 얻을지 몰라 욕심에 멀어 개인전으로 나가기 때문.
더군다나, 초보들이 파티의 개념을 잘 알리도 없었다.
하지만 민혁은 지금 다른 유저들보다 스텟이 더 높았다.
거기에 그에게는 발란의 검이 있었으며 남들보다 허수아비를 더욱더 많이 타격한 것, 그리고 현실에서 매일 꾸준히 네 시간씩 운동해준 노련함이 있었다.
[용맹의 일격.] [일격에 20%의 공격력이 추가됩니다.]민혁은 스킬을 사용했다.
이어서 황금 닭이 민혁을 향해 날아올랐다.
푸드드득!
“으어어어!”
“도, 독수리야, 뭐야!”
몇몇 유저가 지레 겁을 먹고 물러난다.
하지만 민혁은 물러서지 않았다.
놈을 노려보다가 있는 힘껏 놈의 몸통을 향해 검을 찔렀다.
그리고 놈의 부리도 민혁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푹!
찔린 이는 다름 아닌 황금 닭이었다.
민혁이 한 수 빨랐던 거다.
그리고 이어 민혁은 검을 놓고 잠시 물러났다.
“꼬……꼬…….”
힘없이 늘어지는 황금 닭.
다시 빠르게 거리를 좁혀 검을 뽑아냈다.
푸직!
그다음 있는 힘을 다해 닭목을 내리쳤다.
푸화아악!
콸콸!
피가 쏟아졌다.
이어서 알림이 들려왔다.
[이벤트용 몬스터인 황금 닭 사냥에 성공하셨습니다.]민혁은 죽은 황금 닭의 앞으로 나타난 일반 닭 크기의 황금색 동상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82,135라고 써진 골드와 황금 닭의 부리가 놓여 있었다.
민혁은 손을 뻗어 집었다.
[82,135골드를 획득합니다.] [황금 알을 낳는 닭을 획득합니다.] [황금 닭의 부리를 획득합니다.]이벤트용 보스 몬스터이기 때문에 드랍한 골드도 꽤 많았다.
그다음 민혁은 재빠르게 죽은 황금 닭 사체에 손을 뻗었다.
“획득.”
몬스터의 사체의 경우는 손을 뻗으면 무조건 획득이 아니다.
이렇게 직접 말하거나 혹은 자신의 손을 사용해야 했다.
거기에 더해져 인벤토리 안에 있다고 해서 부패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바깥 온도에 따라 부패가 시작된다.
민혁의 인벤토리로 황금 닭의 사체가 빨려 들어갔다.
“후후.”
민혁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놈을 요리하면 분명 맛있을 거야.’
놈과 싸우면서 보았다.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뒷다리.
적당하게 키워진 가슴살.
남들은 골드에 눈이 뒤집혔을 때 먹을 것에 눈이 뒤집힌 민혁이었다.
그는 바로 공복감을 느껴 딱딱한 빵을 입에 물고는 황금알을 낳는 닭을 확인해봤다.
(황금 알을 낳는 닭.)
등급: 이벤트 아티팩트.
특수능력:
⦁하루에 한 번 20만 골드를 품은 계란을 낳는다.
⦁하루에 한 번 일반 계란보다 훨씬 맛있는 계란 열 개를 낳는다.
설명: 이벤트 몬스터인 황금 닭을 잡으면 얻을 수 있다. 유저는 두 가지 특수능력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하루에 한 번 보상받기가 가능하다.
“오!”
민혁은 사실 다른 유저들이 말하는 골드 보상 같은 걸 듣지 못했다.
워낙 황금 닭이 맛있어 보여서 말이지.
민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거 정말 대단한 보상 아니야!?’
세상에 이런 보상이 있을 수가 있는가!?
이건 혁신에 혁신을 더한 보상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2번이쥐!”
[황금 알을 낳는 닭. 맛있는 계란을 선택하시겠습니까?]민혁에겐 더 생각할 것도 없는 이야기였다.
그에겐 두 번째 보상이 좋아 보이는 것이다!
“고라쥐!”
[황금 알을 낳는 닭의 특수능력 선택을 완료하셨습니다.]띠링!
[히든피스. 먹는 행복을 아는 자가 달성됩니다.] [식품 보관 인벤토리를 획득합니다.] [5대 기본 스텟+5를 획득합니다.]* * *
[민혁 유저가 히든피스. 먹는 행복을 아는 자를 달성하셨습니다.]“?”
“?”
“?”
“?”
잠깐 정적이 지나갔다.
박 팀장은 눈을 끔뻑거리다 하품을 크게 했다.
“하암, 야근을 너무 오래 했나. 이젠 이상한 게 보이네.”
그러면서 찔끔거린 눈물을 닦아내고 다시 한번 떠오른 문구를 바라본다.
[민혁 유저가 히든피스. 먹는 행복을 아는 자를 달성하셨습니다.]문구는 변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말없이 목덜미를 긁적거렸다.
그러다가 말했다.
“이게 내가 이상한 거야? 저걸 택하는 게 말이 된다고?”
다른 운영자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마, 말도 안 돼……! 저 사람 글씨 못 읽는 거 아니야!?”
하지만 곧 영상 속에서 나오는 민혁이 대변했다.
[계란후라이~ 계란말이~ 계란을 톡! 까서 라면에 넣으면!? 개꾸우울~]“……이거 실화냐.”
민혁이라는 유저는 진심으로 행복해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박 팀장은 이마에 손을 짚었다.
“저 유저 아직 레벨 1이지?”
“예.”
“근데 능력치가…….”
보상으로 5대 스텟+5를 받았다.
황금 닭을 혼자 잡은 것만으로도 이미 그가 초보존에선 꽤 난다긴다한다는 것인데, 이젠 거의 넘사벽으로 다가서 버린 것이다.
오로지 먹었을 뿐인데!
“이제 황금 닭은 사라지겠네요…….”
“그렇지, 히든피스가 달성되었으니까.”
히든피스가 달성되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황금 닭이다.
“이거 큰일인데, 황금 닭을 대체할만한 초보존 이벤트 같은 거 하나 더 만들어야겠는데? 와…… 황금 닭 이벤트 영원히 안 끝날 것 같다고 개발팀들 그렇게 자부하더니.”
“사실 안 끝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한 사원의 말에 박 팀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다시 생각해도 어이 없네?”
박 팀장이 커피를 다 마신 종이컵을 찌그러트리며 말했다.
“무슨 지네 아빠가 회장님이라도 돼!? 어? 돈이 그렇게 많아!? 어!? 하루에 만 원이 뉘 집 개 이름이야!!!”
박 팀장은 오늘 밤늦게까지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 직감했다.
* * *
응, 우리 아버지 회장님이야~
“아버지.”
게임을 종료하고 나온 민혁은 미리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 강민후를 볼 수 있었다.
“어떠냐, 재밌냐?”
“예, 너무너무 재밌어요.”
아버지 강민후는 그에 빙긋 웃었다.
“저 오늘 삼계탕 먹었어요. 아버지.”
“오……!”
강민후는 감탄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고요, 오늘 황금 닭이라는 녀석을 사냥했는데…….”
민후는 그가 신이나서 말하는 걸 들으며 흐뭇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민혁이 이런 표정을 짓는 거를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로썬 기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좀 있으면…….”
민혁은 빙긋 웃었다.
“치킨을 먹으려고 합니다.”
“……!”
아버지 강민후는 마치 아들이 수능에서 수석을 했을 때보다 더 속으로 기뻤다.
아들은 치킨을 먹고 싶다고 매일 같이 노래를 불렀었다.
마음 같아서는 먹이고 싶었지만, 아버지로서 그것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민혁이 게임 속에서 그것을 이룬다고 하니, 이보다 더 기쁠 수 있을까.
민혁과 대화를 나누던 강민후는 이어 담당의사인 진환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까진 특별한 부작용이나 호전 증세를 찾지 못했습니다. 현재 계속해서 민혁 군을 주시하며 하루 먹는 양을 체크 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먹지 않은 양만큼 더 빠르게 많이 먹고 있는 중입니다.”
강민후는 고개를 주억였다.
그러다 진환이 물었다.
“오늘 표정이 좋으시군요.”
“좋고말고. 아버지로서 아들이 저리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는데.”
진환도 고개를 주억이며 웃었다.
곧 강민후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빠르게 수십 년간 그를 보좌했던 비서 박문수가 붙었다.
“설치는?”
“완료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민후의 집무실로 향했다.
곧이어 문이 열리자 아테네 캡슐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