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843
밥만 먹고 레벨업 844화
칼리온 왕국.
칼리온 왕국에는 많은 왕국과 제국들이 탐내는 자가 존재했다.
이제 고작 스물두 살의 나이밖에 되지 않는 필멸의 무도가 런슨이었다.
런슨은 놀랍게도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칼리온 왕국의 가장 실력자였던 기사단장을 이긴 전력이 있었다.
모두가 런슨을 희대의 천재라고 부르곤 한다.
그는 필히 대륙신인 ‘무도의 신’이 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고작 스물두 살이라는 나이.
현재 주먹을 위주로 쓰는 기사들을 이끄는 런슨에게는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마력한계자’라는 사실이었다.
마력한계자는 대륙에 열 명도 채 되지 않는 아주 극소수의 이들만이 존재한다.
이 마력한계자들은 10~20살 사이에서는 누구보다 폭발적인 마력량을 보여준다.
하나 문제는 20살 이후부터는 더 이상 마력을 쌓을 수 없게 된다.
그나마 소멸하지 않게 되는 것은 다행이었으나 런슨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모든 사람들의 바람처럼 자신은 ‘무도의 신’에게조차 닿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런슨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마력량을 쌓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격투술 수련에 밤낮으로 매진하는 것이었다.
“런슨 경께서 오신다면 천외제국의 내로라하는 이들이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꺼지시오.”
“런슨경이 정말 ‘무도의 신’이 될 수 있단 말입니다.”
“꺼지라니까?”
헤이즈는 병력들을 이끌고 이런 런슨을 섭외하기 위해 왔다.
그러나 런슨은 강경했다.
런슨의 목표는 부를 쌓거나 권력을 이루는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더 강해지고 단단해지는 것에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였기에, ‘실력’으로의 성장을 위해 달려 나가는 것이다.
흔히 말하자면 ‘훈련밖에 모르는 놈’이었다.
당장 자신을 성장시켜줄 무언가가 없으면 따라오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브로드와 창신 밴 등이 있는 천외제국의 영입을 이토록 거부하다니?’
일반적인 제국이었다면 런슨을 영입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러나 천외제국은 대륙신이 있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영입이 들어오는데 런슨이 이토록 거부반응을 보인다니.
그가 마력한계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 종일을 매달려도 런슨은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내일 아침에 찾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세요.”
“돌아가라, 내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
천외제국의 이들이 돌아가고 런슨은 눈앞의 목각 인형을 미친 듯이 두들겨댔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그가 장갑을 벗었다.
붉은 피가 장갑에 흥건하였고 손은 까질 대로 까져 있었다.
‘성장만 할 수 있다면…….’
그는 천재적인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인물이다.
그랬기에 성장만 할 수 있다면 무도의 신이 되었을 수도 있다.
“크흐흐흑, 제기랄……!”
결국에 그가 무릎을 꿇고 오열하였다.
한참이나 오열하던 그가 지친 듯 벌러덩 누웠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낸 그가 밤하늘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별이 수놓아진 밤이다.
이변이 일어난 것은 그때였다.
[절대신 중 하나.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누군가를 옳은 길로 인도하고, 누군가를 지켜주는 신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는 그 신은 어쩌면 당신의 불치병을 치료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런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절대신에 대해서 런슨도 알고 있다.
감히 대륙신들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신이라고 알고 있다.
‘신께서…… 나를 가엽게 여긴 건가?’
생각해 보면 그렇다. 자신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시대의 천재였다.
‘이런 천재인 내가, 이토록 노력해도 성장하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하시는 거다. 그래, 나 같아도 이런 인재를 썩히는 건 아까워.’
사실 런슨은 자아도취에 취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거룩하고 위대하신 절대신님은 자신의 생각과는 좀 달랐다.
[절대신 중 하나가 말합니다.] [갈 거냐, 말 거냐, 귀찮으니까 빨리 말해라.]“……?”
아니, 나를 가엽게 여겨 바라보고 계셨던 것 아니던가?
[절대신 중 하나는 ‘천외제국의 수호신’입니다.]“……!”
런슨은 또 한 번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소문으로는 악신이었다는 자가 절대신이 되었고, 천외제국을 수호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던 바 있다.
즉, 그의 도움을 받기 위해선 천외제국에 가야 함이 옳다고 볼 수 있다.
[절대신 중 하나가 투덜거립니다.] [감히 나에게 이런 걸 시키다니…….]“……?”
무슨 말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저 목소리 너머에 커다란 분노가 느껴지고 있다.
[절대신 중 하나가 말합니다.] [아, 오기 싫으면 말아라, 귀찮으니까.]끝으로 더 이상 거룩하고 위대하신(?) 절대신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다음 날.
헤이즈는, 런슨의 굳건한 눈빛에서 자신이 그를 영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미 런슨은 모든 준비를 끝내고 준비하고 있었다.
“빨리 가지.”
그리고 그날 곳곳엔.
[절대신 중 하나가 귀찮아합니다.] [절대신 중 하나가 짜증을 냅니다.] [절대신 중 하나가 갈 거냐, 말 거냐며 묻습니다.] [절대신 중 하나가 거침없이 몸을 돌립니다.]싫다면서 민혁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착한(?) 오블렌이 있었다.
* * *
사냥개 아마칼.
아르도 제국의 자랑이었으며 어쩌면 아르도 제국 그 자체인 인물이었다.
평범하디 평범한 기사들을 가장 뛰어난 기사단으로 만들어낸 일화는 이미 대륙의 전설이 되었다.
그러한 아마칼은 콘스티누 황제가 떠나기 전 했던 말을 떠올렸다.
-창신 밴이 우리 제국으로 온다면 지금 있는 사령관 컨드를 부사령관으로 내리고 사령관직을 주면 되겠군.
-브로드에겐 어떤 자리를 줄까, 이미 모두 찬 상태인데, 얼마 전 몬스터에게 사망한 로이크 공작의 자리를 내주면 되겠지.
그때마다 아마칼은 반문했다.
-폐하, 송구하오나 사령관 컨드 경은 평생을 지휘관으로서 살아온 인물입니다. 그런데 어찌…….
-아마칼 경이시여, 당장 우리 제국의 부흥이 눈앞에 있소. 그것이 중요하오?
그리고 사망한 로이크 공작의 자리를 내어준다 할 때.
-폐하, 사망한 로이크 공작은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져 싸우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시기가 1주가 채 지나지 않았나이다. 유족들과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아마칼 경.
그때 콘스티누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짐이 아마칼 경의 자리는 필히 지켜 드리겠으니.
콘스티누는 아마칼에게 믿음의 눈빛을 주었다.
그러나 아마칼은 그것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
-제국을 지키려는 자들을 헤아려 주소서, 폐하.
그저 원할 뿐이다. 콘스티누가 과거로 돌아가기를.
아마칼은 아주 어린 시절, 콘스티누의 명을 받았다.
-아마칼 경. 온 세계에서 제일가는 기사단을 꾸려주시게!
콘스티누 황제께선 그렇게 말씀하시며 모두에게 믿음의 눈빛을 주셨다.
사냥개 아마칼은 오로지 ‘제국의 부흥’만을 바란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그것은 틀렸다.
아마칼이 바라는 것은 제국 백성들의 안전과 평화였다.
공작도, 사령관도, 결국에는 제국의 백성이었다.
다른 인재들의 영입과 동시에 그들을 끌어내리는 콘스티누.
그리고 루브앙 제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변해 버린 콘스티누는 이제 백성들을 핍박하고 있었다.
콘스티누는 며칠 전을 또 떠올렸다.
-폐하, 세금을 10% 더 올리시면 안 됩니다. 배를 곪는 백성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나이다.
-아마칼 경.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얼마를 들여서라도 밴과 브로드 등을 영입해야 할 것입니다.
-…….
아마칼이 콘스티누를 지켰던 것은 뜻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콘스티누는 백성들의 안전과 평화보다, 가장 크고 강한 제국을 원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콘스티누는 세금을 내지 못한 자들의 자택에 병사들을 보내어 그들의 혈세를 받아냈다.
그 돈으로 그는 다른 제국의 자들을 영입하러 갔다가 실패로 돌아왔다.
“이 빌어먹을 천외제국의 황제놈, 감히 이제 건립한 제국의 황제 따위가……!”
콘스티누는 돌아온 기간 동안 화를 억누르지 못했다.
급기야 하녀가 실수로 컵을 깨뜨렸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심판했다.
“……병사들에게 시켜 치우라 하시오, 아마칼 경.”
아마칼은 허망하게 목이 잘려 죽어간 하녀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과 웃으며 인사를 나눴던 여인이다.
‘백성을 위한 황제가 되시겠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콘스티누가 말했다.
“천외제국에서 곧 인재영입을 위해 파견을 올 것입니다. 아마칼 경께도 접근할 수 있겠죠. 물론 아마칼 경이 떠나지 않을 거라는 건 압니다.”
콘스티누는 아마칼에게는 그 누구에게보다 따뜻하게 웃어주었다.
그것은 ‘아마칼’이 곧 강했고 제국 자체였기 때문이리라.
그날.
그가 찾아왔다.
그는 남루한 행색을 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이곳에 찾아온 천외제국의 외교관들과 달리 행동했다.
또한 듣던 것과 다르게 얼굴도 잘생기지 않은 평범한 모습이었다.
“얼굴을 내보일 필욘 없을 것 같아 숨겼습니다.”
“…….”
“천외제국으로 오십시오.”
“…….”
아마칼은 당연히 응하지 않았다.
며칠 동안 그는 계속해서 자신을 찾아왔고 응답해 주지 아니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남루한 행색의 그가 배고픈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우와, 이 음식은 뭐예요, 형?”
“이 음식은 닭죽이라는 음식인데, 먹으면 배도 부르고 속도 편할 거야.”
“되게 맛있어요!”
“많이 있으니까, 많이 먹어!”
“오빠가 제일 많이 먹고 있으면서!”
누구도 그가 황제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음식을 먹는 그를 보며 아마칼은 자신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그 모습을 봐서일까.
그가 다시 찾아왔을 때, 아마칼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이들과 닭죽을 먹는 것을 보았소.”
“함께 먹으니까, 더 맛있더군요.”
“당신은 다른 제국의 황제요. 그리 천하게 행동해도 되는 것이오?”
어찌 보면 천한 일이다.
꾀죄죄한 아이들 틈에 섞여 황제라는 빈민가에서 음식을 먹는 일.
“천한 일의 기준이 뭐죠?”
“…….”
“그저 아이들과 나눴을 뿐입니다.”
“어째서 나눴습니까? 그들은 적국의 아이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적국이 될 수도 있는 제국이라 한들, 배고픈 자들을 지나치지 않는 것일 뿐. 묻고 싶은 게 뭐죠? 애초부터 적국의 아이라 무시하고 핍박하는 황제 중에서 자신의 백성을 아끼는 황제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
아마칼은 자신의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올바른 황제다.
과거의 콘스티누보다도 더.
그가 물었다.
“당신에게 백성이란 무엇이오.”
그때. 정체 모를 음성이 들려오며 대답을 대신했다.
[절대신 중 하나.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누군가를 옳은 길로 인도하고, 누군가를 지켜주는 신이 당신을 바라보며 입을 엽니다.]아마칼도 들었다. 놀랍게도 악신이었다던 자가 고작 한 제국의 황제를 위해 수호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랬기에, 그는 절대신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는 백성들에게 먼저 웃어주었다.] [그는 백성들이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해 주었다.] [그는 누구보다 감성적인 왕이었다.]그렇다. 백성을 아끼는 것.
어쩌면 그것은 감성적인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의 백성 중엔 귀신창이란 자가 있었다.] [그의 백성 중엔 브로드라는 자가 있었다.] [그의 백성 중엔 엘피스라는 자가 있었다.] [그의…….] [그의…….] [그의…….] [그의 백성은 그를 위해 창신이 되었다.] [그의 백성은 그를 위해 사령관이 되었다.] [그의 백성은 그를 위해 대악마가 되었다.]그러나 그 감성이, 주변으로 사람을 모았다.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약한 왕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강인해졌다.
[그에게 백성은 가족이었다.] [그는 내게 말했다.] [내가 사는 세상에 나는, 희귀병에 걸려 친구 하나 없다고.] [그런 그는 천외국이란 작은 나라에서 가족을 만들었다.] [그에게 백성은 형이었고 누나였으며, 동생이었고 어미였으며, 때론 아비였던 것이다.] [그랬기에 악신이었던 나는.] [그의 가족이 되었다.]“…….”
아마칼이 민혁을 바라본다.
아마칼의 물음에 작은 웃음을 지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던 대답했다.
“가족이요.”
그와 동시에.
[황제의 권능.] [황제의 위로가 발동됩니다.]새로이 얻은 권능이 발동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