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04
밥만 먹고 레벨업 905화
코니르는 민혁에게 자신이 만났던 기연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테네의 힘이 코니르가 이를 발설할 수 없게 막았다.
그런데, 갑자기 알림이 떠올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발설금지에 대한 제한을 해제합니다.] [발설할 수 있는 내용은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의 위치에 대한 것뿐입니다.]발설금지의 제한. 그중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의 위치에 대한 제한만이 풀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민혁이 자신을 찾아왔다.
“코니르, 네가 알고 있는 그것에 대해 알려줄래?”
민혁은 발렌과 코니르가 초월자들의 마을에 대한 힌트를 알고 있다는 것에 눈치챌 수 있었다.
‘갑자기 강해져서 돌아온 코니르. 발렌은 그를 데리고 초월자들을 만나고 온 거야.’
사실 민혁의 입장에선 경악스러울 따름이다.
코니르가 떠났던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돌아온 코니르는 본래보다 100레벨 이상 높아져서 돌아왔다.
그렇다는 것은, 초월자가 코니르를 성장시켰다는 것이 된다.
코니르가 자신의 기억을 떠올린다. 녀석은 보통 한 번 본 것이나, 가본 곳은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가 슥삭슥삭, 지도를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코니르가 그려준 지도를 획득합니다.]그 지도를 건네받은 민혁은, 지체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 * *
코니르를 성장시켰던 그 남자.
민혁에게 힌트를 던져준 그는 ‘알브라임족’의 몇 안 되는 생존자였다.
알브라임족. 인간들 사이에서 태어나, 특별한 힘을 가진 자들이다.
알브라임족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들이 평범한 인간들보다 더 특별하다는 걸 알게 된다.
말로만 들었던 신들의 영역처럼 그들은 비상식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
인간도, 신도 아닌 그들은 설 곳이 없었다.
신이 되고자 하니, 신들이 그들을 시기 질투하여 죽이려 했고, 인간이 되려 하니, 너무도 강한 힘에 되려 인간들이 거부했다.
때문에 초월적인 힘을 가지게 되는 ‘초월자’인 그들은 자신들과 동류의 인간들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모이고 모여 만들어낸 마을이 아반베르 마을이었다.
아주 작은 아반베르 마을은 본디 약 200~300여 명 정도가 살고 있었다.
그때의 ‘그 일’ 이후, 대부분의 알브라임족들이 죽어 이제 고작 다섯만이 남았다.
살아남은 알브라임족들은 초월자들 중에서도 유독 더 특별하고 강한 자들이었다.
그리고 헬레냐로부터 태양의 광물과 태산의 광물을 훔쳐 달아났으며, 코니르를 성장시킨 그 남자가 다른 초월자들에게 말했다.
“어때, 나 잘했지? 그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코니르가 그랬거든.”
“저, 정말?”
“나 오늘은 지네 내장 구이 안 먹어도 되는 건가?”
그들은 신들조차 뛰어넘는 무력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초월자들이다.
그런 그들이 지금, 고작 음식 하나에 눈에 띌 듯이 기뻐하고 있다.
“몇백 년, 아니, 천 년도 넘었나? 그 시간 동안 지네 내장만 먹었는데, 인간들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웬일로 벤더가 좋은 일 했네.”
그러나 그것도 이해된다.
그들은 이 요새에서 수백 년, 어쩌면 천 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갇혀 있었으니까.
“이곳에서 나가기만 해도 헬레냐가 우리를 쫓아올 테니, 나가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지.”
그들의 말처럼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 중 유독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이도 있게 마련이다.
“잘하긴? 벤더가 또다시 철부지 짓을 했다. 코니르라는 소년 때도 내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일렀거늘.”
키가 크고 머리가 맨질맨질 대머리이며, 근육질의 그는 고개를 저었다.
“코니르 당시에는 검신 발렌의 부탁이 있었기에 네가 그 녀석을 두 번째 관문에 통과시키고, 훈련시키는 것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도 주의를 주지 않았는가. 자격이 없는 자는 이곳에 발을 들여선 안 된다. 그들은 추후 우리를 대신해 8기둥을 막아야 하는 자격을 갖춘 자들이어야만 해.”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이들을 꾸짖는 사내.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한심하군, 먹을 것에 눈이 멀어 아직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애송이를 이곳에 오게 하다니.”
그에 벤더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넥. 너 코니르가 끓여준 라면 먹은 다음 껴안고 고맙다고 하지 않았냐?”
“밥까지 말아 먹지 않았나.”
“먹으면서 울었던 것 같은데.”
넥이라는 자가 무안한 듯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넥도 그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개똥벌레 똥이나 지네 내장구이, 바실리스크의 입술 요리와 같은 것들만 먹어왔던 그들이다.
그것만 봐도 토가 나올 것 같았고, 그저 살기 위해 먹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것 알지 않느냐?”
넥의 말에 모든 초월자들이 즐거운 미소를 짓던 것도 잠시 현실을 깨달았다.
그렇다. 자신들은 그래선 안 되었다.
자신들은 신들의 땅과 지상계를 지켜야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자격 없는 자가, 이 요새에 들어와선 안 된다.
“넥의 말에 동의해. 나도 맛있는 게 먹고 싶긴 하지만 그는 아직 이 요새에 올 자격이 없어.”
마법사로 추정되는 여인의 말이었다.
시무룩해진 그들이었으나, 곧 벤더가 애써 웃었다.
“역시, 그래선 안 되겠지?”
과거 세상을 구했던 그들은 맛있는 것 하나 먹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때, 넥이 말했다.
“그는 이곳으로 오는 길을 알게 되었을 거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이용해 그를 돌려보내면 될 것 같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는 말 그대로 여러 관문이 존재한다.
그리고 초월자들은 처음 마을을 방문할 시, 이 요새에 들어와 시험을 치른다.
이 요새에 들어가는 초월자들은 아직 자신들의 힘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미숙한 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이곳의 관문을 달성해서 나왔을 시, 다른 초월자들의 가르침을 받아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중 가장 뛰어나게 관문을 돌파했던 이는 다름 아닌 ‘벤더’였다.
“벤더. 너의 첫 번째 관문 돌파시간이 몇 분이었지?”
“6분대였지.”
본래 두 번째 관문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첫 번째 관문을 돌파하면 된다.
그러나 자격 없는 자의 출입을 막아야 하기에 넥이 묘책을 제안했다.
“벤더의 신기록이 6분대이니, 지금 오는 자가 7분을 달성해야만 두 번째 관문에 입장할 수 있는 것으로 하자.”
“……아예 들어오지 말라는 거야?”
마법사인 베르니의 말이다.
벤더는 이 중에서 가장 늦게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 입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자리의 누구보다 뛰어나다.
즉, 벤더는 이 요새를 통과해 초월자가 되기 이전에 이미 굉장한 강자였다는 의미였으며, 그가 6분대가 걸린 것에 비해 다른 이들은 대부분 10분이나 11분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심지어 저자는 아직 벽 하나를 넘지 못했어.”
그 벽은, 700레벨을 뜻한다.
고작해야 620 가까이 되는 민혁이 벤더의 기록과 가까워지는 건 불가능하다.
“자격이 없는 자가 들어오는 것이다. 애초에 나는 저자가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설 가능성조차 주고 싶지 않아.”
넥의 차가운 말이었으나 어쩌면 가장 현실성 있는 말이었다.
“미안하다, 내가 과거처럼 내 독단적인 행동으로 너희에게 피해를 줬군.”
태양의 광물과 태산의 광물을 훔쳤던 벤더.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나 모두가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때도, 지금도 너의 선택이 우리를 위해서였음을 안다.”
모두가 맛있는 걸 먹게 하기 위한 벤더의 마음이었으리라.
넥이 곧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의 첫 번째 관문내용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얼마 후 그들에게 알림이 들려왔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 정체 모를 자가 입장합니다!]벤더는 씁쓸한 표정으로 입장하는 이를 바라봤다.
‘내 잘못된 선택에 당신이 피해를 보겠군. 미안하다.’
* * *
코니르가 건넨 지도를 따라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 들어온 민혁이 알림을 들었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 입장하였습니다!] [당신은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 입장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서 지금 바로 나가실 수 있습니다!] [나가지 않는다면 더 상향된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를 도전해야만 합니다!] [상향된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를 도전하실 시 더 뛰어난 보상이 주어집니다.]민혁은 더 높은 난이도를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초월자의 분쇄기’를 획득하고, ‘태산의 광물’이 안에 있는 자가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민혁을 그 알림이 막을 순 없었다.
또한.
‘고작 레벨로 나를 평가하는 건 말도 안 되지.’
그렇다. 애초에 초월자에 대한 행방은 ‘레벨’에 의해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극소수의 유저들은 고작 레벨 따위로 측정할 수 없다.
어떠한 유저들은 500레벨이어도 599레벨을 이기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민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가지 않고 도전한다.”
민혁은 망설이지 않았다.
곧바로 걸어 들어가던 민혁의 눈앞으로 요새 안쪽으로 펼쳐진 거대한 홀이 보였다.
마치 콜로세움을 연상케 하고 있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는 직업군에 따라 시련이 달라집니다.] [시스템이 당신을 탐색하여 당신에게 맞는 시련을 안내합니다!] [당신은 가장 보편적인 전투직 클래스의 시험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 관문에 대해서 안내됩니다.] [첫 번째 관문은 500레벨대 몬스터 15만을 사냥하는 것입니다!] [15만의 몬스터를 모두 사냥하면 추가적인 몬스터를 불러들일 수 있으며, 더 많이 사냥할수록 보상은 더 뛰어나집니다!] [더 많은 몬스터를 원할 시 ‘몬스터 소환’이라고 말하면 2만의 몬스터들이 추가 소환됩니다.] [간혹 보스급에 해당되는 몬스터들이 있으니 주의하십시오!]본래 이 몽환의 요새의 적합레벨은 700이다.
700레벨의 전투직 클래스가 15만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
아무리 뛰어난 스킬들과 높은 딜량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민혁은 ‘만약 700레벨을 달성한 유저들 백만 명이 도전한다 해도 한 명이 깰까 말까 하지 않을까’ 하며 추측을 했다.
그런데, 더 우스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다.
[난이도가 상향되어 500레벨대 15만의 몬스터를 7분 내로 사냥하는 것으로 변경됩니다!] [난이도가 상향되어 몬스터들이 10% 더 강해집니다!]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에는 순위가 존재합니다!] [1~3위까지의 순위가 오픈됩니다!] [1위 벤더. 6분 46초. 총 198,513마리 사냥.] [2위 베이스. 7분 29초. 총 156,413마리 사냥.] [3위…….] [당신은 더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기 때문에 관문을 통과할 시 더 뛰어난 보상을 획득하게 됩니다.]민혁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한 아테네 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민혁은 세계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만큼 강한 광범위 스킬을 보유한 자라고 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민혁이 이전에 가지고 있던 ‘패왕도’에 필적하는 스킬을 보유한 유저들의 숫자는 현재 100명을 가뿐히 넘어선다.
그러나 패왕지존도에, 필살검에, 무형검정도의 스킬까지 가진 유저는 극히 드물다는 것.
그리고 민혁에게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스킬들이 존재한다는 것.
끼이이이이익-!
쿠우우우우웅!
끼이이이이이이익-!
쿠우우우우웅-!
콜로세움은 엄청나게 넓은 편이었으며 수백 개의 철장이 처져 있었다.
그 철장이 저절로 올라가며 그 안에서 십만이 넘는 몬스터떼들이 득실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민혁은 한번 계산해 봤다.
‘내가 더 빠르게, 더 많은 이들을 죽여 클리어한다면, 보상은 더 뛰어나진다.’
또한, 자신이 신기록자를 넘어서면 그 보상은 더 뛰어나질 것이 분명해 보였다.
초월자들이 주는 더 뛰어난 보상.
민혁은 그를 저울질하며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는 15만 마리의 몬스터들을 바라봤다.
* * *
초월자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움직이지 않는 거지?”
“얼어붙은 것 같군.”
넥. 그가 고개를 저었다.
당장 눈앞에 15만의 몬스터들을 마주한다면 얼어붙지 않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특히나, 그는 아직 한 단계 벽을 넘어서지 못한 자에 불과했다.
“벌써 포기한 건가?”
넥은 고개를 저었다. 차라리 잘되었다.
“자격이 없는 자가, 용기도 없다니. 애초에 잘되었다. 저런 자가 우리들의 긍지를 잇진 못할 터이니.”
넥의 말에 모두가 씁쓸하지만, 고개를 주억이며 동감했다.
저 정도에 얼어붙는 용기 없는 자.
이 요새에 들어올 자격조차 없다.
그런데 곧, 수정구에서 가만히 서서 허공을 바라보던 그가 피식 웃는 모습이 보였다.
그가 말했다.
[역시, 이게 훨씬 더 낫겠지.]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이득을 말하는가?
바로 그때. 그가 중얼거렸다.
[소환.]“……?”
“……?”
“……?”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소환이라니?
그는 검을 들고 서 있다. 또한, 코니르에게 들었던 것에 의하면 그는 ‘식신’이란 클래스이나 무척 강한 자라고 알고 있다.
물론, 그가 한 제국의 황제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 ‘가신들’은 부를 수 없다.
“그렇지만 스킬이라면……?”
누군가의 중얼거림에 그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소환술사가 아니잖아.”
“그렇다고 네크로맨서도 아니지 않나?”
“조련사도 아니고.”
그리고 곧, 수정구 안의 사내가 말을 끝맺었다.
[불멸의 기사단.]그 순간.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팟-
그의 주변으로 빛이 되어 나열되어 나타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허름한 갑옷에, 허름한 투구, 허름한 검을 착용하고 있었다.
초월자들이 안도했다.
“소환스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긴 한데, 그래 봤자 병사들을 소환할 수 있는 스킬이었군.”
“하긴, 왕이나 황제 중에 저런 잡기술을 가진 자들은 있을 수 있지.”
“그래 봤자 훌륭한 인간 병사라 해도 저 몬스터들과 동급일 터.”
그들은 작게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런데 곧, 병사들을 바라보는 사내. 그가 바로 코앞까지 몰려온 15만의 몬스터들을 보면서도 여유로운 표정이다.
그리고 자신이 소환한 병사들과 어떠한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검으로 몬스터들을 겨누며 말했다.
[멸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