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05
밥만 먹고 레벨업 906화
군신의 불멸의 기사단.
총 스무 명의 기사들을 선정할 수 있으며, 민혁이 보유하고 있는 스킬 중 가장 뛰어난 스킬이다.
또 반대로는 가장 사용이 꺼려지는 스킬이기도 했다.
불멸의 기사단은 소환에 응한 자들의 숫자에 따라 ‘경험치’와 ‘카리스마’ 스텟이 영구적으로 소멸하게 되는 스킬이다.
유저들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영구적 소멸이다.
특히나 민혁과 같은 하이랭커들은 1%의 경험치를 올리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그러한 경험치들이 스킬 사용 한 번으로 수십 퍼 이상 사라진다.
심지어 카리스마 스텟.
카리스마 스텟은 유저들이 인정하는 획득하기 가장 까다로운 스텟 중 하나다.
특별 스텟이었기에 단순한 스텟 포인트로 올릴 수도 없을뿐더러, 리더십이나 혹은 다양한 업적 등에 따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민혁은 이 스킬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예외가 존재한다.
‘소멸하는 카리스마 스텟과 경험치를 감수할 만큼 뛰어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때.’
지금이 딱 그 상황이다.
현재 이 초월자의 몽환의 요새는 난이도가 상향되었다. 그로 인해 보상은 그 전보다 더 좋아졌다.
덧붙여.
‘15만을 사냥하고, 그 이상의 몬스터들을 사냥하게 되면 보상은 더 좋아지게 된다.’
초월자들이 주는 보상이 더 뛰어나진다는 것.
그리고 민혁의 앞에 빛이 되어 나열된 자들.
총 열두 명의 이들이 집결했다.
허름한 투구와 허름한 갑옷.
군데군데 찢어진 망토를 두른 그들을 보며 민혁은 눈을 회피했다.
사실 민혁이 군신의 불멸의 기사단의 사용을 자제하는 이유 중 또 다른 것은 바로 이것이다.
‘바쁜 형, 누나, 삼촌들을 불러들였으니…….’
눈치가 보인다. 또 다르게는 자신의 소환에 응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다 민혁은 묘책을 하나 생각했다.
이 자리의 이들은 모두가 콧대 높은 자들이다.
때문에 한 번씩 모이기라도 하면 서로 견제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민혁은 그것을 이해했다.
‘강자들끼리 모였는데 솔직히 궁금하겠지, 누가 더 특별하고 누가 더 강한가.’
그들도 사실 그것이 궁금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싸워볼 순 없었으니 답답한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좋은 기회가 생겼다.
‘후후후, 더 열심히 몬스터들을 사냥하게 할 기회이기도 하지.’
그들이 전력을 다해 몬스터들을 사냥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여기서 우위를 가리는 게 어때요?”
사실 모두가 답답해하고 있던 때다. 지금도 슬쩍슬쩍 서로를 곁눈질하고 있다.
“누가 강하고, 특별한지.”
그리고 이러한 말을 했을 때쯤에, 한마디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자신의 예상대로 입을 열었다.
“민혁아, 당연한 걸 말하지 마라.”
그것은 작은 체구의 병사. 검의 대제 엘레였다.
“이미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누가 가장 특별한지 알고 있지 않느냐.”
그것은 자신이지 않겠냐는 목소리였다.
그에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아, 모두가 알고 있지. 가장 특별한 이가 누구인지. 후후.”
거대한 체구를 가진 사내. 본인이 왕국 그 자체인 자. 패왕 라르도다.
그때, 또 다른 누군가 말했다.
“그렇지,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겠지.”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가장 특별하다 여기고 믿고 있다.
“뭐, 모두가 말하지 않아도 알겠죠. 어머니 아테네의 사랑을 받는 제가 있잖아요?”
성녀 로이나였다. 곧 한마디씩 내뱉던 그들이 서로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결국 그들은 스스로가 여기서 가장 특별하다 믿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하…….’ 하는 소리를 낸다.
또 누군가는.
“허허…….”
하며, 어찌 그걸 모르느냐는 소리를 내었다.
그들 모두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이것은 기회다.
민혁은 그 기회를 누구보다 잘 이용하는 사내다.
“그럼 여기서 가장 많은 몬스터를 죽이거나, 더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강하고 특별한 걸로 하죠.”
“해보나마나겠지만.”
“뭐, 나쁘지 않죠.”
“해봐야 아나, 거참.”
민혁은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리는 걸 알았다.
전력을 다하는 ‘분노의(?) 불멸의 기사단’은 최강이니까.
어느덧 근접한 몬스터들을 보며 민혁이 검을 겨누며 말했다.
“멸하라.”
그 말이 떨어진 순간, 가장 앞서 나가는 여인이 있었다.
휙, 하고 몸을 돌린 그녀는 체구가 가장 작은 여인이었다.
‘보여주세요, 누나!’
민혁은 관종대제 엘레의 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재밌구나.’
엘레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불멸의 기사단 중, 검신 발렌을 제외하고 자신만큼 특별한 사람은 없다.
아니, 생각해 보면 자신은 검신의 후예 자리도 마다한 사람이지 아니한가?
심지어 대륙을 통합할 수 있는 힘을 쥔 자이며 제국의 황제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있는데 본인들이 더 특별하다 믿는가?’
뚜벅뚜벅, 앞을 향해 걷는 엘레.
낡은 갑옷과 검을 든 그녀의 앞으로 레벨 540대의 ‘뿔난 물소’ 떼가 달려오고 있다.
뿔난 물소는 HP양이 높고, 딜량도 굉장한 편에 주로 몸을 이용해 들이박는다.
이 몬스터를 상대하기 가장 난해한데, 그 이유는 놈들이 ‘무리’를 지어 상대를 공격한다는 거다.
최소 50마리씩 무리를 짓는 편인데, 놈들은 지금은 약 2천 마리가 함께 선두에서 달려오고 있다.
그런 뿔난 물소 떼들을 바라보며 엘레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가장 선두에 선 물소를 향해 검을 내리그었다.
바로 그 순간.
피, 피피피피피피피피, 피피피피피피피피피피핏-!
선두 물소의 몸 곳곳이 난자되며 피가 솟구쳤다. 그 공격은 거미줄처럼 번져 나가며, 뒤쪽에 있던 물소 1천여 마리가 순식간에 붉은 피를 흩뿌리면서 쓰러졌다.
물소 떼가 쓰러지자, 뒤쪽에서 함께 내달리던 몬스터들도 그에 엉켜 넘어지거나 균형을 잃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해, 엘레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 내가, 가장 특별하다!!!’
내달리는 엘레. 그가 지나는 자리마다 여러 마리, 때론 수백 마리가 넘는 몬스터들이 피를 흩뿌리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민혁은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을 들으며 희열했다.
그러기도 잠시, 이번엔 또 다른 자가 난입했다.
-가장 많은 몬스터를 사냥한 자가, 우위에 선다.
그는 유치함에 조소를 머금었다. 그러나 자신도 우위를 가리고 싶긴 매한가지.
작은 비웃음을 지은 그.
그의 검에서 뜨거운 화마가 일렁인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악-
사내가 맹렬하게 타오르는 그 검은 화마를 앞에서 내달리는 적들을 향해 단숨에 내리꽂았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약 1만에 이르는 몬스터들이 화마에 삼켜져 사라졌다.
그런 꿀렁이는 화마를 쏘아 보낸 이를 지나쳐 또 다른 자가 높이 뛰어올랐다.
그는 패왕 라르도만큼 거대한 풍채를 가진 사내였다.
하늘 높이 날아오른 그는 거대한 대검을 쥐고 있었다.
그는 바로 수백만 용병들의 왕.
벤테오다.
“용병극강검술.”
포효한다. 브로드가 수백 마리의 늑대와 같은 검기를 발현한다면, 용병왕 벤테오는 힘 있고 강한 곰과 같은 검기를 펼친다.
“최종장.”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그것은 곰의 앞발 내려찍기와 같았다. 쏟아지는 거대하고 두터운 검기들이 몬스터들을 흔적도 없이 산산조각을 내고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쓸려나가는 몬스터들을 보며 한 병사가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가장 뛰어난 종은 엘프지.’
그는 바로 엘프의 왕 아르곤이었다. 그가 활시위에 다섯 개의 화살을 단번에 걸었다.
그 화살들이 몬스터들 틈에 날아가더니 금방 폭발을 일으켰다.
콰, 코콰콰콰콰콰코콰쾅!
그러곤, 이내 자신을 향해 하강하며 부리로 공격하려는 거대한 크기의 독수리를 발견했다.
“읏차.”
독수리의 부리를 가뿐히 피해낸 그가 다시 비상하려는 놈의 다리를 잡아채 등 뒤에 올라탔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엑!”
독수리의 머리통을 부여잡은 아르곤이 하늘로 날아올라 중심을 잡고 미친 듯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그의 화살이 초당 3회씩 발사되며 정확히 놈들의 급소만을 노려 죽여냈다.
그리고 병사 중 한 명이 자신이 쥔 검을 버렸다.
그 병사가 양손을 모으고 우아한 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몬스터들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그중 ‘악’의 기운을 가진 자들도 있다.
죽은 자들이나, 혹은 마계의 존재들.
그 숫자가 약 2만4천에 이르렀다.
언데드와 마계의 존재들은 무방비 상태인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사방팔방에서 몰려드는 그들을 바라보며 성녀 로이나, 그녀가 양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어머니, 악한 자들로부터 저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내려주소서.”
바로 그 순간, 로이나의 곱게 모인 양손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간다.
그 환한 빛이 언데드, 마족들과 맞닿은 순간 그들의 살가죽을 태워 버리고 잿가루로 소멸시켜 버렸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악-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모든 악을 불태워버린 로이나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는다.
[총 8만 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하였습니다.] [현재까지 2분 12초 경과되었습니다!]바로 그때였다.
“크하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포효가 울려 퍼졌다.
[철갑 오우거가 등장합니다!] [철갑 오우거 Lv 617.] [철갑 오우거가 상향된 난이도에 따라 10% 더 강해집니다!]양손에 거대한 도끼를 하나씩 쥐고, 본래의 초록색 피부가 아닌, 철갑을 두른 듯한 피부를 가진 오우거 열 마리가 동시에 등장했다.
철갑 오우거는 단단한 피부와 높은 HP양. 강한 파괴력을 가진 도끼를 휘둘렀다.
대륙에서도 간혹 등장하는 몬스터였는데, 보통 550레벨대 유저 열 명이 모여야 사냥 가능하며, 보통 5~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알려진다.
그런 놈이 10% 더 강해졌다.
즉, 이젠 550레벨대 유저들 열다섯은 모여야 사냥 가능한 수준이며, 어지간한 평타로는 데미지조차 낼 수 없다.
심지어 크기도 6m에 이를 정도로 컸다.
그런데, 그런 철갑 오우거를 향해 두 사람이 동시에 돌진했다.
한 사람은 하단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시끄럽군.”
그는 용병왕 벤테오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그의 대검 휘두름 한 번에 그 단단한 철갑 오우거의 무릎이 잘려 나갔다.
쿠우우우우웅-
“키헤에에에에에엑!”
중심을 잃고 비명을 지르는 놈을 향해 날아오른 한 여인, 검의 대제 엘레가 목을 베고 지나갔다.
쿠우우우우웅-!
[철갑 오우거를 사냥하였습니다!]고작 3초였다.
550레벨대 유저들 열 명이 빨라야 5분은 걸려 잡을 수 있는 보스급 몬스터를, 두 사람이 사냥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늘에서 떨어진 수백 발의 화살이 철갑 오우거의 목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태, 태태태태태태탱-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갈수록 약해지는 목 부위를 화살들이 쉴 새 없이 관통하자, 철갑 오우거가 쓰러졌다.
쿠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패왕 라르도.
그는 놈의 아킬레스건을 그어버린 후, 고개를 숙인 놈의 머리를 후려쳤다.
콰자아아아악-
“나는 2초 걸렸다.”
그에 자극을 받은 성녀, 로이나가 양손을 모으고 거대한 철갑 오우거를 올려다봤다.
“적의 심장에 검을 꽂으소서.”
그러자 그녀의 주변으로 빛에 휩싸인 수십 개의 찬란한 검이 등장했고, 곧 오우거는 몸 곳곳을 찔리며 선 채로 죽었다.
그리고 마침내.
* * *
“…….”
“…….”
“…….”
“…….”
“…….”
초월자들.
그들이 잠시 말문을 잃고 수정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그들은 특별한 종인 알브라임종이다.
한때 인간들 틈에 섞여 살아갔으며 그들은 그 세상에서 항상 정상에 섰었다.
그런데 지금 소환된 자들이 처음 이곳에 들어왔던 자신들과 견줄 만큼 강하다.
“저들…… 인간이잖아.”
“그렇지, 우리와 같이 특별한 피를 타고나지 않았지.”
“벤더의 기록이 너무 쉽게 깨졌어.”
“이런…….”
우스운 일이다.
신과 필적하는 힘을 가지고 태어난 그들이 평범한 육체로 태어난 인간들을 보며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 넥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더 놀라운 게 뭔지 알아?”
넥의 시선이 수정구 속 한 사내에게 고정되어 있다.
“그는 아직 움직이지 않았어.”
“…….”
“…….”
모두가 신음을 흘렸다.
그때, 그들의 귓가에 충격적인 목소리가 강타하기 시작했다.
[몬스터 소환.] [몬스터 소환.] [몬스터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 소환.]끊임없이 몬스터들이 추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추가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들의 숫자.
약 20만은 되었다.
그때.
드디어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