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15
밥만 먹고 레벨업 916화
페이로 연합국의 막사.
이제 로아크 왕국의 함락이 코앞에 있다는 사실에 각국에서 보내진 사령관들이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리석은 왕을 만나 백성들이 참으로 불쌍하도다.”
아로큰 사령관의 말에, 다른 이들 역시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페이로 연합국은 소국들이 뭉쳐 만들어진 연합국이다.
그들이 연합국을 만든 이유에는 ‘루브앙 제국을 지원한다’에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소리였고, 워낙 약국들이 모여 만들어진 국가였기에, 손을 잡아 루브앙에 아부를 피우기 위함이었다.
로아크 왕국에도 연합국에 들어오길 제안했으나 그들은 거부했다.
루브앙을 등에 업게 된 페이로 연합국은 두려운 것이 없었다.
그들은 로아크 왕국을 갈가리 찢어 자신들이 나눠 먹고 싶어 했다.
“2시간 뒤면 로아크 왕국도…….”
아로큰 사령관이 작은 웃음을 지을 때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갑자기 터져 나온 굉음과 함께 뻥 뚫린 로아크 왕국의 성벽 사이가 폭발했다.
성벽에 폭발이 계속 일어나며 안쪽으로 진입하려던 연합국의 병사들이 처참히 밀려 나가고 있었다.
“아직 저 정도 여력이 남았던가?”
왕국의 마법사들인가? 라는 의문을 품을 때였다.
“처, 천외제국. 천외제국의 황제가 왔습니다!”
병사들의 외침에 그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뭣이!?”
“천외제국의 황제가?”
“지금 시국에 천외제국이 우리를 친다면, 루브앙 제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을 그들도 알 텐데?”
놀라운 건 천외제국은 로아크 왕국과 동맹국도 아니라는 점이다.
즉, 그가 무슨 명분으로 페이로 연합국을 공격하는가?
전쟁을 선포했기에?
아니, 그는 맞지 않다.
서로 전쟁을 선포한 국가이긴 하나 눈치를 보며 견제 중이다.
“만물 망원경을 가져오라.”
만물 망원경은 먼 거리를 볼 수도 있지만 원하는 대상의 목소리 또한 들을 수 있다.
곧 망원경으로 천외제국 황제를 본 아로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혼자잖아?”
“……뭐, 뭣?”
“혼자라고!?”
“……허어.”
“저런, 정신 나간 작자를 보았나.”
사령관들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천외제국 황제가 군대를 이끌고 당도했다면 목소리를 높일 만했다.
하지만, 천외제국의 황제는 혼자 왔다.
심지어 더욱 난처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페이로 연합국은 로아크 왕국을 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명분을 따지자니 혼자 온 천외제국 황제와 자신들을 두고 보면, 세계의 비난을 받을 자들은 바로 자신들이 된다는 거다.
“참으로 얄팍한 자군.”
천외제국의 황제가 혼자 온 이유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자신들은 자그마치 200만 군대를 이끌고 이곳에 당도했다는 사실이다.
“천외제국의 황제를 죽인다면 네르바 폐하께서 큰 상을 내리실 터.”
“맞습니다. 심지어 혼자이니 가능할 터입니다.”
그들이 그 말을 끝맺기 전이었다.
갑자기 성벽 앞에 나타난 정체 모를 무언가가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그 거대해진 존재. 다름 아닌, 한우였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쾅-!
입구 초입. 그곳에 몰려 있던 페이로 연합국의 연합군 약 7만이 처참하게 짓밟혀 전사했다.
“…….”
“…….”
천외제국의 황제를 죽이겠다고 말했던 그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 * *
[페이로 연합국과 전쟁 중이십니다!] [적군을 죽일 시, 경험치 및 전리품을 획득합니다.] [카오 상태가 되지 않습니다!] [132,310골드를 획득합니다.] [경험치 112,310을 획득합니다.] [84,699골드를 획득합니다.] [경험치 165,300을 획득합니다.] [86,699골드를 획득합니다.] [경험치 240,000을 획득합니다.] [59,100골드를 획득합니다.] [경험치…….] [골드를…….] [경험치…….]한우를 소환해 성벽 앞을 가득 채운 연합군을 한 번에 쓸어버린 민혁이 끊임없이 들은 알림이었다.
‘어차피 루브앙은 이걸로 전쟁을 하자며 쳐들어올 수 없어.’
사령관들의 생각과 민혁의 생각은 같다.
애초에 페이로 연합국도 로아크 왕국을 습격할 명분은 없다.
‘나는 은혜도 갚을 것이며, 내가 취할 모든 것을 취할 것이다.’
즐투브 영상, 막대한 자금 확보, 그리고 경험치까지.
그리고 활약할수록 더 많은 시청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할 것이다.
‘2시간 내로 전쟁을 끝낸다.’
애초에 페이로 연합국은 약국이 모여 만든 나라.
병사들의 평균 레벨이 고작 420대밖에 되지 않으며 기사들도 450~500 수준에 불과했다.
“꼭두각시 인형 빌.”
끼디딕, 끼디디딕-
뒤틀린 마디마디가 순식간에 맞춰진 꼭두각시 인형 빌이, 전쟁터 사이로 뛰어들었다.
레벨 650을 훌쩍 상회하는 꼭두각시 인형 빌이 전쟁터에 뛰어들자 초에 20명이 넘는 연합군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또한.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들끓어 오르는 패왕의 화마가 미친 듯이 용솟음친다.
그 용솟음치는 패왕의 화마가, 전방을 가득 채운 연합군 10만가량을 삽시간에 소멸시켜 버렸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 * *
민혁이 전쟁터에 난입하고, 발 빠른 누군가 커뮤니티에서 말했다.
[페이로 연합국이랑 로아크 왕국 전쟁에 민혁 혼자 가서 다 죽이고 있는데?] [오, 진심?] [지루해서 안 보고 있었는디.]가장 강한 유저의 등장은 많은 유저들을 삽시간에 모으기 충분했다.
빠른 속도로 몰려든 시청자들이 한우가 페이로 연합국을 쓸어버리고, 패왕지존도가 10만에 가까운 연합군을 죽이는 걸 목도했다.
[개쩐다.] [와…….]덧붙여 따른 이슈가 더 많은 시청자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한다.
[잠깐만, 민혁 갑옷 변했는데?] [어? 진짜네요. 갑옷 변했네?] [뭔데, 뭐야!?]시청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기자들 또한 발 빠르게 기사를 써내려갔다.
[천외제국의 황제, 그가 새로이 선택한 갑옷은?] [삐까번쩍. 민혁의 갑옷. 그전의 갑옷 뛰어넘나?]갈수록 시청률이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민혁이 스킬 ‘저장’에 축적해 두었던 패왕지존도가 또 한 번 발현되며 또다시 10만에 이르는 연합군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켰다.
[???] [???]또한 그 잔재들이 지속적으로 병력을 갉아먹었다.
[민혁 온 지 얼마나 됨?] [25분 정도?] [근데 30만을 죽였다고? 밸붕 개쩌네…….] [애초에 페이로 연합군 레벨 자체가 민혁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습니다. 유저들이 성장하면서 병사들도 성장하긴 하는데, 애초에 페이로 연합국이 너무 약해서…….] [아무리 그래도 밸런스 붕괴가 너무 심하다고 보네요.] [22222222] [333333333333] [저 갑옷은 어떠려나…….] [저 갑옷도 엄청 좋으면 솔직히 일화그룹이랑 ㈜즐거움이랑 모종의 거래관계라는 거 ㅇㅈ?] [인정…….]모든 시청자들이 민혁이 연합국 사이에 맨몸으로 뛰어들길 기다렸다.
* * *
고작 25분. 민혁이 죽인 페이로 연합군의 숫자가 30만을 넘어선다.
민혁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연합군을 죽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삽시간에 아군을 잃은 페이로 연합국은 결국 후퇴할 것이다.’
두 번째.
케런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밸런스 붕괴에 대해 즐투브 동영상으로 확실히 해명이 가능하다면 민혁 님은 그 어떤 때보다 연합국 사이에서 활약해야만 합니다.
민혁은 그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밸런스 붕괴라고 더 큰 난리가 나지 않나?
-맞습니다. 이틀, 사흘. 계속해서 말이 나올 겁니다. 평소에 ‘지존이니까 당연하지’라고 했던 유저들도 선동에 이끌려, 밸런스 붕괴라 외칠 것입니다. 그런데 대중이라는 게 돌아서는 건 한순간입니다.
케런이 침착하게 설명했다.
-밸런스 붕괴가 납득이 된다면, 넘치던 ‘비난’이 순식간에 ‘환호’로 바뀔 겁니다.
민혁은 슬슬, 뛰어들 준비를 했다.
‘흑룡갑은 여기서 내보이지 않는다.’
민혁이 지존이긴 하였으나 그 또한 모든 것을 내보일 생각은 없다.
때론 숨겨둔 것들이 나중에 도움이 되는 법.
또한, 방어구 세트의 효과를 받게 되었기에 초월자의 방어구 세트만 입어도 그 전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민혁이 막 걸음을 뗀 그 순간.
쿠콰콰콰콰콰콰콰콰쾅-!
갑작스레 마법폭격이 쏟아졌다. 그 폭격은 쉴 새 없이 이어지며 민혁을 집어삼켰다.
“건방진 놈 같으니!”
“벌써 33만이 넘는 아군이 죽었습니다.”
아로큰. 그가 어느새 사령관들과 함께 직접 전장에 참여했다.
그는 왕국 고위 마법사들만을 모아 마법폭격을 준비시켰고, 정확히 그에게 수백 개의 폭격이 떨어지게 했다.
이 정도라면 아무리 천외제국 황제라 할지라도 큰 피해를 입었으리라.
그러나 곧, 드러난 민혁의 모습에 아로큰과 사령관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
폭발 속을 걸어 나온 민혁이 입은 갑옷 곳곳은 찌그러지고 그을려 있었다.
그런데, 정작 민혁은 큰 피해를 입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그도 사람이었기에 HP 20% 감소의 피해를 받긴 했다.
그럼에도 그것은 무척 적은 데미지를 받은 것.
초월자의 방어구 세트에 의해 모든 방어력 1,100 추가 상승.
덧붙여, 초월자의 방어구 세트엔 3배의 마법 방어력이 붙어 있는바.
심지어.
꾸물꾸물꾸물.
마치 부풀어 오르는 피부처럼, 찌그러지고 그을린 초월자의 갑옷이 빠르게 원상복구 되기 시작했다.
애초에 내구도 무한은, 파괴되어도 아주 천천히 자가 수리됨을 의미한다.
그런데 초월자의 갑옷은 자체 회복률이 붙어 있다.
그 속도는 추정을 불허한다.
민혁이 사령관 아로큰을 차갑고 오만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곧바로 그가 전장에 뛰어들었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륵-!
그의 검에 새겨진 폭(爆)이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며 빠르게 병력을 휩쓸어 버린다.
촤르르르르르르륵-!
나아가 모습을 드러낸 폭풍 같은 검이 수백여 개의 검날을 흩날리며 적들을 쉴 새 없이 베어냈다.
민혁이 전장에 직접 뛰어들고 고작 5분.
“약 8천에 이르는 아군이 전사하였습니다……!”
“아무리 공격해도 데미지를 입지 않습니다!”
“저 갑옷! 저 갑옷 때문인 것 같습니다!”
페이로 연합국이 혼란에 휩싸였다.
곧바로 적들 틈에 있던 민혁이 ‘무형검’을 발현.
보이지 않는 수백 자루의 검이 적들을 꿰뚫고.
“파아스 기사단을 출정하라!”
오로지 각 왕국, 전설들과 정예로만 구축된 120여 명의 강군이 투입되나.
“천 자루의 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천 자루의 빛의 검이, 오로지 강자들만을 노리고 날아가.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전설과 정예군을 끊임없이 관통해 대며 단숨에 무너뜨렸다.
“커헉!”
그는 사령관들도 포함되어 있던바.
사령관들이 말에서 쓰러지거나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상처 부위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현재 모든 군의 명령결정권은 아로큰 사령관이 가지고 있다.
그 역시, 가슴에 천 자루의 검이 관통된 상태였다.
병사들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서둘러 그에게 달려갔을 때.
아로큰 사령관은 민혁을 보며 팔을 이용해 뒤로 기어가고 있었다.
“히 히이이이익…….”
민혁이 등장하고 이제 막 40분이 지나던 때였다.
사망한 페이로 왕국군의 숫자 42만에 이르렀다.
또한 사령관 한 명은 즉사, 세 명은 큰 중상을 입었다.
주르르르르륵
“헉…….”
“사, 사령관님?”
결국 아로큰 사령관이 범접할 수 없는 강함에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곧, 아로큰이 다급하게 외쳤다.
“후, 후퇴! 후퇴하라!!!”
“후퇴하라!!!”
200만에 이르던 페이로 연합군.
40만을 넘는 자들이 전사하였다.
로아크 왕국을 등진 채 후퇴하는 적들을 홀로 바라보는 민혁의 모습은 장관 그 자체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케런은 그 뒷모습을 촬영하는 걸 잊지 않았다.
케런은 이 순간 눈치챘다.
‘온 세계가 시끄럽겠군…….’
* * *
세계가 시끄럽다.
주작이나, 혹은 논란이 있는 자들에 대해 방송하는 BJ들이 민혁의 이번 전투에 대해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아무리 페이로 연합국이 약국들만 모였다 하나 일반 유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합니다.] [또 민혁이 얻은 저 갑옷에 대한 해명을 ㈜즐거움 측은 서둘러 해야 할 겁니다.] [일화그룹과 ㈜즐거움의 암묵적 계약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증명된 셈이나 다름없죠.]그뿐만 아니다.
시기, 질투하는 시청자들이 더욱더 기름을 붓는다.
[이딴 게임을 누가 하고 싶어 함?] [솔직히 이건 아닌 듯.] [저 ㈜즐거움에 버그 신고함 ㅋ.] [저도 ㈜즐거움에 건의했어요.]고작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그 이틀이라는 시간 동안, 신의 편집자 잭슨은 민혁에게 들었던 모든 이야기, 그리고 ㈜즐거움에서 보내준 민혁의 중요한 영상만을 뽑아 영상제작에 들어갔다.
그리고 민혁은, 강태훈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틀 사이에 밸런스 붕괴에 대한 문의가 약 154배 증가했네.]“……?”
[또 문의 전화는 250배 정도 증가했다네.]“……?”
민혁은 생각했다.
‘이거 괜찮은 거 맞아……?’
그리고 전쟁 이후 사흘째가 되던 날. 민혁은 잭슨에게 전화를 받았다.
[영상제작 완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