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29
밥만 먹고 레벨업 930화
하늘 위로 왼팔을 들어 올리고 일곱 명의 사내가 힘껏 외치고 있다.
“동료오오오오오오!!!”
“동료오오오오오오!!”
“동료오오오오오!”
“동료오오오오오오!!!”
“…….”
“…….”
그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네르바는 말문을 잃었다.
그와 함께 다른 유저들도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때, 한 유저가 중얼거렸다.
“X신 같은데, 멋있어…….”
순간 네르바를 비롯한 모두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그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저쪽은 크게 신경 안 써도 될 것이다.”
“맞습니다.”
“든든하신 네르바 폐하가 곁에 계신데 저희가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물론 유저들에게 있어서 민혁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네르바와 민혁. 둘 중 한 사람을 택하라면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네르바를 선택할 것이다.
유저들은 민혁 유저가 처한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데스 님과 알리 님도 같은 심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사람은 민혁 님과 떼놓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겠지.’
‘심지어 민혁 님을 선택한 신들조차 보잘것없는 자들이야.’
‘그래도 잘 이겨내 보자 으쌰으쌰 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곧 네르바에게 고개를 돌린 그들이 다시 집중한다.
“사격의 신이라고 했나? 자네는 마법의 신이나 신궁, 혹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신들을 집중 견제하게.”
네르바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들의 힘이 발현되기 전, 자네의 총알이 단숨에 뻗어 나가 그 힘을 무산시킬 테니. 또 벼락의 신은 우리들에게 직격하려는 공격들을 벼락을 떨어뜨려 상쇄시켜야 할 거야. 그 어떤 공격보다 빠르게 내리치는 벼락은 공격을 막아내기에 효율적이지.”
물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흔하디흔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네르바가 말하면 달라진다.
또 네르바가 있기 때문에 그 콧대 높은 유저들이 단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쟁점이라 말할 수 있으며, 심지어 그들은 네르바에 의해 정말 말도 안 되는 버프를 받은 상태였다.
‘이 정도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강력한 힘에 그들이 도취된다. 네르바의 명령에 따라 그들은 20분 동안 준비에 착수했다.
그때, 옆쪽에서 무언가를 내려놓는 큰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 솥뚜껑을 꺼낸 민혁이 있었다.
* * *
솥뚜껑을 꺼낸 민혁은 발렌티노에게 삥(?) 뜯은 요리재료를 다시 한번 확인해 봤다.
(괴력의 신을 보고 자란 신의 닭.)
재료등급: 신.
특수능력:
⦁모든 공격력 상승.
⦁스킬 레벨 상승.
⦁방어구 무시 30%
설명: 괴력의 신이 키운 닭이다. 건강하게 키워진 이 닭은 근육량이 많아 매우 질기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더 큰 편이다. 단, 너무 질기기에 고기질을 부드럽게 하여 요리하여야 할 것이다. 더 부드럽게 요리할 시, 담백하고 고소한 닭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훌륭하게 요리할 시 버프효과는 더 뛰어나진다. 단, 그렇지 못할 시 버프효과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이 괴력의 신을 보고 자란 신의 닭은 유독 특별하다.
대부분의 신등급 재료들은 요리를 시작할 시, 요리하는 대상자를 무척이나 괴롭게 만든다.
그러나 이 괴력의 신을 보고 자란 신의 닭은 그런 건 일절 없었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이 근육질 덩어리의 질긴 닭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지 못할 시, 에픽등급보다도 못한 버프효과를 받는 요리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
특히나 ‘괴력’이란 이름이 붙어서 그런지 닭고기의 효과가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되어 보였다.
민혁은 잠깐 이 질기고 난처한 닭고기를 어떻게 요리할까 하다가 뭔가 떠올랐다.
‘아…… 그거라면.’
민혁이 떠올린 요리. 바로 닭볶음탕이다.
그냥 닭볶음탕이 아니다. 조금 특별한 도구를 사용하는 닭볶음탕이다.
바로 ‘솥뚜껑 닭볶음탕’이었다.
가스레인지로는 만들 수 없는 ‘장작불’ 화력으로 펄펄 끓여내는 닭볶음탕은 닭다리를 입에 넣고 쏙 빼내면 모든 살이 빠질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좋다.
특히나 볶음류의 요리는 화력이 좋을수록 양념이 더 잘 배어들고 맛있게 쫄아들기에 기가 막힌다.
민혁은 솥뚜껑 밑으로 장작을 한가득 집어넣었다.
‘시간이 없다.’
푹 끓여내야 하기에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알리와 발렌티노. 중요한 임무를 하달하겠다.”
발렌티노. 그는 집에 가고 싶었지만 이왕 함께하기로 한 거,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했다.
또한, 새로 합류한 세 사람은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세상에, 최고의 마법사와 최고의 탱커에게 하달하는 첫 번째 명령은 무엇일까!?’
그는 아테네의 지존.
마침내, 민혁이 말했다.
“여기에 마법으로 불 좀 지펴주고, 발렌티노는 화력이 더 강하게 유지될 수 있게 방패로 부채질 좀 해.”
“파이어!”
알리는 익숙한 듯 망설이지 않았다.
장작불에 불씨가 지펴진다.
“…….”
발렌티노는 모든 탱커들의 우상이다. 그런 그에게 방패로 부채질을 하라니.
발렌티노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쪼그리고 앉아 자신의 사각방패로 열심히 바람을 부쳐대기 시작했다.
그 틈에 재료 손질을 빠르게 끝내버린 민혁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신의 닭고기와 감자, 고추장과 같은 재료를 넣었다.
그다음 솥뚜껑 위에 솥뚜껑을 덮어 펄펄 끓여내기 시작했다.
쉬이이이이이익-
10분여 정도가 지났을까. 솥뚜껑 사이에서 증기가 피어올랐다.
뚜껑을 걷어내자 붉은 양념이 솟아오르며 펄펄 끓고 있는 닭볶음탕이 모습을 드러냈다.
“발렌티노, 더 빨리. 화력 꺼진다.”
“어, 으, 응……!”
“근데 너 부채질 되게 잘한다.”
“하, 하하. 내가 좀 잘하지.”
채찍질과 당근!
발렌티노가 기분 좋게 웃으며 더 열심히 부채질을 해댔다.
어느덧 솥뚜껑에 가득 차 있던 양념이 많이 줄어 있었다.
아주 잘 졸여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알림이 예고했던 30분이 지났다.
[3차 공격이 시작됩니다!] [3차 공격은 40분 동안 이어지며 신들의 총공격이 이어질 것입니다!]바로 그 순간, 하늘 위에서 수십여 개의 운석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로 마법의 신의 메테오였다.
“우리는 요리를 먹기 전까지 버틴다. 알리!”
알리가 빠른 속도로 팀원들에게 황금빛 배리어를 발현했다.
이윽고 고개를 돌린 민혁은 볼 수 있었다.
‘미쳤네.’
천군들이 쏘아 보낸 수만 개의 검기가 날아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죽음의 신이 불러들인 본드래곤과 데스나이트 군단이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차르르르르르르르르륵-!
본드래곤들 틈으로 다이아몬드 같은 얼음조각이 생겨나더니, 그 얼음조각이 거미줄처럼 번져나가며 그 주변을 빠른 속도로 얼려 버리기 시작했다.
약 반경 350m를 얼려 버린 유저가 환호했다.
“네르바 님의 힘은 정말 대단하군.”
빙화의 신이 감탄했다. 네르바의 여러 가지 버프 효과로 평소보다 1.3배는 더 강해진 것을 체감하는 그였다.
또한, 빙화의 신이 본드래곤을 비롯한 적들을 얼려 버림으로써 그들의 진군을 늦출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하늘 위의 메테오가 계승식장과 근접했을 때, 백여 개가 넘는 벼락들이 운석들을 매섭게 강타하기 시작했다.
콰, 콰콰콰콰콰콰, 콰콰콰쾅-!
쩍, 쩌저저저적-
작은 균열이 일어나는 운석들을 향해 한 명의 사내가 날아올랐다.
바로 네르바였다.
날아오른 네르바의 검에서 운석의 개수에 맞는 강대한 검기가 발현된다.
그 검기들이, 메테오와 직격한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앙-!
운석을 산산조각 내버렸다.
네르바가 하늘 위에서 운석들을 쉴 새 없이 격추한다. 부서진 운석의 잔해를 밟고 다시 도약하여 운석을 파괴하는 네르바를 보며 유저들이 용기를 얻고 운석들을 파괴한다.
네르바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그려진다.
아마도 그는 적격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다.
반대로.
[당신은 군신의 검과 다르게 군신의 후예로서의 자격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격률이 –18%가 됩니다!]“……?”
요리를 하는 민혁의 적격률이 매섭게 떨어진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는 다른 이들에게도 들려왔다.
[당신은 방어 마법들을 활용하여, 적들을 막아내어 아군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격률이 –22%가 됩니다!] [당신은 죽음의 왕국의 주인으로서 언데드들을 활용하여, 적들을 막아낼 수 있으나 그렇지 않고 있습니다.] [적격률이 –19%가 됩니다!] [당신은 가장 튼튼하고 위대한 방패를 휘두를 수 있으나…….] [적격률이 –1%가 됩니다.]그와 함께하는 자들의 적격률마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다른 이들은 치열하게 방어를 하는 한편, 그들은 배리어 뒤에 숨어 있기 때문이었다.
곧바로 신들이 더욱 매섭게 공격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유저들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발렌티노의 적격률은 더 빠르게 하락을 시작했다.
[적격률이 –12%가 됩니다.] [적격률이 –16%가 됩니다.]쪼그려 앉아 방패 부채질을 하던 발렌티노가 민혁을 바라봤다.
“도대체 언제쯤…….”
그때, 발렌티노는 볼 수 있었다.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는 민혁을 말이다.
“됐다.”
곧바로.
[만인의 즐거움.] [한 그릇의 요리가 열 그릇이 되어 놓입니다.]발렌티노의 앞으로 빛에 휩싸인 한 그릇의 요리가 나타났다.
그 요리를 보며 미소 짓던 발렌티노는 문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식신의 만인의 즐거움은 총 열 그릇이 되어 나타난다고 되어 있다.’
이 열 그릇의 요리를 먹을 이들.
민혁, 알리, 데스, 발렌티노. 그리고 새로 합류한 세 명이다.
총 세 그릇이 남는다.
이 세 그릇은 누가 먹는가?
그리고 곧 발렌티노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곳’에서 나타난 요리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이 미친놈.’
발렌티노는 민혁의 배짱에 경악과 감탄을 동시에 했다.
‘템 스틸, 몹 스틸도 아닌 인재 스틸이라고?’
그 요리가 나타난 곳.
네르바와 함께 싸우고 있는 사격의 신. 빙화의 신. 벼락의 신의 앞이었다.
* * *
사격의 신 루돌프.
타아아아앙-!
철컥.
그는 마법을 캐스팅하던 마법의 신을 쏘았다.
그러곤 서둘러 캐스팅을 멈추며 실드를 펼치는 마법의 신을 보며 희열했다.
‘내가 신들을 제지하고 있다니!’
그는 온몸에 치솟는 힘으로 도취되어 있었다.
가장 위대한 황제의 가호는, 살면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을 정도로 놀라운 버프였다.
갑자기 자신의 능력이 대폭 강해져, 평소 잡을 수 없었던 몹을 사냥하거나 활약하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그에 취하게 마련이다.
‘모든 스텟 22%와 마법 방어력 및 물리 방어력 20% 상승이라.’
모든 스텟 22%만 상승해도 스텟량의 의해 물리 공격력 및 마법 공격력이 상승하게 된다.
심지어 모든 스텟이기에 ‘명중률’ 스텟이 상승하는 걸 감안하면 루돌프의 공격력은 평소보다 약 20% 가까이 상승했다.
하나, 한 가지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 아쉬운 점은 바로.
‘스텟량이 대폭 상승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공격력이 대폭 상승했다면, 신들조차 꿰뚫을 총탄을 쐈을지도 모르는데.’
정말 그랬다면, 그는 황홀경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의 버프도 살면서 받아본 적 없는 버프였다.
‘이번 계승식이 끝나 사격의 신을 계승받는다면 루브앙 제국에 들어가 볼까?’
그렇게 생각하던 때였다.
그는 갑자기 눈앞에 떠오른 빛에 휩싸인 요리를 바라봤다.
그 요리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빙화의 신과 벼락의 신 앞에도 나타났다.
루돌프는 누가 한 일인지 알아챘다.
바로 식신일 것이다.
그는 흘끗하고 식신을 바라봤다.
그가 작은 웃음을 지으며 자신들을 보고 있다.
‘어이가 없네.’
자신은 지금 네르바에게 한껏 점수를 올려놨다.
설령, 이 요리가 네르바의 버프보다 뛰어나다 한들 자신이 미쳤다고 이 요리를 먹겠는가?
그래도 궁금증은 참을 수 없긴 했다.
“흠…….”
루돌프가 ‘확인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앞에 나타난 요리, 닭볶음탕을 확인해 봤다.
잠시 확인해 본 루돌프는 잠깐, 눈을 끔벅였다.
‘응? 뭔가 이상한데?’
요리정보창을 끈 후, 다시 켜서 세세하게 읽어 내려갔다.
‘모든 스텟 16% 상승, 물리 공격력 및 마법 공격력 28% 상승, 모든 스킬 레벨 +2상승. 선택한 스킬의 레벨+ 4까지 상승.’
그를 곱씹어본 루돌프.
그는 눈을 희번뜩 떴다.
‘이 요리를 먹으면 지금보다 1.4배는 강한 공격력을 낼 수 있다고!?’
루돌프. 그가 망설이지 않고 요리에 손을 뻗었다.
인재 스틸 성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