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28
밥만 먹고 레벨업 929화
[벤티노의 벽.] [성벽과 맞먹는 크기의 벤티노의 벽이 당신과 아군을 수호합니다!] [추가 방어력 8,000%입니다!] [벤티노의 벽은 3분 동안 유지됩니다.] [페널티로 체력-1이 소멸합니다.]벤티노의 벽. 발렌티노가 600레벨을 달성하고 획득한 스킬이다.
벤티노는 가장 위대했던 방패의 신이다.
또한, 추가 방어력 8,000%는 어떤 이가 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갑옷, 스킬, 액세서리, 스텟에 의한 방어력 상승 등을 합쳐서 고작 10인 유저가 발현하는 것과 100인 유저가 발현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발렌티노는 탱커 랭킹 2위와의 총방어력 차이가 1.7배 가까이 나는 유저이다.
거대하게 펼쳐진 성벽과 같은 벤티노의 벽.
그런 벽을 펼친 발렌티노였지만, 마법의 신이 발현한 수천 개의 마법과 천군들의 수만 발의 화살, 본드래곤의 브레스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그 뒤쪽에 그와 함께하는 자들이 있었다.
먼저 황금 마법사 알리의 길고 고운 손가락이 펼쳐진다.
그 손가락 끝에서 황금빛이 발현되더니 쏟아져 오는 마법들을 겨누었다.
“디스펠.”
파아아아아앗-!
마치 파도가 휩쓰는 것처럼 마법의 신이 시전한 1/3가량의 마법이 소멸되어 사라진다.
곧바로 죽음의 신 데스가 스태프를 땅에 내리꽂는 순간, 허공으로 수만 마리의 해골들이 소환된다.
소환된 해골들이 엉겨 붙어, 거대한 벽을 만들어낸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해골벽과 충돌한 마법들이 쉴 새 없이 벽을 두들겨 댄다.
마법에 폭격당한 해골벽의 해골들이 후두둑 떨어져 내리며 결국 파괴된다.
콰아아아아아앙-
곧바로, 모두가 믿고 바라는 벤티노의 벽을 향해 공격들이 쏟아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첫 번째 마법충격을 시작으로, 연달은 폭격이 벤티노의 벽을 쉴 새 없이 가격하기 시작한다.
발렌티노는 즉각 이어지는 화살과 브레스 세례들을 견뎌내며 괴성을 질렀다.
“으오오오오오오오!!!”
그의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벤티노의 벽이 ‘신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이런 미친…….”
“발렌티노. 미쳤다!”
“최고다, 발렌티노!!!”
유저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어느덧 커다란 충격이 사라지자, 발렌티노도 자신의 벤티노의 벽이 신들의 공격을 방어했음을 알았다.
또한.
[당신이 신으로서 긍지를 잃지 않고 아군을 수호하였습니다!] [당신은 방패의 신으로서의 적격률을 입증했습니다!] [적격률이 42%로 상승합니다.]단번에 적격률이 미친 듯이 상승했다. 발렌티노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처음으로 네르바에게 반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그 보상은 너무도 달콤했다.
또한, 발렌티노는 도망치는 이들과 정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며 알 수 없는 흥분을 느꼈으며, 신들의 공격을 막아냈을 때,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그가 민혁을 돌아봤다.
자신은 루브앙 제국으로 돌아가면 신의 검 자격과 백작의 자격마저 박탈당하며 처형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민혁의 국가, 그가 세운 천외제국과 함께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
새로운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가 민혁을 보며 말했다.
“천외제국 가입 좀…….”
“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발렌티노는 흘끗, 네르바를 바라봤다.
‘X됐다…….’
* * *
“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민혁은 발렌티노의 생뚱맞은 소리에 으르렁거리고 황당해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알리를 비꼬았던 그를 받아줄 민혁이 아니었다.
강자는 모두 환영한다?
아니, 천외제국은 사람을 가려 받는다.
특히나 그것이 최정상에 선 발렌티노라면 더더욱 말이다.
얼굴이 일그러진 발렌티노에게 민혁이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나 좀 도와라, 이미 네르바랑 틀어진 거 같은데.”
사실이었다.
당장 들려오는 알림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황명을 거역하셨습니다!] [한 번의 처형이 세 번의 강제 로그아웃 페널티와 같은 페널티를 입히게 될 것입니다!]사실 발렌티노는 민혁의 말에 동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라는 의미.
‘만약 내가 네르바를 지켰다면, 나는 이미 적격률이 마이너스였을 것이다.’
발렌티노는 탱커였다.
탱커의 주된 임무는 무엇인가? 바로 아군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의 자격을 시험하는 곳에서, 신으로서가 아닌 신하로서 네르바만을 지켰다면, 그는 적격률 마이너스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발렌티노는 자신이 돌아가면 큰일을 당할 것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방패의 신’으로서의 긍지를 지키고, 진짜 ‘방패의 신’이 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렌티노는 문득 뒤를 돌아봤다.
“발렌티노, 멋졌어!”
“네 덕분이다.”
유저들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 틈을 타, 네르바가 영악하게 기회를 잡고 말했다.
“보았는가? 너희 또한 신들과 대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대들 곁에 내가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마라.”
아까 전 하락했던 아군의 사기가 다시 올라갔다.
그로 인해, 상태이상과 스텟 하락이 사라졌다.
이 틈을 타 네르바는 곧바로 자신이 보유한 황제의 능력을 발동했다.
[가장 위대한 황제의 가호가 깃듭니다!] [모든 스텟 22%가 상승합니다!] [물러서지 않는 용기를 얻습니다!] [상태이상 저항력이 50% 상승합니다.] [마법 방어력 및 물리 방어력이 20% 상승합니다.]“힘을 합친다면 신들을 막아낼 수 있다.”
네르바도 민혁과 동일한 조건이다.
군신의 검인만큼 그도 아군을 이끌어야만 군신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자리를 빌려, 민혁의 군신의 후예 자리를 박탈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
지금 네르바와 민혁.
두 사람 중 한 사람만이 이곳에서 살아남는다.
“미친…….”
“그저 함께 싸우는 것만으로도 이런 버프효과라고?”
“할 수 있어, 막아낼 수 있다고!”
유저들의 얼굴에 희망이 깃든다.
스르릉-
네르바가 직접 검을 뽑아 들었다.
최강의 제국인 루브앙 제국.
네르바가 루브앙 제국의 황제 자리에 거저 앉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또한, 현존하는 NPC 중 유저들이 알고 있는 가장 레벨이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기도 하고, 가장 강한 제국의 황제라는 이점도 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폐하! 저 또한 대루브앙 제국의 신의 검이 될 수 있는 겁니까!?”
유저들은 탐욕스럽기 그지없다.
자신들을 바라보며 인자하게 웃는 네르바를 보자마자, 곧바로 그 탐욕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탐욕을, 네르바는 교묘히 이용한다.
“물론이다. 짐은 제3의 신의 검 기사단 창안을 검토 중이다. 이곳에서 신들의 공격을 누구보다 뛰어나게 막아내는 자.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는 자. 신으로서 입지를 다지는 자는 그 자격이 충분하다.”
유저들의 사기가 충전된다.
“폐하, 목숨을 걸고 지키겠나이다!”
또한, 말 같지도 않은 아부를 피워대며 네르바를 주축으로 몰려들었다.
그를 바라보던 발렌티노가 민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미 자신은 네르바에게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걸었다.
민혁은 자신에게만 들리는 알림을 듣고 있었다.
[적격률이 –4%가 됩니다!]네르바에 의해 사기가 올라갔고 버프효과를 받았기에 적격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때, 몇몇의 유저들이 민혁에게 다가왔다.
“저희는 민혁 님과 함께 싸우고 싶습니다.”
“루브앙의 개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세 명밖에 되지 않는 유저들이었다.
물론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다.
유저들은 누구를 선택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자신들이 신으로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선택할 뿐이다.
민혁은 유저들에게 물었다.
“어떤 클래스이십니까?”
“속박의 신 베드맨이라고 합니다. 모든 자들을 속박할 수 있죠. 후후.”
입술을 핥으며 하는 말에 민혁은 잠시 침묵했다.
서둘러 다른 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당신은요?”
“동물의 신입니다. 어떤 동물로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캐릭명은 바할드입니다.”
고개를 주억인 민혁이 이번엔 다른 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허리춤에는 망치가 달려 있었다.
혜민 아빠가 생각나게 했다.
“공성무기의 신, 알파르입니다. 공성무기들을 소환하여 적들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민혁은 세 사람을 보며 고개를 주억였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세 분 친구시군요.”
“맞습니다.”
그들은 어찌 친구가 되었는지는 생략하고 말했다.
“과거 루브앙 제국에 의해 우리가 플레이하던 제국을 잃었습니다.”
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들을 보며 발렌티노는 생각했다.
‘전부 들어보지 못한 자들…….’
솔직히 말하자면, 신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어느 정도 자격을 충족하였기에 이 자리에 서기는 했을 테지만.
그만큼, 영향력이 없는 신일 확률이 높았다.
[30분 후 3차 공격이 시작됩니다!] [3차 공격은 40분 동안 이어지며 3차 공격을 방어해낼 시 계승식이 종료됩니다!]“무슨 방법 있나?”
발렌티노의 물음이었다.
그는 어차피 네르바와 자신이 등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방패의 신이 되고 네르바에게 큰 빅엿을 선사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재의 전력을 보면 힘들어 보였다.
물론 데스와 알리, 민혁이 있으며, 그들을 지킬 우직한 방패를 가진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그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솔직히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로 변신하는 자에, 밧줄로 속박하는 변태 같은 신에, 전장이 아니면 쓸모없는 공성무기의 신이라.’
반대로 저쪽에는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뭉쳐있다.
‘사격의 신의 총알은 신궁 먀오와 맞먹지. 심지어 광역기 최고라 불리는 재앙의 신들도 저기에 있군.’
발렌티노가 작은 한숨을 쉰다.
‘벼락의 신은 단번에 오십 개의 벼락을 떨어뜨려 적들을 막을 수 있고, 빙화의 신은 반경 200m를 얼려 적들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다. 그 외의 신들에, 네르바까지 합세하면…….’
눈앞이 깜깜하다.
물론 자신은 방패의 신으로서 아군만 보호하면 적격률이 상승한다.
그러나, 언급했듯 네르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
그에 민혁이 말했다.
“있다.”
“뭔데?”
“저쪽은 방어하고 우리는 공격하면 된다.”
“……?”
발렌티노는 순간 자신이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했다.
‘신을 공격한다고!?’
그게 가능한가?
신들이 내준 과제는 ‘방어’였다.
그런데, 민혁은 되려 공격하겠다 말하고 있었다.
“어차피 이것은 계승식이기 때문에 천군들이나, 다른 누군가 죽더라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거다. 네가 우리를 보호하고, 저들 또한 방어를 위한 제스처를 취할 때, 우린 최선을 다해 딜을 퍼붓는다.”
“우리에게 반격할 기회조차 있기는 한가?”
신들이 그냥 신들인가?
또 어지간한 딜은 들어가지도 않을 것이다.
“내가 여기서 유일한 ‘생산직 클래스’라는 걸 잊지 마.”
“……!”
발렌티노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렇다. 민혁은 이 자리의 유일한 생산직 클래스였다.
또한, 민혁의 버프는 그 어떤 자의 버프보다 뛰어나다 들었다.
어떠한 재료도 없이 그냥 걸어주는 버프와 ‘노력’과 ‘재료’, ‘능력’ 등이 합산되어 만들어진 버프는 더욱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가진 재료들 있으면 전부 내놔. 아, 에픽등급이나 이런 것도.”
‘가, 갑자기 삥 뜯는다고?’
발렌티노는 자연스레 손을 내미는 민혁을 바라보며 눈을 끔뻑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그의 요리였다.
때문에 아껴두고 아껴두었던 ‘신등급’ 재료 하나와 에픽을 포함한, 전설등급 재료까지 전부 건네줬다.
“이건 지금 필요 없을 것 같고, 이것도 필요 없을 것 같고, 신등급 재료 하나가 제일 좋아 보이는군.”
그리고 민혁은 돌려주지 않았다.
‘지, 진짜 삥 뜯는 거였다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도, 진귀하고 신비한 재료 하나쯤은 가지고 있던바.
그런데, 민혁이 그 재료들을 받고 히죽히죽 웃는다.
‘아니, 무슨…….’
“이제 다 결정됐으니, 가장 중요한 걸 해야지.”
곧 한 사내가 발렌티노의 손목을 턱하고 붙잡았다.
“……아까 일은.”
다름 아닌 알리였다.
“아가리 닥쳐, 찢어버리기 전에. 네가 좋아서 이 증표를 주는 건 아니다. 단지, 이곳에선 함께 싸운다는 의미일 뿐.”
알리도 민혁처럼 발렌티노에게 싸늘했다.
잠깐의 동맹을 맺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그러나 그가 발렌티노의 손목에 X의 증표를 새겨준다.
그리고 알리가 다른 이들에게도 증표를 새겨준다.
하늘 높이 떠 있는 계승식장.
알리가 힘껏 팔을 들어 올리며 외친다.
“동료오오오오오오!!!!”
알리는 속 좁은 사람이 되긴 싫었다.
아까의 일을 마음에 두고 그만쏙 빼놓고 증표를 새기지 않는 건 싫었다.
그에 따라 민혁도 왼팔을 들어 올리며 외친다.
“동료오오오오오오오!!”
“오, 오오, 저희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동료오오오오!!!”
“동료오오오오오!!!”
“동료오오오오오오오오!!!”
발렌티노.
그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도, 도도도도도, 도도도도…….”
알리와 민혁, 다른 신들이 눈을 부라렸다.
“동료오오오오오오오!!!!!”
일곱 개의 팔이 하늘을 향하며, 그들의 ‘동료’라는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발렌티노는 집에 가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