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960
밥만 먹고 레벨업 961화
젊은 시절의 네르바는 샌님이었다. 그는 책 읽기와 성실하게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
원체 조용하고 고운 심성을 가진 네르바는 모든 것이 우수했다.
때문에 네르바는 군신의 유망주들이 훈련받는 곳에서 다른 이들의 시기와 질투를 샀다.
모든 것이 뛰어나나 착한 심성을 가진 네르바를 많은 이들이 괴롭히려 한 것이다.
그날도 그랬다.
책을 읽으며 걸어가던 네르바를 한 훈련생이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던 네르바에게 또 다른 훈련생이 재밌는 상황이라는 듯 계란을 던졌다.
퍼석-
네르바가 자신의 머리에서 계란이 흘러내리는 걸 확인하고 발끈했다.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그 말을 끝으로 약속된 것처럼 계란 세례들이 날아왔다.
온몸이 날계란 투성이가 된 네르바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또 ‘자신이 왜 이런 일을 당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어 슬프기도 했기에, 멍하니 그들을 바라봤다.
그때, 한 남자가 그를 감싸 안으며 등 뒤로 대신 계란을 맞았다.
퍼석-
퍼석-
계란을 던지던 이들이 등장한 사내가 누구인지 깨닫고 멈췄다.
사내가 그들을 차갑게 바라봤다.
“다리를 분질러 줄까?”
“……아, 아니.”
“미안하다, 브로드.”
그는 네르바와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우수했다. 아니, 네르바보다도 훨씬 말이다.
하나 네르바와 성격이 달랐다.
샌님인 네르바와 반대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 자신에게 덤비면 박살을 내놓았다.
“한 번만 더 이런 일을 벌인다면 가만두지 않겠다.”
브로드의 엄포에 모두가 뿔뿔이 흩어졌다.
그들이 사라지고 네르바와 브로드가 함께 씻기 위해 샤워장으로 향했다.
브로드가 깨끗하게 씻고 샤워장을 나서려던 때였다.
“있잖아.”
등 뒤에서 네르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어물쩍거리다 말했다.
“나도 언젠가는, 네가 위험에 빠졌을 때 너를 구해줄게.”
그날 네르바는 다짐했고, 브로드는 그를 보며 작은 웃음을 지었다.
이날부터 두 사람은 친구가 되었다.
* * *
팔 하나가 사라진 네르바가 블라드 공작을 향해 걸어간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브로드는 눈을 번뜩 떴다.
“네르바, 네르바, 네르바아아아아!”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네가 어떤 짓을 하든, 나는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네가 나를 위해 죽는다 해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 한들 지옥까지 쫓아가 너를 괴롭혀 줄 것이다.
본인도 그것을 잘 알 텐데, 왜 이런 짓을 벌이는가?
네르바는 답하지 않았다.
과거, 샤워장에서의 기억을 회상하며 블라드 공작을 향해 걸어갔다.
“폐, 폐하. 어째서 저를 공격하십니까?”
블라드가 자신의 뒷목에서 솟구치는 피를 서둘러 지혈했다. 꽤 큰 중상이었다.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술에 취해 있던 네르바였다. 그러나 그는 지금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다.
네르바는 블라드 공작, 브로드와 견주는 강자다.
그가 괜히 루브앙 제국의 황제가 되고, 군신의 검이 되었던 것이 아니다.
“모두 폐하를 위해 천외제국 놈들을 소탕하기…….”
“언제까지 연기할 것이냐?”
네르바의 차가운 목소리가 블라드 공작을 관조했다.
수천 개의 디스가 하늘에서 떨어질 때, 네르바는 블라드 공작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을 직접 보았다.
또한, 네르바는 블라드 공작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더욱 잘 보였다.
본래의 블라드 공작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신의 검들도 블라드 공작의 마법사용에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블라드 공작은 시치미를 뗐다.
“도대체 무슨 소리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로지 폐하만을 위합니다.”
그에 네르바가 말했다.
“충직한 신하 블라드 공작이여. 루브앙 제국 황제로서 명한다. 그대의 목을 바치라.”
정말 충직한 신하라면, 황제의 거짓된 의심에도 목을 내놓는다.
억지라고?
그 억지가 가능한 것이 바로 황제와 신하 관계다.
네르바가 블라드 공작을 향해 걸어갔다.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목을 향해 지체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에 블라드 공작이 웃었다.
“계획을 변경해야겠군.”
네르바의 검을 막아낸 블라드 공작의 왼손에서 거대한 전류가 용솟음친다.
파지지지지지직-!
그대로 네르바에게 쏘아 보냈으나 이미 그는 등 뒤에 있었다.
콰자아아아악-
네르바의 검이 블라드 공작의 등을 베어냈다.
알 수 없는 상황에 갈피를 잡지 못하던 신의 검들.
그들은 블라드 공작이 네르바를 공격하자 그제야 상황을 이해했다.
“폐하를 지켜라!”
“서둘러 움직여라!”
“이것은 반역이다!”
아니, 반역 같은 것이 아니었다.
블라드 공작의 껍데기를 쓰고 있던 그의 몸이 불에 휩싸였다.
화르르르르르륵-!
그 화염이 걷히며 전혀 다른 얼굴의 노인의 모습을 한 마법사 아름브가 나타났다.
[마검사 아름브 Lv 837.]경악스러울 정도로 높은 레벨이었다. 그러나 네르바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브로드는 방심에 의해 큰 중상을 입었던 바 있다.
물론 네르바도 팔 하나를 잃었기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나, 그는 가장 강한 제국의 황제다.
콰르르르르르르릉-!
아름브의 손끝에서 다섯 개에 이르는 헬파이어가 쏘아진다.
그러나 네르바가 한 걸음을 떼며 피하고, 두 걸음을 떼고 피하며.
또 다른 한 개를 갈라내 버렸다.
네르바가 헬파이어에 왼팔을 직격당한 이유는 브로드를 구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마법의 발현속도와 이동속도는 네르바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또한, 과거 훈련소에서 사람들은 브로드를 ‘늑대’라 칭했고, 네르바를 ‘매’라 칭했다.
그것은 네르바의 검술이 ‘매’를 표방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플라이드 검술 3장.”
루브앙 제국의 황제.
실제로 전선에 뛰어든 적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는 현존하는 NPC 중 가장 높은 곳에 선 자이기도 하다.
“먹이사냥.”
파아아아아아아앙-!
네르바의 검 끝에서 뻗어 나간 검기가 아름브의 가슴팍을 관통했다.
매처럼 빨랐고, 매처럼 강했다.
아름브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어느덧 거리를 좁혀온 네르바가 빠른 속도로 자신을 압박하고 있었다.
콰르르르르르르륵-!
아름브의 검에 파이어 스톰의 힘이 깃든다.
미칠 듯이 회전하는 화염의 기운이 네르바를 끌어당기려 한다.
그가 끌어당겨졌을 때, 그의 목을 베리라.
그러나.
“무리사냥.”
네르바의 검에서 마치 수십 마리의 매가 하늘로 비상한 것과 같은 모습이 연출된다.
피이이이이이이이-!
하늘로 날아오른 수십 마리의 매가 울음을 터뜨린다.
이윽고.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콱-!
네르바가 그에게 끌려가기 전에, 수십 개의 검기가 아름브를 폭격하였다.
온 세상이 놀라고 있다.
진짜 황제의 위엄이 모두를 숨죽이게 만든다.
그러나, 네르바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상태가 좋지 않다.’
천으로 봉합한 팔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와 바닥을 적시고 있다.
실드 여러 개를 형성해 몇 개의 무리사냥을 방어해 낸 아름브.
그가 분노했다.
“버러지 같은 것들이!”
아름브는 오랜 시간 헬레냐의 완전한 부활을 기다려 왔다.
그때의 자신은 미쳐 버린 군신을 품에 두고 새로운 세상의 신이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랬기에 껍데기인 블라드 공작의 몸에서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이젠 헬레냐 님께서 온전한 강림을 하게 할 것이며, 모두를 죽이는 것으로.
쿠화아아아아아악-!
그가 검을 휘두르자 거대한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그 마법진의 여파에는 쓰러져서 숨을 헐떡이는 브로드도 포함됐다.
마법필드.
이 마법필드가 펼쳐진 순간 시전시간은 반으로 감소하며, 마법의 데미지는 1.5배 상승한다.
심지어 헬레냐의 제자 아름브가 발현한 것이기에 더더욱 뛰어나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코콰콱-!
수백여 개의 마법이 네르바를 향해 날아간다.
그 속도와 크기, 개수가 그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
‘위험하다.’
네르바가 직감했다.
“매의 비상.”
네르바가 사뿐사뿐 가볍게 움직이면서도 빠르게 마법들을 피해낸다.
그러나, 그중 피해내지 못한 마법이 그를 덮쳤다.
“크흑!”
네르바는 강대한 폭발에 휩싸이면서도 뒤를 돌아 브로드를 보았다.
브로드 또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었다.
언제 브로드가 죽을지 모른다.
서둘러 놈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 마법 폭발을 비집고 아름브의 검이 네르바의 가슴팍을 베어냈다.
“쿨럭!”
피를 토하는 네르바가 비틀거린다.
아름브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전격의 마법을 담은 검으로 단숨에 네르바를 내려쳤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직-!
“크아아아악!”
네르바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번 공격으로 네르바는 회복하기 힘든 데미지를 입었다.
심지어 전격의 힘이 네르바를 스턴 상태에 빠뜨렸다.
쿠구구구구구구구-
네르바와 브로드에 의해 꽤 큰 피해를 입었던 아름브는 이제 이들과의 전투를 끝내고 싶었다.
수만 개의 파이어볼이 마치 반딧불이처럼 주변에 두둥실 떠오른다.
기이하고도 놀라운 광경이다.
이 힘은 헬레냐마저도 탐낸 아름브의 독창적인 마법이다.
폭발마법을 발동하여 터지지 않은 상태로 유지시킨다.
그리고 동시에 모두 폭발시킨다.
동시에 폭발했을 때, 이 힘은 메테오나 헬파이어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대신에 폭발이 억제된 이 파이어볼들을 10초 이상 유지시켜야 한다.
아름브의 또 다른 손끝에서 번져 나가는 힘이 주변으로 파이어월을 소환시킨다.
그 10초 동안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기 위함이다.
네르바가 스턴 상태가 해제되어 움직이려는 하던 때, 아름브가 손가락으로 그를 겨눴다.
“펑, 펑펑펑펑.”
네르바가 미친 듯이 바닥을 나뒹굴며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
8초, 7초, 6초.
이 카운트 다운은 파편들이 헬레냐의 품으로 가는 것을 알리는 것이기도 했다.
귀찮은 것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쉬운 일이다.
“으흐흐흐흐흐흐……!”
노년의 마법사 아름브가 미친 듯이 광소를 흘린다.
그는 인간이었으나 헬레냐와 함께하며 신 위의 신이 되고자 했다.
5초.
하지만 아름브는 간과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네르바와 브로드가 강자라는 이유로 그들에 대한 경계만 하고 있었다.
입구 쪽에서 작은 중얼거림이 퍼진다.
“초월.”
헬레냐의 조각 주변에선 ‘버프’ 능력을 받을 수 없다. 물론 그녀가 제한할 수 있는 힘에 한해서다.
또한, 초월은 버프와 다른 개념이기도 하다.
받은 피해량을 흡수하여, 그것을 순간적으로 터뜨려 낸다.
이는 적의 수준, 적들의 강함 등에 따라 축적량이 달라지며, 발동되는 순간 신등급 요리를 먹었을 때보다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발동을 시도한 민혁이 알림을 들었다.
[헬레냐의 마법이 모든 버프능력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초월은 그 어떤 힘도 억누를 수 없는 힘입니다!]쿠르르르르르르르륵-!
검은 기류를 폭사시키는 그가 입구에서 벗어난다.
알렉산더가 기다렸다는 듯이 무기군단을 소환하여 빈자리를 메운다.
그가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몇 분 남짓.
이마저도 신의 검들이 난입해 주었기에 벌 수 있게 된 시간이다.
[초월이 발동됩니다!] [당신의 한계를 한 단계 초월합니다!] [당신의 한계를 한 단계 초월합니다!] [당신의 한계를…….] [당신의 한계를…….]끊임없이 알림이 들려온다.
[초월의 버프효과를 적용받습니다!] [모든 스텟 59%가 상승합니다!] [모든 공격력 37%가 상승합니다!] [모든 방어력 45%가 상승합니다!] [모든 스킬 레벨 +3이 상승합니다!] [상태이상 저항력이 40% 증가합니다!] [HP 및 MP 총량이 50% 증가합니다.] [초월은 30초 동안만 적용됩니다!]화아아아아아악-!
아름브가 파이어월을 딛고 나아가는 민혁을 발견했다.
7초 동안 발동되는 절대무적의 방패.
민혁은 이제껏 어떤 위험에서도 절대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만약에 등장할 정체 모를 발자국의 주인과 싸울 때를 대비한 것이다.
그가 내달리며 포션 하나를 들이켰다.
꿀꺽꿀꺽꿀꺽-
아름브가 민혁을 향해 수십 개의 마법을 미친 듯이 쏘아 보낸다.
그중에는 헬파이어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마법도 조금의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아름브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머릿속으로 카운트 다운을 센다.
3초, 2초.
그러나 마법사가 시전하는 마법의 치명적인 단점은 ‘공격받을 시’ 캐스팅이 실패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폭주하는 검.”
콰지이이이이익-!
아름브의 심장에 민혁의 검이 꽂혔다.
그와 동시에 민혁이 마셨던 포션의 알림이 울려 퍼졌다.
[단일대상 경험치 상승물약을 복용하셨습니다!] [한 대상을 죽일 시 경험치 50배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폭렙의 시간이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