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Duke of Powder Keg Empire Genius RAW novel - Chapter 27
27화 – 준비는 끝났다
유제프 피우수트스키.
폴란드의 독립은 오직 무력만이 가능하다고 외친, 어떻게 보면 꽤 위험할 수 있는 인물이다.
우리 갈리치아에는 폴란드 사람도 무척 많았으니까.
하지만 피우수트스키는 오스트리아 당국의 묵인 아래 크라쿠프에 군사 조직을 창설하였다.
나 같은 황족도 아니고 제국 땅에서 군사 조직은 위험해 보일 수도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러시아령 폴란드로 건너가서 러시아 열차를 약탈해서 군자금으로 쓰거나 러시아 관리 수백 명을 죽여댄 사람이다.
갑자기 미쳐서 오스트리아에 위협적인 모습을 취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세르비아 같은 또라이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러시아 제국 둘 다 적으로 만드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 피우수트스키는 제국 산하에서 폴란드 독립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
이 미친 양반은 세계 대전이 끝나고 폴란드를 이끌고 소련과 전쟁까지 하는 사람이다.
결국 폴란드와 소련은 여력이 부족해서 벨라루스를 서로 나눠 가지는 정도로 만족했지만.
“절 찾으셨다고요?”
“그렇습니다, 전하. 세계가 어지러워지는 지금 대공 전하와 제가 의논할 일이 생겼다고 믿고 있습니다.”
“흐음. 그런가요?”
“갈리치아에서 하신 일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제야 생각한 것을 전하께서는 예전부터 눈치채신 것 같습니다.”
나만이 미래를 아는 것은 아니다. 눈앞의 피우수트스키도 어렴풋이나마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고는 무슨 일이 나도 단단히 나겠다고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프랑스와 러시아의 동맹, 러일 전쟁, 모로코 위기, 오스트리아-헝가리와 세르비아의 관세 전쟁, 영국과 러시아, 프랑스가 뭉치고, 보스니아 위기까지.
아직 설마 유럽에서 전쟁이 나겠어? 라는 태평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다수지만 눈치가 빠른 자들은 하나둘 심지에 불이 붙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이제 멈출 수 없다. 어떤 원인인지는 몰라도 전쟁은 반드시 나리라.
“협력할 상대가 눈치채고 있다면 저야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저에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나는 아주 오만한 자세로 앉아 피우수트스키를 바라봤다.
아마도 피우수트스키 밑에는 수백 명을 넘어서 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뭉쳐 있겠지만 나에게는 가소로운 전력이다.
천명? 어쩌란 말인가. 내 근위대는 수만 명이 넘은 군단급 이상의 편제다.
게다가 하나하나 이 시대의 어떤 군사 집단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무장했고, 훈련 또한 무수히 많이 하고 있다.
피우수트스키는 제안하기 전에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그와 폴란드인이 쓸모가 있다는 것을.
내가 굳이 그들의 가치를 알아줄 필요는 없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나에게 이용당할 뿐.
“전하, 분명히 저와 제 부하들은 쓸만하실 겁니다. 폴란드 땅을 우리보다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실제로 저희는 공작을 통해 러시아 제국을 괴롭혀 왔으니까요.”
좋다. 전쟁이라는 것이 군대끼리 맞부딪히는 게 끝은 아니다. 뒤에서 교란 해주는 사람도 있어야지.
“허락해 주신다면 갈리치아에 있는 동포를 모집해서 폴란드 군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러시아 제국과의 전쟁에서 앞장서겠습니다.”
이것도 내 근위대를 한 명이라도 살리는 일이기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들은 폴란드 독립을 위해 최전선에서 목숨 걸고 싸울 테니까.
원한다면 장비 지원도 해줄 생각이다.
다만.
“내 이름을 걸고 모집하는 건 불가합니다.”
갈리치아에서 내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폴란드 귀족 출신들도 우크라이나인들도 나를 무척 존중해 주니까.
그리고 폴란드인이 아닌 오스트리아인으로 살 사람들은 굳이 폴란드 군단에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당연합니다. 폴란드 독립을 위하거나, 나중에 폴란드로 넘어갈 사람들만 모집하겠습니다.”
이러면 당연히 좋다. 갈리치아에서 내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모든 사람이 충성하는 건 아니다.
갈리치아의 발전에 만족하고 나에게 충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가슴에 조국을 품고 독립을 바라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빠지는 건 오히려 좋다.
서로의 원하는 것이 같았기에 대화는 금방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다.
“전하. 마지막으로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어떤 부탁입니까?”
“폴란드 독립을 약속해 주십시오. 구두 약속이라도 좋습니다.”
***
서류에 서명했다고 반드시 지켜진다는 보장이 없다.
최근에 베를린 회의에서 약속했던 것을 깬 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고, 이외에도 수많은 조약도 누군가가 깨버리면서 그깟 종이 쪼가리로 전락한다.
그리고 구두 약속은 정말 깨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일이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일원이라고 말의 무게가 천금과도 같을 리가 없다. 국제 사회에서 상황이 바뀌면 했던 말을 저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폴란드 군단은 러시아 제국을 상대로 열심히 싸웠지만, 독일 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그들의 독립을 허락하지 않고 괴뢰국을 세운다.
피우수트스키는 반발했지만 제국은 그를 감옥에 수감하기까지 했다.
이만큼 구두 약속만큼 허황한 것이 없다.
게다가.
“나에게 약속을 지킬 권한도 그럴 힘도 없습니다.”
돈 좀 있고, 근위대가 있어서 절대 평범한 황족은 아니지만, 폴란드 독립은 또 다른 이야기다.
내가 무슨 권한이 있다고 그런단 말인가. 황제 아니면 프란츠 페르디난트 정도나 돼야 쥐꼬리만 한 효력이 있을까 말까 한다.
하지만 피우수트스키가 그것을 모르겠는가? 이 사람은 그 참혹한 러시아령 폴란드에서 독립운동을 진행했고, 죽을 위기를 몇 번이나 겪으면서 살아남았다.
갈리치아까지 들어와서 수백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을 만들기까지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내가 하는 구두 약속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맞습니다…”
피우수트스키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 권한이 없는 황족이라도 구두 약속이 필요했다.
사람이 연료를 넣는다고 무한정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지 않은가.
그도 지쳐 있을 때고 무언가 변화나 동기 부여가 필요했다. 러시아 제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상대로 언젠가는 조국이 독립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지켜지지 않을지라도 희망이 있다면 조금은 더 힘을 낼 수 있을 터.
“하지만 못 해줄 것도 없지요.”
“예?”
피우수트스키는 고개를 들어 이상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뭐가 이상하단 말인가. 말한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겨우 이깟 말 한마디에 폴란드 군단이 목숨 걸고 싸워서 정말 만약에 제국이 생존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성공적인 거래다.
“카를 폰 합스부르크의 이름으로 맹세합니다. 폴란드 독립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전하…”
“내 말에는 어떠한 효력도 없고, 나에게 권한도 없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요.”
“그것만으로도 좋습니다.”
피우수트스키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수백 명을 이끌고, 세계 대전에서는 수천 명, 나중에는 수만 명 이상을 이끌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조금이라도 분발해 준다면 제국의 생존율은 단 0.1퍼센트라도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폴란드 땅에는 관심이 없다. 제국은 언제나 확장을 원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적어도 우리는 아니다.
남들과는 달리 우리는 수많은 소수민족이 존재한다. 제국이 생존했는데 땅을 늘리고 다른 민족을 또 불러들이는 건 멍청한 짓이다.
술 먹고 병에 걸려서 간 이식 수술했는데 또 술을 처먹는 일이나 다름없다.
제국은 생존하고 곧바로 제국 개혁과 민족 통합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
그게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데 땅을 늘려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오히려 독으로 작용해서 제국의 생명력을 갉아먹을 것이다.
그렇다면 폴란드 독립을 지지해 주고 목숨 걸고 제국을 위해 싸우게 하면 된다.
이럴 것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독립을 위한 조직도 창설해야겠다.
제국을 위해 죽어줄 사람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우리는 생존하고, 그들은 독립을 위하여.
“조직을 이끌고 갈리치아의 근위대에 합류하겠습니다.”
피우수트스키는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인사를 하고는 떠났다.
폴란드 군단은 정말 많은 활약을 해줄 것이다. 결국 러시아 제국과의 최전선은 갈리치아고, 그 너머는 러시아령 폴란드니까.
우리가 공세를 취하고, 러시아령의 폴란드인이 호응해 준다면 러시아 제국을 완벽하게 흔들 수 있다.
오늘도 제국 생존을 위하여 한 가지 일을 처리하고,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에서 남에게 희망을 보여줬다.
날도 좋은데 편지 한 장 써볼까.
***
‘정말 왔잖아?’
지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온 편지를 보면서 환하게 웃었다.
마음 같아서 도착하자마자 먼저 편지를 보내고 싶었지만, 카를이 부담스러워할까 봐 조금 시간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편지가 와서 정말 마음이 놓였다.
“무슨 일?”
“너 뭐야? 저리 안 가?”
지타는 뒤에서 빼꼼 얼굴을 내미는 남동생의 얼굴을 보고는 인상을 확 찌푸리며 손으로 밀어버렸다.
하지만 이제 나름 몸이 커졌다고 지타의 힘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펠릭스는 그대로 지타의 편지를 손가락으로 쏘옥 빼내었다.
“야! 너 진짜 죽는다!”
“눼 죈쫘 쥭는뒈~”
“아씨!”
1살 차이의 남동생. 그들의 싸움은 누군가는 죽어야 끝날 일이다.
평소라면 곧바로 주먹을 내질러 펠릭스의 눈탱이를 맞췄지만, 오늘은 달랐다.
카를이 보낸 편지가 동생의 손에 조금 구겨지자 눈물이 나왔다.
“어? 왜, 왜 그래?”
“중요한 편지라 했잖아!”
“누구한테 온 거길래? 카를? 이게 누구야?”
“몰라, 빨리 내놔!”
“알았어…”
펠릭스는 처음으로 눈물짓는 누나를 보자 놀라며 편지를 맥없이 건네주었다.
“남자야?”
“조용히 해.”
아주 소중하게 편지를 곱게 피려고 하는 지타. 그런 누나를 보고는 펠릭스는 마음이 약해져 주변을 맴돌았다.
“내가 도와줄까?”
“네가 뭘 도와줘?”
“남자 마음이라면 같은 남자인 내가 더 잘 알잖아. 글로 쓰여 있는 걸 누나가 다 알겠어?”
“그런가?”
지타가 관심을 보이자, 펠릭스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감을 비쳤다.
“당연하지. 남자가 하는 말과 여자가 하는 말은 다르잖아. 나만 믿어. 편지는 안 볼 테니까 이게 무슨 의미인지 나한테 물어보기만 해도 되잖아?”
“그, 그럴까?”
“그럼!”
지타는 펠릭스의 말에 수긍하고는 편지를 펼쳐 조심스럽게 읽어나갔다.
안부를 묻는 인사에 웃음 짓기도 하고, 하는 일이 잘 되고 있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하지만 점점 시선이 밑으로 내려갈 때 지타의 표정은 알쏭달쏭해졌다.
“누나?”
“으응.”
“표정이 왜 그래?”
“그… 어려운 이야기가 있어서.”
“어려운 이야기?”
“드레드노트급 전함이 뭐야?”
“어?”
펠릭스는 남녀 간의 연애편지에 나와서는 안 될 것이 나온 사람처럼 표정이 굳었다.
“3연장 함포를 장착한 전함이래.”
펠릭스의 인상은 더 구겨졌다. 어떤 미친놈이 편지에 이딴 내용을 적는단 말인가.
“그거 누나한테 온 편지 맞아?”
“응, 맞아. 첫 부분은 나에 대한 안부를 묻는걸?”
“그다음에는?”
“전함에 석유 보일러를 설치해서 안정성을 높이고, 갑판 장갑을 늘리는 것을 고려해 보고 있다는데?”
펠릭스는 이마를 짚었다. 내용만 들어보면 제국의 전쟁부나 기술 부서에 있어야 할 기밀문서 수준이 아니던가.
도대체 상대가 누구이기에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걸까.
머리가 아파지는 것을 느꼈지만, 깊게 파고들지 않기로 생각했다.
“누나.”
“왜?”
천진무구한 표정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누나의 모습에 펠릭스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꼈다.
내용을 보건대 편지에 쓸 말이 없어서 대충 끄적인 게 보이지 않은가.
아마도 상대는 누나에게 관심이 없을 터.
“누나, 이건 포기하는 게 좋겠다.”
“무슨 소리야?”
“어떤 미친놈이 편지에 전함에 관해 써?”
“카를한테 미친놈이라고 하지 마!”
“아, 알았어. 아무튼 평범한 남자라면 안 그런다고.”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정말 큰 일을 하는 사람이야.”
펠릭스는 한숨을 쉬었다. 누나가 어떤 허세 넘치는 남자에게 속고 있구나.
드레드노트급 전함? 열강이나 소유할 법한 바다의 지배자가 바로 전함이다.
게다가 전함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설명해? 무슨 어디 계승권에 가까운 황족이나 할법한 소리나 하지 않은가.
어이가 없는 일이다. 어떤 미친놈인지 모르겠지만 만나면 바로 박살을 내주리라.
감히 누나를 속여?
***
“오스트리아군에 합류하는 것이 좋은 선택인가?”
“피우수트스키를 믿어. 그가 우리를 이끌고 폴란드를 독립시켜 줄 거야.”
“맞아. 지금까지 그는 우리를 잘 이끌어줬어.”
피우수트스키가 조직을 이끌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에 합류한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조직원들은 의구심을 품었다.
피우수트스키를 못 믿는다기보다는 제국군을 믿지 못하는 것이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군은 내무 생활과 봉급 등이 열악하지만 장점이 없는 건 아니었다.
훈련이 적고 병사 개개인에 엄청난 책임을 맡겨두지 않았다. 전혀 장점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병사 개인은 다른 국가의 군대보다 편한 건 사실이었다.
당연히 러시아령 폴란드에서 온갖 고생을 다 겪은 조직원들이 애송이 같은 제국군을 쉽게 신뢰하겠는가.
그들의 독립이 걸려 있는 문제이니만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갈리치아가 엄청난 변화를 하는 건 사실이잖아.”
“그건 맞지.”
다행히도 갈리치아에는 폴란드인이 많았고, 그만큼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카를 대공이 있었고, 산하에는 근위대가 있었다.
“피우수트스키? 대공 전하께 듣기는 했소. 프리드리히 폰 벡 백작이오.”
피우수트스키는 근위대의 참모를 만날 수 있었다. 역시 근위대답게 참모가 전 장군참모장 출신이었다.
또 다른 참모는 전쟁부 장관까지 지냈다고 하니 근위대는 확실히 제국에서 밀어주는 것이 분명했다.
“이 정도면 근위대는 다르겠는데?”
“확실히 병사들 하나하나가 달라 보이긴 했어.”
“장비도 다른 국가의 군대와 달랐고.”
조직원들은 근위대에 대한 의심을 하나둘 벗겨나갔지만.
“이게 뭐야?!”
“왜?”
“부대 내에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이 있는데?”
“미친, 전 장군참모장이나 전쟁부 장관이 보려고 만든 거 아니야?”
“아니야. 일반 병사들도 이용할 수 있다는데?”
“뭐?”
“근위대라면 공짜로 볼 수 있다는데?”
그들은 단 하루 만에 근위대가 받는 혜택과 대우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막사는 깨끗하고, 영화관은 기본에 초코파이, 콜라, 담배, 인스턴트 커피 등 그들이 받는 보급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이다.
아무래도 러시아령 폴란드로 들어가 약탈해서 힘겹게 자금을 조달하는 그들에게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빌어먹을, 이렇게 편하게 하는데 우리 독립에 도움이 되겠어?”
“아주 살판 났네. 여기가 군대야? 어디 놀러 온 거지!”
군대라는 곳에서 대우받으면 부러워해야 정상이지만 지금은 20세기가 아니던가.
마초에 찌든 이 시대의 남자는 이 모습을 보고 근위대를 또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돼지들처럼 편안하게 군생활 하는 놈들이 전투는 어떻게 하겠는가.
군인이란 어렵고 힘든 생활을 하면서 강한 정신력을 가져야 하거늘!
정신력이 부족한 돼지 같은 근위대라는 시선이 없을 수 없었다.
하지만 시선이 달라진 건 근위대의 훈련이었다.
갈리치아의 군대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장군참모장 회첸도르프 주도하에 갈리치아의 모든 군대와 근위대가 긴밀히 연결되어 언제든지 러시아 제국으로 공세를 취할 수 있게 계획이 짜인 상태였다.
특히 수많은 물자를 쏟아내는 근위대의 보급 부대가 부대의 전투력을 어마어마하게 끌어올려 준다.
게다가 근위대는 또 한 번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였다.
벡 백작은 피우수트스키와 폴란드 조직원을 바라보고 말했다.
“폴란드 독립에 우리의 도움이 되려면 힘을 좀 많이 내야 할 거요. 예전의 제국군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