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653)
EP.653 어덜트 # 3
물론 바로 데이트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실종된 기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설명해야 했고, 또 걱정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야 했으니까. 레오나는 그러한 일을 모두 마친 뒤에야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압!”
기합성을 지른 레오나가 전신거울 앞에 선 채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존나 섹시하군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전혀 꿇리는 점이 없는 몸매다.
“확실히 우아하죠. 어른의 색기? 얼마든지 보여드리겠어요. 기대해도 좋답니다. 김근철이.”
그동안 류아라는 어른의 매력으로서 김근철이를 유혹했다. 그럴 때마다 김근철이는 얼굴이 벌게진 채 흥분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절로 손수건을 깨물고 싶었는데, 이젠 조건이 같아졌다.
아니. 같아진 걸 넘어서 앞서나가게 되었다. 류아라에겐 연상의 매력이 있다고 해도 자신에겐 동갑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남자는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법이라고 했죠.”
가장 선호하는 연령대는 이십 대 초반이라고 들었다. 류아라가 아무리 연상의 매력을 발산한다고 해도 나이가 어려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레오나는 이번 사건으로 아주 유리해졌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뭐. 몸매도 아주 좋아졌고요.”
안 그래도 좋았던 몸매를 더 가꾸고 가꿔 슈퍼섹시를 손에 넣었다. 허리는 더 얇아졌지만 허벅지와 엉덩이는 더 탄탄해졌다. 가슴을 키우는 건 쉽지 않았지만, 아무리 봐도 김근철이가 환장하는 모델 스타일이다.
“후우.”
마음의 준비를 마친 레오나는 생각했다.
‘이건 승부수예요.’
돌아가면서 한번씩 데이트를 하자는 말.
이건 우유리나 이시후를 제치기 위한 승부수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거리낄 것은 없죠.’
데이트를 함으로서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한명한명 전부 데이트를 해보면 김근철이도 비교할 수 있을 터.
‘제가 첫 번째라는 걸 알게 될 거라구요.’
명실상부 첫 번째로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근데 김근철이 진짜 나쁜 남자네요. 저 정도 되는 여자를 안 달나게 하다니. 그것도 우유리랑 이시후까지 껴 있는 상태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김근철이를 뒤지게 패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레오나는 이해를 해주기로 했다.
‘뭐, 김근철이를 사랑하는 마음이랄까요. 저는 전부 품어줄 수 있다구요… 크윽!’
마음으로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김근철이가 하는 말이라면 아마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엔 받아주게 되겠지. 김근철이와 함께 하면서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저를 푹 빠지게 한 대가를 치러야죠. 아무튼 이제 승부를 낼 때예요.’
승부를 내야 한다.
‘돌아가면서 데이트를 한다고 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그렇다.
세 명이 돌아가면서 데이트를 한다고 해서 평등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데이트하는 순서가 제일 중요하다. 첫 번째 순서를 먹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상황.
‘처음… 이니까요. 제일 중요하죠.’
레오나는 몸에 열기가 오르는 것과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레오나는 첫 번째 데이트에서 엄청난 승부수를 던질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아, 김근철이랑 단 둘이서 데이트라니. 몰라요, 진짜… 아니. 이게 아니지. 어떻게 해서든 첫 번째 순서를 먹어야 해요. 그렇게 제 매력으로 김근철이를 포로로 만든 다음!’
ㅡ처억!
레오나의 주먹이 꽉 쥐어진다.
“기세를 몰아서 같이 목욕을 해버리는 거죠!!!”
당당한 선언.
레오나는 아주 강력한 승부를 던질 생각이다.
“어차피 서로의 마음은 확인했으니까!”
좋아한다고 말해주면서 안아주던 걸 기억한다.
‘정말…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김근철이의 커다란 몸체가. 뜨거운 살이. 단단한 근육이. 자신을 꽉 붙든 채 안아주면서 귓가에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여줬다. 그것으로 레오나는 완전히 녹아내리고 말았다. 한동안 붕 뜬 기분에 시달려야 했을 정도로 행복했다.
김근철이의 사랑은 이미 확인했다.
자신이 김근철이를 진심으로 좋아하듯, 김근철이 역시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그러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다.
‘육체적으로도 사로잡아 주겠어요.’
부끄럽지만 이것 역시 원하는 일이다.
저번에 예고 했듯, 같이 목욕을 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즐길 계획이다. 그러려면 첫 번째 데이트 자리를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서, 서로 처음을 교환하는… 으응! 그런 거죠! 아으, 부끄러워라! 무슨 이시후가 된 기분이네욧!’
아무튼.
레오나는 데이트 플랜을 확인하면서 김근철이를 완전히 매혹해 버릴 계획을 점검했다. 심장이 뛰고 몸이 뜨거워진다. 이토록 흥분했던 적이 없다. 이것이 사랑의 달콤함인가.
‘김근철이… 당신이 흥분한 만큼 저 역시 흥분했다구요. 책임지도록 하세요. 알겠나요?’
레오나는 칼을 갈았다.
*
*
*
‘당연히 내가 첫 번째지.’
우유리는 팔짱을 낀 채 다짐했다.
‘레오나라도 양보할 수 없어. 아니, 하겠냐? 이제 딱 승부가 갈릴 텐데?’
레오나가 먼저 데이트를 하자고 제안했다. 물론 그것이 승부수임을 모를 우유리가 아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으니까 판을 만든 것이겠지. 뭐가 됐든 레오나는 아예 김근철이를 홀라당 잡아먹을 생각을 하고 있다.
우유리는 확신했고, 반대로 첫 번째로 데이트를 하기 위해 수를 생각했다.
‘첫 데이트라… 존나 기대되긴 하는데, 아예 그냥 중간에 침대로 끌어들여?’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에 심리적인 장벽이 완전히 사라졌다.
우유리는 시작부터 김근철이를 침대로 끌어들일 생각을 했다.
그것도 첫 데이트에서 한 번에.
애초에 어줍잖게 흥분시켜서 덮치게 만들려고 하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그건 김근철이를 괴롭게 만들 뿐이었으니,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김근철이는 워낙 성실한 성격이라서 아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자신의 모든 정신력을 집중시켜서 자제하고 있는 중이니까.
그동안은 방향성이 잘못됐다.
‘류나 덕분에 알게 되었지… 뭐 고맙긴 하지만 그 언니한테도 양보할 생각은 없어.’
우유리는 여장부의 길을 떠올렸다.
원하는 남자를 쟁취하기 위해선 그만큼 움직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순서를 먹어버린 뒤에 김근철이를 아예 침대로 끌어들일 것이다.
“크, 크크크… 아, 씨발. 아으윽…! 존나 흥분되네. 이거.”
심각한 흥분이 느껴진다.
‘내가 이시후도 아니고 이딴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아무튼 뭐. 좋다고. 레오나. 뭔가 할 생각이겠지?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가서 따먹어버리는… 아니 따먹히는… 아 시발. 뭘로 하지?’
둘 다 너무 매력적이라서 고를 수가 없다.
“아으으으! 씨이바아알!”
애꿎은 침대만 뒤지게 처맞을 뿐.
“하아.”
우유리의 상상이 폭주하는 이유는 단 하나. 저번에 김근철이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사실 때문이다. 녀석이 자신을 강하게 끌어안아 주면서 좋아한다고 직접 말해줬다. 분위기로 아는 것과 직접 말로 듣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이미 정신적으로는 이어졌으니, 다음은 육체적으로 이어질 생각을 하는 것이 순리.
‘씨발! 애새끼는 몇 명 낳지!’
아이들 이름까지 생각하는 경지에 이르려던 찰나.
ㅡ띠링.
휴대폰이 울렸다.
“으음?”
확인해 보니 레오나에게서 온 메세지다.
[나오세요.]“호오.”
드디어 레오나가 뭔가를 할 생각인가 보다.
“미안하지만 레오나. 난 도둑고양이가 되어야겠는데.”
도둑고양이라곤 하지만 첫 번째가 된다면 다른 여자들이 도둑고양이가 되는 것이다.
레오나의 뜻은 알고 있으나 이것은 승부다. 모두가 승부하는 상황인 만큼 다소 비정석적인 방법도 허용될 터. 우유리는 결심했다. 움직일 타이밍은 지금이라고.
‘좋아. 지금 먼저 김근철이를 찾아가서 적당한 말로 꼬셔낸 다음 좀 먼 곳으로 데이트를 갔다가, 응? 현지에서 그대로 거사를 치르면 되겠어… 캬. 바로 이거지. 애들이 추적 못 하게 교통수단도 잘 바꿔주고 말이야. 크읏!’
어딘가 먼 곳에서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안 그래도 달아올랐던 우유리의 몸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렇게 일어나려던 찰나.
ㅡ띠링.
메세지가 연속적으로 도착했다.
[동선은 다 파악하고 있답니다.] [우유리 생각이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죠.] [친구니까요.]“뭣.”
생각을 들켰어?
[몰래 먼저 움직일 생각은 하지 마세요.]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 [우정을 걸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죠.]메세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아이 씨. 다 읽힌 건가? 하긴. 레오나라면 당연히 다 알겠지.”
먼저 움직일 거라고 예상하고 피할 수 없는 도전장을 내밀어왔다. 무슨 방법인지 명시를 안 한 점은 비겁하다고 생각되지만, 어차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김근철이를 첫 번째로 가지는 것.
“그래, 가보자.”
우유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ㅡ처억.
그 걸음걸이에는 결의가 담겨 있었고, 두 눈에서는 안광이 뿜어지고 있었다.
“레오나.”
가장 친한 친구.
가장 깊게 우정을 나눈 친구.
하지만 지금, 친구라고 해도 결코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해야 한다. 우유리는 승부에서 질 생각이 없다. 그것이 바로 전사의 마음가짐이다.
“이시후는 뭐 진작 나가리니까!”
솔직히 말해서 이시후보단 레오나가 더 강적이라고 생각한다.
*
*
*
[김근철이 오늘은 일단 SNS 관리에 집중해 주세요~♥] [그리고 류나가 못 움직이는 상황이니까 인터넷으로 빌런 발호 관련 정보를 찾아줄래요?]메세지에 첨부된 것은 레오나가 손키스를 날려주는 사진이었다.
“예스 맘!”
이것은 레오나가 내려준 임무!
무슨 일이 있어도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
다행히 나는 IT 분야라면 둘째가가 서러울 정도로 완벽한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인재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 정도는 간단하지.
바로 컴퓨터를 키고 레오나가 지시한 대로 메모장과 계산기. 명령 프롬포트 창. 날씨 위젯을 켜놓고 SNS를 관리함과 동시에 빌런에 관한 정보를 탐색했다.
지옥던전 때문에 다수의 영웅들이 발이 묶인 지금, 당연히 빌런들이 활개칠 수밖에 없고 그런 움직임을 본 사람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걸 찾으면 완벽하지.
ㅡ타다다다닥!
“우오오오오오오!”
그렇게 나는 키보드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