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658)
EP.658 [막간] 레오나 # 2
데이트를 하자는 말에 대한 대답은 정해져 있다.
“좋지!”
레오나랑 데이트 한다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지!
레오나네 아빠가 날 때려 죽인다고 해도 갈 거다!
“그럼 가볼까요!”
“데이트의 세계로 가자!”
“야호!”
내 내답에 신이 난 레오나가 창문에서 백덤블링을 실시하면서 바깥으로 나갔다. 나 역시 방에서 한번 백덤블링을 한 뒤에 신속하게 데이트 준비를 실시했다.
사실 어제 일 때문에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다 한 상태지. 딱 옷만 입고 나가면 되는 상태라서 그렇게 했다.
ㅡ처억.
그렇게.
바깥으로 나가 당당하게 레오나와 만났다.
“어머, 김근철이. 오늘 멋지게 입었네요?”
“레오나 너랑 데이트 한다는데 힘을 좀 줘야하지 않겠냐?”
“이렇게 기특할 수가 있나! 김근철이 백점!”
“나는 언제나 백점인 남자지… 그보다 레오나 너.”
“네?”
성큼성큼 다가가서 레오나의 어깨를 잡았다.
“너 누가 이렇게 예쁘래?”
“네?”
그 상태로 최대한 간지나는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살짝 깔면서 플러팅을 시전했다!
“혼나고 싶어! 누구 허락 받고 그렇게 예쁘래!”
“아, 아니…! 저 변장하느라 다 가렸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모가 다 뚫고 나오잖아!”
“꺄아아아악! 뭐래요, 정말! 후후후!”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진 레오나가 내 팔뚝을 팡팡 치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데이트 때문에 변장을 한 상태지만 그 기분 좋음이 다 드러나고 있어.
“진짜 제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해주는군요.”
“이건 골라서 하는 게 아냐… 레오나 너를 칭송하는 데에는 ‘고르는 행위’ 조차 불필요하니까.”
“우수에 젖은 눈으로 그런 말 좀 하지 마세요, 진짜! 웃겨 죽겠으니까!”
“흐흐흐! 그럼 가자!”
“네!”
ㅡ처억.
그렇게 우리들은 팔짱을 낀 채 거리로 나갔다.
신원을 감추기 위해 적당히 변장을 한 상태라 우릴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이거야 원. 이젠 완전히 연예인이라 변장을 안 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지경이다.
아무튼.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다.
“…”
레오나랑 딱 붙은 채 팔짱을 끼고 있는 상태다. 옷을 입고 있지만, 닿은 팔에서 느껴진 온기가 내 가슴을 간지럽힌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레오나랑 데이트를 하는구나. 이렇게 느긋하게 레오나와의 시간을 즐기면 되는구나.
근데 또 갑자기 유리나 시후 같은 애들이 튀어나오는 건 아니겠지?
설마 또 그러려고.
아무리 그래도 그건 오바다.
“아아, 이렇게 김근철이랑 팔짱 끼고 걷는 건 또 드문 일인데요.”
“생각해 보니 이렇게 걸었던 적이 없나?”
“네… 그, 그동안은 친구였잖아요? 솔직히 팔짱이란 건 연인끼리 하는 거니까…”
부끄럽다는 듯이 말하는 레오나가 너무 사랑스럽다.
“연인끼리?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레오나?”
“네?”
그래서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앞에 사랑하는 자를 붙여야지. 사랑하는 연인이라고.”
“크학…! 김근철이 절 죽일 생각인가요!”
“내 사랑으로 죽여주지.”
“사랑으로 죽여주지 이 지랄! 후후후! 아아, 그러네요. 사랑하는 연인끼리 그러는 거죠.”
레오나가 천상 여자처럼 웃으면서 볼을 긁적였다.
좋아.
오늘 같은 날은 이것저것 재면서 내빼면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돌직구.
“사랑해. 레오나.”
“네엣?!”
스트레이트로 말하자 레오나가 깜짝 놀라 멈칫했다.
“가, 갑자기요…?”
“듣고 싶은 거 아니었냐고. 빨리. 나한테도 사랑한다고 말해라. 레오나.”
“으읏…!”
“뭐 어제 그런 일이 있긴 했지만 말이야. 레오나. 지금 내 옆에 있는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거다.”
“크윽…! 정마알!”
“빨리 나한테도 해.”
“저, 저두 사랑해요… 김근철이.”
“흐흐흐, 귀엽기는.”
바로 레오나의 머리를 안으면서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춰줬다.
“하악…!”
어제 어른의 계단을 건널 뻔하다 터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직전까지 간 것은 사실이다. 오늘은 나는 뭔가 어른스럽다. 데이트하기로 마음먹은 레오나를 얼마든지 리드해 줄 수 있단 말이다.
“내 적극적인 공세에 완전히 녹아내렸군. 레오나. 네가 아무리 아크엔젤이라도 날 당해낼 수는 없어.”
“저, 정말 그렇네요…!”
“그럼 내가 리드해주마.”
“크읏! 오늘은 제가 리드하려고 했는데!”
“뭐 어때. 일단 데이트부터 즐겨보자고.”
시간은 아침.
할 건 많다.
*
*
*
시작은 가볍게 영화 감상.
극장에 가서 레오나와 함께 로맨스 영화를 봤다. 영화 내용이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시종일관 레오나 쪽을 보면서 서로의 손을 만지작거릴 뿐이었으니까. 영화관에서 말을 하는 것도 민폐라서 서로 손바닥에 글씨를 써주며 소통하다가 나와서 카페에 갔다.
“김근철이 영화는 안 보고 자꾸 손장난만 쳤네요.”
“레오나 너도 그렇잖아.”
“저는 다 봤어요.”
“무슨 내용이었는데?”
“으음, 그게. 막, 어! 예! 그런 거죠!”
“그런 거냐고.”
기분 좋은 티를 팍팍 내고 있는 레오나를 바라보면서.
“레오나. 오늘 데이트 고맙다.”
감사를 전했다.
“후훗, 더 감사해도 좋아요. 김근철이. 무려 이 레오나 카이너스와 데이트를 하는 거니까요. 세상에서 제일 기쁘죠?”
“세상? 고작해야 세상 따위로 내 기쁨을 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아나, 진짜 개오글거려요! 김근철이!”
원래 연인끼리는 오글거리는 게 있어야 한다.
그리 카페에서 노닥거리다가 나와 거리를 걸었다. 때는 아직 겨울이다. 학기 초에 던전에 갔다가 몇 개월을 뛰어넘은바 거의 뭐 봄방학 하고 있을 때지. 눈도 내린 상태고 날씨도 춥다.
그치만 내 연인에겐 따뜻할 터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앞에 진열되어 있던 리본 머리띠를 하나 잡아 들었다.
“이걸로 하지. 주인장. 하나 주시오.”
“진짜 뭐라는 거예요, 김근철이…!”
일부러 점원에게 개소리를 하면서 계산하자 레오나가 쪽팔려 죽겠다는 듯이 반응했다. 이게 진짜 재밌다니까. 난 이런 걸로 옆 사람 쪽팔리게 만드는 게 그렇게 재밌더라.
뭐 그렇게 계산을 한 뒤에.
“자, 레오나. 귀여운 너에게 선물이다.”
머리띠를 씌워줬다.
“으, 으응. 선물인가요.”
“그래.”
“후후후,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단순한 머리띠일 뿐이다. 하지만 레오나는 거울을 보면서 웃어줬다. 그 모습이 나를 극단적으로 흥분시킨다. 이렇게나 착하고 아름다운 레오나와 데이트라니.
좋아 죽는 게 당연.
“그런데 김근철이?”
“음?”
“사실 오늘의 저는 제법 섹시하답니다?”
“뭐랏?”
“이렇게 귀여운 걸로는 감당이 안 될지도?”
ㅡ스윽.
그리 말한 레오나가 바니걸 머리띠를 잡아 들더니 그대로 계산한 뒤에 가방에 넣어버렸다.
“너…! 그건!”
놀라 소리치려고 한 순간.
ㅡ화악!
가깝게 다가온 레오나가 내 귓가에 숨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기대해요, 김근철이.”
“허억!”
“아아, 쇼핑 좀 했더니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좀 고프네요. 뭐 좀 먹으러 갈까요?”
먹으러 간다라.
좋지.
“그러자.”
“그럼 저랑 돈까스 먹으러 갈래요?”
레오나가 자애롭게 미소 지으면서 손을 뻗었고.
“돈까스 좋지!”
나는 그 손을 잡고 레오나를 따라갔다.
*
*
*
“여긴 돈까스집이 아니라 모텔이잖아!”
모텔에 도착했다!
“레오나! 날 속인 거냐!”
“이렇게 단번에 속을 줄이야. 뭐해요? 어서 들어가지 않고. 저 힘들어서 쉬어야 할 것 같아요.”
“크으으으윽!”
아니 난 진짜 밥 먹고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바로 가다니. 무슨 애 포경수술 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돈까스에 속을 줄은 몰랐다.
그래.
결국 이렇게 되는 거지.
당당하게 들어가자.
“따라와. 레오나.”
“어멋.”
이번엔 반대로 내가 레오나의 손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당당하게 방을 잡은 뒤에 키를 받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ㅡ기이이잉.
엘리베이터에는 탑승한 것은 우리 뿐.
“…”
레오나는 살짝 긴장한 것 같았다.
말도 없고.
“…”
아 씨. 근데 나도 긴장되네 이거.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엘리베이터 왜 이렇게 느리냐… 하는 사이 6층에 도착.
어둑어둑한 복도가 우릴 맞이했다.
“저기… 저쪽이네요. 김근철이.”
“그래.”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 불을 켰다.
ㅡ두근두근.
심장소리 이거 왜 이렇게 크냐.
모텔 방은 공기부터가 다르다. 조용하고 정적인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 넓지는 않지만… 절로 긴장이 된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행동해야지.
“후우.”
외투를 벗었다.
“레오나. 일단 앉아.”
“앗… 네.”
의자를 빼서 레오나를 앉혔다.
잠깐 조용히 있던 레오나가.
“이, 이거 좀 긴장되네요…!”
“나도 그래.”
“하지만 여기선 귀족다운 면모를 보여야겠죠. 귀족은 어디에서나 당당한 법. 긴장할 필요는 없답니다.”
잠시 몸을 정돈한 레오나가 평소 같은 귀족의 기세를 되찾았다.
“김근철이.”
“어.”
“어젠 방해해서 미안해요.”
레오나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사과했다.
“그건 괜찮아.”
“괜찮아도 사과는 해야죠. 어젠 제가 그런 짓을 했으니까요.”
괜찮은데.
“그러니 오늘은 제가.”
ㅡ스윽.
가슴에 손을 얹은 레오나가 진지하게 말했다.
“전부 다 해줄게요.”
“저, 전부 다?!”
“네. 그러니까 기분 풀어요. 풀어줄 수 있죠?”
“난 그냥 오늘 너 얼굴 봤을 때부터 풀렸다, 이미!”
레오나랑 데이트 한다는데 안 풀릴 수가 있겠냐!
“후후후, 진짜 오바 좀 그만하세요. 정말. 아무리 그래도 직전에 방해받았는데 바로 괜찮아지나요?”
“왜냐하면 레오나 네가 내 가슴을 녹였으니까.”
“꺄악.”
레오나가 전부 다 해준다는데.
다른 걸 생각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무튼 레오나. 전부 다 해준다는 건… 그러니까.”
“으, 으음. 그, 그… 네. 그런 거죠.”
레오나의 얼굴이 붉어진다.
극도로 부끄러워하는 모습.
“…김근철이.”
레오나가 내 눈을 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같이 목욕할까요?”
“네.”
바로 고개 끄덕.